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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Author: 목련청
“다른 남자 앞에선 그렇게 해맑게 웃더니 나 앞에선 꼭 죽을 상이더라. 대체 너 내 아내 맞아? 아니면 저 인간 마누라야?”

배서준은 참다못해 남설아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잡고 소리쳤다.

강연찬은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 그의 손을 확 내치며 말렸다.

“설아한테서 손 떼요. 그쪽이 무슨 자격으로 여기서 이런 말을 해요?”

“우린 법적으로 부부예요!”

배서준은 또다시 혼인신고를 내세워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려 했다.

하지만 이 병실 안에서 그 말은 그저 우스꽝스러운 농담에 불과했다.

남설아는 그 뻔뻔한 얼굴을 보며 입을 열었다.

“서준 씨, 우리 이혼해요.”

“그래. 그렇게까지 나랑 이혼하고 싶은 게 결국 저 자식 때문이지? 대학교 때부터 쟤 좋아했지? 더러운 년, 싸가지 없는 년!”

배서준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남설아를 노려봤다.

그는 최근 시간 동안 두 사람의 과거를 샅샅이 뒤졌고 대학 시절부터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감정이 오갔다는 것까지 전부 알고 있었다.

이제 두 사람만 같이 있는 걸 보기만 해도 머리 꼭대기가 다 녹아버리는 기분이었다.

그 질투와 분노가 이글거리던 순간, 남설아는 그 모습을 보다 못해 갑자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맞아요. 우리 지금 만나요. 그게 어때서요? 당신이랑 나, 이미 부부라는 건 껍데기일 뿐이잖아요. 나은이는 죽었고 당신은 날 사랑하지도 않잖아요. 우리가 굳이 붙어있을 이유가 뭐가 있어요?”

그 말에 배서준의 얼굴은 더더욱 시커멓게 굳었다.

“또 애야? 또 그깟 애 얘기야? 겨우 여자애 하나 때문에 그렇게까지...”

“쾅!”

강연찬은 더는 참지 못하고 그대로 주먹을 날렸다.

그 주먹이 정확히 배서준의 얼굴을 강타했다.

배서준은 잠깐 멍하니 있더니 곧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강연찬을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그대로 달려들며 병실 안에서 두 사람은 격하게 뒤엉켰다.

“배서준, 난 네가 그저 남편이랑 아빠로서 자격이 없는 줄 알았어. 근데 아니야. 넌 사람으로서도 실격이야!”

“그냥 죽어버려!”

강연찬은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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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249화

    강연찬은 조심스럽게 남설아를 부축해 병실로 돌아왔다.깨질듯한 소중한 보물 다루듯 움직임 하나하나마다 조심스러웠다.이불을 잘 덮어준 뒤 그녀는 머리맡 조명의 밝기를 다시 조절했다.희미한 노란 불빛이 남설아의 창백한 얼굴에 스며들자 그녀는 더욱 연약하고 가냘퍼 보였다.“너는... 참 고집이 세.”강연찬은 부드럽게 말하며 타박했지만 그 안에는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배서준 같은 쓰레기한테 왜 그렇게 신경을 써? 전혀 그럴 가치 없어.”남설아는 애써 웃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어두웠다.“선배, 나 괜찮아. 걱정하지 마.”괜찮다고 말하면서도 꽉 쥐어진 주먹과 떨리는 어깨가 그녀의 거짓말을 대신 증명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보며 강연찬의 마음은 더욱 아려왔다.겉으론 조용하고 평온해 보여도 그녀 마음속엔 끝없이 소용돌이치는 고통이 있다는 걸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배나은에 대한 진실들, 그 하나하나가 날 선 칼처럼 그녀 가슴에 꽂혀 있었다.그 고통은 결코 말로 다 할 수 없었다.“설아야, 네 마음 아픈 거 다 알아.”강연찬은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하지만 기억해. 넌 혼자가 아니야. 내가 있어.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 거야. 널 지지하고 너 대신 반드시 정의를 바로 세울 거야.”그의 낮고 따뜻한 목소리는 마치 마법처럼, 남설아의 불안하고 뒤엉킨 마음을 서서히 진정시켜주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의 깊은 눈을 바라봤다.그 안에는 걱정과 다정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선배...”남설아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고마워.”“바보야, 우리 사이에 뭘 그런 말을 해.”강연찬은 그녀의 코끝을 장난스럽게 톡 건드리며 웃었다.“우린 그런 사이 아니었어?”잠시 말을 멈추던 그는 이윽고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설아야, 사실 나... 나 너 좋아했어. 대학 때부터.”“지금 네 마음속엔 나은이밖에 없고 복수밖에 없는 거 알아. 그래도 난 기다릴게. 네가 모든 걸 내려놓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때까지.

