염구준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주위의 기류를 신경쓰지 않고 그는 오른손을 천천히 내밀었다. 동작은 늦어 보였지만 사실 속도는 극치에 이를 정도로 빨랐다. 그는 은불새의 손에 있는 검은 쇠가시를 손가락으로 살짝 튕겼다.펑!어떤 재료인지 알 수 없는 검은 금속이 염구준의 오른손 검지에 의해 쉽게 깨졌다. 부러진 가시는 마치 눈이라도 생긴 듯 공중에서 한 바퀴 회전한 뒤 은불새의 가슴을 향해 가속하더니 곧 관통했다.그렇게 그는 심장이 관통되어 즉사했다!은불새가 죽었다.무려 화진 종사가, 염구준의 동작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심지어 비명도 지르지 못한채 죽었다. 체내의 오장육부가 검은 가시가 지닌 진력에 의해 모두 터졌기에 그는 일초도 걸리지 않고 그대로 죽었다.실력 차이가 너무 컸다, 아니, 터무니없이 컸다, 무서울 정도로!"아니야, 이건 불가능해, 절대 불가능해..."골드 늑대는 암금색 장도를 꽉 말아쥐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바닥에서 경련을 일으키는 은불새의 시체를 보고는 참지 못하고 온몸을 떨었다. 눈까지 빨개졌다!그는 이미 전력을 다했다. 수십 년 동안 수련한 풍부한 화진을 장도를 통해 방출하여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밧줄을 형성하였었는데 그건 화진 종사의 행동을 충분히 속박할 수 있을뿐더러 정진 왕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였다.그러나 염구준이 손을 쓰는 순간, 그는 자신의 기력이 담긴 밧줄이 마치 목표를 잃은 것 마냥 도무지 염구준을 속박할 수 없음을 감지했다.이건 무슨 실력이지? 어느 정도의 경지까지 도달하여야 가능한거야?염구준의 실력은 골드 늑대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다!"화진 종사의 정점에서 절반 정도만 더 수련한다면 무도 왕자로 될 수있다. 이런 실력으로 정해준이라는 쓰레기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게 가치 있는 일이냐?"염구준은 여유롭게 골드 늑대의 곁을 지나간 뒤 스위트룸 입구까지 걸어가서야 그를 돌아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죽든지 살든지 스스로 선택해."골드 늑대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의 손에 들어
몸에 적지 않은 피가 묻은 정해준은 충격을 받아 머리까지 저려왔다. 그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무관심한 얼굴의 염구준을 바라보았다. 목소리는 참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렸다. "너, 너 뭐하려는거야?! 나는 정씨가문 둘째 도련님이야, 정씨가문에는 실력 있는 강자들이 많아! 알았으면..."그는 말을 다 끝내지 못했다.염구준은 그에게 말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심연희는 더욱 보지도 않았다. "누가 저 둘을 죽이면 누구를 살려주겠다. 공평하게 목숨으로 목숨을 바꾸는거야."딱딱딱...이가 떨리는 소리가 울렸다.정씨가문의 경호원들은 온몸이 떨렸다. 손에 든 막대기도 심하게 떨렸다. 그들은 고개를 들어 염구준을 보고 다시 공포에 질린 정해준과 심연희를 보았다. 그렇게 몇초 지나자 마침내 한명이 부들부들 떨며 발걸음을 내디뎠다."둘, 둘째 도련님, 둘째 사모님, 죄, 죄송합니다..."푹!그는 땅에서 골드 늑대가 떨어뜨린 암금색 장도를 주워 정해준의 배를 세게 찔렀다!호텔 복도는 사방이 피로 뒤덮어졌다.한명이 앞장서자 다른 사람들도 꺼리지 않아했다. 어떤 사람은 은불새의 검은 쇠가시를 주웠고, 어떤 사람은 손에 든 막대기로 정해준과 심연희를 미친 듯이 때렸다.다들 손에 여지를 두지 않았다!"아니, 아니, 그만해!"정해준은 온몸이 피떡이가 된 채로 땅에서 뒹굴며 울부짖었다. 많은 상처들이 뼈가 보일 정도였다. 목은 너무 울부짖은 나머지 곧 쉬어버렸다. "염구준, 나를 보내줘, 제발! 바로 북방으로 돌아갈게, 영원히 중해시에 발을 들여놓지 않을게. 맹세할게!""날 죽이지 말아줘, 제발, 난 정씨가문 둘째 도련님이라고. 만약 나를 죽인다면, 너는 곧 후회하게 될거야. 반드시 후회할 거라고!"그의 말은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염구준의 시선이 아래에 놓였다. 그는 눈앞의 피비린내 나는 장면이 익숙한 것처럼 표정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전신전 전주로서, 사막에서 전쟁도 해보았고, 피범벅인 장면들도 무수히 보았으며, 시체가 산을 이루는 것도 보았었는데 눈앞의
