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17화

Author: 잔영
한편, 염풍도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환고도’.

공항이 없는 염풍도로 관광을 오는 사람들은 무조건 환고도에서 내려 2시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비로소 섬의 유일한 항구에 도착할 수 있다.

“진영주 씨 어디 계신가요?”

염구준이 탄 배가 정박하자 부두에 나와있던 가이드가 팻말을 흔들며 소리쳤다.

“여깁니다, 여기!”

염풍도는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지만 럭셔리 관광지로 워낙 유명한 곳이라 20곳은 넘는 여행사가 주둔하고 있는 건 물론 섬 곳곳에 호텔, 리조트, 오락시설 등이 잘 구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가장 매력적인 건 편리함을 추구하면서도 섬 본유의 신비로운 매력을 그대로 지켜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맞이한 가이드는 진영주가 출발하기 전 예약해 둔 여행사의 직원이었다.

“자, 얼른 오십시오. 버스 곧 출발합니다.”

숨도 돌리기 전에 가이드의 말이 쉴새 없이 몰아쳤다.

“자, 그럼 염풍제2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일단 기본적인 정보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염풍제2도는 비록 개발된 지 2개월밖에 되지 않은 곳이지만 관광시설은 완벽하게 구비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의 여행객들을 맞이하기 위한 투어 타온도 마련되어 있죠. 관광하실 땐 최대한 제 근처에 꼭 붙어계십시오. 워낙 다양한 나라에서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문화차이 등 여러 문제로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꽤 있거든요.”

한편, 가이드의 얼굴을 힐끗 살피던 염구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너무 티나네...’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인다는 건 관광객들의 정보 루트를 차단한다는 것, 오로지 여행사의 계획에만 따르게 하는 건 딱 봐도 관광객들을 선동해 이상한 물건을 사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인센티브를 챙기려는 속셈이 분명했다.

‘인기 여행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지.’

“자, 휴식 지점 도착했습니다!”

버스가 광장에 도착하자 가이드가 들고 있던 깃발을 흔들었다.

“자, 다음 휴식 지점에 도착하려면 2시간은 걸릴 겁니다. 그 사이에는 슈퍼 같은 것도 없이 사실 거 있으면 여기서 미리 사두세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군신의 귀환   제818화

    ‘관광에는 문제 없겠지만 내 실적에는 큰 문제가 생긴다고!’하지만 이런 말을 대놓고 할 순 없는 노릇.이성과는 버스 밖에 배치된 노점을 가리키며 어색하게 웃었다.“관광객 여러분들의 쇼핑 자유는 물론 보장해 드립니다. 하지만 다들 어떻게든 먹고 살자고 이렇게 힘들게 노점상으로 일하고 있는데 매출이라도 올려주시죠. 저 코코넛 좀 보세요. 저희 염풍도 특산품입니다. 신선하고 시원한 건 물론이고 여자분들 피부에도 그렇게 좋아요. 우리 여성분들 지금도 충분히 아름다우시지만 자고로 미모도 다다익선 아니겠어요?”피부에 좋다고?순간 손가을의 눈빛이 번뜩였다.손씨 그룹이 청해시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건 바로 뷰티 분야에서의 인지도 덕분이었다.‘그래. 저번에 왔을 때 코코넛 먹어 본 적 있었는데 맛은 확실히 좋았어. 퀄리티는 보장됐고... 여기 코코넛을 들여와서 성분을 추출하면...’“구준 씨, 우리 사자.”염구준의 팔짱을 낀 손가을은 진영주와 함께 버스에서 내려 가장 가까운 노점 앞으로 다가갔다.“코코넛 가격이 어떻게 돼요, 사장님?”유창한 영어 실력에 아시아인으로 보이는 노점 사장은 흰 치아를 훤히 드러내며 웃었다.“한국어 하셔도 됩니다. 저도 다 알아들어요! 코코넛이요? 하나에 5만원입니다.”쿠궁!사장의 대답에 염구준은 물론 손가을의 표정도 싸늘하게 굳었다.평소 마트에서 사도 이 정도 가격은 아닌데 현지 특산품을 이렇게 비싸게 판다는 건 분명 비합리적이었다.“사장님, 5만원은 너무 비싼데요.”염구준이 최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관광지 물가가 비싼 거야 당연한 거지만 이 가격은 너무하지 않습니까. 저희가 이런 바가지를 쓸 것 같습니까?”“하이고, 비싸다고 생각되시면 안 사시면 되지요. 억지로 팔 수야 없으니까요.”이런 반응이 익숙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던 사장은 이성과와 시선을 맞추더니 피식 웃었다.“이 섬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잘 모르시는군요.”이 섬은 휴화산이 자리한 곳, 땅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인해 수분 소모가

