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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1화

作者: 송언희
고은영이 고희주에게 선생님을 붙여줬다는 말을 듣고 고은지의 안색이 조금은 나아진 듯 보였다.

“그 선생님은 잘 적응하고 있어?”

고은지가 다시 물었다.

“응. 잘 적응하고 있어, 학교라는 큰 환경이 아니라서 더 잘 맞는 것 같아. 걱정하지 마.”

고은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다행이야. 고희주를 잘 부탁할게.”

아이는 결국 학교에 다녀야 하는 법이다.

지난번 학교를 그만둔 이후로 고희주의 학업 문제는 줄곧 고은지의 큰 걱정거리였다.

사실 그녀는 아이가 학령기에 접어들면 학업에 소홀할 여유가 없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학교에서 고희주가 겪었던 상처들을 떠올리면...

아이의 학업보다도 무사히 평온하게 자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너한테 너무 많은 걸 부탁했네.”

고은지가 미안한 듯 말했다.

사실 그녀는 마음 깊이 고은영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비록 둘 사이에는 혈연이 없었지만 그녀가 아프기 시작한 이후로 고은영이 모든 일을 도맡아 해주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고희주까지 돌봐주고 있었으니 더욱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고은영은 부드럽게 대답했다.

“언니, 그런 말 하지 마.”

“진심이야, 이 기간 동안 네가 곁에 없었다면 정말 어떻게 버텼을지 모르겠어.”

그녀는 가족도, 의지할 곳도 없었다.

지금까지도 그녀는 자신의 친부모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심지어 고희주의 아버지가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고은지는 자신의 인생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그녀가 원해서 일어난 일도 아니었다.

대체 그녀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세상이 이렇게 가혹하게 굴어야 했을까?

이런 생각에 사로잡힐 때면 고은지의 마음은 숨조차 쉴 수 없을 만큼 답답해졌다.

고은영이 조용히 말했다.

“언니, 걱정하지 마. 내가 늘 곁에 있을 거야. 언니도 꼭 나아져야 해.”

“하지만 몸이란 게... 내가 나아지고 싶다고 해서 나아지는 게 아니잖아.”

고은지는 무력한 미소를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병으로 인한 고통은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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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9화

    게다가 안지영 이렇게 서둘러 온 건 바로 이 좋은 소식을 고은영에게 알려주고 싶어서였다.원래도 마음에 담아두지 못하는 성격이라 먼저 고은영을 찾지 않았다면 가는 길에 분명 장선명에게 들통이 날 게 뻔했다.안지영은 그렇게 떠났다. 배준우가 직접 운전기사를 붙여 안지영을 집으로 돌려보냈다.식탁 위.고은영은 오늘따라 밥을 유난히 많이 먹었고 요즘 들어 가장 잘 먹었다.배준우는 고은영의 모습을 보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오늘 저녁 음식이 꽤 괜찮았나 보네.”“네? 예전이랑 똑같은 거 아니에요?”고은영은 얼떨결에 되물었다.부엌에서는 매일 요리를 바꿔가며 했지만 맛은 비슷했다.최근 새로 영입된 인기 요리사가 있었는데 그 요리는 유난히 정교했다. 배준우는 고은영이 입맛을 잃은 걸 알고 일부러 남 아저씨에게 부탁해 데려온 요리사다. 하지만 데려온 후에도 고은영의 식욕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꽤 많이 먹었다.“보니까 음식이 전보다 훨씬 정갈해진 것 같네요.”특히 플레이팅이 눈에 띄었다.배준우가 눈썹을 살짝 올렸다.“이제야 알았어?”“맛도 확실히 달라진 것 같아요.” 고은영이 배준우를 향해 물었다.“우리 집 혹시 요리사를 바꿨어요?”“참...”배준우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벌써 보름이나 지났는데 이제야 눈치챘다. 고은영은 혀를 살짝 내밀었다.“하지만 확실히 맛있어졌어요. 전에는 전복을 동파육으로 끓일 수 있는 것도 몰랐어요.”“오늘 달라 보여.” 배준우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어디가 다르다는 거예요? 늘 똑같은데요.”“아까 안지영이 무슨 말을 해준 거야?”고은영은 침묵했다.안지영의 말이 나오자 고은영은 순간 경계했다.“오늘 그냥 밥을 조금 많이 먹은 것뿐이에요. 왜 굳이 지영이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요?”고은영의 작은 투정 속에는 은근한 불만이 섞여 있었다. 고은영의 말에 배준우는 분명 무슨 얘기를 들은 게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위로의 말이라면 고은지가 사고를 당했을 때 안지영은 고은영이 걱정되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8화