  • 굿바이 쓰레기   제250화

    “대표님, 걱정 마세요. 이미 전부 다 준비해뒀어요. 일이 끝나면 남 대표님이 준 돈 가지고 조용히 사라질게요. 다시는 안 돌아올 겁니다.”남설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잘 되길 바라요.”자료를 건네받은 남설아는 가장 먼저 강연찬에게 연락했다.그리고 USB를 직접 전해주며 자신이 준비한 개선안을 함께 설명했다.“선배, 이게 배건 그룹 자료야. 내가 자세히 분석해봤는데 겉보기엔 완벽해 보이지만 실제론 문제투성이야. 특히 원가 관리랑 사후 유지 쪽은 완전히 구멍이 뚫려 있어. 말 그대로 밑 빠진 독이야.”강연찬은 USB를 받아들며 그녀의 분석을 진지하게 들었다.듣는 내내 놀람과 감탄이 이어졌다.이 짧은 시간 안에 배건 그룹의 계획서를 이 정도로 파악하고 거기다 실질적인 개선안까지 만들어낸 남설아의 능력에 그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설아야, 정말 대단하다!”강연찬은 진심으로 감탄했다.“이런 문제들은 나도 전혀 몰랐어. 네가 짚어주지 않았으면 큰코다칠 뻔했어.”“과찬이야.”남설아는 겸손하게 웃었다.“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을 뿐이야. 지금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어.”“맞아!”강연찬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이 자료에 네가 제시한 개선안까지 더해지면 우리 쪽이 무조건 이겨. 배서준을 반드시 이길 수 있어!”그 뒤로 강연찬은 팀을 이끌고 밤낮없이 일에 매달렸다.남설아의 조언을 바탕으로 기존 제안을 전면적으로 보완하고 최적화해 최대한 완성도 높은 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한편, 배서준 쪽에서도 남설아와 강연찬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걸 감지했다.질투와 분노가 동시에 폭발하며 그는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그는 송우민에 대한 조사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였다.“다 뒤져! 송우민이라는 놈, 뿌리까지 다 파헤쳐! 그리고 남설아랑 어떤 관계인지도 전부 알아 와!”배서준은 책상을 쾅 내리치며 천기준에게 소리쳤다.“감히 내 눈을 속이고 딴 남자랑 엮이다니... 내가 절대 그냥

  • 굿바이 쓰레기   제251화

    서유라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도현아, 그날 널 이렇게 만든 사람이 누군지 기억하지?”“당연히 기억하지.” 서도현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송우민 그 개자식,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리고 남설아.” 서유라가 덧붙였다.“그 여자만 아니었으면 송우민도 너한테 손대지 않았을 거야.”“누나, 나한테 뭘 하라는 거야?”서도현이 서유라를 바라보며 물었다.“내가 말해주는 대로 해.”서유라가 서도현의 귀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낮은 목소리로 몇 마디를 속삭였다.서도현은 말을 들은 뒤 표정이 확 변했다.“누나, 이건... 이게 진짜 될까?”“걱정하지 마. 다 내가 책임질게.”서유라는 서도현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내 말대로만 하면 남설아는 반드시 망가질 거야.”서도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누나 말대로 할게.”서유라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병실을 나서며 송우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우민 씨? 저 서유라예요.”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송우민의 목소리는 차가웠다.“무슨 일이야?”“그쪽이랑 한번 만나서 협력에 관해 얘기하고 싶어요.”서유라가 말했다.“협력? 우리 사이에 무슨 협력이 더 필요하지?” 송우민이 비웃듯 말했다.“필요하죠.”서유라가 담담하게 말했다.“그쪽이 어떻게든 배서준을 끌어내리고 싶어 한다는 거 알아요. 그리고 난 그걸 도와줄 수 있어요.”“오? 그래?”송우민이 흥미가 생긴 듯 말했다.“그럼 어떤 협력인지 말해봐.”“전화로는 힘들어요. 직접 얘기해요.”서유라는 덧붙였다.“내일 오전 10시에 블루스 카페에서 봐요.”전화를 끊은 후, 서유라는 입꼬리를 천천히 올리고 싸늘하게 웃었다.그녀는 송우민이 반드시 나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는 배서준을 쓰러뜨릴 기회를 너무나도 갈망하고 있었고 자신은 그에게 가장 알맞은 미끼였다.다음 날 오전, 서유라는 약속한 시각에 맞춰 블루스 카페에 도착했다.그녀는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조용히