  • 군신의 귀환   제819화

    말로는 아니라고 해도 결국 어떻게서든 코코넛을 팔게 만드려는 수작이잖아?5만원짜리 코코넛, 만원짜리 생수, 2만원짜리 요구르트...이 말도 안 되는 물가를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안 샀다가 정말 탈수증세라도 오면 어떡하지?관광객들은 어이가 없으면서도 걱정이 앞섰다.“다들 계속 고집을 부리실 건가요...”이성과가 핸들에 기댄 버스 기사를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기사님은 운전이 힘든 상황이고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데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전 책임... 아니,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염구준은 이성과의 외침을 깔끔하게 무시하고 버스에 올라탔다.그리고 족히 100kg는 되어 보이는 거구의 운전기사를 한손으로 들어 짐짝처럼 뒷좌석에 던져버렸다.“가을아, 기사님 몸이 불편하시다니까 운전은 내가 할게. 다른 분들도 타시라고 말씀드려.”염구준의 말에 다른 관광객들은 굳이 손가을이 부를 필요도 없이 부랴부랴 버스에 올라탔다.“하,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잔뜩 겁에 질린 채 뒷좌석에 널브러진 운전기사를 바라보던 이성과는 염구준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하, 싸움 좀 한다 이거야? 여긴 너 같은 게 까불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우리 사장님이 누군지 알...”“자, 다들 꽉 잡으십시오.”하지만 염구준은 아예 이성과를 투명인간 취급하곤 관광객들을 향해 싱긋 웃어보였다.“제가 사실 이번이 두 번째 여행이거든요. 그래서 이 섬에 대해선 나름 잘 알고 있습니다. 다음 포인트 화산구가 이 섬의 하이라이트니 바로 거기로 가시죠.”부웅.염구준이 엑셀을 밟음과 동시에 관성으로 인해 하마터면 뒤로 나자빠질 뻔한 이성과는 죽일 듯이 염구준을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그래. 화산구로 간다 이거지? 두고 봐...’버스는 빠르게 도로를 달려 30분 뒤 염풍도의 자랑, 화산구에 도착했다.여전히 웅장한 경치, 저번에 왔을 때보다 달라진 점이라면 주변에 우뚝 선 빌딩들, 그리고 도처에 보이는 주얼리 가게들이 늘어났다는 점이었다.화산구 근처에서

  • 군신의 귀환   제820화

    염구준이 버스를 운전한 덕에 쓸데없는 돈도 안 쓰고 시간도 절약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야.”가장 마지막으로 버스에서 내린 이성과가 매서운 눈으로 염구준을 노려보았다.“운전은 마음껏 했냐? 내가 이대로 넘어갈 줄 알아? 지금부터 그냥 버스에 콕 박혀있어. 안 그럼...”“안 그럼 뭐?”한낱 가이드 따위에게 겁 먹을 리가 없는 염구준은 손가을, 진영주와 함께 버스에서 내렸다.트렁크에 있는 짐 역시 어차피 최첨단 잠금장치는 물론 위치추적 장치도 달려있어 설령 잃어버린다 해도 얼마든지 되찾을 수 있었기에 이토록 안심하고 내려갈 수 있었던 것이다.“감히 날 무시해?”염구준 일행의 뒷모습을 씩씩 대며 노려보던 이성과는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낸 뒤 조용히 그들의 뒤를 따랐다....온갖 가게들이 즐비한 화려한 거리.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화산구의 경치를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장관인 경치를 찍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주위 가게들을 둘러보며 광석 액세서리를 만지작거리는 관광객들도 꽤 있었다.비취 같기도 하고, 찬란한 진주 같기도 하고, 화려한 광석들로 만든 소품들은 이곳을 찾는 이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와, 이쁘다. 진짜 화산구에서 채굴한 건가?”“조개 모양 광석도 있어. 대박 신기해.”“이렇게 생긴 건 처음 보는 것 같아.”다른 관광객들과 마찬가지로 손가을과 진영주의 시선도 어느새 전시된 제품들에게로 향하기 시작했다.솔직히 광석 자체는 비싸지 않았지만 오직 이곳에서만 살 수 있다는 매리트와 온갖 다양한 디자인들이 매력적이었다.“이 목걸이 이쁘다.”염구준의 팔을 끌고 골목 이곳저곳을 누비던 손가을이 목걸이 하나를 집어들었다.화산 용암이 냉각되어 만들어낸 자연의 무늬가 몽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목걸이었다.“마음에 들어?”목걸이를 훑어보던 염구준이 싱긋 웃었다.“마음에 들면 사. 사줄게.”‘그러고 보니까 결혼하고 지금까지 제대로 된 선물 하나 못해 줬네.’“두 분 안목이 대단하시네요.”노점

  • 군신의 귀환   제821화

    손가을은 목걸이를 하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며 염구준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예뻐?” 염구준은 사랑이 가득한 표정으로 손가을을 보면서 말했다. “예뻐! 평범한 작식품이라고 해도 당신이 착용하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 손가을은 얼굴이 빨개져서 중얼거렸다. ‘말은 잘해. 하지만 난 그런 염구준이 좋아.’ “사장님?” 그녀는 손을 들어 목걸이를 만지며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사장님을 향해 작은 소리로 물었다. “이 목걸이는 얼마 하나요? 핸드폰으로 지불해도 됩니까?” 사장님은 웃으며 손을 들어 두 손가락을 세우고 말했다. “3억 원입니다.” “3…… 3억 원?” 손가을은 제자리에 서서 어리둥절해졌다. 살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너무 놀라웠다. 손씨 그룹의 현재 자산으로는 3억 원이 아니라 30억, 300억 원이라고 해도 눈도 깜빡하지 않겠지만 그룹 사장으로서 각종 중요한 장소에 참석할 기회가 적지 않아 평소에 드레스를 입을 때 장식품을 매치하고는 해서 보기만 해도 어느 정도 가격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진숙영이 그녀에게 준비해 준 액세서리만 해도 200억이 넘는 가치라 조금 알고 있었다. 눈앞의 목걸이는 재질이나 스타일로 봐서는 기껏해야 200만 정도 하는 제품이었다. 사장이 가격을 곱으로 올리다니. “사장님, 장난하세요?” 손가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진영주는 화가 나서 웃었다. “우리가 바보로 보이세요? 이런 목걸이는 화산구에서 돌을 주워다가 갈면 되는 거 아니에요? 3억이 아니라 3만 원이라고 해도 비싸요.” 그녀는 말하면서 손가을을 보며 말했다 “언니, 우리 속지 마! 얼른 빼.” 손가을은 목걸이를 빼 제자리에 놓고 염구준의 팔을 끼고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그런데……. “아가씨, 목걸이를 찼는데 사지 않는 법이 어디 있어요? 사람이 그러면 안 되죠. 한 번 만졌으면 중고품이 되는데 아가씨가 사지 않으면 누가 사겠어요? 썼으면 반드시 사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가게의 규칙이에요. 가고 싶으

