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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Autor: 서린화
황제의 음성이 날카로워졌다.

“그만 울어라.”

그러나 그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동궁 안은 어느새 순식간에 그녀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이번만큼은 정말 연기가 아니었다. 금영은 진심으로 울고 있었다.

물론 정절을 잃어 태자에게 시집가지 못하게 돼서 우는 것은 아니었다. 설령 회귀가 좀 빨리 되어서 미약을 먹는 것을 피했더라도, 결코 태자를 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 눈물의 이유는, 그동안 겪었던 억울함이 한꺼번에 몰려왔기 때문이었다.

다시 눈을 뜬 뒤로, 그녀는 단 한 번도 마음껏 울어본 적이 없었다.

사방이 적이었고, 함정이었다. 가족은 편파적이었고, 배명월을 그녀의 자리에 올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저지를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에 황후는 그녀의 출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혼인 교지 자체를 없애려 들고 있었다.

그녀는 늘 숨이 턱에 걸린 채 살고 있었다. 쉽사리 울 수도, 약해질 수도, 쓰러질 수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황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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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83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금영은 여전히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적었고, 뜻대로 되는 일이 훨씬 많았다.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금영은 입궁한 지 겨우 일 년 만에 귀비의 자리에 올랐다.이것만으로도 황제가 그녀를 얼마나 총애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하지만 누군가는 금영이 이렇게 거리낌 없이 생기 넘치는 모습을 결코 눈뜨고 보지 못했다.서 황후가 옥비와 배명월을 비롯한 사람들을 이끌고 찾아왔을 때.금영도 어쩔 수 없이 서 황후에게 예를 올렸다.“원 귀비, 예를 거두거라.”서 황후는 웃으며 말했다.매번 서 황후가 금영을 볼 때마다 입가에는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눈빛 깊은 곳에는 늘 차가운 기색이 자리하고 있었다.하지만 오늘만큼은 금영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서 황후의 미소 속에는 오히려 몇 분의 진심이 섞여 있었다.마치 금영을 보는 일이 얼마나 기쁜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서 황후가 웃으며 말했다.“오늘 아침 일찍 내무부의 하사품이 이미 림비의 처소에 도착했다고 하더구나. 이번에 림비가 회임했으니 원 귀비는 어떤 축하 예물을 준비했느냐?”금영은 순간 깨달았다.서 황후가 자신을 비웃으러 온 것이었다.서 황후에게 있어서는.림비가 가짜로 회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금영은 정말 림비가 회임했다고 믿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그리고 그 때문에 금영이 속으로 괴로워할 것이라 여겼다.금영은 마치 어리석은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서 황후를 한 번 바라보았다.서 황후는 순간 멈칫했다.‘배금영의 저 눈빛은 대체 무엇이지?’하지만 곧 서 황후는 알아차렸다.금영이 입술을 살짝 깨문 채 무언가를 억지로 참고 있는 듯했고, 이내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림비가 회임한 것은 분명 좋은 일이옵니다. 신첩은 이미 폐하께 청하여 림비에게 하사품을 내리도록 하였사옵니다.”서 황후는 속으로 생각했다.‘방금 것은 분명 내가 잘못 본 것이겠지. 림비가 회임했는데 배금영이 무엇이 아쉬워 저런 표정을 짓겠느냐. 지금처럼 괴롭고 견디기 힘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82화

    황제는 이 생각에 이르자 마음속에 다시 조금의 노기가 피어올랐다.“금영아, 넌 정말 아무렇지도 않으냐? 다른 사람들이 짐과 다른 여인이 아이를 가졌다고 오해하게 되는 것이 말이다.”만약 금영이 정말 마음 깊이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면, 어찌 이런 오해가 생기는 것을 두고 보겠는가.림비의 유광재에 머문 것은 금영이 후궁 안에서 괜한 원한을 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끊임없이 겨냥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그 역시 참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금영은 오히려 사람들이 림비가 황제의 아이를 품었다고 여기게 만들려 했다.황제의 마음속에 어찌 노여움이 생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러나 눈앞의 금영이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자, 화를 내고 싶어도 더 이상 화를 낼 수 없었다.혹시라도 정말 그녀를 놀라게 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화를 억누르며 애써 참는 황제의 모습을 본 금영은 잠시 멍해졌다.그래서.황제가 이렇게 화를 낸 이유가 고작 이것 때문이었단 말인가?이건…… 너무 어린아이 같은 이유 아닌가?하지만 황제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알게 되자, 금영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그녀는 다시 황제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그리고 목소리에 몇 분의 애교 섞인 부드러움을 담아 말했다.“폐하, 금영이 잘못했사옵니다. 그러니 금영에게 화내지 말아 주시면 안 되겠사옵니까?”황제는 지금 금영이 일부러 이러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하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금영을 안아 침상 위로 옮겼다.침상에 누운 채 물기를 머금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금영을 보자, 아무리 컸던 노여움도 어느 순간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마침내 황제는 낮게 탄식하며 말했다.“금영아, 짐은 네 앞에서는…… 현명한 황제라는 이름조차 지키지 못할 것 같구나.”금영은 황제의 목을 감싸 안고 가볍게 웃었다.“그럼 폐하께서는 내일 잠에서 깨어난 뒤 다시 현명한 황제가 되시면 되옵니다.”이미 이 사람이 침상 위에 있는데, 무슨 성현의 도리를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81화