  • 굿바이 쓰레기   제252화

    “다신 나한테 연락하지 마. 난 너 같은 인간이랑 협력할 생각 없어. 넌 남설아 발끝만큼도 못 해.”그 말을 남긴 채 송우민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카페를 나갔다.그의 거절에 서유라는 뺨을 세게 맞은 듯한 충격을 느꼈다.그녀가 공들여 준비한 협력 제안은 그가 보기에 하찮기 그지없었고 심지어 과거의 더러운 짓거리들보다도 더 부질없는 것으로 취급되었다.분노와 수치심이 독사처럼 서유라의 마음을 쥐어짰다.“송우민, 넌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야.”서유라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날 거절했다고 날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꿈도 꾸지 마!”서유라가 벌떡 일어나자 의자가 거칠게 밀려나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하지만 서유라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그대로 카페를 떠났다.그녀는 한 사설 탐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남설아랑 송우민 둘의 관계를 전부 조사해. 언제부터 얽혔는지, 어떻게 엮였는지, 그리고 둘의 약점, 더러운 비밀까지도 다 알아봐.”전화를 끊은 후, 서유라의 얼굴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져 있었다. 이제 더는 우아함도 체면도 필요 없었다.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 복수였다. 남설아, 송우민, 그리고 그녀를 불편하게 만든 모든 인간에게 모두 복수할 것이다.한편, 배서준 역시 서유라와 송우민의 만남 소식을 들었다. 그는 핸드폰에 담긴 사진을 바라보았다.사진 속, 서유라는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카페를 나서고 있었다. 그는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이 여자가 또 무슨 짓을 꾸미는 거지?’그는 서유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남설아와 관련된 일이라면 절대 가만히 있을 여자가 아니었다.“남설아를 계속 주시해.”배서준은 천기준에게 전화를 걸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특히 송우민이랑 엮이는 부분은 하나도 놓치지 말고.”“네, 대표님.”천기준은 곧장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한숨을 내쉬었다.대표님이 요즘 이상하다. 남설아가 이혼을 언급한 후로 점점 더 날카롭고 이해할 수 없는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그 시각 병실에 있

  • 굿바이 쓰레기   제253화

    다음 날, 송우민은 계획대로 병원에 나타났다.그의 손엔 화려한 장미꽃다발이 들려 있었고 얼굴에는 여유롭고 장난기 어린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마치 사랑에 푹 빠진 남자처럼 보였다.남설아는 환자복을 입은 채 병상에 누워 있었다.창백한 얼굴이 기운도 없어 보였고 누가 봐도 안쓰러움을 자아내는 모습이었다.송우민이 들어오는 걸 본 남설아는 금세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마치 구세주를 본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민아, 드디어 왔네.”남설아의 목소리에는 반가움과 기대가 가득했다.“너무 보고 싶었어. 나 요 며칠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송우민은 병상 앞으로 다가와 장미꽃을 그녀에게 건넸다.그리고는 몸을 숙여 그녀의 이마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나도 보고 싶었어, 자기야.”이 장면은 병원 근처 어딘가에서 지켜보던 배서준과 서유라에게 고스란히 목격됐다.배서준의 얼굴은 순식간에 싸늘하게 굳었고 주먹은 딱딱하게 쥔 채 떨리고 있었다.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남설아가 정말 송우민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고 게다가 그의 코앞에서 이런 짓을 저지를 줄은 몰랐다.서유라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역시 남설아 그 여자는 믿을 게 못 된다는 직감이 틀리지 않았다.드디어 제대로 된 약점을 잡은 것이다.“서준아, 봤지?”서유라는 배서준의 감정을 부추겼다.“내가 뭐랬어? 그 여자 절대 믿을 수 없는 인간이야. 남편 있는 여자가 딴 놈이랑 바람이나 피우고. 정말 뻔뻔하지 않아?”배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병실 안의 두 사람을 죽일 듯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눈빛은 말 당장이라도 사람을 찔러 죽일 듯했다.“서준아, 이대로 두면 안 돼.”서유라는 계속 불을 지폈다.“우리가 당한 만큼 돌려줘야 해.”“알아.”배서준은 이를 악문 채 대답했다.“내 손으로 반드시 후회하게 해줄 거야.”그는 그 말을 끝으로 병원을 떠났다. 송우민을 찾아갈 것이다. 자기 여자를 건드린 대가가 어떤 것인지 똑똑히 알려줄 것이다.그리고 곧장 송우민의

  • 굿바이 쓰레기   제254화

    “너...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배서준은 애써 침착한 척하며 말했다.“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모르겠다고?”송우민은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배서준, 네가 저지른 일들이 그렇게 완벽하게 숨겨졌다고 생각했나?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내가 너의 그 더러운 짓들 다 알고 있다는 거 이제는 좀 알아둬. 그러니까 나한테 더 이상 시비 걸 생각하지 마. 안 그러면 그 모든 진실을 세상에 까발릴 거야. 너를 완전히 끝장내버릴 거라고.”배서준의 몸이 서서히 떨리기 시작했다.그는 송우민을 바라보며 눈빛은 점점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겉보기엔 가볍고 유쾌한 놈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무서운 사람일 줄은 몰랐다.“너... 너 지금 뭐 하자는 거야?”배서준의 목소리가 작게 떨려왔다.“간단해.”송우민이 말했다.“남설아한테서 떨어져. 그 여자는 네가 건드릴 수 있는 여자가 아니야.”그 말을 들은 배서준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너도 마찬가지야. 내가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언제든지 덤벼.”송우민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무심히 말했다.“하지만 그 전에 네가 어떻게든 살아남을 궁리부터 하는 게 좋을 거야.”배서준은 송우민을 매섭게 노려보더니 말없이 자리를 떠났다.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송우민은 입꼬리를 살짝 올려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그는 배서준이 절대 믿을 수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자신이 남설아에게 다가간 것도 순전히 감정 때문만은 아니었다.하나는 배서준에게 철저한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고 또 하나는 남설아를 지키기 위해서였다.배서준은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기어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남설아를 끌어내리려 할 것이다.그래서 그는 먼저 움직여야 했다.그 시각, 강연찬 또한 송우민과 배서준 사이의 갈등 소식을 듣게 되었다.그는 남설아가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는 걸 직감했다. 더 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는 남설아를 찾아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 굿바이 쓰레기   제255화