  • 군신의 귀환   제822화

    이때, 화산구 부근의 가게에서 약 30명이 되는 양복을 입은 우락부락한 남자들이 손에몽둥이 혹은 비수를 들고 사방에서 재빨리 나와 신속하게 가게 옆으로 돌진해서 염구준 등 인을 겹겹이 에워쌌다. 주위의 관광객들은 놀라서 도망치며 아무도 접근하지 못했다. 심지어 구경하는 사람도 적었다. 눈앞의 광경을 본 사람들은 모두 고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려는 걸 알 수 있었다. “3억 원으로 목숨을 부지한다는 건 괜찮은 거 아닌가?” 양복 입은 남자들이 현장에 도착하자 각 주인의 얼굴에 흉악한 웃음이 짙어졌다. 그는 손을 뻗어 목걸이를 들고 염구준을 향해 흔들며 비웃었다. “여기요. 당장 3억 원 내놔요.” ‘미치겠네…’ 염구준은 안색이 조금도 변하지 않고 양복 입은 남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했다.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은 어떻게든 사야 하고, 사기 싫은 건 아무도 강요할 수 없어.” “외지도 그렇고, 염풍도도 마찬가지야!” “3억 원은 내 핸드폰에 있으니 가지고 싶으면 얼마든지 해봐!” ‘응?’ 가게 주인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염구준을 훑어보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손가을을 쓸어보더니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 남자는 상관하지 말고 이 아가씨와 얘기하자!” “아가씨가 목걸이를 좋아하니까 이야기만 잘 끝나면 공짜로 줘도 괜찮아.” ‘공짜?’ 양복을 입은 남자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웃음을 지었다. 그들은 사장님의 뜻을 이해했다. 그들은 눈앞에 있는 여자의 용모와 몸매를 보며 그녀를 가질 수 있다면 목걸이 따위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아가씨, 실례합니다. 저희와 함께 가시죠!” 그중 양복 입은 남자가 손가을의 가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뜨거운 눈빛으로 말했다. “걱정 말아요. 우리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얘기하고 차 좀 마시려는 거예요. 그리고 목걸이는 당신이 가져가요!”그들은 말하면서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손을 뻗어 손가을의 손목을 잡았다. 그의 손이 손가을에게 닿기 전……. 짝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얼굴에 따귀가 떨어졌다.

  • 군신의 귀환   제823화

    가게 뒤에 있던 사장은 처음엔 멍하니 있다가 염구준의 코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노호했다. “멍하니 있지 말고 다 같이 가서 두 여자는 남겨두고 남자는 형님에게 데려가서 처리해.” 말을 마치자 20여 명의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사방에서 동시에 달려들어 손에 든 막대기, 비수 등으로 염주군의 머리를 향해 미친 듯이 때렸다. 그리고 멀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 몇 명의 양복을 입은 남자가 몰래 손가을과 진영주에게로 접근하며 그들을 잡으려고 했다. “주제도 모르는 것들.” 하지만 염구준은 아무렇지도 않게 옆으로 이동해서 손가을과 진영주의 앞을 막아서더니 두 손을 들고 허공에서 가볍게 흔들었다. 순간, 장면이 혼란스러워졌다. 양복을 입은 남자들은 같은 방향에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관광객들 사이에 섞여 있었다. 하지만 염구준의 기풍은 정확한 유도비탄처럼 손가을과 진영주에겐 아무런 상처를 가하지 않았다. 많은 관광객들도 얼굴에 바람이 스치는 정도로만 느꼈다. 그리고 그들 뒤에 있던 양복 입은 남자는 그의 힘에 의해 날아갔고 땅에 떨어진 후에도 피를 토하며 일어나지 못했다. “이…… 이게 무슨…….” 가게 뒤에 있던 사장은 놀라서 입술을 떨며 말했다. “너…… 너…….” 극도의 공포에 의해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의 신체반응은 성실해서 몸과 다리를 떨더니 바짓가랑이가 젖기 시작했다. “걱정 마, 난 널 죽이지 않을 거야. 그러면 내 손만 더러워지거든.” 염구준은 앞으로 나아가 차가운 눈빛으로 가게 주인을 주시하며 말했다. “방금 네가 고가를 요구할 때 눈빛이 흔들렸어. 그리고 내가 목걸이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할 때도 당신은 눈을 돌려 우리 여행사의 가이드와 눈빛 교환을 했지. 그러니까 너희들 한패인 거지?” 가게 주인은 머릿속이 어지러워지더니 무의식적으로 관광객 사이에 있는 이성과를 한 눈 보더니 우물쭈물했다. “아… 아니, 나는…….”염구준은 안색이 차가워지더니 제자리에서 갑자기 사라져 이성과의 앞

