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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2화

Author: 송언희
“다치신 거 아니에요?”

“그냥 동상일 뿐이에요. 큰 일 아니에요.”

안지영이 말했다.

“...”

하늘그룹을 위하여 그녀도 목숨을 걸었다.

이 순간 안열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 당시 나태웅이 진짜로 하늘그룹을 무너뜨렸다면 지영 씨에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 이래서 둘은 잘 될 수 없었던 거야!’

나태웅은 매번 사람의 한계를 짓밟으며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사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나태웅이 안지영에게 얼마나 지나친 짓을 했는지 알고 있다.

둘이 잘되면 오히려 이상했다.

“열이 씨? 열이 씨?”

안열이 대답이 없자 안지영은 다급하게 그녀를 불렀다.

안열은 겨우 정신을 차렸다.

“오전에 회사에 가지 않을 거예요. 도련님께서 맡기신 업무가 있어요.”

정확히 무슨 일인지 안열은 말하지 않았다.

나씨 가문과의 일을 안지영에게 말해도 그녀는 그저 불쾌해할 뿐 알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결혼식을 망쳤는데 도련님이 가만있을 리 없잖아.’

“알았어요. 대신 오후에는 일찍 와야 해요.”

안열이 회사에 오지 않는다는 말에 안지영은 실망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미 그녀의 존재에 너무 익숙했다.

안열의 업무능력은 아무나 따라올 수 없었다.

“네.”

짧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은 안열은 쓰린 속을 달래려고 따뜻한 물 두 잔을 마셨다.

그러나 물을 마신 후 물이 위를 자극했는지 속이 더 불편하기 시작했다.

구토를 두 차례나 더 한 후 간신히 지친 몸을 이끌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나태범의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너와 영지의 결혼식을 일주일 후로 정했다!”

“말했잖아요, 저 그 여자랑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요.”

나태웅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말을 들은 나태범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쨌든 결혼은 해야 해!”

