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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ผู้เขียน: 목련청
“나은아!”

남설아는 비명을 지르며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눈물이 멈출 수 없이 쏟아졌고 가슴이 뭔가에 꽉 막힌 듯 답답해져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그녀는 알았다.

나은이가 떠났다.

세상에 잠시 왔다가 이 세상을 보고 결국 실망한 채 하늘로 돌아갔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곳으로 돌아갔다.

“나은아,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남설아는 아이의 작은 몸을 꼭 끌어안았다.

차가워진 나은의 얼굴을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고 떨리는 입술로 수없이 입을 맞추며 사죄했다.

모든 게 자기 잘못이었다.

무리하게 배서준에게 매달린 것도 아이에게 이런 고통을 준 것도 모두 다 자신 때문이었다. 그런 자신이 나은의 엄마가 될 자격이 없었다.

나은이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을 추슬렀다. 직접 아이의 몸을 씻기고 나은이 가장 좋아하던 분홍색 공주 드레스로 갈아입혔다.

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내주고 싶었다.

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은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모두가 작은 천사 같던 나은을 정말 아꼈기에 이 갑작스러운 이별이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남설아는 더 이상 울지도 않았다.

눈물조차 말라버린 듯한 얼굴로 울고 있는 간호사들을 오히려 다독였다.

“그동안 나은이를 잘 돌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녀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설아 씨... 괜찮으신 거예요?”

간호사는 걱정스럽게 물었다. 어떤 엄마가 아이를 잃고도 이렇게 담담하게 웃을 수 있을까.

그 모습이 오히려 더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 후, 남설아는 남은 마지막 현금 400만 원으로 분홍색 유골함을 샀다. 나은이 가장 좋아했던 색이었다. 이게 그녀가 나은이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이었다.

그렇게 나은의 유골함을 품에 안고 그녀는 온기가 사라진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의 물건을 정리하고 모든 걸 정리한 뒤 조용히 이곳을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집 앞에서 예상치 못한 사람을 마주쳤다.

남설아의 인생을 불행으로 몰아넣은 모든 비극의 시작점인 사람이었다.

“여긴 왜 왔어요?”

그녀는 이를 악물고 그를 노려보며 가슴에 꼭 껴안은 작은 유골함을 지키듯 안았다.

“뭐? 이게 누구한테 말버릇이야? 난 네 외삼촌이라고!”

남도 일은 히죽 웃으며 다가왔지만, 남설아의 품에 든 유골함을 본 순간, 얼굴이 굳었다.

“이, 이게 뭐야?”

“나은이 죽었어요.”

그녀의 목소리엔 아무런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

마치 죽은 게 자기 딸이 아닌 그저 남의 일처럼 덤덤했다.

“뭐라고? 어떻게? 그 계집애도 참 한심하네. 뭐 그렇게 쉽게 죽어버려?”

남도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혀를 찼다.

아이의 죽음보다 그걸로 배서준에게서 얼마나 뜯어낼 수 있을지 계산하는 얼굴이었다.

“안 되지. 이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야! 내가 배서준한테 가서 제대로 따져줄게. 그 인간한테 돈이라도 받아내야지.”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들에 남설아는 싸늘하게 식어갔다.

“삼촌, 우리 엄마는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셨어요. 앞으로 제 앞에 다시 나타나지 마요. 우린 이제 아무런 관계도 아니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차갑고 흔들림 없었다.

“저는 이제 혼자예요. 곧 이혼도 할 거니까 앞으로 그 쪽한테 줄 돈도 없어요. 그러니까 제발 꺼져요.”

그녀의 눈빛엔 더는 어떤 기대도 남아있지 않았다.

가족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자신과 나은을 철저히 이용해왔다는 걸 이제야 완전히 깨달았다.

“뭐라고? 너 진짜 사람이냐? 내가 아니었으면 네가 배서준 침대에 올라타서 그 애나 낳을 수 있었겠어? 결국 네가 못난 거잖아. 이제 겨우 하나 남은 계집애도 죽었으니, 당연히 배서준이 너랑 이혼하겠지. 쓸데없는 놈, 설마 이혼하면서 한 푼도 못 챙기는 건 아니겠지?”