  • 군신의 귀환   제824화

    “야, 너 너무 나대지 마.” 이성과는 땅에서 한참 발버둥 치다가 가까스로 일어나 손을 뻗어 염구준 등 인을 가리키더니 이를 갈며 말했다. “네가 싸움을 잘해봤자 이 두 여자를 지킬 수 없어. 왜냐하면 염풍도에 모두 우리 사람이거든!” “우리 춘휘여행사의 사장 계춘휘가 지금 바로 섬에 있거든. 그는 용하국 청해시의 지하세력이 가장 강한 형님이야. 예전에 홍 어르신 밑에서 있다가 지금 손씨그룹에 가입했어.” ‘뭐?’ 염구준의 뒤에 있던 손가을은 멍하니 진영주를 바라보며 뭔가를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 ‘이제야 알겠다.’ 이번 염풍도 여행은 진영주의 이름으로 예약했고 여행사도 진영주가 연락한 것이었다. 진씨 가문의 아가씨가 돈이 부족하지 않을 테니 자연스레 청해시에서 가장 큰 춘휘여행사에 연락을 한 건데, 그곳의 사장 계춘휘가 뜻밖에도 홍 어르신과 인연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계춘휘? 그런 사람 기억나지 않는데… 하지만 괜찮아!’ “너 방금 그 사람 염풍도에 있다고 했어?” 염구준은 차가운 얼굴로 날뛰는 이성과를 주시하며 입을 열었다. “십 분 내에 계춘휘보고 날 만나러 오라고 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손을 더럽혀도 직접 널 죽일 테니. 그 사람 지시든 네 단독 행동이든 넌 오늘 관광객들에게 설명해야 해. 지금부터 십 분이야.” ‘십… 십분?’ 이성과는 염구준의 눈빛을 보더니 온몸을 떨며 더는 망설이지 못하고 재빨리 휴대전화를 꺼내 계춘휘에게 전화를 걸었다. “계 사장님? 저 이성과예요! 방금 청해시에서 온 염씨 성을 가진 사람이 저희 여행사에서 소동을 일으키고 함부로 저희의 버스를 운전했어요…” 그는 전에 발생한 일을 과장해서 말한 후 울며 말했다.“계 사장님, 빨리 와보세요. 저희는 지금 화산구 기슭의 상업지역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10분 내에… 아니, 9분 내에 오지 않으면 그들이 절 죽일 거예요. 개를 때려도 주인을 봐야 하는 판에 이건 계 사장님을 안중에 두지 않는 거예요.” ‘뭐?’ 핸드폰 너머의 계춘휘는 낮

  • 군신의 귀환   제825화

    계춘휘는 실눈을 뜨고 이성과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염구준을 보더니 처음엔 약간 멍해졌다가 동공이 점차 확대되며 심장박동이 격렬하게 빨라졌다. “염… 염 선생님?” 이성과가 말한 혼자서 30여 명을 때려눕힌 남자가 그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인 보안팀 부장 염구준이라니!! 게다가 염 선생님 옆에 있는 아름다운 여인은 손씨그룹의 실권자이자 청해시의 제일미녀인 손씨 아가씨였다. “이 망할 놈!” 순간, 계춘휘는 망설이지 않고 손을 들어 이성과의 뺨을 후려쳐 그를 바닥에 넘어뜨린 후 빠른 걸음으로 염구준 앞으로 달려가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염 선생님, 손 대표님. 저는 홍어르신의 수하 계춘휘라고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뭐… 뭐라고?’ 뒤쪽에서 간신히 바닥에서 일어난 이성과와 가게 앞쪽의 중년 사장, 그리고 주위를 에워싸고 구경하는 많은 관광객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눈앞의 장면을 바라보았다. 계춘휘까지 그들에게 허리를 굽혀 이렇게 공손하게 인사하다니. ‘염 선생님, 손 대표님이 대체 누군데?’ “홍 어르신께서 불행하게 목숨을 잃으신 후 크라운 노래방을 나한테 맡겼는데 나는 받아들이지 않았어.” 염구준은 담담하게 계춘휘를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홍 어르신의 따님 홍천기가 지금은 가을이 옆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지만 경험이 충분히 쌓이면 크라운 노래방을 그녀에게 돌려줄 거야.” “내가 알고 싶은 건, 네가 손씨그룹에 의탁한 게 홍천기와 상관있는 일이야?” 그게 바로 계춘휘의 가장 큰 의지였다! “염 선생님!” 계춘휘는 여전히 몸을 굽힌 상태로 부끄러운 말투로 말했다. “홍 어르신께서 돌아가신 후부터 저희들은 우두머리가 없는 군룡이 된 느낌이에요. 그래서 천기 아가씨께서 염 선생님에게 의탁을 했기 때문에 저희도 자연스레 손씨가문의 일원이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는 말을 하며 갑자기 몸을 돌려 뒤에 있는 이성과를 쳐다보며 격노한 표정을 지었다. “이성과, 이리 와! 염 선생님