    입찰회 전날 저녁, 남설아의 병실 안엔 은은한 소독약 냄새가 감돌았고 창밖에서는 도심의 소란스러운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강연찬은 침대 옆 의자에 앉아서 한 손에 서류를 들고 있었다.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듯 보였다.남설아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있었고 아직 창백한 얼굴이었지만 눈빛만은 맑고 단단했다.“설아야, 이게 최종안이야. 다시 한번 봐줘. 수정할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줘.”강연찬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남설아는 서류를 받아 꼼꼼히 넘겨보았다.“오빠, 이거 이미 몇 번 검토했어. 문제없어.”남설아는 서류를 덮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번 입찰, 우리가 이길 가능성은 얼마나 돼?”“백 퍼센트야.”강연찬은 단호하게 말했다.“기술적인 면이든, 사업성에서든, 우리 제안은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해. 특히 네가 제안한 개선안들은 완전히 신의 한 수였어.”남설아는 미소를 지었다.“그건 다 배서준의 천 비서님 덕분이야. 배건 그룹 내부 자료를 입수하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거야.”입찰회 당일, 회의장은 무거운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다.각 기업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모두 진지한 얼굴로 자리를 지켰다.그들의 눈빛에는 기대와 불안이 뒤섞여 있었다.남설아와 강연찬은 나란히 서 있었다.단정한 정장을 갖춰 입은 두 사람은 자신감과 노련함이 동시에 느껴졌다.“설아야, 준비됐지?”강연찬이 조용히 물었다.“응.”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완벽히 준비됐어.”“좋아. 그럼 시작하자.”강연찬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먼저 무대 위로 올라갔다.남설아의 발표는 조리 있고 명확했으며 그녀의 전문성과 프로젝트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그녀는 자신들의 제안을 세세히 설명했고 배건 그룹 제안서의 여러 문제점을 명확하고 근거 있게 짚어냈다.심사위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고 그녀의 발표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하지만 그때 서도현이 계획된 행동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남설아를 비난하기

  • 굿바이 쓰레기   제256화

    “왜요, 서도현 씨? 증거 공개하는 게 겁나시나요?”남설아는 한 걸음 더 다가가며 날카롭게 말했다.“아니면 그 이른바 증거라는 게 애초에 조작된 거라서 그런가요?”“그... 그게 무슨 말이에요?”서도현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외쳤다.“내가 무슨 증거를 조작했다는 거예요? 이 자료는 확실한 증거예요. 남설아 씨가 표절한 게 분명하다고요.”“그렇다면 서도현 씨.”남설아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카리스마가 넘쳤다.“그 자료를 여기 있는 모든 분께 공개해주세요.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다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니 진짜와 가짜쯤은 충분히 판단하실 수 있을 거예요.”서도현은 잠시 망설였다.그도 알고 있었다. 그 증거라는 문서는 정밀하게 검토하면 금세 허점이 드러날 허술한 자료였다.하지만 그렇다고 내놓지 않으면 오히려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 되고 만다.그때 강연찬이 자리에서 일어나 남설아에게 서류 한 장을 건넸다.“남 대표님, 제가 입수한 자료입니다. 아마도 서도현 씨의 ‘증거’가 조작된 것임을 입증해줄 수 있을 겁니다.”남설아는 그 서류를 받아들고 빠르게 훑어본 뒤, 고개를 들고 서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서도현 씨, 이제 더 하실 말씀이 있는가요?”서도현은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그는 이제 끝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애초에 그가 들고 온 증거라는 문서는 서유라가 시켜서 조작한 가짜였다.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 입찰 현장에서 남설아를 몰락시키는 것이었다.하지만 그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하나 있었다. 천기준이 뒤에서 몰래 증거를 수집하고 있었고 그걸 강연찬에게 넘겨준 것이다.결국 모든 음모는 낱낱이 드러나게 되었다.“나... 나는...”서도현은 말을 더듬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서도현 씨.”남설아의 목소리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증거를 조작하고 타인을 모함하다니. 그런 비열한 행동이 부끄럽지도 않나요?”“됐습니다. 더 이상 말하지 마세요.”남설아는 그의 말을 잘랐다.“여기 계신 모