그들의 두개골은 수박이 터지는 것 마냥 터졌다. 정해준의 비명소리와 심연희의 울부짖는 소리가 동시에 멈추었다. 머리가 없어진 시체는 몇번 발작을 일으키더니 후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시체를 운반하는 임무는 너한테 맡길게."염구준은 고개를 돌려 팔이 끊어진 골드 늑대를 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정씨가문에게 전해, 정해준의 복수를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고."말을 끝내고 그는 골드 늑대의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염, 구, 준!"골드 늑대는 끊어진 팔을 가린채 떠나는 염구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그의 이름을 묵념했다. 그는 눈을 점점 빨리 깜빡였다. 점점 더 빨리....이튿날 깊은 밤, 북방, 정씨가문.집안의 분위기는 무겁고 엄숙했다."정유미의 콘서트 때문에 둘째 도련님과 둘째 사모님께서 염구준에게 미움을 사버려..."골드 늑대는 어깨에 붕대를 감은채 한쪽 무릎을 꿇고 전체 사건의 전말을 하나하나 말한 뒤 깊이 고개를 숙였다. "염구준의 실력은 알수 없을 정도입니다. 저로서는 당해낼 능력이 없었습니다!"그는 옷 안쪽에서 영패를 꺼내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고는 낮은 소리로 탄식했다. "저는 이미 망가진 몸이니 앞으로 가문을 위해 일할 수 없습니다. 복수는 가주님께서 재삼 고려하신 뒤 선택하시길 바랍니다."말을 마친 뒤 그는 지친 몸을 이끌고 수십 개의 눈빛의 주시하에 몸을 돌려 떠났다."병신, 다 병신들이야!"골드 늑대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정씨가문 가주, '정열'은 노발대발했다. 이는 너무 세게 깨물어 부서질 정도였다. 이건 치욕이다!4대 명문가 중의 하나였던 강씨가문이 정체불명의 세력에 의해 뿌리째 뽑혀 명문가의 자리가 하나 비워져 모든 이류 세가가 그 빈자리를 메우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정씨가문과 같은 이류세가들은 북방에 소의 털 같이도 많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실력을 증가시키려면 외지의 자원을 빼앗는 방법 밖에 없었다.조씨가문과 장씨가문이 망해버렸으니, 중해시는 의심할
염진은 구렛나루가 희끗희끗했다. 그는 거실의 매 구석을 살펴보고는 말했다. "저는 일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될 것 같습니다. 구준이와 가을이가 집에 없으니 그 애들의 사진이라도 보여주실수 있으십니까? 결혼식에 참가하지 못한게 매우 유감이거든요."결혼식?결혼식에서의 해프닝은 절대 언급하지 말아야 해!진숙영은 안색이 살짝 변했지만 곧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무슨 사진이 있겠습니까, 그 두 애는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아요... 아, 제 핸드폰에 사진이 한장 있긴해요. 여기요."말하면서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염구준과 손가을의 사진을 염진 앞에 건넸다."훈남훈녀네, 잘 어울려..."염진은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사진을 몇눈 더 보았다. 그후 더는 말하지 않고 일어나 포권을 쥐었다. "다른 일이 없으시면 저는 먼저 작별을 고하겠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는 진숙영의 밥을 먹고 가라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옆에 있던 회색 옷을 입은 노인을 데리고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이상한 사람..."진숙영은 염진의 뒷모습이 멀어지는 것을 보며 몇 마디 중얼거렸다. 그녀는 방금 염구준에게 전화를 걸어 알리려고 했었다. 이때, 보모의 목소리가 마침 울렸다. "사모님, 11시 반이에요. 염희주 아가씨 데리러 유치원에 가셔야해요!""오!"진숙영은 대답을 하며 핸드폰을 쥐고는 보모와 함께 달려나갔다....한편, 향산별장 기슭, 금방 검은 방탄전용차를 탄 염진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전부 사라졌다."나으리."회색 옷을 입은 노인은 염진의 옆에 앉아 낮은 소리로 말했다. "도련님이 보고 싶으세요?"염진은 묵묵히 고개를 저었다.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부터 두 부자는 이미 원수가 되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손태석은 그가 가기로 마음먹은 것을 보고 더이상 만류하지 않았다. 두 부부는 직접 염진을 별장 밖까지 배웅해줬다."도련님과의 관계 회복에 신주 아가씨께서 도움이 되실수도 있습니다."회색 옷을 입은 노인, 즉 염씨가문 대집사 '염옥정' 은 혼탁하던 눈빛이