    그때는 고은지가 이미 결혼했고 아이도 있었기에 마치 쇠사슬에 채워진 것처럼 결코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굴레가 사라졌다.“하지만 나태현이 이미 네 언니가 세상에 있다는 걸 눈치챘어. 게다가 나태웅도 지금 동안에 있어. 너 준우 씨한테 조금이라도 귀띔해 주지 않을 거야?”“절대 안 해.”고은지가 간신히 강성을 벗어났는데 차마 다시 진흙탕으로 끌어들일 수 없었다. 게다가 나태현은 미치광이다.다만 고은지는 아직 살아 있으면서 고은영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그동안 고은영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편히 못 잤다. 늘 마음속에 고은지가 걸려 있었고 생사조차 알 수 없으니 괴로웠다. 하지만 어쨌든 살아만 있다면 고은영은 그걸로 충분하다. 안지영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이번에 네 언니가 강성을 떠난 건 아예 이곳과 깨끗이 인연을 끊으려는 거겠지.”그러니까 연락도 하지 않는 거였다. 하지만 동안은 정말 누구도 예상 못 한 곳이다.“그럼 희주는? 안열이 희주를 보았대?”고은영이 또 물었다. 안지영은 고개를 저었다.“그건 말하지 않았어.”“그럼 량천옥은?”“그것도 말하지 않았어. 그냥 네 언니와 이현이 함께 있다는 것만 봤대. 그리고 몸이 많이 안 좋아 보였대.”고은영은 침묵했다.“이현이 직접 안고 가고 있었다고 했어.”고은영은 할 말을 잃었다.‘몸이 좋지 않다니? 원래 큰 병을 앓았었고 후에 나태현에게 그토록 시달렸으니...’“됐어. 살아 있기만 하면 돼.”‘몸이 좋지 않더라도 이현 오빠가 잘 돌봐줄 거야.’그 순간 고은영은 고은지를 위해 진심으로 기뻐했다. ‘만약 정말 이현 오빠와 함께할 수 있다면... 그만.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 그저 살아 있기만 하면 됐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는 언니 스스로가 알 거야.’배준우가 돌아왔고 남 아저씨는 고은영이 위층에 있고 안지영도 있다고 말했다.저녁이 준비되자 혜나가 고은영을 부르러 가려 했지만 배준우가 자기가 가겠다고 했다. 그러다 방문 앞에 서니 문이 안에서 잠겨 있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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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6화

    “널 죽이지 않아.”홉스의 말투는 아주 가볍고 부드러웠다. 부드럽다 못해 거의 온화하게 들릴 정도였다.하지만 안열은 여전히 홉스의 말 속에 숨어 있는 위험의 단계를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안열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홉스가 조금씩 유골을 부서진 단지의 홈에 넣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안열은 눈을 감고 말했다.“내가 말했잖아요. 언니의 죽음은 나와 아무 상관 없다고요.”왜 안열을 믿지 않고 모든 사람이 믿지 않는지 알 수 없다.“살아 있게 할 거야.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게 살게 해줄 거야.”안열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홉스는 다시 입을 열었고 말투는 차가워 위험 그 자체였다. 안열은 숨을 깊게 들이켰다.이 순간, 안열의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숨 막힐 듯 답답했다. 설명해도 소용없다. 예전에도 얼마나 많이 말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지금 와서 믿어 줄 사람은 여전히 없다. 사실 이건 안열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하지만 왜 홉스는 안열이 동안을 떠나 잡아 와서 죽게 두지 않고 살아 있는 게 고통이 되게 만들 정도로 증오하는지 알 수 없다.“할머니는 어디 있어요?” 안열이 물었다.동안에 돌아온 첫날, 분명 할머니를 만났는데 홉스의 사람들에게 붙잡혀 끌려갔다. 홉스는 차갑게 눈을 뜨며 말했다.“알고 싶어?”이 네 글자는 마치 지옥에서 온 사탄의 냉기처럼 차가워 안열마저 가슴이 떨릴 정도였다.“이 경면은 네가 직접 꿰맬 거야? 아니면...”안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숨은 다시 가라앉았다.홉스의 뜻은 명확했다. 방금 안열이 미친 듯이 행동한 대로 지금 이 상황을 처리하라는 것이다.할머니의 안부를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자 안열은 홉스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했다. 할머니를 만나고 무사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안열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말했잖아요. 언니의 죽음은 나와 전혀 상관없다고.”“나태웅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해?”안열은 침묵했다.나태웅에 대한 얘기는 역시 디예가 말한 것이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5화

    섬광처럼 빠르게 홉스는 이미 안열 곁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었다.순간, 홉스의 힘은 안열을 거의 질식시킬 정도였다.하지만 다음 순간 짝 하는 소리와 함께 공기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홉스의 손동작이 멈췄고 안열을 바라보는 눈빛은 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안열이 홉스를 때렸다.“이제 미친 짓 그만할래요?”안열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순간, 홉스는 손을 조금 더 조이더니 진홍빛 눈으로 안열을 응시했다.너무나도 조용해서 안열이 지금 그 앞에서 죽는다 해도 홉스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할 것만 같았다.안열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대로 홉스의 시선을 마주했다.“아직도 부족한가 보네요.”안열의 얼굴은 벌겋게 부어올랐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담대했다.홉스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누가 네게 그런 용기를 줬어?”펑!주먹은 힘껏 홉스의 잘생긴 얼굴을 내리쳤고 공기는 다시 한순간 조용해졌다.홉스는 할 말을 잃었고 숨이 막혀 눈빛이 싸늘했다.“이 망할 여자!”펑! 펑!방 안에서 주먹질하는 소리가 퍼졌고 홉스는 분노에 차 안열의 목을 확 놓아버렸다.홉스는 안열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눈빛은 사람을 삼킬 기세였다. 안열은 옆에 있던 촛대를 집어 그대로 홉스에 내리쳤다.이제는 지긋지긋했다. 안열이 이곳에서 겪은 분노와 억울함은 아무도 모른다.과거의 일은 안열과 관련이 없다. 안이연이 죽은 건 그녀의 운이 나빴을 뿐 안열과 상관없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안열에게 책임을 돌리는지 알 수 없다.홉스는 완전히 화가 치밀어 다시 안열에게 달려들었다.그 순간 홉스의 마음은 오직 안열을 목 졸라 안이연 곁으로 보내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안열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동안 여기서 쌓인 억울함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수년간 장선명 곁에서 일하며 안열의 능력은 만만치 않아 홉스가 그녀의 약점을 잡아도 상관없다. 지금 안열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쾅! 쿵!공양대 위의 물건들이 계속해서 바닥으로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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