남도 일은 계속해서 험담을 퍼부었다. 그는 이미 밖에서 빚더미에 앉아 있었고 정말 한 푼도 못 받게 되면 자기 몸조차 지킬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꺼져!”

남설아는 끝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그녀는 이른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남도일에게 착취당해 왔다.

그렇지 않았다면, 배서준 앞에서 그토록 비굴하게 돈을 구걸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나은마저 떠났다.

그러나 나은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을 걱정했다는 걸 알기에 그녀의 마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좋아, 좋아. 천하의 배은망덕한 계집애, 두고 보자고!”

남도 일은 침을 뱉고 돌아섰다.

그런데 몇 걸음 가다 말고 다시 돌아와 비웃는 얼굴로 남설아를 내려다봤다.

“너 모르지? 어제 배서준이 서유라랑 기념일이라고 1억 2000만 원을 들여서 폭죽 터뜨렸대. 같은 여자인데 넌 진짜 한심하다, 안 그래?”

1억 2000만 원? 어제? 폭죽?

그 단어 하나하나가 남설아의 가슴을 난도질했다.

‘그래서였구나. 그래서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던 거구나.’

그는 딸이 위급했던 날, 아내가 절박하게 매달렸던 날, 다른 여자와 함께 폭죽 아래 서 있었다.

1억 2000만 원은 나은이의 수술비였다.

1억 2000만 원이면 나은이를 살릴 수 있었다.

그런데 나은이는 지금 조그맣고 차가운 유골함 안에 고요히 잠들어 있을 뿐이었다.

“나가! 남도일, 이 악마 같은 인간아, 당장 꺼져!”

남설아는 완전히 무너져 절규했다.

남도 일은 여전히 욕설을 내뱉었지만, 그녀가 미쳐버릴 듯 소리치는 걸 보곤 결국 뒤돌아 걸어갔다.

남설아는 품속의 유골함을 더욱 꽉 끌어안고 끝없이 울었다.

나은이를 작은 납골당에 안치할 때도 그녀는 한 발짝도 그곳을 떠날 수 없었다.

그렇게까지 아꼈던 딸이 이제 한 줌의 재가 되어 그저 차가운 벽 안에 갇혀 있다는 현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남설아가 전혀 연락해오지 않자 배서준은 이상함을 느꼈다.

그녀는 언제나 전화하고 돈을 요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혔었다.

이번에는 본인이 그녀의 계좌까지 정지시켰음에도 단 한 통의 전화조차 없었다.

그런 일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배서준은 그걸 생각할수록 마음이 불편해졌다.

불쾌함과 답답함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채로 계속 그를 짓눌렀다.

무심코 그는 며칠 전 나은이가 건넸던 낡은 일기장을 꺼내 들었다.

일기장 안에는 어린아이가 삐뚤빼뚤하게 쓴 글씨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배서준은 그걸 보고 작게 웃음을 흘렸다.

‘이 꼬맹이, 정말 귀엽네.’

일기장 속에는 가장 단순한 문장들로 아빠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아빠는 바쁘니까, 방해하면 안 돼.]

[나은이는 아빠가 제일 좋아, 엄마도 좋아.]

[아빠는... 나은이를 안 좋아하는 것 같아.]

그런 글자들 하나하나에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엄마가 자신에게 얼마나 헌신했는지 그녀가 가족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까지

모든 걸 작은 눈으로 보고 있었다.

그제야 배서준은 깨달았다.

적어도 아이의 눈에 비친 남설아는 그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그야말로 완벽한 엄마였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나은이 울면서 애원하던 마지막 날이 떠올랐다.

그 아이가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애처롭게 자신을 올려다봤던 순간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가슴 어딘가에서 묘한 불안감이 차올랐다.

“장 비서.”

배서준은 일기장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핑크색 인형들 좀 준비해.”

그는 더 이상 일기를 다 읽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저 지금 당장 나은을 만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그가 전화를 받자, 들려온 건 서유라의 절박한 비명이었다.