Latest chapter

  • 군신의 귀환   제2495화

    파악!곧이어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며 거대한 향유고래가 염구준과 멀지 않는 곳에 떨어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마치 떠나기 아쉬워하는 듯했다.촤악!염구준은 몸을 날려 향유고래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뒤, 세 척의 어선 쪽으로 진기를 날려 물보라 일게 했다.이에 향유고래는 곧장 방향을 틀고, 어선을 향해 빠르게 헤엄치기 시작했다.말이 통하지 않아 이런 방식으로 밖에 교류할 수 없었지만 별로 큰 문제는 없었다.그 시각, 1호 어선은 다른 어선보다 조금 더 시끌벅적했다.노대영은 배의 지휘권을 장악한 뒤, 끝까지 저항한 소수만을 제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포로로 붙잡아두었다.물론 그가 자비로워서가 아니었다.그저 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복수하는지 지켜보게 하기 위해서였다.“대영 문주님, 준비 완료됐습니다. 언제든 시작 가능합니다.”노대영에게 붙은 아첨꾼 하나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이번에 출정한 천기문 문도 중 절반 이상이 이미 노대영 편이었다.쿵!노대영은 부도 갑옷을 입은 채로 웃으면서 팔을 휘둘러 노신기를 바닥에 내던졌다.“악독한 놈. 네가 내 아버지를 죽였으니 난 오늘 아버지의 복수를 할 거다.”며칠 전에 대의를 위해서라면 혈연관계는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그저 노신기를 안심시키기 위함에 불과했다. 그의 가슴 속에 맺힌 복수심은 한순간도 식지 않았었다.“하아...”노신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창백한 얼굴엔 깊은 후회가 서려 있었다.‘그때 불쌍해 보인다고 해서 검은 머리 짐승을 거두는 게 아니었는데.’그는 생각했다. “모든 일은 내가 벌인 거니까 찢어죽이든, 뭘하든 나한테만 해.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 건드리지 말고.”지금 이런 상황에 이른 이상, 그는 더 도리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전에 이미 노대영에게 그의 출신을 말해주며 그의 아버지가 눈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변태 악마라고 말해주었으나 그는 전혀 듣지 않았기 때문에 말해봤자 쓸모가 없다는 걸 알아서였다.스승과 제자의

  • 군신의 귀환   제2494화

    염구준을 향해 날아오는 것은 엄청난 기운을 내뿜고 있는 금강 방망이 한 개 뿐이었다. 기운의 량으로 보아 세 명의 힘이 전부 들어있는 게 분명했다.이건 베르 일행이 전력을 건 최후의 일격이었다.쾅!한 자루의 검과 한 개의 방망이가 충돌하며 눈부신 불꽃을 일으켰다.폭발적인 에너지가 주변에 퍼져나가며 양측은 잠시 균형을 이루었다.세 사람의 실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막았다! 얼른 보트 준비해, 후퇴한다!”베르의 창백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비틀거리며 일어나 부하들에게 소리쳤다.루카와 슈카 역시 서로 부축하며 일어섰다.이미 힘이 고갈된 지라 그들의 얼굴엔 혈색도 없었고, 기운조차 미약했다.더 이상의 싸움은 무리였다.“하압!”염구준은 팔에 힘을 주어 금강 방망이를 밀어내려 했지만, 방망이가 꼼짝도 하지 않는 걸 발견했다. 이 전법은 오묘했다. 상대방이 시전하고 조종하지 않아도 타겟을 쫓아 움직이는 것처럼 홀로 움직였으니까 말이다.이대로라면, 몸이 먼저 나가떨어질 판이었다.베르는 떠나기 전에 염구준을 보며 독한 말을 남겼다.“염구준, 자만하지 마라. 스텔라성은 아직 남아 있으니까. 돌아가서 강자들을 전부 불러와 널 죽여주지.”“돌아갈 수 없을 겁니다.”얼음처럼 차가운 염구준의 목소리에 모두가 몸을 살짝 떨었다.이미 흑풍의 사태로 배운 바가 있었기 때문에 염구준은 적을 쉽게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흥, 말은 누구나 하지. 하지만 나중에 지키지 못하면, 네 얼굴에 침 뱉는 꼴이 될 걸?”베르는 비웃으며 염구준의 말을 맘 속에 담아두지 않았다. 자신의 필살기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염구준은 검을 쥔 양손을 살짝 옆으로 움직이며, 손을 놓았다.우웅!그러자 구자검은 더 이상 금강 방망이와 대치하지 않고, 잔상을 남기며 쏜살같이 전방을 향해 날아갔다.같은 시각에 금강 방망이 역시 미친 듯한 속도로 염구준의 왼쪽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이건 자신의 목숨으로 적의 목숨을 바꾸는 방식이었다.꽈악!염구준

