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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Author: 목련청
무대 위에서 빛나는 남설아를 바라보자 강연찬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자랑스러움이 밀려 올랐다.

그때 언제 다가왔는지 송우민이 그의 옆에 서 있었다.

강연찬의 시선을 따라가던 송우민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뭘 그렇게 뚫어지게 보고 있어?”

그리고 무대 위의 남설아를 보며 장난스럽게 덧붙였다.

“아,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람 보고 있었구나.”

강연찬은 조금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설아가 이렇게 큰 성과를 이뤄내다니... 당연히 기쁘지.”

“기쁘다고? 그건 사랑하면서 말 못 하는 사람 눈빛이야.”

송우민은 그를 놀리듯 말했다.

“눈에서 막 꿀 떨어지던데? 사람 녹아버리겠더라.”

이어 그는 일부러 모르는 척 계속 떠보았다.

“둘이 그렇게 붙어 다니는데 아직 아무 진전도 없어? 설마 아직도 아무 말도 안 한 거냐?”

강연찬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에 지어진 미소는 말보다 많은 것을 드러냈다.

그 표정을 보고도 눈치를 못 챌 사람은 없었다.

송우민은 살짝 아쉬운 듯한 눈빛을 보이며 웃었다.

“뭐, 그래도 하나 말해두자. 설아 곁에 붙으려는 놈들 많아. 진짜 정신 바짝 차려야 돼. 나중에 뺏기고 후회하지 말고.”

강연찬은 그 말에 대꾸하지 않고 다만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병원.

윤화진은 천천히 눈을 떴다.

눈앞에는 서유라가 병상 옆에 앉아 있었고 그녀는 다정한 눈빛으로 배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준이 너 이제야 깼네.”

서유라는 기쁜 얼굴로 말했다.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

“난 괜찮아.”

배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

“엄마는?”

“아주머니는... 아직 주무시고 계셔.”

서유라는 조심스레 말했다.

“의사 선생님 말씀이 아주머니는 자극을 피하고 안정을 취하셔야 한대.”

“그래.”

배서준은 짧게 대답하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윤화진은 짙은 불편함이 밀려왔다.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목이 막힌 듯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입가까지 올라온 말이 다시 가라앉아 버렸다.

“아주머니, 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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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402화

    순간 남설아는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다.설마 송우민이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그녀는 짙은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송우민을 마주하며 조용히 말했다.“고마워. 넌 내 가장 좋은 친구이자 내가 가장 믿는 파트너야. 우리 사이는 앞으로도 영원히 친구로 남을 거고.”순간 눈빛에 실망의 빛이 스쳤지만 송우민은 이내 곧 감정을 감추고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걱정 마, 남설아. 부담 주려고 이런 말한 거 아니야. 앞으로도 널 응원하고 지켜줄 거야.”“우민아...”남설아가 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송우민이 먼저 말을 끊었다.“됐어, 이제 그만 얘기하자.”송우민이 말했다.“나 먼저 가볼게. 기억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넌 혼자가 아니야.”말을 마치고 그는 조용히 사무실을 떠났다.그리고 남설아는 그 자리에 홀로 남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병원.눈을 뜬 윤화진은 낯선 병실의 천장을 바라보며 눈썹을 찌푸렸다.익숙했던 병실이 아니었다.“여긴 어디지? 내가 왜 여기 있어?”윤화진이 불쾌한 얼굴로 물었다.“아주머니, 깨어나셨네요.”문 앞에서 서유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몸은 좀 어떠세요? 불편한 데는 없으신가요?”윤화진은 그녀의 얼굴을 보자마자 불쾌감이 치밀었다.입가에 비치는 그 가식적인 미소가 더더욱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내가 여긴 왜 왔는지 묻고 있잖니? 여기가 어딘데?”윤화진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아참, 서준이는 어디 있어? 그 애한테 당장 오라고 해!”“아주머니,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서유라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의사 선생님께서 그러셨거든요. 지금은 안정을 취하셔야 한다고요. 그래서 서준이가 조용한 1인실로 옮겨드린 거예요. 휴식에 더 좋다고 하셔서...”“1인실?”윤화진은 비웃음을 터뜨렸다.“조용히 쉬라고? 아니, 너희들 좋은 시간 보내는데 내가 방해될까 봐 그랬겠지!”더는 서유라의 말이 듣기 싫어졌다.“나가!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 너 같은 건 보기 싫어!”“아주머니,