북방과 청해시에서 발생한 모든 일들이 중해시 쪽에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은 것 같았다."중해시는 잠잠하네. 둘째의 죽음이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았군."중해시 거리, 질주하는 벤틀리 승용차에서 정씨가문 첫째, '정소헌' 은 길가의 풍경을 둘러보며 냉소했다. "잠잠하다고 해서 위험이 없는건 아니지... 양찬, 어디까지 조사 했지?"정소헌의 비서, '양찬' 은 재빨리 허리를 굽히며 대답했다. "염구준의 외모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염구준이 가장 신임하는 수하의 이름이 용준영이랍니다. 청해시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전에는 용운그룹의 도련님이였습니다만, 후에 기업을 양도하여 지금의 손씨그룹이 되었습니다.""염구준과 손가을이 청해시에 없었을 때 손태석이 손씨그룹을 책임졌습니다. 지하세력측은 용준영이 책임졌고요.""만약 용준영을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양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소헌은 와인 한병을 꺼내 잔에 가득 따랐다. 그는 고개를 숙여 술을 음미하면서 냉소했다. "둘째가 왜 죽었는지 알아? 머리가 너무 멍청해서 그래!""염구준을 상대하려면 절대 앞에서 하면 안돼, 내부에서부터 공격 해야지!"여기까지 말하고 그는 고개를 돌려 양찬을 보면서 주머니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고는 낮은 소리로 웃었다. "네가 직접 한번 가서 용준영한테 전해. 만약 나한테 온다면 정씨가문 제일 무인의 자리에 앉혀주겠다고. 평생동안 누릴수 있는 부귀영화는 덤이고.""염구준이 얼마를 주든 두배를 주겠다고 전해!"양찬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인 뒤 벤틀리 승용차가 멈추자마자 정소헌을 향해 허리 굽혀 인사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나갔다....한편.정유미 콘서트 이후, 용준영은 중해시에 남아 뢰인과 함께 손가을과 정유미의 경호를 담당해 청해시로 돌아가지 않았다."한 달만 더 있으면 중해시 쪽에 지사가 새로 지어질거야."중천오락 그룹 사무실, 염구준은 지사의 준비 진도 보고서를 보며 맞은편에 앉은 용준영을 보면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이쪽은 뢰인이 있으면 충분해. 장인어르신
불과 5분도 안 되어 경호원이 다시 돌아왔다. 그는 문 밖에 서서 들어가지 않고, 몸을 굽혀 요청한다는 자세를 취했다. "양 선생님, 드시죠."손님은 바로 양찬이었다!"용준영 씨, 이게 무슨 뜻이지?"그는 거들먹거리며 사무실에 들어섰다. 양찬은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용준영의 맞은편에 앉아 손을 뻗어 옆의 염구준을 가리키며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분명 우리 둘만 만나자고 했는데. 왜 여기 한사람이 더 있지?!""설명 좀 해봐!"말이 이렇게 짧다고? 정말 자기를 왕처럼 여기는구나!용준영은 손을 들어 양찬에게 조급해하지 말라고 표시한 뒤 웃으며 설명했다. "이 사람은 제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완전히 안심할 수 있어요. 어떤 말이든 바로 해도 괜찮습니다, 절대 다른 사람의 귀에 들어가지 않을 테니까요."용준영의 사람이라고?양찬은 염구준의 얼굴을 몇번 힐끗 보았지만 아무런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그제서야 눈길을 돌려 용준영을 향해 천천히 손가락 하나를 내밀었다. "딱 한마디만 하지. 그쪽을 스카웃하고싶어!""우리 도련님이 말씀하시길, 그쪽이 도련님 휘하에 붙기만 한다면 당신에게 이름을 날릴 기회는 물론, 중해시, 청해시, 북방, 이 세곳에서 멋대로 행동할수 있게 해주겠다 하셨어. 염구준의 개처럼 사는게 아니라!""또 그쪽이 충분히 잘하기만 한다면 앞으로 그쪽을 정씨가문의 제일 무인의 자리에 앉혀주겠다고도 하셨어. 염구준이 네게 얼마를 주든지 그 두배를 주겠다고 하시고!"큰형님 앞에서 나를 스카웃 하려고?정씨가문은 살고 싶지 않은 것 같지만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다고!용준영은 마음속으로 은근히 화가 났으나 내색하지 않고 옆에 있는 염구준을 쳐다보았다. 그는 눈빛으로 용서를 빌었다. 염구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까딱하고는 입술을 몇 번 가볍게 움직였다.그더러 계속 말하라는 뜻이었다. "도련님이 또 말씀하시길,"양찬은 염구준과 용준영이 암암리에 교류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의자에 앉아 거들먹거리며 가슴을 폈