    예전의 황제는 누군가 자신에게 수를 쓰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황제도 그저 한숨을 내쉬고 싶었다.이런 수법이 생각보다 꽤 쓸모가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자신도 모르게 굳어 있던 표정이 조금씩 누그러졌다. 하지만 목소리만큼은 일부러 더욱 차갑게 했다.“배금영, 네가 이런다고 해서 짐이 너를 용서할 것이라 생각하느냐?”황제의 목소리는 더욱 서늘해졌다.천자의 위엄이 그대로 담긴 목소리였다.“누가 너에게 그리 큰 배짱을 주었느냐. 감히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아이를 짐의 아이로 인정하게 만들 생각을 하다니.”금영은 황제를 더욱 꼭 끌어안은 채 감히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오늘 낮에 림비에게는 당당하게 말했었다.황제의 일은 걱정하지 말라고.하지만 막상 황제가 정말 화를 내자, 결국 자신이 직접 달래야 했다.“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냐?”황제가 다시 물었다.금영은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했다.“폐하께서는 그토록 현명하시니, 자연히 림비가 회임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계실 것이옵니다.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아이가 있을 리 없다는 것도 알고 계실 것이옵니다.”“그것은 누군가 림비가 가짜로 회임하여 총애를 다투려 한다고 모함하려는 것이옵니다. 림비는 신첩의 사람이옵니다. 신첩 역시 누가 신첩을 겨냥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사옵니다.”금영은 말을 이어가다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눈꼬리는 붉게 물들어 있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그 모습은 사람을 안쓰럽게 만들었지만 결코 연약해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고집스럽고 강인한 기색이 느껴졌다.원래도 아름다운 금영이 이렇게 눈물을 머금고 있으니, 마치 눈물을 머금은 모란과 같았다.누가 보고 마음 아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황제가 입을 열기도 전에 금영이 애써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신첩도 알고 있사옵니다. 폐하께서는 궁비들이 수를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신다는 것을.”“신첩 역시 이 일로 누군가를 속이고자 한 것이 아니옵니다. 만약 폐하께서 신첩이 잘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80화

    환옥이 뒤이어 말했다.“마마께서는 정말 모든 일을 미리 내다보고 계책을 세우셨사옵니다.”서 황후는 손에 든 복숭아 가지를 만지작거리는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그러나 이내 고개를 들어 올렸다.최근 들어 눈에 띄게 초췌해진 얼굴에는 어느새 기묘한 빛이 서려 있었다.“이번에는 반드시 그 천한 계집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조씨가 다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하지만 폐하의 모습을 보니, 림비마마께서 품은 아이에 대해서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으시는 듯하옵니다.”서 황후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폐하는 이제 그 여우 같은 계집에게 홀려 눈이 멀었거늘, 본궁의 태자조차 예전만큼 아끼지 않으시는데 어찌 림비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진심으로 아끼시겠느냐. 그 아이가 사내인지 계집인지조차 알 수 없는데 말이다.”“태자 전하께서 드셨사옵니다.”밖에서 알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서 황후는 경고하듯 환옥과 조씨를 한 번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곧 표정을 거두고 평온한 얼굴로 방 안에 서 있었다.잠시 후 태자가 먼저 안으로 들어왔다.그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묻어 있었다.“어마마마!”서 황후 역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태자가 왔구나……”말을 끝내기도 전에, 서 황후는 태자의 뒤를 따라 들어오는 배명월을 보았다.배명월은 곧바로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서 황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그녀가 어찌 왔느냐?”배명월은 난처한 표정으로 태자를 바라보았다.태자는 그제야 헛기침을 한 뒤 입을 열었다.“어마마마, 명월의 뱃속에는 분명 소자의 아이가 있사옵니다. 부디 소자의 체면을 보아 명월을 너무 책망하지 말아 주시옵소서.”서 황후의 표정이 더욱 차가워졌다.“네가 태자에게 본궁이 너를 괴롭힌다고 말했느냐?”배명월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며느리는……”“방자하구나. 네가 지금 무슨 며느리라는 것이냐?”조씨가 차갑게 말했다.배명월은 급히 말을 바꾸었다.“신첩이…… 아니옵니다. 황후마마께서는 늘 신첩을 너그러이 대해 주셨사옵니다. 어찌 신첩을 괴롭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79화

