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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作者: 서린화
손복안은 황제의 잔에 새로 차를 따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폐하, 마마,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지금은 금영 아가씨의 해명보다는 우선 아가씨의 몸에 실제로 미향이 묻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만약 금영 아가씨의 옷에 그런 향이 묻어 있다면 소인이 바로 아가씨의 행적을 조사하여 결백을 밝히겠습니다.”

서 황후는 이에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손복안은 원래 황제의 사람이고 금영의 결백 여부는 태자의 명예와 직결된 일이니 나서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다.

서왕비가 다급히 말했다.

“저는 이제 누구도 못 믿겠습니다! 저 아이의 몸에 그 요망한 향이 묻었는지 여부는 제가 직접 확인할 것입니다!”

서 황후는 당연히 막을 이유가 없었다.

소성원과 영안후부의 원한은 모르는 이가 없었다.

그녀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 하게.”

서왕비는 기세등등하게 금영의 곁으로 다가가 자세히 그녀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그러나 금영에게서는 여인 특유의 달달한 체향 말고는 그 어떤 향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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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14화

    태후는 황제가 올 줄은 미처 몰랐던 듯 조금 놀란 기색을 보였다.“어찌 아무도 알리지 않은 것입니까? 아래 사람들은 대체 일을 어찌하는지 모르겠군요.”황제가 웃으며 말했다.“짐이 알리지 말라 했습니다. 어마마마께서 어찌 아랫사람들을 나무라십니까?”태후의 얼굴에 자애로운 웃음이 번졌다.“황제가 그리 말씀하시니, 내가 너무 엄한 어미가 된 듯합니다.”황제의 시선이 금영과 현 귀비에게 향했다.금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현 귀비가 먼저 아뢰었다.“오늘 신첩과 금영 동생은 궁중 법도에 따라 문안을 드리러 왔사옵니다.”황제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대대로 궁중에 전해 내려오는 법도는 셀 수 없이 많았다.평소에는 금영에게 아침저녁 문안을 면해 주었지만, 품계가 오른 뒤에는 태후와 황후를 찾아뵙고 문안을 올리는 것이 마땅했다.현 귀비가 말을 이었다.“조금 전 태후마마와 황후마마께서는 신첩과 금영 동생에게 새로 비를 책봉하는 일을 말씀하고 계셨사옵니다.”황제는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그 말을 들은 그는 손가락에 낀 묵옥반지를 천천히 굴렸다.얼굴에는 기쁨도 노여움도 드러나지 않았다.“새로 비를 책봉한다고?”서 황후는 감히 먼저 입을 열지 못하고 태후 쪽만 바라보았다.태후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지금 후궁에 두 명의 귀비가 새로 생긴 것은 경사입니다. 하지만 비의 자리는 두 곳이나 비어 있지 않습니까.”태후는 잠시 말을 고른 뒤 덧붙였다.“황제, 내 생각에는 두 사람을 새로 골라 비로 올리는 것이 좋겠습니다.”금영은 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아마 서 황후의 세력이 약해진 것을 보고 새로운 사람 둘을 끌어들여 힘을 보태 주려는 것이겠지.후궁의 다툼에는 칼과 창이 보이지 않을 뿐이었다.실상은 전장과 다를 바가 없었다.결국 사람을 골라 세우고, 제 사람으로 만들어 움직이는 싸움이었다.서 황후는 새로운 심복을 키우려는 것이 분명했다.태후가 다시 말했다.“조금 전 두 귀비에게도 뜻을 물었는데, 둘 다 이견이 없다고 하였습니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13화

    “현 언니, 이제 가시지요.”금영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현 귀비는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걸음을 옮기며 금영을 칭찬했다.“금영 동생은 정말 꽃보다도 더 곱네. 후궁에 미인이 그리 많아도 폐하께서 금영 동생만 총애하시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군.”현 귀비는 다시 말을 이었다.“어제도 금영 동생이 영민하게 대처해 함정을 피했으니 망정이지. 만일 이 후궁에 금영 동생이 없어진다면 누가 폐하의 마음을 달래 드리겠는가?”금영은 그윽한 눈빛으로 현 귀비를 바라보았다.현 귀비가 아무렇지 않은 듯 넌지시 물었다.“어제 일은 아무래도 누군가 금영 동생을 함정에 빠뜨리려 꾸민 짓인 듯한데, 혹 짐작 가는 사람이 있는가?”그 말을 들은 금영은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현 귀비가 오늘 소녕전까지 찾아온 것도 결국 어제 일에 대해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떠보려는 것이 아니겠는가.금영은 그 일에 현 귀비의 손길이 닿았다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하지만 아직은 대놓고 현 귀비와 얼굴을 붉힐 생각이 없었다.현 귀비가 다시 입을 열었다.“본궁도 알고 있네. 어제 용빈이 금영 동생과 태자의 사이를 의심하며 고발한 일 때문에 여러 가지 오해가 생겼을 테지. 하지만 본궁은 결단코 금영 동생을 해칠 마음이 없었네.”현 귀비는 잠시 금영을 바라보다가 말을 이었다.“그러니 남의 이간질에 넘어가 본궁과 서먹해지지는 말게.”금영은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대답했다.“물론입니다. 현 언니께서 본궁에게 베풀어 주신 마음은 본궁도 잘 알고 있습니다.”물론 잘 기억해 둘 생각이었다.아주 오래도록.예전의 금영은 현 귀비와 서로 건드리지 않고 각자의 길만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는 분명히 깨달았다.자신은 조용히 있고 싶어도 남들이 가만두지 않는다는 것을.금영은 남을 해칠 마음이 없었다.그러나 다른 이들은 금영을 해칠 마음이 있었다.그렇다고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금영과 현 귀비가 서봉전에 도착하자, 문 앞을 지키고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12화