  • 굿바이 쓰레기   제401화

    천기준은 이사회 움직임을 몰래 주시하며 이미 마음속에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이번에야말로 배서준은 제대로 무너졌고 이사회의 그 늙은 여우들은 그를 쉽게 용서하지 않을 것이었다.한편 남설아의 사업은 날로 번창하고 있었고 그녀의 이름은 이미 업계에서 전설처럼 회자되기 시작했다.유명 대기업들은 그녀에게 잇따라 손을 내밀며 협업을 제안해왔다.“남 대표님, 이건 저희 회사의 협업 제안서입니다. 한번 검토해 보시죠.”한 회사 대표가 서류를 건네며 말했다.“저희는 정말 진심입니다. 꼭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남 대표님, 저희 쪽 조건이 더 매력적일 겁니다. 다시 한번 고려해 보시죠.”또 다른 회사 대표가 나섰다.“남 대표님...”남설아는 여러 기업 대표들에게 둘러싸여 정신없이 응대하고 있었지만 마음 한편은 기뻤다.드디어 자신과 자신의 회사가 제대로 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기 때문이다.그 시각, 송우민은 홀로 바에 앉아 술을 마시며 지난날을 떠올리고 있었다.남설아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순간들이 하나둘씩 떠오르자 마음속에 진한 감정이 차올랐다.처음 그녀와 손을 잡을 때는 분명 계산적인 목적이 있었지만 이제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송우민은 술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남설아와의 관계는 이제 돌이킬 수 없었고 그저 그녀가 행복하길 바랄 뿐이었다.“남설아, 행복하길 바라.”송우민은 작게 중얼거렸다.“누구를 선택하든 난 항상 널 응원할 거야.”한편 배서준은 치료를 시작하며 점점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었다.약을 제때 챙겨 먹고 정기적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평범한 일상을 회복하려 애쓰고 있었다.“배 대표님, 요즘 상태가 훨씬 좋아지셨어요.”정신과 의사가 말했다.“감정 기복도 많이 줄었고요. 좋은 신호입니다.”“감사합니다, 선생님.”배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네, 꼭 그렇게 해 주세요. 꾸준히 치료받으시면 반드시 회복할 수 있어요.”

  • 굿바이 쓰레기   제400화

    무대 위에서 빛나는 남설아를 바라보자 강연찬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자랑스러움이 밀려 올랐다.그때 언제 다가왔는지 송우민이 그의 옆에 서 있었다.강연찬의 시선을 따라가던 송우민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뭘 그렇게 뚫어지게 보고 있어?”그리고 무대 위의 남설아를 보며 장난스럽게 덧붙였다.“아,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람 보고 있었구나.”강연찬은 조금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설아가 이렇게 큰 성과를 이뤄내다니... 당연히 기쁘지.”“기쁘다고? 그건 사랑하면서 말 못 하는 사람 눈빛이야.”송우민은 그를 놀리듯 말했다.“눈에서 막 꿀 떨어지던데? 사람 녹아버리겠더라.”이어 그는 일부러 모르는 척 계속 떠보았다.“둘이 그렇게 붙어 다니는데 아직 아무 진전도 없어? 설마 아직도 아무 말도 안 한 거냐?”강연찬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에 지어진 미소는 말보다 많은 것을 드러냈다.그 표정을 보고도 눈치를 못 챌 사람은 없었다.송우민은 살짝 아쉬운 듯한 눈빛을 보이며 웃었다.“뭐, 그래도 하나 말해두자. 설아 곁에 붙으려는 놈들 많아. 진짜 정신 바짝 차려야 돼. 나중에 뺏기고 후회하지 말고.”강연찬은 그 말에 대꾸하지 않고 다만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말했다.병원.윤화진은 천천히 눈을 떴다.눈앞에는 서유라가 병상 옆에 앉아 있었고 그녀는 다정한 눈빛으로 배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서준이 너 이제야 깼네.”서유라는 기쁜 얼굴로 말했다.“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난 괜찮아.”배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엄마는?”“아주머니는... 아직 주무시고 계셔.”서유라는 조심스레 말했다.“의사 선생님 말씀이 아주머니는 자극을 피하고 안정을 취하셔야 한대.”“그래.”배서준은 짧게 대답하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윤화진은 짙은 불편함이 밀려왔다.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목이 막힌 듯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입가까지 올라온 말이 다시 가라앉아 버렸다.“아주머니, 깨어