나태범의 태도는 가차 없이 단호했다

나태범은 나태웅이 결혼해야만 안지영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안지영과 더 이상 엮이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에 나태웅의 반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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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그런 것 같아. 싫은 사람은 냄새조차도 역겨운가 봐.’“얼른 무슨 일인지나 말해.”여기서 시간 낭비하며 그와 잡담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나태웅은 그녀의 짜증 난 모습을 보고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그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렇게 급하게 알고 싶어?”안지영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예전에 할머니가 살아계셨을 때도 할머니의 잔소리가 너무 귀찮고 짜증 났지만 지금의 나태웅이 그 평범한 할머니보다 더 무서웠다.나태웅은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그날 데려갔던 곳, 외딴곳이었지?”“...”그곳을 생각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오늘도 동상 때문에 생겼던 상처가 아려왔다.안지영은 나태웅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런 취향이 있을 줄은 몰랐어. 혹시 고독증이라도 있어?”나태웅이 그런 곳에 집을 소유한 건 의외였다.그냥 나태웅이 대여한 집인 줄로 알고 있었다.지금 그의 말을 들어보니 그곳은 그의 소유인 모양이었다.고독증이 아니라면 그곳에 집을 살 이유가 없었다.그녀가 발끈하는 모습을 보고 나태웅은 비웃으며 말했다.“그곳이 꼭 나의 집일 거라고 어떻게 확신해?”“무슨 소리야?”“장선명이 너한테 말 안 했어?”“...”‘선명 씨가 나한테 뭘 말했다는 거지? 그런 곳에 집이 있다는 것을 나도 이해 할 수 없는데, 선명 씨가 어떻게 알겠어? 선명 씨는 심리 상담사도 아닌데 나태웅의 고독증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없잖아.’안지영이 말했다.“선명 씨 얘기는 집어치워! 말하기 싫으면 하지 마.”나태웅이 말을 반쯤만 흘리는 걸 보고도 안지영은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다.나태웅이 말했다.“내가 장선명을 끌어들이려는 게 아니야. 그곳은 진짜 장선명과 관련된 곳이야.”안지영이 말했다.“무슨 말이야?”“네가 그날 밤 묵은 방은 장선명의 옛 연인이 살던 곳이었어. 나는 네가 분명히 부동산 증서라도 찾아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실망스러울 줄이야. 내가 직접 알려줘야 한다니.”“...”나태웅의 말을 들은 안지영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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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선명은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태웅이 감히 안지영을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숨소리가 거칠어졌다.“그 자식이 아직도 감히 하늘 그룹에 찾아와?”“네, 여기 오셨잖아요.”안열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지금 나씨 가문 상황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이런 상황에서도 나태웅이 안지영을 찾아온 걸 보면 예전부터 말하던 대로 이 남자의 사고방식은 정말 보통 사람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쫓아내!”장선명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안열이 말했다.“도련님, 제, 제가 직접 쫓아내라는 말씀이세요?”“그럼?”장선명의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짜증이 서려 있었다.‘아니, 평소와 달리 열이 씨의 반응이 왜 이리 둔해진 거야?’“...”‘정말로 내가 직접 나서야 한다니!’“제가 오늘 몸이 좀 안 좋아서요.”안열은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장선명이 물었다.“뭐라고?”장선명의 엄숙한 목소리를 듣고 안열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제야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눈치챘다.‘아이고, 내가 뭐라고 말한 거야.’“그게, 제가 당해낼 힘이 안 돼요.”이 말을 한 안열은 자신의 혀를 깨물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망했어, 내가 오늘 왜 이러는 거야?’장선명이 그녀를 이상하게 여기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안열 자신도 지금 하는 말이 모두 헛소리 같았다.“네, 알았어요. 당장 쫓아낼게요.”이를 악물고 대답한 안열은 이미 완전히 망한 기분이 들었다.전화를 끊고 그녀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대체 오늘 왜 이러는 걸까?’그녀는 사실 요즘 들어 계속 이런 상태인 것 같았다.생각이 자꾸 흩어지고 정신을 집중할 수 없었다....사무실 안.안지영은 싸늘한 눈빛으로 나태웅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나태웅을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사람은 자신의 처지를 잘 알아야 한다는데, 넌 왜...”여기까지 말한 안지영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 그녀는 나태웅을 형용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나태웅이 말했다.“내가 뭘?”“쓰레기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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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열이 병원에 도착해 진료를 보려고 하는데 안지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안 대표님.”안지영이 말했다.“오후에 회사로 오실 건가요?”안열은 오늘 몸살 기운으로 휴가를 내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네.”그녀는 역시 고된 일만 하는 팔자였다. 이미 일에 길들어진 몸이었다.지난 몇 년간 장선명 곁에서 한 번도 아픈 적 없었던 그녀는 단 한 번도 휴가를 낸 적이 없었다.이번에 이렇게 심한 감기에 걸리게 될 줄을 몰랐다.안지영이 말했다.“그러면 다행이에요. 앞으로 한동안 제가 회사에 없을 거예요. 신혼여행 가려고요.”“그래요? 제가 곧바로 돌아갈게요.”안지영이 신혼여행을 떠난다는 소식을 들은 안열은 휴가를 내려던 마음을 완전히 접어버렸다.그녀는 장선명의 계획을 방해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네, 그럼 저 먼저 다른 비서분들 업무를 조정할게요.”“알겠어요.”통화를 종료한 안열은 울렁거리는 속을 가라앉히기 위해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이미 다 토했는데 또 속이 울렁거려, 정말 짜증 나!’진료 접수증을 손에 들고 진료과로 향했다. 안열은 자신이 산부인과에 들어선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다만 진료실 앞의 인파를 보자 머리가 지끈거렸다.‘요즘 아픈 사람이 왜 이렇게나 많아? 진료 보려는 사람이 어쩌면 이렇게 많을까? 도대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거지!’손목시계를 본 그녀는 아직 시간이 이른 탓에 좀 더 기다리기로 했다.그러나 5분이 지나도록 다음 번호를 부르지 않자 안열은 완전히 인내심을 잃었다.전화벨이 다시 울리던 순간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발걸음을 돌려 밖으로 나가면서 전화를 받았다.“안녕하세요, 안열입니다.”프로젝트 담당자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나태웅의 병실 안.안열이 떠난 후 진이훈이 병실에 모습을 드러냈다.안색이 어두운 나태웅과 땅에 널브러진 서류들을 보고 진이훈은 허리를 굽혀 줍기 시작했다.문서의 내용을 확인한 순간 입가가 경련이 일어난 것처럼 떨렸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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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5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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