"기억해, 정씨가문은 말할 것도 없고, 북방의 명문가들이 모두 손을 잡더라도 우리 청해시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아.""둘이 오면 둘을 죽이고, 열이 오면 열을 죽일거야. 백, 천, 만... 온 만큼 모두 죽여버릴거야! 설령 네가 하느님이라 하더라고 청해시의 규칙은 지켜야해, 감히 규칙을 어기고 문제를 일으킬 시에는 모두 죽인다!"용준영의 말이 끝나자 양찬의 얼굴색이 완전히 변했다.그는 화가 났다.용준영 따위가, 감히 정씨가문을 무시하고, 큰 도련님의 유혹을 거절하고, 폭언까지 하다니?정말 죽고싶어 환장했구나!"용준영!"양찬은 용준영을 가리키며 염구준을 매섭게 쳐다보고는 격노한 표정을 지었다. "네가 한 말들, 잘 기억할게! 돌아가서 도련님에게 알릴거다, 그때 가서 후회하지마!"말을 끝내고 그는 바닥에 침을 퉤 뱉고 돌아섰다.그가 막 문을 나서려는 순간."준영아."염구준은 양찬의 뒷모습을 보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오는 말이 있으면 가는 말이 있어야지. 선물 준비해. 정소헌한테 청해시는 건들면 안된다는 걸 알려줄수 있는걸로."용준영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즉시 쏜살같이 달려가 양찬의 뒷목을 잡았다."네가 감히?!"갑자기 용준영한테 들린 양찬은 발이 땅에서 떨어져 미친 듯이 발버둥치면서 울부짖었다. "용준영, 무슨 짓을 하려는거야? 너..."소리가 뚝 그쳤다!용준영은 염구준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집행했기에 양찬에게 말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고 바로 때렸다.퍽, 퍽, 퍽, 퍽, 퍽, 퍽...몇 초도 안되어 양찬은 온몸에 힘이 빠졌다. 그는 뼈가 없는 개 마냥 땅에 쓰러져 심하게 경련을 일으켰다. 일어설수도 없었다."나더러 정씨가문을 위해 일하라고?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용준영은 발로 양찬이 복도 끝까지 날아가게 걷어 찼다. 입으로는 냉소했다. "네 하찮은 목숨을 살려준건 정소헌에게 말을 전하라고 하기 위해서야.""얘들아, 이 새끼 끌고 가!"...약 6시간 후, 북방 정씨가문 정원."도련님!"정원 뒤의 가든에서 양찬은
"도련님, 이 원수는 꼭 갚아야 합니다!"그는 억지로 숨을 붙들고는 울부짖었다. "제가 다친 일은 작은 일이지만 저희 정씨가문의 명성에 흠이 가는 건 큰일입니다! 용준영은 분명히 도련님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어요, 그냥 이렇게 방치하시면 안됩니다!"정소헌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눈안에는 차가운 빛이 어렸다.만약 용준영이 순순히 자신의 밑으로 들어왔다면 많은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길이 통하지 않으니 그와 정면돌파를 할수 밖에 없었다.손을 아예 쓰지 않았으면 몰라도 썼으면 깔끔하게 처리해야 한다. 지금은 용준영은 물론이고 염구준까지 죽여야 했다. 그래야 바로 청해시, 어쩌면 중해시까지 차지할수 있을테니까!"풍씨가문과 주씨가문 가주들에게 통지해. 빨리 오라고 말이야."정소헌은 손을 저었다. 표정은 악랄했다."세 가문의 힘을 모아 염구준을 죽이는거야!"겨우 30분도 안되여 풍씨가문과 주씨가문의 가주가 도착했다.얼굴엔 신중함이 가득했다!북방에는 세가들이 매우 많았다. 그중, 풍씨가문과 주씨가문이 바로 정씨가문을 옹호하는 세가였다.정소헌은 비록 젊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정씨가문 미래의 가주 자리가 정소헌에게 돌아갈 것을 알고있었기에 그의 부름을 중시할수 밖에 없었다. "모두 같은 편이니까 바로 말하겠습니다."정소헌은 앞에 있는 두 가주를 보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이번에 두 분을 모신 목적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바로 중해시에 진출하고 청해시를 차지하는 거예요!"중해시는 동남쪽에서 가장 큰 항구도시로서 자원이 헤아릴수 없이 많았으며 청해시는 운성과 양성을 연결하는 곳으로서 마찬가지로 병기를 다루는 집안이라면 반드시 차지해야하는 땅이었다.중해시와 청해시를 차지하기만 한다면 동남의 절반을 통제하는 것과 같았다. 그렇게 되면 정씨가문의 지위는 반드시 하늘을 찌를 것이며, 심지어 북방의 4대 명문가에도 뒤지지 않게 되리라!"청해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염구준입니다. 중해시는 손씨가문이고요..."주씨가문 가주, '주승훈' 은 풍씨가
염구준은 어두운 곳에 숨어 그들을 살펴보다가 자신의 추측을 확신했다.출발하기 전에 직접적인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은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매복한 사람들이 이동할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쿵!염구준은 불쑥 나타나 날카로운 검기를 휘둘러 흑석봉을 부숴버렸다.커다란 소리에 바로 결사대의 주의력을 끌었다.“스텔라성 외에 외부인은 모두 떠나라!”“너희들 죽이러 왔어.”염구준이 검을 들고 전력을 다해 검기를 펼쳤더니 어둠 속에서 결사대의 비명소리가 울렸다.“아악!”“너무 강력해. 당장 피해!”결사대가 습격을 당하자 대장이 버럭 화를 내며 명령을 내렸다.“죽으러 온 놈이야! 당장 죽여!”스스슥!결사대 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수많은 그림자가 움직이며 염구준을 포위했다.