  • 굿바이 쓰레기   제399화

    “엄마!”배서준의 목소리엔 여전히 분노가 묻어 있었지만 이내 걱정으로 가득 찼다.그가 조심스럽게 윤화진을 부축해 소파에 앉히려 했지만 윤화진은 맥없이 축 늘어진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엄마! 엄마, 정신 좀 차려봐요!”다급히 윤화진의 몸을 흔들며 부르는 배서준의 목소리엔 공포와 절박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서유라도 이 충격적인 장면에 얼어붙었다가 급히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을 꺼내 구급차를 불렀다.곧이어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구급차가 도착했고 배서준과 서유라는 급히 윤화진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병원에 도착한 후 검사를 받은 윤화진은 과도한 감정 자극으로 인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실신한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당분간 안정을 취하며 입원해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설명에 배서준은 그제야 조금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그러나 여전히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서유라는 옆에서 정성스럽게 그를 돌보았다.따뜻한 물을 건네고 말을 아껴가며 살뜰히 챙기는 모습은 더없이 다정했다.“서준아... 이렇게 쓰러질 정도면 아주머니가 정말 많이 흥분하셨던 거잖아.”서유라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의사 선생님도 말씀하셨잖아.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서 생긴 일이라고... 그러니까 너도... 이사회 말처럼 병원 한번 가보는 건 어때?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서 그런 거일 수도 있으니까...”그녀는 배서준의 표정을 살피며 아주 부드러운 말투로 덧붙였다.“난 그냥... 네가 걱정돼서 그래. 요즘 너 정말 너무 힘들어 보였거든. 눈빛도 말투도 다 달라졌어.”배서준은 말없이 병실 안을 바라보았다.침대 위에 누워 있는 윤화진, 그리고 며칠 전 이사회에서 자신에게 내린 결정이 떠올랐다.그는 요즘 자신이 얼마나 예민해지고 피로에 쌓여 있었는지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회의 중 비서 이름조차 헷갈려 부를 정도였으니 말이다.‘정말... 병원에 가보는 게 나을지도 몰라.’“그래... 네 말대로 할게.”배서준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엄마 상태가 좀

  • 굿바이 쓰레기   제398화

    윤화진은 결국 완전히 이성을 잃고 말았다.입에 담기 힘든 말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말들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서유라의 마음을 마구 베어댔다.서유라는 더욱 눈물을 쏟아내며 온몸을 심하게 떨기 시작했다.절망 끝에 몰린 사람처럼 갑자기 날카롭게 소리를 지르며 그녀는 윤화진을 세게 밀쳤다.“저 아니에요! 저 불륜 아니에요! 서준이 마음이 바뀐 건 제 잘못 아니에요!”예상치 못한 서유라의 반응에 윤화진은 중심을 잃고 한 발 비틀거리며 넘어질 뻔했다.그 순간, 그녀는 더욱 격분했고 이성을 잃은 채 손을 번쩍 들었다.“이 싸가지 없는 계집애가 감히 날 밀어? 아주 그냥 오늘 너를...”그 손이 서유라의 뺨을 향해 휘둘러지려는 찰나 별장의 문이 갑작스레 거칠게 열렸다.배서준이 눈에 불을 켠 채로 안으로 들이닥쳤다.그는 순간적으로 눈앞의 광경을 파악했다.손을 치켜든 어머니, 얼굴을 감싸 안은 채 울고 있는 서유라, 그 모습에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분노가 치밀었다.“엄마!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그는 소리를 지르며 다가와 윤화진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챘다.목소리는 분노와 실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무슨 말이든 말로 하세요! 왜 사람을 때리려 드세요?”그는 서유라를 뒤로 보내 감싸며 눈을 번뜩이며 어머니를 노려보았다.윤화진은 아들의 고함에 얼어붙은 듯 멍한 눈으로 배서준을 바라보았다.“서준이 너 지금... 이 여자 편을 들며 나한테 소리 지르는 거니?”그녀는 목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네 엄마야... 근데 너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배서준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분노를 억누르려 애썼지만 목소리엔 여전히 냉기가 서려 있었다.“엄마가 너무하신 거예요. 여기까지 와서 유라를 모욕하고 손까지 드시다니... 유라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요.”그는 고개를 돌려 서유라를 바라보며 목소리를 부드럽게 낮췄다.“유라야,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어?”서유라는 그의 품 안에서 고개를 저으며 힘없이 말했다.“난 괜찮아... 서준아, 아주머니