“서준아,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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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설아는 이제 눈앞의 이 남자를 한 번만 더 바라보는 것도 역겨웠다.더 이상 쳐다보는 것조차 배나은에 대한 모욕이었다.그녀는 배서준이 말없이 서 있는 틈을 타 곧바로 집으로 들어갔다.그리고 문을 있는 힘껏 닫아버렸다.쾅!닫힌 문이 덜컥거렸다.그 짧은 순간 남설아의 시선은 테이블 위로 향했다.거기에는 흑백사진 속, 환하게 웃고 있는 배나은의 얼굴이 놓여 있었다.그건 그녀가 5월 5일, 어린이날에 찍어준 사진이었다.그날 배나은은 유치원에서 공연을 했고 좋은 성적을 받아서 무척이나 기뻐했다.그래서 저렇게 활짝 웃었던 것이다.남설아는 일부러 그 사진을 골랐다.딸이 언제나 이렇게 환하게 웃으며 행복하길 바랐으니 말이다.“나은아.”남설아는 문을 등지고 주저앉았다.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지만 울음은 참아지지 않았다.눈물은 계속해서 흘러내렸다.“남설아, 네가 무슨 속셈을 꾸미든 상관없지만 나은이는 내 딸이야! 함부로 욕되게 하지 마!”“그리고 양육권? 장난하지 마. 네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두고 보자. 배건 그룹의 법무팀이 어떤 수준인지 너도 잘 알잖아?”문밖에서는 배서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히 이를 악물고 말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예전 같았으면 남설아는 이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빌었을 것이다.하지만 배나은도 이 세상에 없는 마당에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었다.양육권? 법정 공방?그 모든 게 허무할 뿐이었다.곧이어 수제 가죽 구두가 시멘트 바닥을 밟으며 멀어져 가는 발소리가 들려왔다.그 불협화음 같은 소리가 남설아의 신경을 긁었다.힘겹게 몸을 일으켰다.배나은이 떠난 후, 그녀는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했다.온 머릿속에는 오직 딸아이의 모습뿐이었다.비틀거리며 소파로 다가가 사진을 조심스럽게 손에 들었다.그러고는 부드럽고도 애틋하게 입을 맞췄다.“나은아, 엄마... 이제 여기서 떠날 거야.”“걱정하지 마. 너랑 한 약속 꼭 지킬게. 엄마 열심히 살 거야. 너를 위해서라도 꼭 그렇게 할 거야.”눈물방울이

  • 굿바이 쓰레기   제16화

    “뭐라고?”배서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며칠째 배나은을 보지 못했다. 지난번 남설아를 찾아갔을 때도 배나은은 보이지 않았다.그때 장례식장에서 걸려온 전화가 떠올랐다. 괜히 불안해졌다. 분명 남설아의 수작일 텐데도 가슴이 답답했다.“서준아, 너무 조급해하지 마. 설아 씨는 그저 너랑 잠시 감정싸움을 하는 거야. 설마 나은이를 해칠 리가 있겠어?”“근데 나은이를 어디에 데려갔을까? 설아 씨한테 다른 친척이라도 있어?”서유라가 한 걸음 다가와 배서준의 가슴을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럽게 위로했다.‘친척?’배서준의 머릿속에 남도일과 그가 버린 비행기 표가 떠올랐다.그 사람은 도박에 미친 사람이었다. 돈만 된다면 무슨 짓이든 할 인간 말이다.만약 수수가 그의 손에 들어갔다면 그건 정말 위험했다.“지금 당장 공항으로 간다.”배서준은 서유라를 밀쳐내고는 거침없이 밖으로 향했다.어찌 됐든 배나은은 배씨 성을 가진 아이, 배서준의 딸이다. 자기 핏줄이 남에게 짓밟히게 놔둘 수는 없었다.‘그래, 그거야.’공항으로 향하는 순간, 배서준은 이미 자기 자신에게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그 여자가 낳은 아이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자신의 혈통, 배씨 가문의 체면이었다.“서준아, 아파... 발을 삐었어.”서유라는 책상에 몸을 기댄 채 작게 신음 소리를 흘렸다.하지만 이번에 배서준은 돌아보지 않았다. 마치 들리지 않는 것처럼 그는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며 걸어 나갔다.처음이었다.배서준이 처음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서유라의 감정을 무시한 순간이 말이다.이전까지는 손가락 하나만 긁혀도 가슴 아파하며 안아 주고 한참을 달래 주던 사람이었다.그런데 지금은 아니었다.‘그 천한 여자가 낳은 천한 아이 때문에 날 밀쳐내고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은 채 떠나간다고?’서유라의 가슴속에 전례 없는 위기감이 스며들었다.어금니를 꽉 물고 그녀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갔다.옆에서 지켜보던 비서는 싸늘한 소름이 돋았지만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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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290화