  • 군신의 귀환   제2493화

    “염 선생님, 저희가 가서 막을까요?”노신기는 갈등하며 조심스레 물었다.비록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염구준 덕분에 얻은 것이 많았기에 돕고 싶어서였다.“아니요.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염구준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대형 방패를 계속 내리쳤다.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노신기 일행의 실력으로는 개입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염구준은 잘 알고 있었다. 가봤자 죽을 게 분명하다는 것도 말이다.한편, 전장의 중심에 선 세 사람은 자신들이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해있으며, 살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죽을 각오로 덤벼!”쾅!베르의 눈엔 살기가 가득했다. 손에 쥔 대형 방패는 마침내 한계에 도달하며 산산이 부서졌다.그의 피로 물든 두 손에는 어느새 짧은 단검이 들려 있었고, 그는 그것으로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휘둘렀다.하지만 날카로운 칼날이 스쳐 지나간 자리에 남은 건 얕은 두 줄의 상처뿐, 역시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다.일반적인 공격은 염구준에게 통하지 않았다. 과거, 염구준이 육체의 한계를 돌파한 리아성전의 전주를 쓰러뜨린 것도 필살기와 정제된 진기 덕분이었었다. 심지어 한 번에 쓰러뜨린 것도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싸웠었다.육체가 극한으로 강해진 상대를 쉽게 이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염구준은 베르를 걷어차 밀어낸 뒤, 곧바로 루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세 명을 상대할 때 가장 확실한 방식은, 하나씩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젠장!”염구준이 갑자기 타겟을 바꿀 줄 몰랐던 루카는 급히 막아섰지만 한 칼에 밀려났고 이어진 두 번째 공격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강자들의 승부는 한 수, 한 수가 치명상이라 조금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았다. 자칫하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베르는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하고 이를 악물며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삼절진을 쓰자!”두 형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베르 뒤로 이동한 뒤, 손을 그의 등에 얹었다.이 필살기에 승패가

  • 군신의 귀환   제2492화

    베르 세 사람을 포함해 이 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조차 염구준이 쓰는 게 무슨 전술인줄 몰라 어리둥절해졌다.방어를 완전히 포기하고 정면으로 달려드는 행위는 자살이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건방지긴!”“내가 막을 테니 너희는 죽을 힘을 다해 공격해!”이에 베르의 일그러진 얼굴에는 약간의 기쁨이 섞였다. 그는 달려오는 염구준을 보며 포효하듯이 명령을 내렸다. 해저에서의 전투 경험에 의하면, 그는 자신이 특별히 제작한 대형 방패로 염구준의 공격을 최소 서른 번은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쾅!그러나 시작에 불과한 염구준의 첫 공격에 베르는 몇 걸음이나 밀려났고, 방패엔 반 치 정도 깊이의 칼자국이 선명히 새겨졌다.이 방패는 염구준의 공격을 막기 위해 베르가 특별히 주문 제작한 거라 다른 것보다 더욱 단단하고 두꺼웠다.텅텅!루카와 슈카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동시에 염구준의 옆구리를 향해 칼을 박아넣었다.손목에 힘을 잔뜩 실은 터라 염구준의 호체진기를 가뿐히 뚫었지만 몸에는 옅은 상처밖에 내지 못했다.아무리 힘을 더 실어도, 더 깊숙이 찌를 수가 없었다.“육체의 극한까지 도달했다고?”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은 일제히 감탄을 내뱉었다.두 명의 최강 반보천인의 공격을 오직 맨몸으로 버텼다는 것부터 염구준의 육체가 이미 극한까지 도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쾅! 쾅!염구준은 루카 형제의 공격을 거의 무시한 채, 계속해서 베르에게 맹공을 퍼부었다.공격이 계속 되면서 방패에는 칼자국이 점점 더 많아졌고, 베르도 연달아 밀려났다. 이 엄청난 충격력에 그의 손바닥은 결국 찢어져 버렸고, 상처에서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공격 안 해? 밥 안 먹었어?”베르는 체내의 기혈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며 방패를 들고 소리쳤다.그제야 그는 그가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 했음을 깨달았다.‘방패가 30번의 공격을 버틴다고 해도 내가 버티지 못해.’염구준의 몸이 반보천인의 극한에 다다른 이후, 방어력 뿐만 아니라 힘도 강해져서 전보다 공격이

  • 군신의 귀환   제2491화

    모두가 향유고래의 위를 보고 눈이 커졌다.기뻐하는 사람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었다.사람과 고래가 마음을 합쳐 수많은 고난을 뚫고 마침내 위험천만한 해저 심연에서 빠져나온 거다.그 과정의 험난함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노신기는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는 듯,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 “염 선생님, 돌아가시지 않으셨군요?”말을 내뱉은 후, 그도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말을 마친 후라 뭐라고 바꿀 수도 없었다. “어... 네, 살아있긴 합니다.”염구준은 대수롭지 않게 답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냈다.솔직히, 좀 웃긴 질문이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완전히 멀쩡한 염구준을 본 베르는 숨이 턱 막혔다.“염구준, 너...”깊고 깊은 바다 밑에서 화산 폭발과 함께 대지진이 일어난 상황에, 잠수 장비도 없다는 건 그냥 죽음을 의미했다.하지만 염구준은 그 위기 속에서 향유고래를 몰아 드라마처럼 살아 돌아왔다.베르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진정해, 나이도 있는데 괜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와서 그 자리에서 죽으면 곤란하잖아.”염구준은 베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로 열받아서 죽어버리길 바라는 눈치였다.서로 죽이려 드는 사이끼리 예의는 사치일 뿐이었다.“흥! 바다 밑에선 겨우 살아남았을지 몰라도, 여기선 끝이다.”“루카, 슈카! 저 녀석을 죽여라!”베르는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염구준을 가리켰다.휙휙.하지만 그 두 형제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빠르게 몸을 뒤로 빼며 보트를 밟고 전함 위로 훌쩍 올라가 버렸다.“부성주님, 저 녀석은 강하니 부성주님께서 직접 나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입에 발린 소리로 한껏 띄워주니 베르도 그들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셋이 하나를 상대하는 상황임에도 정작 그의 마음속엔 불안감만이 가득했다.염구준의 강함이, 그에게 공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베르를 향해 겨누었다.“이제 끝을 보자.”이제 거의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으니, 갚을 원한은 갚고, 끝낼 일은 끝낼 때였다.“