Pinakabagong kabanata

  • 굿바이 쓰레기   제308화

    차 안으로 돌아온 서유라는 여전히 드레스를 고른 기쁨에 들떠 있었다.“서준아, 우리 이번 파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커플이 되지 않을까?”그녀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그럴 거야.”배서준이 대답했지만, 말투에는 영혼이 없었다.“다행이네.”서유라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서준아, 네가 이렇게 같이 와줘서 정말 좋아.”그녀는 배서준의 어깨에 기대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배서준은 말없이 그녀의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계속 남설아의 모습이 떠올랐고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파티 당일,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행사장은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고 분위기 또한 고급스럽고 활기찼다.남설아와 강연찬이 모습을 드러내자 주변에서 작은 술렁임이 일었다.남설아는 연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단정하면서도 기품 있는 자태를 뽐냈고 강연찬은 깔끔한 검은색 정장을 입고 여유롭고 세련된 분위기를 풍겼다.두 사람은 함께 서 있는 것만으로도 시선을 끌었고 자연스럽게 주목받는 존재가 되었다.“남 대표님, 강 대표님, 파티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서 회장 부부가 반갑게 맞이했다.“서 회장님, 사모님, 축하드립니다.”남설아가 미소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남 대표님께서 참석해 주시다니 저희가 정말 영광이에요.”서 회장의 부인인 차혜미가 남설아의 손을 잡으며 따뜻하게 말했다.“별말씀을요, 사모님.”남설아가 정중하게 답했다.“이분이 바로 강 대표님이시죠?”서기찬이 강연찬을 바라보며 물었다.“네, 서 회장님.”남설아가 소개했다.“저의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좋은 친구인 강연찬 대표님이에요.”“강 대표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서기찬이 손을 내밀었다.“반갑습니다, 서 회장님.”강연찬은 예의를 갖춰 악수했다.“두 분 안으로 들어가시죠. 자리를 미리 준비해두었어요.”서기찬이 손짓했다.“감사합니다.”남설아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세 사람은 함께 연회장 안으로 들어갔다.조금 떨어진 곳에 배서준과 서유라도 행사장

  • 굿바이 쓰레기   제307화

    배서준은 서유라가 들뜬 모습으로 웃고 있는 걸 보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괜히 불편하고 답답했다.그는 말없이 남성복 코너로 가서 대충 눈에 들어오는 정장을 집어 들었다.“손님, 정말 안목이 좋으시네요. 이건 저희 매장에서 가장 최근에 들어온 신상이에요. 이탈리아산 원단으로 수제 재단된 제품이라 고객님 체형에 정말 잘 어울리실 거예요.”점원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배서준은 아무 말 없이 검은색 정장을 들고 탈의실로 들어갔다.정장을 갈아입고 거울을 바라본 그는 문득 거울 속 자기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저 사람이 정말 내가 맞아?’한때 야망으로 가득하고 세상을 거머쥘 듯 당당했던 배서준은 이제는 서유라의 기대와 기준에 맞춰 움직이는 꼭두각시처럼 보였다.“서준아, 다 입었어?”서유라가 탈의실 밖에서 재촉했다.“응.”배서준은 문을 열고 나왔다.“와, 서준아, 너 이 정장 입으니까 진짜 멋있다.”서유라는 마치 영화 속 배우를 보는 듯 눈에 감탄이 가득했다.“진짜 영화배우 같아.”배서준은 가볍게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유라가 이런 말들을 듣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지만 지금은 그런 말을 할 기분이 아니었다.“이걸로 할게.”배서준은 피곤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때, 매장 입구 쪽에서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남설아와 강연찬이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눈이 마주친 순간, 공기가 얼어붙는 듯했다.배서준의 시선은 남설아에게 고정되었고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남설아는 연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단정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다.드레스는 그녀의 몸매를 자연스럽게 살려주었고 살짝 올려 묶은 머리 사이로 드러난 목선과 쇄골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그녀는 마치 한 송이 활짝 핀 제비꽃 같았다. 요란하지 않지만, 눈에 띄는 아름다움이었다.배서준의 가슴이 순간 쿵 하고 내려앉았다.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예전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다.그녀의 당당함과 여유는 서유라가 따라올 수 없는 것이었다.“강 대표님과 설아 씨도 드레스 고르러