  • 굿바이 쓰레기   제397화

    윤화진은 분이 풀리지 않아 먼저 배서준을 찾아가 이야기하기로 결심했다.남설아는 그래도 한때 배서준의 아내였고 부부의 정이라는 게 있는데 그렇게까지 사랑했던 사람이었으니 분명 다시 마음을 돌리게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윤화진은 노기를 머금은 채로 배서준의 별장으로 들이닥쳤다.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배서준은 보이지 않았고 그녀의 싸늘한 시선은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서유라에게로 곧장 향했다.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던 서유라를 바라보는 윤화진의 눈빛은 마치 얼음으로 된 칼날처럼 날카로웠다.“서준이 어딨어? 당장 나와서 나랑 얘기 좀 하라고 해!”윤화진의 목소리는 날카롭고 단호했다. 마치 이 집의 주인은 자신이며 서유라는 그저 무단 침입한 불청객에 불과하다는 듯한 기세였다.서유라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약간 놀란 듯하면서도 나약하고 순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아주머니, 서준이는 회사에 갔어요. 그런데... 갑자기 어쩐 일이세요?”그녀의 목소리는 나직하고 떨리고 있었으며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연약한 백합처럼 안쓰럽게 느껴졌다.“왜 왔냐고?”윤화진은 코웃음을 치며 서유라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눈빛에는 혐오와 경멸이 가득 담겨 있었다.“내가 안 오면 네가 또 뭘 몰래 꾸미고 있었을지 어떻게 알아? 그리고 이 꼴은 뭐야? 대체 누구 보라고 이런 꼴을 하고 있는 거야? 겉으론 순진한 척 속은 요망한 것 같으니!”그러자 서유라의 눈가가 즉시 붉어졌다.크게 상처받은 듯했지만 꾹 참고 눈물은 흘리지 않으려 애썼다.“아주머니, 전 그런 의도가 아니에요... 그냥 이 옷이 편해서 입은 거예요.”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손으로 치맛자락을 꽉 움켜쥐었다.당황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습이었다.사실 서유라가 입은 건 단순한 홈웨어였다.하지만 지금 윤화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는 상태라 무엇이든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편해서 입었다고?”윤화진의 목소리는 더 날카로워졌다.“그래, 너야 편하겠지. 그런데 서준이는? 우리 배씨

  • 굿바이 쓰레기   제396화

    남설아는 거절하지 않았다. 눈을 감고 강연찬의 입맞춤에 응답했다.두 사람의 입술은 서로에게 꼭 닿아 마치 서로의 영혼까지도 하나로 녹여내려는 듯했다.그 키스는 애틋하고도 깊었으며 진심 어린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둘은 시간도, 주변도 모두 잊고 그 달콤한 순간에만 온전히 빠져들었다.화승 그룹의 프로젝트는 남설아와 강연찬의 공동 노력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됐다.남설아의 이름은 다시금 재계의 중심에 올랐고 언론에서는 앞다퉈 그녀의 성공을 보도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녀의 명성은 이전보다 더 높이 올라섰다.한편, 배서준은 사무실에서 남설아 관련 뉴스 영상만 반복해서 틀고 있었다.화면 속 자신감 넘치는 남설아의 미소를 바라보며 배서준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그때 서유라가 조용히 다가와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물었다.“뭘 계속 멍하니 있어. 요즘 무슨 일 있어?”배서준은 아무 말 없이 컴퓨터를 꺼버리고 조용히 서유라를 더 꼭 안았다.서유라는 배서준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고 마음속으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남설아는 여전히 배서준 마음속 깊이 박혀 있는 가시였다.하여 그녀는 결심했다. 이 가시를 어떻게든 뽑아내야 한다고.다음 날 아침, 서도현이 일찍부터 배서준의 별장으로 찾아왔다.“누나, 요즘 서준 형이랑 잘 지내? 남설아가 요즘 잘나간다며?”“흥, 그 잘난 것도 얼마 못 갈 거야.”서유라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내가 그렇게 놔둘 리 없잖아.”“계획이라도 있어? 내가 도와줄까?”서도현이 물었다.“네가?”서유라는 지난 일들을 떠올리며 서도현을 힐끗 쳐다봤다.“도움은 됐고 제발 사고나 치지 마.”“누나 나 너무 무시하는 거 아냐?”서도현은 억울한 듯 말했다.“나 별 재주는 없어도 남설아 같은 여잔 상대할 수 있어.”“그래?”서유라가 물었다.“그럼 어떤 수가 있는데?”“그건 말이지...”서도현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때 되면 알려줄게.”한편 배씨 가문의 본가.윤화진은 홀로 거실에 앉아 오래된 사진들을 뒤