  • 군신의 귀환   제2490화

    비록 인수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베르 일행이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왔다.여러 가문을 합쳐서 겨우 20명이 살아서 돌아오고 나머지는 심해에서 전사했다.신비한 생물체가 공격하는 바람에 또 한 번 참담한 손해를 보았다.“빨리 출발해!”베르는 선박에 올라오자마자 부하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지금 그의 안색은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졌다.정예병들을 잃고 강력한 조력자 세라까지 잃었는데, 고작 가짜 옥패를 찾다가 죽을 뻔했다.“출발해. 바다 화산이 곧 폭발할 거야!”“우리도 스텔라성이 복수하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한다!”다른 가문에서도 각자 선박과 잠수함을 타고 먼 곳으로 향했다.바다 밑의 움직임이 너무 커서 그들도 휘말릴까 봐 너무 무서웠다.지금 해수면에 남은 사람은 노신기와 아타의 선박뿐이었다.그들은 염구준이 살아서 돌아오길 기다렸다.저런 인간들도 살아서 돌아오는데 대단한 실력을 가진 염구준은 무조건 살아서 돌아올 거라 굳게 믿었다.“문주님, 소용돌이가 나타났어요.”선박에서 누군가 소리를 쳤다.“소용돌이?”모두의 시선이 그곳을 향했다.소용돌이가 점점 거세게 번지는데 이러다 선박 세 척까지 삼켜버릴 것 같았다.또 위기가 닥치자 그들은 안절부절하지 못했다.“아타 장로님, 저기…!”노신기가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뒷말을 흘렸다.솔직히 그도 염구준이 살아서 돌아오길 기다리고 싶지만 이러다가 백 명의 부하들이 전부 죽을까 봐 걱정되었다.“일단 철수하고 소용돌이가 사라지면 보트로 찾으러 오죠.”아타도 급속하게 퍼지는 소용돌이를 보고 일단 명령을 내렸다.해수면이 올라오면서 작은 섬들을 완전히 삼키고, 멀지 않은 곳에서 소용돌이가 미친듯이 주변을 삼켜 버리기에 이러다 정말 전멸할 것 같았다.노신기가 베르에게 다가가 나지막하게 물었다.“염 선생님은 어떻게 되었습니까?”“하하하, 당연히 내가 죽였지!”베르는 바다에 쩌렁쩌렁 울리도록 웃으면서 빌어먹을 허영심 때문에 또 허풍을 떨었다.당시 현장은 난장판이라 제대로 본 사람은 얼마되지 않

  • 군신의 귀환   제2489화

    밖에서 보면, 절벽이 곧 무너질 것처럼 거세게 흔들렸다.게다가 바닥에서 진흙과 모래가 일면서 시야까지 가려, 앞에 무엇이 있는지 어느 방향인지 알아보기조차 힘들었다.“하하하, 염구준이 동굴에 묻혔으면 틀림없이 죽었을 거야.”이미 추동 장치로 수십 미터 올라간 베르가 유난히 신나게 웃고 있었다.염구준이 이곳에서 뼈가 부서지고 연기처럼 사라지길 바랬다.촤아아!그런데 기뻐한 지 10초도 되지 않아, 한 그림자가 혼탁한 바닷물을 뚫고 나타난 것이었다.염구준이 아니면 누구일까?“흥, 추동 장치도 없는데 수천 미터나 되는 심해에서 어떻게 올라오나 보자.”베르는 화가 나서 씩씩거리더니 더는 염구준을 상관하지 않고 위로 올라갔다.동굴 밖으로 나온 염구준은 마치 지옥에 온 것 같았다.검붉은 암장이 소용돌이치고 모래벌레들이 꿈틀거리며 사방을 헤엄치고 대왕 오징어도 균열을 뚫고 심연으로 빠져나왔다.이곳의 기괴한 생물체들도 도망치느라 인간을 봐도 공격하지 않았다.염구준은 동굴 밖에 나와서도 바다의 화산이 폭발하는 위기에 처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지금 잠수 장비와 추동 장치는 없고 산소통만 남는데 몇 숨만 쉬면 바닥날 것 같았다.갑작스러운 변고로 아래로 흡수하는 암류가 사라져서 올라가기 쉬웠지만 그래도 시간이 한참이나 필요했다.어쩌면 해수면으로 올라가기 전에 암장에 삼키거나 익사해 죽을 것 같았다.‘방법이 있어.’문뜩 좋은 방법이 생각난 그는 빠른 속도로 심해 모래벌레의 둥지로 향했다.그곳에 죽은 무술인들의 잠수 장비를 찾아볼 생각이었다.슈우웅!얼마 가지 못하고 지면이 점점 격렬하게 움직이며 대량의 암장이 사방으로 흘러나왔다.바다의 화산이 제대로 폭발한 것이다.분화점에서 가장 가까운 모래벌레 둥지는 순식간에 암장이 덮쳐버렸다.“뭐야. 나랑 해보자는 거야?”왠지 모든 불리한 요소들이 전부 염구준을 향하는 것 같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심해에서 알 수 없는 에너지에 의해 놀아나다가 죽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방금 전에 심해 눈물의 덕

