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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1화

作者: 송언희
30분 후, 신혼여행을 떠나려던 장선명과 안지영이 안열의 숙소로 달려갔지만 나태웅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장선명은 안열의 집 안을 한 바퀴 둘러보았고 안지영은 핸드폰을 꺼내 나태웅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가 처음으로 나태웅에게 먼저 전화를 건 이유는 바로 안열 때문이었다.

전화기 너머로 다급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금방 올라갈게.”

나태웅은 안열의 집을 확인한 후, 바로 경비실로 달려갔다.

전화를 끊고 안지영은 장선명을 쳐다보았고 두 사람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내 나태웅이 돌아왔다.

세 사람은 처음으로 얼굴을 붉히지 않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안지영은 나태웅을 쳐다보며 뭔가 말을 하려 했지만 결국은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하였다.

안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라고 생각하고 안열이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도망쳤다고 생각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안열은 강성에서 10년 넘게 살았고 이곳에 뿌리를 내린 것과 다름없었다.

“이건 방에서 찾은 거야.”

나태웅은 접힌 지혈 밴드를 장선명에게 건넸다.

지혈 밴드를 받아쥐고 이리저리 훑어보던 그는 냄새를 맡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CCTV에 얼굴이 잡히지 않은 걸 보면 아마도 묘하게 카메라를 피한 것 같아.”

“지금은 아파트마다 CCTV가 쫙 깔려있어. 그렇게 완벽한 사각지대가 있을까?”

안지영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강성은 보안 시스템 수준이 아주 높아졌다.

특히 주거 지역은 CCTV 수와 범위에 대해 엄격한 요구 사항이 있었다.

“CCTV에 손을 댄 흔적은 없어.”

손을 댄 흔적이 없는데 안열은 집으로 들어간 후, 다시는 CCTV에 찍히지 않았다.

세 사람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안지영은 장선명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그는 안색이 어두워진 채 싸늘한 눈빛으로 손에 있는 하얀 지혈 밴드를 쳐다보았다.

이런 방법으로 안열을 데려간 걸 보면 안열은 지금...