    “말했잖아요, 전 그런 일 한 적 없다고요!”강연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지금 이건 명백한 조작이에요!”“강연찬 씨, 진정하세요.”형사가 말했다.“저희는 절차에 따라 조사 중입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전 제 변호사를 부르겠습니다.”강연찬은 단호하게 말했다.“변호사 도착 전까진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겠습니다.”강연찬의 강경한 태도에 경찰은 더 이상 묻지 못하고 그를 임시 유치장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그 시각, 남설아는 경찰서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어 불안감은 점점 커져갔다.혹시나 강연찬이 억울한 대우를 받고 있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대표님, 너무 걱정 마세요.”곁에 있던 천기준이 위로하듯 말했다.“강연찬 씨는 운도 따르는 분이잖아요. 분명 괜찮으실 겁니다.”“그랬으면 좋겠어요.”남설아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제발 큰 고통은 안 받았으면 좋겠어요.”그때, 송우민이 급히 걸어왔다.“남설아!”그가 말했다.“강연찬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찾았어.”“정말?! 너무 잘됐네!”남설아는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어디 있어? 얼른 보여줘!”송우민은 준비해온 서류를 그녀에게 건넸다.문서를 받은 남설아는 꼼꼼히 읽기 시작했다.“이건...!”남설아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이게 바로 선배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야!”“맞아.”송우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서류만 있으면 경찰에 정식으로 석방 요청할 수 있어.”“잘됐다!”남설아는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지금 바로 가자.”그렇게 두 사람은 그 증거를 들고 사건을 담당한 형사를 찾아갔다.“형사님, 이게 강연찬 씨의 결백을 증명하는 증거입니다.”남설아가 단호하게 말했다.“지금 당장 풀어주세요.”형사는 서류를 받아 꼼꼼히 읽어보았다.하지만 그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이게... 이게 어떻게...”형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이 자료 어디서 나신 겁니까?”

  • 굿바이 쓰레기   제289화

    남설아는 꿈에도 몰랐다.배서준이 자신을 공격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비열해질 줄은.무고한 강연찬을 덫에 빠뜨리다니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이걸 어쩌면 좋지...”남설아는 마치 불에 달궈진 솥 위의 개미처럼 초조하게 사무실 안을 서성였다.그녀는 누구보다도 강연찬의 성격을 잘 알았다.그런 사람이 기업 기밀을 유출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였고 분명 배서준이 꾸민 계략이다.“대표님, 우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천기준이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분명 방법이 있을 겁니다. 강연찬 씨를 반드시 구해낼 수 있어요.”“대표님, 지금은 침착하셔야 해요.”천기준이 진정시키려 애썼다.“우선은 증거를 찾아야 합니다. 그분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요.”남설아가 마음을 졸이고 있을 때, 송우민이 급히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남설아! 강연찬 잡혀갔다고 들었어. 무슨 일이야?!”들어서자마자 다급하게 물었다.“다 배서준 그 비열한 놈이 한 짓이야!”남설아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날 무너뜨리겠다고 선배까지 끌어들였어. 기업 기밀 유출 혐의로 덮어씌운 거야. 진짜 너무 뻔뻔하지 않아?!”“그 자식,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 거야?!”송우민도 참지 못하고 분노했다.“가자. 당장 경찰서로 가서 따져보자. 배서준 그 자식, 자기가 진짜 법 위에라도 있는 줄 아나 본데?”송우민은 말하자마자 남설아의 손을 잡고 나가려 했다.하지만 남설아는 걸음을 멈췄다.“잠깐만.”그녀가 조용히 말했다.“지금 당장 달려가는 건 좋지 않아. 그럼 배서준만 신나게 해주는 꼴이야.”“그럼 어쩌자는 거야?”송우민이 물었다.“강연찬이 억울하게 잡혀 있는데 그냥 보고만 있어?”“그럴 순 없지.”남설아는 단호하게 말했다.“하지만 우리 쪽에서 먼저 증거를 찾아야 해. 선배가 억울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증거라니... 어디서 그런 걸 찾는다는 건데?”송우민은 고개를 저었다.“배서준 그 여우가 얼마나 치밀한데. 흔적 하나 남기지 않았을 거야.