  • 군신의 귀환   제2488화

    신비한 생물체는 춤을 추듯 물속을 떠다니더니 공의 명령을 받았는지 우르르 몰려서 베르 일행을 공격했다.“공격을 멈추지 마세요!”두통이 밀려온 베르는 명령을 내리고 곧장 동굴로 도망쳤다.일부 무술인들도 그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각자 도망치기에 바빴다.생물의 정체와 아직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기에 일단 도망치는 것이었다.“살려줘요!”간신히 숨이 붙어 있는 세라는 베르가 도망치는 것을 보고 자신도 데려가길 바랐다.그런데 본인만 챙기느라 누구도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다.일단 한 걸음만 뒤처져도 바로 죽기 때문에 누구를 도울 여력이 없었다.“아악!”운이 나쁜 무술인들은 대량의 생물체에 공격당해 비명을 지르다 백골이 되어버렸다.그리고 몸에 한두 마리씩 들어간 무술인들은 경련을 일으키다 바로 기절했다.기괴한 생물체는 공격력은 약하지만 일단 몸에 닿으면 방어할 틈도 없이 살해했다.곧 도망친 사람들은 살아남고 늦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전부 죽어버렸다.지금 심해에 염구준이 혼자 남았으니, 반투명한 생물체들이 모두 그에게 쏠렸다.“조금만 더!”염구준은 천천히 흐르는 심해의 눈물을 초조하게 바라보면서 여러 번이나 검기를 휘둘러 생물체를 제거했다.아무리 극한 반보천인이라고 해도 이름도 모르는 생물과 억지로 맞서고 싶지 않았다.그러다가 감당하지 못하면 백골이 되는 것은 한순간이니까.슈슈슝!신비한 생물체가 죽는 족족 살아 있는 생물체들이 계속 헤엄치며 다가왔다.염구준이 검을 휘둘러 죽일 때마다 더 많은 생물들이 나타나는 것 같았다.마치 그의 피와 살을 모조리 먹어 치울 기세였다.그래도 염구준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자신을 보호했다.그때 일부 생물체는 그가 방심한 틈을 타서 몸으로 스며들었다.“이것들이 정말 끈질기네.”염구준은 체내의 불 원소의 힘으로 몸 겉면에 황금색 화염을 형성했다.심해에서 불 원소의 힘은 압박을 받아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생물체를 제거하는 데는 효과가 있었다.치지직!그에게 접근한 생물체는 엄청

  • 군신의 귀환   제2487화

    베르는 동시에 방어한다면 염구준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하나씩 파괴되는 것을 보고 괴성을 질렀다.“아아아악!”염구준의 검은 여전히 날카롭게 베르의 방어벽까지 쉽게 깨 부셨다.갑자기 대량의 에너지를 사용했더니 구자검이 전처럼 날카롭게 움직이지 않았다.“반격!”이때다 싶어 베르는 다섯 명과 함께 기운을 끌어올려 반격에 나섰다.쿵!맹렬한 공격으로 쌍방은 각자 뒤로 물러서고 그 충격으로 수중에 회오리바람을 만들어 동굴이 심하게 흔들렸다.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미처 방어벽으로 막지 못해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잠수 장비가 깨지고 심해의 수압에 경련을 일으키다 익사했다.그 장면을 본 일부 무술인들은 괜히 끼어들다 죽을까 봐 한참 뒤로 물러섰다.돌기둥에 돌아온 염구준은 아직도 심해의 눈물이 흐르는 것을 발견했다.이렇게 귀한 물건을 낭비할 수 없어, 다른 사람의 산소통을 빼앗아 검으로 자르고는 거기에 담기 시작했다.심해의 눈물이 워낙 밀도가 강해서 산소통의 물이 알아서 흘러나왔다.그때 전체 동굴이 심하게 흔들리더니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아아악!”또 갑작스럽게 닥친 변고에 다들 주변을 경계했다.베르의 표정은 가관이었다.눈앞의 강적도 죽이지 못했는데 또 알 수 없는 위험이 닥쳐서 미치고 팔짝 뛸 것만 같았다.“불꽃으로 비춰!”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몇몇 불꽃이 위를 비추었다.대부분 부하들은 가방에 보물을 하나라도 더 쑤셔 넣으려고 전등이나 불꽃을 만드는 장비를 전부 던졌다.불꽃이 이동할 때마다 주변을 비추었는데 위험한 생물체는 보이지 않았다.대신 아무런 상처도 없는 죽은 시체가 모두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그것을 본 순간 불길한 느낌이 몸을 감싸는 것 같았다.적의 정체를 모르니 아무리 힘이 있어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응?”염구준도 수상한 기운을 느끼다 갑자기 누군가 숨통이 끊어지는 것을 감지했다.죽은 모습은 전에 보물을 찾으러 왔던 무술인들의 시체와 증상이 똑같았다.‘엄청난 생명이 움직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