  • 굿바이 쓰레기   제306화

    “그날 같이 가자.”“응.”강연찬은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배서준 역시 서 회장 부부가 주최하는 파티의 초대장을 받았다.그는 원래 서유라와 함께 참석해 둘의 관계와 입지를 보여줄 생각이었다.“유라야, 서 회장 부부가 비즈니스 파티를 연대. 우리 둘 다 초대했어.”배서준은 초대장을 들고 서유라에게 말했다.“같이 갈래?”“당연히 가야지.”서유라는 웃으며 말했다.“이런 기회에 좋은 인맥도 많이 만들 수 있잖아.”“그래.”배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같이 가자.”“응.”서유라가 고개를 끄덕였다.“서준아. 넌 정말 다정해.”서유라는 배서준의 품에 기대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배서준은 남설아도 그 파티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속에 복잡한 감정이 피어올랐다.“뭐? 남설아도 간다고?”배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네, 대표님.”천기준이 답했다.“서 회장 부부가 남 대표님도 초대했답니다.”배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표정이 어두워졌다.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남설아가 강연찬과 함께 파티에 나타나는 모습을 상상하자 괜히 기분이 불편해졌다.“서준아, 무슨 일 있어?”서유라는 그의 이상한 기색을 눈치채고 물었다.“아니야.”배서준은 고개를 저었다.“그냥, 남설아가 올 줄은 몰랐어.”“오면 어때.”서유라가 말했다.“우리가 남설아를 무서워할 이유는 없잖아.”“무서워서 그런 게 아니야.”배서준이 대답했다.“그냥...”그는 어떻게 얘기했으면 좋을지 몰랐다. 그저 가슴이 무척 답답했다.“됐어, 너무 신경 쓰지 마.”서유라가 달래듯 말했다.“우리 둘이 함께 가서 보여주자. 우리가 얼마나 잘 지내고 있는지.”“그래, 그게 좋겠다.”배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유라야, 네가 있어서 정말 든든해.”서유라는 배서준과 함께 파티에 참석하겠다고 먼저 제안했다.“서준아, 이런 자리에는 내가 같이 가야지.”그녀는 부드럽게 말하며 따뜻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네 연인이니까 함께 이겨내야 할 책임이 있어.

  • 굿바이 쓰레기   제305화

    배서준이 회사로 돌아왔을 때, 그를 반긴 것은 직원들의 열렬한 환영이 아니라 책상 위에 산처럼 쌓인 서류들과 불안으로 가득 찬 얼굴들이었다.그는 자신이 자리를 비운 동안 회사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내가 없는 동안 내가 지시한 대로 진행됐어?”배서준이 천기준에게 물었다.“네, 대표님.”천기준은 서둘러 대답했다.“지시에 따라 주가 일부는 안정시켰고 마케팅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하지만 뭐?”배서준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하지만 남 대표님 쪽의 공세가 너무 강해서... 우리가 제대로 대응을 못 하고 있습니다.”천기준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배서준은 말없이 책상 앞으로가 높게 쌓인 서류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뭔가를 하지 않으면 배건 그룹은 정말로 무너질 수도 있다는 불안이 그를 짓눌렀다.“각 부서의 팀장들에게 10분 후에 회의실로 모이라고 전해.”배서준이 말했다.“네, 대표님.”천기준은 얼른 대답하고는 회의 소집을 위해 나갔다.배서준은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지금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어떻게든 회사를 다시 일으켜야 했다.10분 후, 회의실은 이미 각 부서의 팀장들로 가득 차 있었다.배서준은 회의실 중앙에 앉아 익숙한 얼굴들을 바라보며 복잡한 심경을 숨겼다.그 순간, 서유라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스쳤다.“서준아, 나는 널 믿어. 넌 반드시 배건 그룹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 거야.”“고마워, 유라야.”배서준은 서유라와의 대화를 떠올리고 있었다.“네가 곁에 있어 줘서 난 두렵지 않아.”한편, 남설아의 회사는 강연찬과 송우민의 지원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그녀의 기업은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었고 그에 따라 많은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 인정받으며 여러 초청도 받게 되었다.이날, 남설아는 서 회장 부부가 주최하는 상류층 비즈니스 파티 초대장을 받았다.서 회장 부부는 재계의 거물로, 남설아의 회사와도 협력 관계에

  • 굿바이 쓰레기   제304화

    “그럼 됐어.”서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누나, 나한테 시킬 일 있으면 뭐든 말해.”“응.”서유라가 말했다.“당분간은 여기 남아서 나 잘 챙기고 배서준도 잘 감시해. 남설아랑 접촉 못 하게 해야 해.”“알겠어. 걱정하지 마.”서도현은 단호하게 말했다.한편, 배서준은 회사로 복귀하자마자 긴급회의를 소집했다.“여러분, 최근 우리 회사의 상황은 매우 심각합니다.”회의실 중간 자리에 앉은 배서준은 굳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우리는 지금 즉시 대응책을 세워서 상황을 돌려놔야 합니다.”“배 대표님, 계획이 있으신가요?”한 주주가 물었다.“이미 여러 가지 대응 방안을 준비해 두었습니다.”배서준이 말했다.“첫째, 주가를 안정시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둘째, 마케팅을 강화해서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을 되찾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내부 정비를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이겠습니다.”“말씀은 좋은데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실행하실 건가요?”또 다른 주주가 질문했다.“제가 직접 나서서 추진하겠습니다.”배서준이 단호하게 말했다.“최대한 빨리 세부 계획을 수립해서 여러분께 공유하고 논의하겠습니다.”“저희는 배 대표님을 믿을 것입니다.”한 주주가 말했다.“하지만 이전 행동들로 인해 실망한 것도 사실입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맞습니다, 배 대표님.”또 다른 주주도 덧붙였다.“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회사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합니다.”“여러분, 제가 실망하게 한 점은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배서준은 진지하게 말했다.“하지만 저를 다시 한번 믿어 주십시오. 반드시 배건 그룹을 이 위기에서 구해내겠습니다.”“기대합니다.”한 주주가 말했다.“대표님, 잘 지켜보겠습니다.”회의가 끝난 후, 배서준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왔다.그는 통유리창 앞에 서서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에 잠겼다.잠시 후, 그는 휴대폰을 꺼내 서유라에게 전화를 걸었다.“유라야, 괜찮아? 나 회사 도착했