    해수가 이렇게 물은 것은 금영이 태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 그다지 궁금해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금영은 그래도 한마디 물었다.“무슨 말을 했느냐?”해수가 목소리를 낮추어 대답했다.“태자 전하께서는 이제야 자신의 마음속에는 오직 마마뿐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하셨사옵니다. 예전에는 잠시 눈이 멀어 태자비를 가엾게 여겼을 뿐이라고도 하셨사옵니다.”금영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태자가 갈수록 우습고 한심하게만 보였다.제 손에 들어온 것은 소중한 줄 모르고, 정작 가질 수 없는 것만 좇다니.참으로 가소로운 자였다.해수는 금영의 눈치를 살피다가 잠시 망설인 뒤 다시 입을 열었다.“그리고 또 마마께서는 조급해하실 필요가 없다고 하셨사옵니다. 자신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마마를 궁에서 구해 내고, 제 곁으로 데려가겠다고 하셨사옵니다.”아까까지만 해도 그저 우습다고 생각했던 금영은 이제는 아예 할 말을 잃었다.금영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태자가 무슨 귀신이라도 씐 게 아니냐? 대체 어디를 보고 본궁이 구해 줘야 할 처지라고 생각한 것이냐?”그러고는 다시 물었다.“또 다른 말은 없었느냐?”“그 뒤로는 없었사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들었사옵니다. 태자 전하께서 잠든 뒤에는 맹 소장군께서 오셨사온데, 노비가 서둘러 밖으로 돌려보냈사옵니다.”해수가 얼른 대답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맹 소장군께서는 술에 취해 몸이 불편했는데, 누군가 이곳으로 안내해 쉬어 가라 했다고 하셨사옵니다.”금영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맹운산의 일은 틀림없이 서 황후와 배명월이 손을 잡고 꾸민 짓이었다.그렇다면 용빈은 대체 누구와 손을 잡은 것일까.금영이 막 그 생각을 이어 가려던 그때였다.밖에서 손탁의 우렁찬 외침이 들려왔다.“현 귀비마마 납시오!”금영과 해수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그리고 곧바로 방금 전의 이야기를 멈췄다.잠시 후 현 귀비가 안으로 들어왔을 때, 금영은 아기 황자를 품에 안은 채 푹신한 평상에 앉아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11화

    금영이 예복을 벗고 황제와 나란히 침상에 누운 뒤였다.금영이 문득 입을 열었다.“폐하, 오늘 신첩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을 때 어찌하여 용빈이나 배명월의 말대로 직접 확인해 보지 않으셨사옵니까? 신첩이 정말 태자나 맹운산과 단둘이 한 방에 있었는지, 혹여 정분이라도 난 것은 아닌지 말이옵니다.”막 금영의 곁에 누웠던 황제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얼굴빛이 싸늘하게 굳었다.황제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가 온몸을 휘감는 듯했다.황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금영은 오히려 궁금해졌다.아직 꺼지지 않은 마지막 촛불빛을 빌려 황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과연 황제의 얼굴빛은 잔뜩 굳어 있었다.금영이 다시 물었다.“폐하, 혹 정말 수습하기 어려운 일을 보게 될까 걱정하셨던 것이옵니까?”황제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그걸 왜 묻느냐.”금영은 살짝 웃었다.“신첩이 궁금해서 그러옵니다. 만일 오늘 신첩이 다른 사내와 한 방에 있는 모습을 정말 보셨다면, 폐하께서는 신첩을 어찌하셨을 것이옵니까?”황제는 몸을 옆으로 돌린 뒤 한 손으로 침상을 짚어 상체를 조금 일으켰다.대답하려던 황제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이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결백하다고 믿었을 것이다.”잠시 후 황제가 다시 입을 열었다.“다만 금영아, 그날 이후 다시는 소녕전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짐이 너를 이곳에 가두고 평생 곁에 두었을 테니.”금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황제의 말을 곱씹었다.이건 자신을 믿는다는 건가, 믿지 않는다는 건가.그래도 이런 반응은 금영이 예상했던 범위 안이었다.자신이 다른 사내와 사통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죽이려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황제에게는 이미 쉬운 일이 아니었다.금영은 손을 들어 황제의 잔뜩 찌푸려진 미간을 살며시 쓸었다.“폐하, 염려하지 마시옵소서. 신첩은 폐하를 저버리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옵니다.”금영에게 황제에게 내어 줄 연정은 그리 많지 않았다.하지만 충성만큼은 온전히 바칠 수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10화