  • 굿바이 쓰레기   제288화

    “안 돼요!”남설아는 단호했다.“확실한 증거 없이는 누구도 선배 데려갈 수 없어요!”“설아 씨, 이거 지금 공무집행 방해하시는 겁니다!”간호사가 다급해졌다.“상관없어요!”남설아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증거 가져오기 전엔 누구든 손도 못 댈 거예요!”“설아야, 이러지 마.”강연찬이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아당기며 말했다.“잠깐 가서 설명하면 돼. 금방 끝날 거야.”하지만 남설아는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그녀의 눈빛엔 여전히 깊은 불신과 걱정이 가득했다.“정말 괜찮아.”강연찬이 조용히 위로하듯 말했다.“여기서 기다려줘. 금방 돌아올게.”“선배”남설아가 뭔가 더 말하고 싶어 했지만 강연찬이 먼저 말을 이었다.“말 들어.”그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단호했다.“나 믿어줘.”남설아는 잠시 그의 눈을 바라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응, 기다릴게. 꼭 돌아와.”그렇게 강연찬은 경찰과 함께 병실을 나섰고 남설아의 가슴엔 불안이 가득 밀려들었다.“배서준, 당신의 진짜 비열하고 더러운 짓을 끝까지 봐줄 줄 알았어?”남설아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곧장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천기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천 비서님, 누가 선배 뒤통수쳤는지 당장 찾아봐요.”남설아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세세한 내막까지 다 밝혀야 해요.”“네, 대표님. 지금 바로 조사해보겠습니다.”천기준은 긴장한 목소리로 답했다.전화를 끊은 남설아의 눈빛은 분노로 불타올랐다.한편, 강연찬이 경찰에게 끌려간 이후 배씨 가문 쪽도 평온하지 않았다.서유라의 ‘병세’가 갑자기 악화된 것이다.그녀는 병상에 누운 채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고통스러운 듯 신음을 흘렸다.“서준아... 나 너무 힘들어...”서유라는 배서준의 손을 꼭 쥐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나... 나 정말 죽는 거 아니야?”“무슨 소리야!”배서준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넌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절대 그렇게 안 놔둘 거니까.”“근데...

  • 굿바이 쓰레기   제287화

    배서준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며 모든 책임을 단번에 남설아에게 떠넘겼다.“그 여자한텐 이익밖에 없어. 진심 같은 건 애초에 없었어.”배서준의 목소리는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지금은 모든 사람이 등을 돌렸고 강연찬 혼자만 멍청하게 그 여자 편에 서 있지. 당연히 제거하고 싶겠지!”“서준아, 혹시... 설아 씨를 오해한 건 아닐까?”서유라가 조심스레 물었다.“강연찬 씨가 다친 것도 정말 단순한 사고였을 수도 있잖아.”“사고? 세상에 그렇게 많은 사고가 어딨어!”배서준의 감정은 갈수록 격해졌다.“넌 몰라, 그 여자가 얼마나 무서운 여잔지! 예전에도 나한테 보복하겠다고 우리 딸한테까지 손을 댈 뻔했어! 그런 여자라면 뭐든 할 수 있어!”“서준아, 진정해. 너무 흥분하면 몸 상해.”서유라가 다급히 그를 달래려 애썼다.“내 말은... 그래도 한때 부부였잖아. 뭔가 오해가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오해? 나랑 그 여자 사이엔 오해 같은 거 없어. 오직 증오뿐이야!”배서준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그 여자가 내 인생을 망쳤어. 난 절대 용서 못 해!”서유라는 그런 배서준을 보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역시나, 남설아 이야기를 꺼내기만 하면 배서준은 이성을 잃었다.“서준아, 그럼 어떻게 할 거야?”서유라가 물었다.“이대로 설아 씨가 날뛰는 걸 두고만 볼 순 없잖아?”“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배서준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강연찬이 중요하지? 그럼 두 눈 뜨고 그 인간이 무너지는 걸 보게 해주지.”“서준아,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움직이면 안 돼.”서유라는 일부러 걱정스러운 척 말을 보탰다.“강씨 가문도 만만한 가문은 아니잖아. 괜히 건드렸다가...”“걱정 마. 난 계산 다 하고 있어.”하지만 배서준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이번엔 반드시 남설아한테 값을 치르게 만들 거야.”서유라는 그의 단호한 눈빛을 보며 입가에 얄미운 웃음을 지었다.‘남설아, 이제 네 차례야. 각오하라고.’한편, 병원 정원에서는