  • 굿바이 쓰레기   제303화

    서유라는 분노에 차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을 바닥에 내던졌다. 태블릿의 화면이 산산조각이 났다.정교하게 화장한 얼굴이 일그러졌고 눈빛에는 분노와 공포가 뒤섞여 있었다.그녀는 서도현에게 먼저 나가보라고 한 뒤, 혼자 남아 배서준을 상대하기로 했다.혼자 방에 남은 서유라는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했다.그녀는 창가로 다가가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남설아, 너무 자만하지 마. 내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며칠 뒤, 서유라는 대의를 위해 배서준에게 회사를 돌아가라고 설득했다.“서준아, 이제 돌아가.”서유라는 침대에 누운 채 창백한 얼굴로 힘없이 말했다.“회사가 더 중요해. 언제까지 내 곁에만 있을 수는 없잖아.”“하지만 네 몸 상태가...”배서준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난 괜찮아.”서유라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정말이야.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어.”“아니야, 네 곁에 있어야 마음이 놓여.”배서준이 고집을 부렸다.“서준아, 내 말 좀 들어봐.”서유라는 그의 손을 꼭 잡았다.“네가 날 걱정해주는 마음은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지금 회사 상황이 너무 안 좋아. 당신이 여기에 계속 있는 건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야.”“그래도...”“돌아가.”서유라는 그의 말을 끊었다.“지금은 너만이 배건 그룹을 지킬 수 있어.”“유라야...”배서준은 감동한 듯 서유라를 바라보았다.“넌 정말 사려 깊은 사람이야.”“나는 네 여자니까 당연히 너를 위해 생각해야지.”서유라는 다정하게 말했다.“어서 돌아가. 내가 걱정하지 않게 해줘.”“그래.”배서준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회사 일은 내가 책임질게. 넌 꼭 건강 잘 챙겨야 해.”“응, 걱정하지 마.”서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너도 무리하지 말고 몸조심해.”“그래.”배서준은 그녀의 이마에 다정하게 입을 맞췄다.“회사 일이 마무리되면 다시 올게.”“응, 기다릴게.”서유라는 잠시 오묘한 웃음을 지었다.배서준은 서유라를 데리고 함께 회사로

  • 굿바이 쓰레기   제302화

    그는 줄곧 자신과 남설아는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 생각해왔지만 지금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강연찬이 회복되자 모두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특히 남설아는 그동안 불안했던 마음을 비로소 내려놓을 수 있었다.한편, 멀리 리조트에 머무르고 있던 서유라는 무척 불안하고 초조했다.서도현은 자신이 보낸 사람들이 전부 체포되어 한 명도 빠짐없이 구속되었다는 정보를 이미 입수했다. 남설아가 다치지 않은 것도 모자라 다친 사람마저 회복되었으니 그동안 벌인 모든 일이 헛수고가 되고 만 것이다.“뭐라고? 강연찬이 회복했다고?”서유라의 목소리는 고막을 찢을 듯 날카로웠다.“그 사람들이 엄청 대단하다고 하지 않았어? 어떻게 여자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남설아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여자잖아. 그런데도 그 여자 하나 못 건드려서 이 지경이 된 거야? 돈을 그렇게 많이 받고는 뭐 하겠다는 거야? 적은 돈이 아니었잖아.”서도현은 배서준의 감시를 피해 몰래 리조트 안으로 숨어들어와 서유라와 만났다.그의 얼굴엔 짜증이 가득했고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누나, 나도 최선을 다했어. 그놈들이 이런 일 하나도 제대로 못 할 만큼 이렇게 쓸모없을 줄은 누가 알았겠어. 그래도 다행인 건 그놈들이 입이 무지하게 무겁다는 거야. 지금껏 한마디도 안 했어. 나도 계속 지켜볼 거니까 우리한테 불똥이 튀게 두진 않을 거야.”“쓸모없는 놈들! 전부 다 쓸모없어!”서유라는 온몸을 떨며 분노했다. 그녀는 탁자 위에 놓인 찻잔을 집어 들어 바닥에 힘껏 내던졌다.“이제 어떡해? 강연찬이 회복됐다고? 혹시 이 일을 남설아한테 말하면 어쩌려고? 남설아가 알게 되면, 나는...”“누나, 진정해봐.”서도현은 급히 달래며 말했다.“강연찬이 회복됐다고 해도 우리가 한 짓이라는 증거는 없어. 게다가 그 킬러들은 내가 따로 구한 사람들이라서 우리랑 직접적인 연결 고리는 없어.”“그래도...”서유라는 여전히 불안했다.“남설아 그 여자는 워낙 교묘해서 무슨 단서라도 찾아내게 되면 우리는 순식간에