하지만 결사대라고 해도 기세만 드높고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무공 실력이 가장 높은 사람은 고작 전신 경지밖에 도달하지 못했다.그래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공격하는 끈질긴 의지를 우습게 보면 안 되었다.“널 무조건 죽인다.”앞장선 결사대 한 명이 염구준의 앞으로 돌진하며 과감하게 자폭할 것을 선택했다.쾅!“죽여라!”이때다 싶어 모든 결사대가 우르르 모여 필사적으로 공격하고, 일부는 자폭할 각오를 하고 덤벼들었다.싸움은 점점 치열해졌다.미친듯이 공격하는 결사대를 상대로 염구준은 여유롭게 대응하다가 속으로 감탄했다.“만약 대부대가 이 길을 선택했다면 엄청난 사람들이 죽었을 거야.”노세의 계획은 잔인하게도 결사대의 목숨으로 적들을 죽여서 기세를 꺾는 것이었다.안타깝게도 염구준에게 발각되어서 수포로 돌아갔지만 말이다.싸움은 계속되고 고함 소리가 점차 줄어들었다.대부분 결사대는 더 이상 앞으로 돌진하지 않았다.그들은 죽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지만 헛되이 죽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다.반나절이나 싸웠는데도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했다.“아니야. 저 사람 염구준이야!”누군가 참지 못하고 휴대폰 전등을 켜서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겁에 질린 소리를
“성주님, 방금 전달받은 소식입니다. 천기문 등 세력들이 염구준의 인솔하에 이쪽으로 오고 있답니다.”“참 시기를 잘 맞추네. 어제 미리 출관하여 잠깐 싸웠더니 체내의 기운이 폭동해서 내가 나설 수 없다. 네가 모든 결사대를 파견하여 저놈들이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절반 수량을 소멸해!”석문 안에 있는 누군가가 냉정한 목소리로 모든 것을 안배했다.목소리에서 풍기는 아우라만 봐도 평범한 사람은 같지 않았다.“알겠습니다.”석문 밖에 있는 무술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빠르게 물러갔다.조용하던 동굴안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에휴, 다 베르 그놈이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고수와 맞서다가 손해만 봤어. 그런데 염구준은 만나고 싶구나.”그는 계속 눈을 감고 무공을 수련하면서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기운을 발사했다.곧 적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에 스텔라성은 방어 태세에 들어갔다.역사이래 처음으로 방어시설을 설치하고 있는 동시에 수많은 그림자가 어둠속에서 스텔라성의 주둔지를 빠져나갔다.그들 모두 결사대였다.끼익!울퉁불퉁한 흙 길에 차 대열이 갑자기 멈추었다.길게 뻗은 전조등만 봐도 엄청 길고 그 규모는 엄청났다.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자 염구준이 눈을 뜨고 물었다.“무슨 상황이죠?”“염 선생님, 길이 끊겨서 도보로 이동해야 합니다.”맨 앞의 차에 앉은 노신기가 통신기로 즉시 상황을 보고했다.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스텔라성의 짓일 것이다.염구준이 내비게이션으로 검색했더니 목적지까지 아직 100킬로미터는 남아 있었다.이 거리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았다.만약 전신 경지 하위 무술인들이 질주한다면 체력 소모가 적지 않을 것이다.“도보로 가면 몇 갈래 길이 있습니까?”염구준은 음모의 냄새를 맡고 미간을 찌푸렸다.“두 갈래 있습니다. 흑석림과 백양습지인데, 백양습지는 속도가 느려서 흑석림으로 가야 합니다.”노신기는 이미 표시해 둔 지도를 사진으로 찍어서 염구준에게 보냈다.스텔라성이 이미 움직였으니 방심하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된다.“…”염구준은 지도
현재, 천기문의 마당은 이미 각 세력들의 본부가 되었고 수많은 무술인들이 모였다.스텔라성과 맞서기 위해 과거 친구들과 적들이 모두 동맹을 맺고 살길을 도모했다.염구준이 아내와 영상통화를 하는 사이에 가주들은 회의실에서 서로 논쟁을 벌이느라 시끌벅적했다.“이번 동맹에 총지휘자를 선택했으니 부지휘관도 선발합시다.”“노신기,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의 어설픈 실력으로 순위에도 못 오를 겁니다.”“그럼요. 다들 무슨 생각하는 겁니까?”“…”이 사람들은 염구준을 제외하고 아무도 승복하지 않았다.그들이 시끄럽게 논의하고 있을 때, 염구준이 회의실에 들어가며 물었다.“얘기 다 끝났어요?”“염 선생님!”각 세력의 가주들이 벌떡 일어서서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그들의 생사와 복수 계획은 전부 그에게 달렸기 때문이었다.