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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Author: 송언희
누가 알았겠는가. 강성의 살아있는 염라대왕이라 불리던 배준우가 사적인 자리에서, 특히 아내 앞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굴 줄이야.

고은영은 황급히 그의 허리를 살짝 꼬집었다.

그제야 고통을 느낀 배준우가 마지못해 그녀를 놓아주며 화난 눈빛으로 진정훈을 노려보았다.

“대체 몇 그릇째 먹는 거예요?”

배준우의 말투에는 분명한 불만이 담겨 있었다.

진정훈은 그런 배준우를 보고도 태연하게 말했다.

“걱정 마요. 생활비 냈으니까 밥 공짜로 먹는 거 아니에요.”

말투는 당당하기 그지없었다.

이 말을 들은 배준우는 진정으로 청하는 건 쉬워도 돌려보내는 건 어렵다는 게 어떤 건지 깨달았다.

진정훈이 이 집에 들어온 이후 지금까지 떠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간접적으로 신호를 주어도 그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척했다.

배준우는 고은영을 보며 말했다.

“나 병원에 좀 다녀올 건데 너도 같이 갈래?”

그러자 진정훈이 끼어들었다.

“아침에 동생이 병원에 갔다며. 우리 은영이 고생시키려는 거야?”

‘이 눈치 없는 놈 같으니라고!’

그는 진정훈이 있는 게 너무 불편했다. 고은영과 단둘이 식사라도 하려고 데리고 나가고 싶었지만 진정훈은 그런 눈치를 전혀 못 챘다.

오히려 진정훈은 자신이 민폐라는 사실을 모른 채 고은영에게 다정하게 말했다.

“은영아, 걱정하지 마. 량천옥은 이제 누나를 어떻게 하지도 못할 거야. 오히려 애지중지할걸?”

‘누나라니, 이 사람 언니보다 어리지 않잖아?’

사실 지금까지 고은영은 진씨 가문 사람들에 대해 거의 모르는 상태였다.

특히 나이나 다른 배경에 대해서는 아예 몰랐다.

하지만 진정훈은 고은영을 진심으로 아끼고 있었다.

최근에 고은영이 언니인 고은지를 위해 동분서주하며 정말 고생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일은 배준우가 처리했지만 마음의 짐만큼은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었다.

고은지가 그녀에게는 매우 소중한 존재였다.

병상에 누워있는 고은지를 보며 힘들어했던 시간은 고은영에게 너무나도 고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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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를 설득하라고? 말도 안 돼.’나태현은 고은영 쪽으로 방향을 틀려고 했지만 애초에 통하지도 않는 길이었다. 그는 자신이 고은지를 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고은영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고희주 사건에 있어서 고은지가 나태현을 증오하는 건 물론이고 고은영 또한 마찬가지였다.“됐어, 안 설득하면 안 하면 되잖아. 근데 왜 이렇게 화를 내?”배준우가 달래듯 말하자 고은영은 씩씩거리며 소리쳤다.“화가 안 나겠어요? 그 인간이 깨어났다는데? 하나님은 나태현도 안 데려가고 뭐 한대요?”배준우는 멈칫하더니 생각에 잠겼다.‘역시 여자를 적으로 두는 건 제일 어리석은 일이야.한편, 나태현은 지금 고은지를 보는 것조차 싫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바로 배준우였다. 하지만 돌아온 건 단 한 줄의 문자뿐이었다.[고은지 씨한테 너무 안 좋게 굴지 마요.]그 문자를 보는 순간, 나태현의 안색은 완전히 어두워졌다.‘무슨 뜻이지? 고은영 쪽 설득에 실패한 건가? 아니면 이 사태의 심각성을 아직 모르고 있는 건가?’배준우의 답장을 받은 나태현은 퇴근할 때까지도 시종일관 싸늘한 얼굴로 있었다. 이지훈은 온몸이 굳은 채 그 뒤를 따라나섰다.둘이 엘리베이터 홀을 나서던 그때, 고은지가 애스턴 마틴 한 대에 오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 좋지 않던 나태현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저 차, 누구 거야?”먄약 량천옥이 차를 사주었고 저 차가 고은지 소유라고 하면 문제 될 게 없었다. 하지만 방금 고은지는 탄 건 조수석이었다.나태현의 물음에, 이지훈은 나태현의 시선을 따라 차를 보다가 차 번호판을 확인했다. 번호판을 똑똑히 알아본 순간, 이지훈의 얼굴도 살짝 굳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모르겠습니다!”사실 그는 저 차가 육명호의 차라는 걸 알고 있었다. 예전에 한 번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지훈이 모른다고 답하자 나태현의 얼굴은 더없이 음산해졌다.“그럼 조사해. 누구 차인지.”저런 고급 차의 차 주인이 평범한 사람일 리 없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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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58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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