  • 굿바이 쓰레기   제301화

    “알겠어.” 송우민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너희가 그렇게 말한다면 따를게.”“우민아, 고마워.” 남설아가 말했다.“네가 얼마나 복수를 원하고 있는지 알아. 하지만 우리는 냉정해야 해. 감정에 휘둘리면 안 돼.”“응, 알아.” 송우민이 고개를 끄덕였다.“너희 계획에 최선을 다해 도울게.”“좋아.”남설아가 미소 지었다.“우린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야.”세 사람은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더 논의한 후, 각자 맡은 일을 하기 위해 흩어졌다.연회가 끝난 후, 남설아는 사무실로 돌아와 밀린 서류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그때 강연찬이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들고 들어왔다.“설아야, 우유 좀 마시고 일찍 쉬어.”강연찬이 우유를 건네며 말했다.“요즘 너무 무리하고 있어. 몸을 챙겨야지.”“응, 고마워, 오빠.”남설아가 우유를 받아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오빠도 일찍 쉬어.”“난 안 피곤해.” 강연찬이 말했다.“너 일 마칠 때까지 같이 있어 줄게.”“괜찮아, 오빠. 몸도 아직 완벽히 회복된 건 아니잖아. 푹 쉬는 게 좋아.”남설아가 말했다.“이 서류들은 나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어.”“그래도 옆에 있어 줄게.”강연찬이 말했다.“너도 너무 늦지 않게 마무리하고 쉬어.”“응, 알겠어.”강연찬이 나간 뒤에도 남설아는 계속해서 일을 처리했다.그녀는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다. 더 강해져야만 배서준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나은이를 위해 복수할 수 있었다.깊은 밤이 되어서야 남설아는 마침내 모든 서류를 정리했다.그녀는 기지개를 켜면서 창가로 가서 불빛이 번쩍이는 도시를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나은아, 보고 있어?”남설아는 혼잣말처럼 속삭였다.“엄마가 반드시 복수할 거야. 기다려줘.”다음 날, 남설아는 이른 아침부터 회사에 출근했다.그녀는 회사의 핵심 팀을 소집해 다음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여러분, 우리 그동안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남설아가 말했다.“배건 그룹은 지금 위기에 처해 있지만

  • 굿바이 쓰레기   제300화

    “선배...”남설아는 강연찬을 바라보며 가슴 깊이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꼈다.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송우민은 두 사람 사이의 다정한 분위기에 묘한 감정이 밀려왔다.기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마음 한편이 허전했다.연회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던 중, 남설아가 잔을 들어 모두와 함께 축하의 건배를 하려는 찰나 강연찬이 재빨리 손을 내밀어 그녀를 막았다.“설아야, 요즘 너무 무리했잖아. 술은 좀 줄여.”강연찬의 목소리엔 진심 어린 걱정이 담겨 있었다.남설아는 그의 따뜻한 눈빛을 마주하며 마음이 포근해졌다.하여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고 대신 주스를 들었다.“알겠어. 선배 말 들을게.”남설아는 웃으며 말했다.그 광경을 본 송우민은 잔을 들고 조용히 다가왔다.“남설아, 내가 한 잔 올릴게.”송우민은 잔을 들며 말했다.“이번 성공, 정말 축하해.”남설아는 주스를 들고 잔을 맞댔다.“고마워, 우민아.”남설아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네 도움이 없었으면 이렇게 빠르게 결과를 얻진 못했을 거야.”“우린 친구잖아. 서로 도와야지.”송우민은 웃으며 말했다.“근데 정말 대단하다. 네가 이렇게 멋진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우민아, 너무 띄우지 마.”남설아는 조금 쑥스러워하며 웃었다.“운이 좋았을 뿐이야.”“그건 아니지.”송우민은 단호히 말했다.“너의 실력, 결단력, 배짱, 모두 내가 본 사람들 중 최고야.”“그 얘기는 그만하고...”남설아는 말을 돌리며 미소 지었다.“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보자.”“좋아.”송우민이 고개를 끄덕였다.“남설아, 내 생각엔 지금이 기회야. 우리가 배건 그룹을 한 방에 무너뜨리고 배서준한테 확실하게 복수해야 해!”그의 눈빛에는 분노와 집념이 가득했다.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배서준을 단죄하고 싶은 듯했다.그러나 강연찬은 조용히 눈살을 찌푸렸다.“난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왜?”송우민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지금 배건 그룹은 거의 끝장난 상태잖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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