  • 굿바이 쓰레기   제286화

    “지금도 강연찬 씨는 병원에 누워 계세요, 대표님은...”천기준이 망설이다 말끝을 흐렸다.“알고 있어요.”남설아가 그의 말을 끊었다.“선배는 내가 잘 돌볼게요. 걱정하지 마요.”“대표님, 대표님도 몸 좀 챙기셔야 합니다.”천기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이렇게 계속 버티시면 몸이 먼저 무너집니다.”“알겠어요. 천 비서님은 먼저 들어가요.”남설아가 말했다.“회사 일은 천 비서님이 맡아줘요.”“네, 대표님. 소식 있으면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그렇게 천기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섰다.남설아가 병실로 돌아왔을 때 강연찬은 잠든 상태였다.그의 고요한 얼굴을 바라보며 남설아는 조용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선배... 고마워.’속으로 말을 걸었다.‘항상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해줘서 정말 고마워.’남설아는 수건을 들어 따뜻한 물에 적신 뒤, 강연찬의 이마와 뺨을 조심스레 닦아주었다.혹시라도 잠을 깰까 봐 손길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부드러웠다.“선배, 꼭 빨리 나아야 해.”그녀는 속삭이듯 말했다.“하고 싶은 말도, 같이 해야 할 일도 아직 정말 많으니까.”그렇게 밤이 새도록 남설아는 강연찬 곁을 지켰다.다음 날 아침, 강연찬의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이제는 침대에서 일어나 움직일 수 있을 정도였다.남설아는 그와 함께 병원 정원을 천천히 산책했다.두 사람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따스한 햇살을 느꼈다.“설아야, 며칠 동안 정말 고마웠어.”강연찬이 말했다.“너 아니었으면 난 지금쯤...”“선배, 그런 말 마.”남설아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나 때문에 다친 거잖아.”날카롭던 평소의 분위기를 거두고 남설아는 조용히 웃었다.“내가 돌보는 건 당연한 일이야. 지금은 아무 걱정 말고 푹 쉬어. 다른 건 나중에 생각하자고.”이 말에 강연찬은 마음속에 있던 말들을 더는 하지 않았다.그저 눈을 감고 이 평온한 순간을 누렸다.그 시각, 배건 그룹.“남설아, 그 여자 진짜 사람 우습게 보네!”배서준이 책상을 쾅