염구준은 곧바로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스텔라성의 본부가 어디 있어요?”“여기 북만 얼음굴에 있습니다.”노신기가 재빨리 일어서서 지도에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렸다.“부하들을 소집하고 출발합시다.”염구준은 좌표만 기억하고 단호하게 지시했다.“지금 말입니까?”노신기는 어두컴컴한 바깥을 보며 의심스럽게 물었다.이제 막 천기문에 돌아와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는데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싶었다.염구준이 의아해하며 되물었다.“무슨 문제가 있습니까?”방금 아내와 통화한 후 가족들이 너무 그리워서 하루 빨리 이곳의 일을 해결하고 청해로 돌아가고 싶었다.“하지만 우리 아직 준비도 못했는데 너무 성급한 거 아닙니까? 그리고 북만 얼음굴은 작은 지방도 아니고 일단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인원수를 배치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노신기는 갑작스러운 명령이 적응되지 않아 자신의 우려를 털어놓았다.다른 가주들도 비슷한 의견인지 염구준을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렸다.“난 노세를 치고 여러분은 다른 사람을 책임지세요. 끝입니다.”염구준의 입장에서 거의 절반은 몰락한 스텔라성을 치는 것은 그렇게 번거롭지 않다고 생각해서 즉시 안배한 것이
“뭐야, 이 사람들은 어디서 나타났어? 스텔라성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입에 올리는 거야?”헤르빈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방금 노신기 일행이 공격해서 스무 명 정도밖에 살해하지 않았으니, 헤르빈의 입장에서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그는 스텔라성의 이름만 들었을 뿐, 작은 촌구석에서 판을 치는 깡패라 눈앞에 있는 장로들을 알아볼 리가 없었다.“시끄러!”노신기는 홱 하고 돌아서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을 밀치고 한 손으로 헤르빈의 두정골을 눌렀다.엄청난 힘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은 헤르빈은 꼼짝도 못하게 생겼다.실력이 강한 무술인들이 진짜 실력을 발휘한다면 현장에 있는 오합지졸들은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뭐 하는 거야? 죽… 악!”노신기가 손에 힘을 주었더니 불복하던 헤르빈이 그만 바지에 실수하고 말았다.“염 선생님, 이 사람 어떻게 처리할까요?”노신기가 염구준을 쳐다보며 지시를 기다렸다.“죽여요. 남겨도 쌀만 낭비하는 놈이에요.”염구준은 자신의 사지를 잘라버리겠다는 사람을 전혀 봐주지 않았다.“잠깐만!”노신기가 손에 힘을 가하려고 할 때 멀리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그러자 오합지졸들이 양쪽으로 갈라져 길을 내주고는 상체를 낮춰 인사를 올렸다.백발 노인과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그 사이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두 사람은 바로 헤르빈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이 부두를 장악한 진짜 세력이었다.“살… 살려줘요.”구세주가 등장하자 헤르빈은 고통을 참으면서도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자신을 구하러 오는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두 어른이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닥치고 얌전히 있어!”능구렁이 두 노인은 워낙 식견이 넓어서 노신기 일행을 보자마자 알아보았다.“노 문주님, 장로님들. 저희 손자가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천기문과 대어당 같은 대가문에서 실력이 제일 약한 부하를 내세워도 헤르빈이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었다.마치 하늘과 땅 사이처럼 차이가 엄청났다.“우린 아는 사이도 아닌데 용서