  • 굿바이 쓰레기   제395화

    두 사람은 서로 마주 앉은 채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성의 밤은 부드럽고 고요했다.마치 얇은 비단처럼 도시 전체를 감싸 안은 듯 이야기로 가득한 이 도시엔 고즈넉한 운치가 흐르고 있었다.남설아와 강연찬은 나란히 고성의 골목길을 걸었다.두 사람 모두 말없이 이 도시만의 고유한 정취를 느끼고 있었다.그러다 그들은 인적이 드문 작은 나루터에 닿았다.잔잔한 강물엔 고성의 불빛이 고요하게 비쳐 흔들리고 있었고 그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강연찬은 걸음을 멈추고 남설아를 바라보았다.부드러운 눈빛엔 깊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설아야, 하고 싶은 말이 있어.”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그 안에 깃든 떨림은 쉽게 감추어지지 않았다.남설아는 고개를 들고 강연찬의 눈을 바라보았다.그 깊고 따뜻한 시선 속에서 묘한 감정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대답 대신 응답했다.“설아야... 미안해. 갑자기 이런 말 하는 게 무례할 수도 있지만... 더는 기다릴 수가 없어서.”강연찬은 깊게 숨을 들이쉰 후, 오랜 시간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말을 꺼냈다.“대학교 때부터였어. 널 처음 봤을 때부터... 항상 지켜보고 있었어. 네가 웃을 때, 눈을 돌릴 때, 그 모든 순간이 내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어.”남설아는 놀란 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이내 그의 진심 어린 눈빛에 마음이 녹아들 듯 따뜻해졌다.“네가 아프고 힘들어했던 시간들 다 보고 있었어. 그게 얼마나 마음 아팠는지 몰라.”강연찬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이젠 내가 곁에 있고 싶어. 널 지켜주고 싶어. 다신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게.”눈가가 살짝 젖어 들더니 남설아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지금 너한텐 복수가 전부란 걸 알아. 너를 힘들게 한 사람들에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그 마음, 나도 이해해.”강연찬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네 선택을 존중하고 끝까지 도울 거야. 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나는 항상 네 편이

  • 굿바이 쓰레기   제394화

    천기준은 배서준의 완강한 태도를 보며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이쯤 되면 아무리 말을 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회사에 가서 소리를 질러봤지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무반응뿐. 결국 배서준은 다시 별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서준아, 다녀왔어?”문 여는 소리에 서유라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그녀는 순식간에 걱정스러우면서도 다정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어떻게 됐어? 이사회에선 뭐래?”배서준은 아무 말 없이 거실로 걸어가 소파에 앉아 조용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서유라도 조심스레 그의 곁으로 다가가 살며시 안기며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그 시각, 고성에서는 남설아와 강연찬이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강연찬은 고성의 야경이 담긴 엽서 한 장을 집어 들어 남설아에게 건넸다.“예쁘다.”남설아는 엽서를 바라보며 말했다.“몇 장 사서 친구들한테 보내자.”강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몇 장을 골랐다.“설아야, 누구한테 보내고 싶어?”“우민이한테, 그리고... 우리 비서님한테도.”남설아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늘 곁에서 응원해 주고 도와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그래.”강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또 한 장의 빈 엽서를 들었다.“그럼 이건 누구한테 쓸래?”남설아는 그 엽서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잠시 머뭇거린 뒤 입을 열었다.“이건... 선배한테 쓰고 싶어.”“나한테?”강연찬은 조금 놀란 듯 되물었다.그러자 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펜을 들어 조심스럽게 엽서에 마음을 담기 시작했다.그리고 엽서를 다 쓴 뒤, 강연찬에게 건넸다.“선배, 이건 선배가 직접 보내줘.”“그래.”강연찬은 조심스레 엽서를 받아 들고 소중히 주머니에 넣었다.저녁 무렵, 두 사람은 숙소로 돌아와 함께 식사를 했다.객잔 1층 창가에 자리를 잡자 남설아의 아름다움에 이목이 쏠렸다.지나가던 사람들이 연신 그녀를 쳐다보며 핸드폰을 꺼내 번호라도 받아볼까 고민하는 눈치였다.하지만 그녀 곁에 있는 강연찬을 보자 모두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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