  • 굿바이 쓰레기   제285화

    병원 안에는 소독약 냄새가 가득 퍼져 있었고 그 기운은 사람을 숨 막히게 만들 만큼 무겁고 침울했다.남설아는 병상 옆에 앉아 창백한 얼굴로 누워 있는 강연찬을 바라보며 죄책감과 자책으로 가득 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그녀는 꼬박 사흘 밤낮을 병실 곁에서 떠나지 않았고 그 탓에 눈엔 실핏줄이 가득하고 얼굴도 많이 수척해졌다.그 사흘 동안, 그녀는 자신과 강연찬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순간을 떠올렸고 마음속엔 후회와 미안함이 끝없이 밀려들었다.만약 강연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평생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었다.그리고 4일째 되는 아침, 강연찬이 마침내 눈을 떴다.남설아의 수척한 얼굴을 보자 그는 가슴이 아려왔다.“설아야, 너 지금 뭐야, 왜 이렇게까지 됐어...”강연찬은 힘겹게 입을 열었다.“나 이제 괜찮잖아.”“선배, 드디어 깨어났네!”기쁨에 북받쳐 남설아는 눈물을 쏟았다.“정말...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죽는 줄 알았어.”“바보야, 나 이렇게 멀쩡하잖아.”강연찬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지만 온몸에 힘이 빠져 꿈쩍도 하지 않았다.“울지 마. 또 울면 예쁜 얼굴 망가져.”남설아는 눈물 섞인 웃음을 지으며 그의 손을 꼭 잡았다.“선배,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선배를 이런 일에 끌어들이면 안 됐는데...”“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강연찬은 나직이 말했다.“우린 친구잖아. 도와주는 게 당연하지. 그리고 말이야, 나도 사실 너 때문만은 아니야. 배서준이라는 인간, 나도 예전부터 보기 싫었거든.”그 말을 들은 남설아는 가슴이 찌릿해졌다.강연찬은 그녀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애써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있었다.“선배, 말하지 말고 푹 쉬어.”남설아가 조용히 말했다.“의사 선생님이 그러셨거든. 과다출혈로 회복까지 시간이 좀 걸릴 거라고.”“응.”강연찬이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너는? 너 요 며칠 거의 못 잤지? 어서 가서 좀 자.”“안 피곤해.”남설아는 고개를 저

  • 굿바이 쓰레기   제284화

    그 말을 들은 서도현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알았어, 누나. 이 일은 나한테 맡겨.”그는 가슴을 두드리며 장담했다.“누나가 만족할 만큼 깔끔하게 처리할게.”서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럽게 말했다.“도현이 너라면 믿을 수 있어. 하지만 절대 흔적을 남기면 안 돼.”“걱정 마, 누나.”서도현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내가 아는 사람들은 다 전문가들이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그렇게 서도현은 조용히 킬러 몇 명을 접선해 남설아를 제거하라고 지시했다.“성공만 하면 돈은 얼마든지 줄 수 있어.”그 말에 킬러들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돈 냄새에 눈이 먼 그들은 바로 행동에 나섰다.그들은 남설아를 몰래 따라다니며 기회를 엿보기 시작했다.한편, 강연찬은 최근 배서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챘다.배서준이라면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인물이었다.남설아의 안전이 걱정된 강연찬은 그녀 주변의 보안을 은밀히 강화했다.신뢰할 수 있는 경호원들을 붙여 24시간 감시하게 하고 그녀의 집 주변에는 감시 카메라도 설치했다.그리고 결국 암살 시도가 벌어진 날, 킬러들이 남설아의 집 안으로 침입했다.완벽하게 은밀하게 움직였다고 생각한 그들은 자신들의 모든 행동이 이미 감시망에 포착된 줄은 꿈에도 몰랐다.남설아에게 칼끝이 겨누어지려는 순간, 강연찬이 경호원들과 함께 들이닥쳤다.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졌다.강연찬은 혼자서도 여러 명을 상대할 만큼의 실력을 지녔기에 전혀 물러섬 없이 킬러들과 싸웠다.경호원들까지 가세하자 상황은 격렬해졌고 결국 킬러들은 모두 제압되었다.남설아는 다치지 않았지만 강연찬은 심하게 부상을 입었다.칼에 복부를 찔렸고 피가 쉼 없이 쏟아져 나왔다.경호원들이 급히 강연찬을 병원으로 이송했고 긴급 수술이 시작됐다.소식을 들은 남설아는 모든 걸 제쳐두고 병원으로 달려갔다.수술실 앞, 그녀는 눈물과 함께 기다림을 견뎠다.가슴은 쿵쾅거리며 터질 듯 뛰었다.‘제발... 아무 일 없어야 해.’그녀는