    정말 그때 폐하를 모셨더라면, 오늘과 같은 상황에서 림비가 이렇게 침착하게 벗어날 수 있었을까?그 생각이 들자 림비는 저도 모르게 등골이 서늘해지고 식은땀이 흘렀다.“그렇다면 귀비마마께서는 황후마마의 다음 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옵니까? 신첩을 가짜 회임으로 몰아내려는 것입니까, 아니면 마마를 겨냥한 것이옵니까?”림비가 물었다.금영이 말했다.“만약 본궁을 없앨 기회가 생겼는데 어찌 이용하지 않겠느냐?”“두고 보거라…… 이 연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느니라.”금영은 그렇게 생각하자 묘하게 기대되는 마음이 들었다.말을 마친 금영은 림비를 바라보며 말했다.“다만 당분간은 네가 조금 고생해야 할 것이다.”림비는 곧 금영의 뜻을 알아차렸다.“마마께서는 신첩에게 정말 회임한 것처럼 행동하라는 말씀이시옵니까?”금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는 네가 직접 이 판에 들어가 주어야 한다. 과연 그 뒤에 숨어 있는 사람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 보도록 하자.”이 연극은 막 시작하자마자 들켜버린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어차피 뿌리를 뽑으려면 흙까지 함께 딸려 나오는 법이었다.뒤에서 조종하는 사람까지 끌어내야 했다.설령 한 번에 쓰러뜨릴 수 없다고 해도, 이 일로 그 사람에게서 반드시 한 조각의 살점이라도 뜯어내야 했다.림비는 그 말을 듣자 점점 의욕이 생겼다.그녀는 자신이 원 귀비를 선택했던 날부터, 언젠가는 반드시 원 귀비를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저 이렇게 조용히 원 귀비마마 곁을 지키는 것만으로 황궁을 떠날 기회를 얻을 수는 없었다.무언가를 얻으려면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했다.하지만 자신이 원 귀비를 따르기로 한 뒤 처음 하게 되는 일이 설마……가짜 회임일 줄은 몰랐다.그것도 이런 방식의 가짜 회임이라니.림비는 금영을 바라보다가 결국 조심스럽게 물었다.“신첩은 계속 연기를 이어가겠사옵니다. 다만 폐하께서는……”금영이 말했다.“그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림비는 그제야 크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78화

    금영이 이렇게 짚어주자 림비는 이어서 말했다.“황후마마의 아이란 말입니까?”해수는 문 앞을 지키고 있다가 방 안에서 들려오는 말에 깜짝 놀랐다.림비마마께서 서 황후의 아이를 품었다고?이게 대체 무슨 말인지 그녀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금영은 계속 말을 이었다.“림비는 총명하니 알 수 있을 것이다. 네 뱃속의 아이는 아마 황후마마의 계략일 가능성이 높다.”림비가 물었다.“그렇다면 황후마마께서 신첩이 회임한 척하도록 꾸미셨다는 말입니까?”그 말을 하던 림비의 표정이 복잡하게 변했다.“사람들은 모두 가짜 회임을 꾸며 총애를 다투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황후마마께서 신첩에게 가짜 회임을 꾸미신다면, 황후마마께 무슨 이득이 있단 말입니까?”가짜 회임으로 총애를 얻으려 하는 일은 후궁에서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다.지금의 조정은 물론이고, 예부터 이런 일은 완전히 없었던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모두 자신이 직접 가짜 약을 먹어 회임한 것처럼 꾸미는 방식이었다.다른 사람에게 가짜 회임 약을 먹이는 일은 정말 들어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금영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어찌 이득이 없겠느냐? 네가 정말 자신이 회임했다고 믿는다면, 가까운 일부터 말하자면 너를 가짜 회임으로 총애를 얻으려 한 사람으로 몰아갈 수 있느니라.”그 말을 들은 림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황후마마께서 정말 이런 수법으로 신첩을 모함하시려는 것입니까?”그녀는 궁에 들어온 뒤 오랫동안 서 황후를 존중해 왔다.비록 지금은 원 귀비마마를 따르고 있었지만, 서 황후를 도발하는 일은 한 번도 하지 않았고, 먼저 서 황후를 겨냥한 적도 없었다.그런데도 서 황후는 그녀조차 용납하지 못하는 것일까?림비가 다시 물었다.“그렇다면 더 먼 훗날을 생각하면 어떻습니까?”금영은 가볍게 웃었다.“만약 네가 정말 회임했다고 믿고, 어느 날 그 아이가 사라진다면 어떻겠느냐. 모든 단서가 본궁을 향하게 될 것이다. 서로 원수가 되는 것은 작은 일이겠지. 하지만 폐하께서 본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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