염구준은 피식하며 비웃을 뿐, 두려운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수백 명의 무리는 그런 염구준을 멍청이를 보는 것처럼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많은 깡패들이 모였는데 한 명이 한 대만 쳐도 상대방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헤르빈은 단단히 뚜껑이 열렸다.평소 타인이 벌벌 떠는 모습을 제일 좋아했는데 염구준이 그를 무시해서 몹시 불쾌했다.“저놈의 사지를 잘라내고 숨만 쉬게 만들어!”“사지를 잘라!”한 무리 오합지졸이 고함을 지르며 기세등등하게 몰려왔다.순식간에 벌떼처럼 달려들자 부두와 선박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이 수근거리면서 탄식했다.“에휴, 저 병신은 뭐 하러 건드렸어.”“이 부두에서 또 망령이 한 명 늘어났네.”“헤르빈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걸 봐서 이따가 시체를 수습해 주자.”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염구준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확신했다.왜냐면 염구준이 움직이지 않고 기운도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곧 도착하겠네.”쿵!그 순간, 갑자기 여러 사람이 무리에서 튀어나와 닥치는 대로 깡패들을 공격했다.최전방에 나서서 공을 세우려던 깡패들은 어느 하나 살아남지 않았다.“한 발짝만 나오면 바로 죽는다!”“감히 염 선생을 공격해? 죽고 싶어?”몇몇 무술인이 염구준의 앞을 막으며 단번에 상황을 통제했다.만약 그들이 협박하지 않고 진짜로 싸운다면 이 깡패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않을 것이다.“때마침 잘 오셨어요.”염구준은 앞에 나타난 일행을 보며 한마디했다.뜻밖에도 아타와 노신기 외에 대어당, 안설홍, 레온의 가주까지 나설 줄은 몰랐다.솔직히 그들과 친한 사이도 아닌데 나선 것이 조금 의아했다.“염 선생, 부디 우리 가문을 위해 복수해 주십시오!”일행은 갑자기 돌아서서 무릎을 꿇었다.염구준은 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스텔라성이 공격했어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유동심연에서 스텔라성이 큰 손해를 보았지만 우두머리 성주가 나타나지 않았다.노신기는 두 눈을 붉히며 주먹을 꽉 쥐
맨 앞에 선 남자는 눈 한쪽만 안대를 하고 왼손에 쇠고리를 낀 흉악하게 생긴 털북숭이였다.“헤르빈! 담배 한 대 피우시죠.”그 남자를 본 선장은 흠칫 놀라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담배를 건넸다.이곳의 부두는 크지 않지만 헤르빈의 말이라면 아무도 반항하지 않았다.“형님, 벌써 돌아왔어? 큰 돈을 벌 좋은 일이 생겼나 보네. 나도 껴줘.”헤르빈은 담배를 받으면서 다정하게 불렀다.솔직히 말해서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수작이었다.“무슨 말씀입니까? 선박이 고장 나서 수리하려고 일직 돌아왔어요. 정말 재수없기도 하죠.”촤아악!그런데 선장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헤르빈이 뺨을 날리는 것이었다.그는 가식적인 웃음을 거두고 싸늘하게 협박했다.“영감탱이, 좋게 말할 때 다 불어. 절반씩 이윤을 나누면 용서해 줄게. 아니면… 흥!”이 구역은 각 세력들이 관리하고 있기에 제도나 규칙 같은 것은 없고, 주먹이 강한 것이 일인자였다.헤르빈이 날뛰고 있을 때 누군가 앞에서 짜증스럽게 말했다.“비켜. 길을 막았잖아!”“이 자식이 죽고 싶어? 감히 헤르빈 님한테 그 따위로 말해?”청자켓을 입은 부하가 칼을 들고 염구준을 찌르려고 달려들었다.그들은 평소 나약한 어부들을 괴롭히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이 부두에서 자신들이 일인자이고 자신들의 말이 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반보천인 무술인 앞에서 이렇게 나댄다면 바로 모가지가 날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쿵!아니나 다를까, 칼이 닿기 전에 염구준은 기운을 발사해 상대방을 살해했다.“헤… 헤르빈 님, 이 자식 죽었어요.”다른 부하가 앞으로 나와 살펴보더니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지금까지 온갖 횡포를 일삼던 그들은 처음으로 살해당하자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짝!“무슨 개소리야?”헤르빈은 부하의 뺨을 쳐서 경고하고는 염구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쳐들었다.“내 사람을 죽였으니까 10억 달러 배상하고 한쪽 손을 잘라.”그는 눈앞의 남자가 전주라 확신하고 노골적으로 협박했다.염구준이 시큰둥하게 대답