  • 굿바이 쓰레기   제283화

    배건 그룹의 주가는 끝없이 추락했고 시가총액은 절반 이상이 날아갔다. 주주들의 불만도 극에 달했다.배서준은 깊은 고민 끝에 결국 남설아를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이건 그의 마지막 기회였다. 만약 남설아가 용서해주지 않는다면 그는 진짜 끝장날 것이었다.그는 남설아의 사무실을 찾았다. 한때 이곳은 배서준도 함께 쓰던 공간이었지만 지금의 그는 그저 외부인, 불쑥 찾아온 침입자일 뿐이었다.남설아는 책상 앞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서류를 보고 있었다. 모든 것을 손안에 쥐고 있는 사람처럼, 그녀는 놀라울 만큼 평온하고 침착해 보였다“남설아.”입을 열었지만 배서준의 목소리는 몹시 갈라져 있었다.남설아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눈빛은 차가웠고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왜 왔어요?”그녀는 담담하게 물었다. 말투에서도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나... 얘기 좀 하려고 왔어.”배서준은 애써 침착한 척했다.“우리가 아직 무슨 얘기를 더 해야 하죠?”남설아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눈빛엔 조롱이 가득했다.“내가... 예전에 잘못했어.”배서준은 고개를 숙이며 후회의 기색을 보였다.“하지만 지금은 내 잘못을 인정하고 벌도 받았어. 그러니까 나 한 번만 봐주면 안 되겠어?”“봐달라고요?”끝내 남설아는 비웃음을 터뜨렸다.“배서준 씨, 미안하다 한마디로 나한테 준 고통이 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난...”입을 뗐지만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남설아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자신이 그녀에게 저지른 일들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였다.“당신은 우리 딸을 죽였고 내 인생을 망가뜨렸어요. 나로 하여금 모든 걸 잃게 만들었죠!”남설아의 목소리는 높아졌고 눈빛엔 분노와 원망이 가득했다.“그런데 이제 와서 그냥 한 번만 봐달라고요? 당신이 뭔데요?”“보상할게.”배서준이 다급하게 말했다.“나를 용서만 해준다면 뭐든 다 줄게. 배건 그룹도 넘기겠어. 네가 원하면 다 줄 수 있어!”“보상?”남설아는 싸늘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당신이

  • 굿바이 쓰레기   제282화

    두 사람이 달콤한 상상에 빠져 있을 때 배서준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여보세요, 무슨 일이야?”배서준은 전화를 받으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배 대표님, 큰일 났어요!”전화 너머에서 비서의 목소리가 급하게 들려왔다.“인터넷에 갑자기 대표님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폭로됐어요, 지금 이미 난리가 났습니다!”“뭐?!”배서준은 깜짝 놀라며 서둘러 컴퓨터를 켰다.정말로, 인터넷에는 배서준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도배처럼 퍼져 있었다. 사생활 문란, 직권 남용, 상업 사기 혐의 등, 하나하나가 그를 사회적으로 몰락시킬 만큼 심각했다.“이... 이게 무슨 일이야?”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진 배서준은 자신이 이렇게 강력한 공격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서준아, 무슨 일이야?”서유라는 배서준의 얼굴이 안 좋아지자 급히 물었다.“문제가 생겼어.”배서준의 목소리가 떨렸다.“누군가 내 불법적인 정보들을 인터넷에 폭로했어.”“뭐?!”서유라도 크게 놀라며 물었다.“이게 어떻게 된 거야? 누가 그랬어?”“남설아 그 악질인 여자 말고 누가 있어?”배서준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이건 분명 나에게 복수하려는 거야!”“못된 사람, 진짜 끝까지 집착하네?!”서유라도 분노했다.“서준아, 그럼 우리 지금 뭐 해야 해?”“뭘 어떡하긴? 빨리 대처해야지!”배서준이 고함을 질렀다.“언론에 연락해서 이 부정적인 뉴스를 덮어야 해!”“하지만 대표님, 이번 일은 너무 커서 쉽게 덮기 어려울 것 같아요.”비서의 목소리에는 무기력함이 묻어났다.“상관없어! 돈이 얼마나 들든지, 이 부정적인 뉴스는 무조건 덮어야 해!”배서준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이것도 못 덮으면 너희들 다 잘려야지!”비서는 배서준의 분노에 놀라 몸을 떨며 급히 대답했다.“네, 대표님, 바로 처리하겠습니다.”비서가 사무실을 떠난 후, 그의 뒤로 욕설이 퍼져 나왔다.처음엔 부부였고 남설아는 목숨을 걸고 자신을 사랑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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