    금영은 황제와 함께 소녕전으로 돌아왔다.금영은 손을 들어 황제를 위해 차를 따르려 했다.그녀의 손끝이 막 찻주전자에 닿는 순간, 황제가 그녀의 손을 가볍게 눌렀다.“금영아, 그럴 필요 없다. 힘들게 하지 말고 앉아서 이야기하거라.”말을 마친 황제는 금영의 손을 잡아 자신의 곁에 앉혔다.황제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오늘 많이 속상했느냐.”금영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신첩은 괜찮사옵니다.”말은 그렇게 했지만, 금영의 표정과 목소리 곳곳에는 서운함이 묻어나고 있었다.금영이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애써 괜찮은 척하며 다른 사람을 걱정시키지 않으려 하는 모습은 언제나 황제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했다.황제는 손을 뻗어 금영을 품에 안았다.금영은 황제에게서 전해지는 뜨거운 온기를 느꼈다.강하게 뛰는 심장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녀는 알고 있었다.황제가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고 있다는 것을.하지만 황제라는 자리는.분명 감당해야 할 수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금영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오늘은 신첩이 잘못했사옵니다. 폐하를 난처하게 만들었사옵니다.”황제는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금영아, 네가 잘못한 것은 없다.”“잘못한 것은 짐이다. 짐이 너를 궁으로 데려왔을 때, 그저 평생 너를 아끼고 보살피고 싶었다.”하지만 황제의 사랑과 총애는 오히려 금영에게 적지 않은 화를 불러온 듯했다.금영은 부드럽고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폐하께서는 오늘 신첩을 위해 영안후부 사람들을 처벌하셨고, 배명월까지 처분하셨사옵니다.”“그것만으로도 이미 폐하께서 신첩을 얼마나 아끼시는지 충분히 알 수 있사옵니다.”그녀가 궁에 들어와 귀비가 된 뒤.사실 금영 역시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귀비라는 신분과 권세를 이용해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짓밟아 버리는 방법을.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마음이 약해진 것이 아니었다.앞으로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서였다.절대로 잔혹하고 독한 사람이라는 평을 얻어서는 안 되었고, 부친과 형제를 공경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09화

    배명월은 뺨을 두 차례 맞았지만, 얼굴빛은 오히려 전보다 창백하지 않았다.되려 몇 분의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그녀는 알고 있었다.서 황후의 괴롭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이제 마지막 방법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배명월은 손을 들어 자신의 배를 감싸 쥐었다.그리고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어마마마! 신첩이…… 신첩의 배가 아프옵니다.”서 황후는 다시 손을 들어 한 번 더 때리려 했다.하지만 배명월의 모습을 보고 순간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네가 본궁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것이냐?”배명월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신첩은 그런 뜻이 아니옵니다.”“다만 어마마마, 설령 신첩을 때려 죽인다 하여도 이 일은 바뀌지 않사옵니다.”“이 일이 신첩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 분명 배금영이 이미 대비하고 있었던 것이옵니다.”서 황후는 결국 손을 거두었다.그녀는 배명월의 뱃속에 있는 아이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만약 배명월이 서봉전에서 유산이라도 한다면.필시 태자와 자신 사이에도 틈이 생길 것이었다.게다가 배명월이 방금 한 말은 제법 일리가 있었다.배명월은 서 황후가 이미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는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신첩이 죄를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옵니다.”“다만…… 어마마마께서 생각해 보시옵소서.”“용빈의 계략도 결국 실패하지 않았사옵니까?”“배금영은 분명 또 다른 함정을 파 두고, 우리를 그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옵니다.”서 황후는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힘을 주고 또 주었다.손마디가 점점 하얗게 질려 갔다.만월연 날에도 한 번이었다.오늘 원 귀비 책봉을 위한 황실 연회에서도 또 한 번이었다.아니.그보다 더 이전.춘산 사냥터에서 간통 현장을 잡으려 했던 일도 그러했다.배금영 그 천한 계집종!정말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었다.“배금영은 정말……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구나.”그 말을 한 사람은 서 황후가 아니었다.경춘궁에 있는 현비였다.현비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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