염구준은 검갑을 메고 우두머리에게 다가갔다.그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데 방금 어떻게 복면인을 죽였는지 누구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다, 당신은 누구야?”우두머리는 버벅거리며 물었다.분명 상대방에게서 아무런 기운도 없는데,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알 거 없고, 했던 말은 다시 반복하지 않아.”염구준이 주변을 빙 둘러보며 복면인을 째려보았더니, 대장 외에 전부 주먹질만 할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비켜. 아니면 바로 죽일 거야.”우두머리는 떨리는 손으로 칼을 로사의 목에 겨누었다.“하.”쿵!염구준은 피식 웃고는 갑자기 기운을 발사해 복면인들을 살해했다.뒤로 날아간 우두머리는 무공 실력이 조금 있다고 간신히 목숨이 붙어 있었다.“당신 반보천인이야?”이제야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운을 감지한 우두머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맞아. 나 반보천인이야!”솔직히 염구준은 그들과의 싸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가볍게 대처했을 뿐이었다.원래 기운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복면인들이 기어코 죽음을 자초했다.“악!”중상을 입은 우두머리는 갑자기 충격을 먹고 기절했다.난생 처음으로 반보천인을 봤는데 그것도 괜히 건드려서 죽음을 당했으니 심정이 참 아이러니했다.염구준이 손도 대지 않았는데 복면인들은 전부 죽고 싸움은 끝났다.선장과 선원들은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여기 정리하세요.”염구준은 태연하게 뱃머리 쪽으로 올라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부두를 쳐다보았다.곧 육지에 오르게 되니 더는 귀찮은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랐다.로사는 고통을 참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선배님, 감사합니다!”아직 무술계에 발을 들이지 않아 반보천인이 어떤 레벨인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아주 강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내 이름은 염구준이야. 용하 청해에 살아.”방금 소녀의 절묘한 싸움 실력을 보고 염구준은 자신의 이름을 알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만약 무술계에서 성장한다
선박이 부두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검정 옷 차림에 복면을 쓴 일행이 갑판 위에 나타났다.염구준은 그들의 기운을 감지했다.가장 강한 우두머리는 종사 경지에 도달했는데 한 주먹거리도 안 되었다.이런 실력이라면 뒤에 있는 세력도 강하지 않을 것이다.“여러분, 저희 선박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선장이 억지로 웃으면서 다가가 물었다.저들의 옷차림새만 봐도 좋은 일로 찾아온 것 같지 않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스윽!복면인이 번쩍이는 칼을 선장의 목에 겨누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암살녀는 어디 있어? 당장 내놔.”곁에 있던 염구준은 일단 나서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일행은 로사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누구요?”선장은 처음 듣는 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잔뜩 당황했다.“죽고 싶어?”일행은 더는 묻지 않고 칼로 선장의 목을 베려고 했다.위기의 찰나에 염구준이 나서려고 할 때, 마침 로사가 갑판에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나 여기 있어. 무고한 사람들은 해치지 마!”자발적으로 나서서 혼자 상대하려고 하다니, 염구준은 소녀의 용기에 속으로 감탄했다.우두머리는 목표물이 나타나자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며 선장을 옆으로 내팽개쳤다.“저 년을 생포해!”열 명 넘는 남자가 몽둥이를 꺼내더니 서로 동선을 맞추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하지만 3분도 되지 않아서 로사의 손에 전부 살해당했다.소녀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한마디 평가했다.“무술인이 된다면 로사는 아마 무적의 존재가 되겠네.”거의 완벽한 소녀의 동작에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었다.“병신 같은 놈들!”뚜껑이 열린 우두머리는 욕을 하고는 직접 칼을 들고 공격했다.탁!하지만 강력한 남자의 힘으로 로사는 단번에 패배하고 말았다.일반인과 무술인은 힘부터 차원이 달랐다.잇따른 공격에 로사는 구석으로 몰려 피할 길이 없었다.“죽어!”로사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니 몸을 특별한 모양으로 비틀고 맹렬하게 비수를 무찔렀다.그런데 비수는 우두머리의 가슴을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