잠시 생각을 하던 그가 핸드폰을 꺼내 구이준에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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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에서 관련 단서를 찾으려 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안열이 연락을 제일 많이 한 사람은 그녀와 장선명뿐이었다. 동안 쪽에는 단서가 거의 없었다. 전화를 마친 장선명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뭘 보고 있어?”그는 그녀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아 최대한 온화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어쩌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계가 이렇게 형편이 없다는 걸 그녀한테 알려주기 싫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그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그 당시 장선명과의 결혼을 결정한 건 단지 나태웅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자신을 걱정하는 그의 말투에 안지영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뭔가 단서라도 찾을 수 있을까 해서 보고 있는 중이에요.”“응?”그제야 장선명은 그녀가 들고 있던 것이 안열의 핸드폰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녀가 이렇게 침착한 것을 보고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예전에는 이런 것에 대해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누가 보고 있든 누가 알게 되든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이 여자의 앞에서 그는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이 많아졌다. “반응이 왜 그래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줄 알았어요?”“당신이 무서워할까 봐 걱정했어.”방금 통화를 하면서 그는 최대한 말투를 억제했지만 여전히 격한 말을 피할 수가 없었다.그런 자신이 모습이 그녀를 놀라게 할 거라고 생각했다.말이 끝나자마자 그녀가 그의 팔을 껴안았다.“무서운 거 맞아요.”“지영아.”“열이 씨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이에요.”아까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마음속으로 줄곧 안열을 걱정하고 있었다.안열이 좋은 사람이었든 아니었든 안지영은 지금 그녀에 대한 걱정뿐이었다. 어찌 됐든 자신의 곁에 오랫동안 있었던 사람이니까.가끔은 싫다가도 좋고 좋다가도 싫어지는 게 사람 마음 아니겠나?안열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을 때 장선명은 침묵했고 온몸에서 싸늘한 기운이 뿜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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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이 막혔고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나 때문이라니? 내 일이 안열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래?”나태웅은 그 말에 불복하며 따져 물었다. 동안 쪽과 연락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와 안열이 무슨 관계가 있다고? 그 사람들이 왜 안열을 찾는가 말이다.“열이 씨가 당신이랑 상관없는 건 맞지만 열이 씨 뱃속에는 당신의 아이가 있어.”이 인간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인 건지? 상대가 전화까지 왔는데 이런 말이나 하고 있고...전에도 그녀는 나태웅이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보니까 정신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그냥 이기적인 사람인 것 같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일단 자기 자신부터 챙기는 사람이었다.아버지의 일도 그는 자신의 책임라는 걸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 매달리는 능력이 타고났고 책임을 회피하는 능력은 더더욱 일품이었다. 아이의 얘기가 나오니 나태웅의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 그가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입 닥쳐. 감히 그 얘기를 꺼내?”“못할 게 뭐가 있어서?”“그 아이가 왜 생겼는지 몰라서 물어?”“왜 생겼는데? 다 당신이 한 짓이잖아. 내가 강요라도 했어?”원래 사이가 안 좋았던 두 사람은 안열의 일에 직면하여 끊임없이 말다툼했다.특히 책임을 회피하는 나태웅의 태도에 안지영은 마음 같아서 그를 때려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남자가 있을까? 정말 너무 꽤씸했다. “함부로 입 놀리지 마.”“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몰라서 그래? 함부로 이런 짓거리를 하지 말았어야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입 닥치라고 하는 거야?”...나태웅은 말문이 막혀버렸다.미친 듯이 쏘아붙이는 안지영의 모습에 그는 더 이상 뭐라 할 수가 없었다.“당신 같은 사람은...”“그만해.”계속 생각에 잠겨 있던 장선명이 마침내 입을 열고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나태웅은 이미 화가 나서 말조차 할 수가 없었다. 안지영과 안열이 그를 모함하려다가 생긴 사고인데... 아이가 생기고 나니 안지영은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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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전화에서 안열이 단호하게 거절했지만 나태웅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음 날 아침 일찍 그녀의 집 앞으로 찾아왔다. 도착해서 그는 안열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젯밤에도 전화로 말했듯이 그는 안열이 수술실에 들어가는 것을 직접 보고 싶었다. 게다가 병원 쪽에 이미 의사한테 다 얘기해 둔 상황이었다.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를 지워야 한다. 어젯밤, 안지영과 장선명이 그에게 뭐라고 했든 나태웅은 이 아이를 낳게 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러나 몇 번이나 전화를 걸어도 안열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8시 반까지 기다리고 있던 그는 인내심이 폭발하고 말았다.“이 여자가 정말.”그는 차에서 내려 안열을 찾아갔다.어젯밤에 진이훈은 이미 안열이 살고 있는 곳을 알아냈고 그는 바로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안열의 방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그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본능적으로 그는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핸드폰을 꺼내 다시 안열에게 전화를 거니 문 앞에서 진동이 들려왔다.소리를 찾아 다가가니 전화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그는 빠른 걸음으로 집 안으로 들어가 경계했다.“안열. 안열.”두 번 소리쳤지만 방안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고 바람이 거실의 커튼을 걷어 올렸다. 조용함 속에 위험함이 가득 배어 있었다.그는 재빨리 집 안을 구석구석 뒤져 보았지만 안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침대 옆에는 네모나게 접힌 흰색 지혈 밴드가 놓여있었다. 냄새를 맡아보던 그는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느꼈다.안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한편, 아침 일찍부터 장선명은 침대에서 안지영을 끌어 내렸다. “꼭 가야 해요?”졸음이 쏟아진 그녀는 만사가 귀찮았다. 평소에 출근할 때도 이 시간에 일어나긴 하지만 오늘은 휴일이었고 놀러 간다고 하니 게으름을 피우고 싶었다.“당연히 가야지. 한 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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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태웅은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잠시 후, 그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지금 그거 나한테 한 말이야?”그가 누구 때문에 이 지경이 되었는데. 이 빌어먹을 여자는 지금 이런 말을 하고 있다.양심이 있긴 한 건지?“그날 밤 안열이 왜 나한테 그런 짓을 했는지. 이 안에 당신의 뜻이 없었다고 장담할 수 있어?”나태웅은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다.진이훈에게 알아보라고 한 결과 그날 밤, 허영지도 그쪽으로 왔었다. 다만 방에 잘못 들어간 것뿐이었다.허영지는 나씨 가문에서 그한테 찍어준 결혼 상대였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믿지 않았다. 이 빌어먹을 여자가 다른 여자에게 자신을 떠넘기다니...그것도 모자라 이제 와서 쓰레기라고 욕을 하다니, 세상에 이런 법은 없다.“그래서 뭐? 당신처럼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에게는 나도 특별한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어.”안지영이 매섭게 그를 쏘아붙였다.“감히 나한테 이런 짓을 해?”그가 큰소리를 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얼어붙었다. 하루아침에 안열의 임신 소식에 상황은 점차 통제 불능 상태가 되어 버렸다. ...안열은 장선명을 만나고 나서 혼이 나간 채로 집으로 돌아왔다.이치대로라면 당사자인 그녀는 지금 가장 화가 났어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임신 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아서 전혀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다.너무 피곤하고 졸음이 쏟아졌다. 그런데 하필 그때 누군가가 쉬고 있는 그녀를 방해했다.단잠에 빠져있는데 핸드폰이 계속 울렸고 그녀는 급히 통화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그녀는 눈조차 뜨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 “내일 병원으로 가.”짧은 한마디에 싸늘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알았어요.”오라고 하면 뭐 못 올 줄 알고? 나태웅의 아이는 그녀한테도 짐 같은 존재였다.“내일 아침 8시, 데리러 갈게. 집 앞에서 봐.”“아니요. 혼자 갈게요.”그와 같이 다니면 창피했다. 밖에서 언제든지 화를 내는 사람이니까. 그녀도 성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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