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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위험한 여자에게는 위험한 남자가]

Penulis: silver구슬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9-02 00:05:09
테헤란로에 위치한 가계영의 집.

푹 자고 일어난 현신은 익숙하게 방 한편에 마련된 트레이닝룸으로 향했다.

러닝머신 위에서 리드미컬하게 뛰던 그녀의 귀에 꽂힌 블루투스 이어폰 너머로 헤르만의 무거운 음성이 들려왔다.

“헤르만 선배, 사람을 찾으세요?”

현신이 반가운 듯 묻자, 헤르만은 평소와 달리 살짝 머뭇거리며 말을 이었다. 현신은 런닝머신의 속도를 줄이고 버튼을 눌러 멈춰 섰다.

어지간해서는 헤르만이 본인의 정보력으로 해결하는데, 오죽하면 자신에게 연락을 했을까 싶었다.

가쁜 숨을 들이쉬며 땀을 닦아내는 동안, 헤르만의 설명이 이어졌다.

— 우연히 미션을 수행하는 듯한 여자를 봤어. 혹시 빅토리아와 교차점이 있거나, 한비단 단독의 움직임인가 싶어서.

우연히 요원이 헤르만 앞에 대놓고 나타났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헤르만과 엘에프는 누구나 다 아는 거물이고, 그의 근처에서 무슨 미션 따위를 행할 정도의 예민한 사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네? 인상착의가 어떻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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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대, 내게로 오세요(닥치고 내게로 와! - 외전)   #62. [지독하게, 의아하게]

    8월 초의 나른한 화요일, 영국 옥스퍼드의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는 고즈넉한 평화에 잠겨 있었다.고풍스러운 저택 3층, 현신과 가계영이 머무는 서재에는 노트북 화면을 통해 한국에서 건너온 그리운 목소리들이 울려 퍼졌다.가장 먼저 얼굴을 마주한 것은 이무휼과 서시온이었다.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변함없는 모습에 현신은 짧은 탄성을 내뱉으며 반가움을 표했다.뒤이어 한규련과 김강무까지 합류하며 화상 통화는 순식간에 활기찬 수다로 가득 찼다.영국은 한창 해가 높은 낮 시간이었으나, 지구 반대편 한국은 이미 자정을 향해 가는 시각이었다.수천 킬로미터의 물리적 거리와 시차가 가로막고 있어도, 모니터를 통해 마주하는 친구들과의 대화는 바로 곁에서 어깨를 맞대고 나누는 것처럼 따스하고 즐거웠다.사실 요즘 현신은 마음 한구석에 팽팽한 긴장감을 품고 살았다. 얼마 전 이탈리아에서 겪었던 해프닝은 그녀의 요원 본능을 다시 일깨워 놓았다. 평화로운 옥스퍼드의 일상 속에서도 그녀는 매일 몸을 단련하며 날 선 감각을 유지하려 애쓰는 중이었다.친구들과의 통화를 마친 후, 현신과 가계영은 서재에 마주 앉아 은은한 향이 감도는 차를 마시며 담소를 이어갔다.“계영 님, 정말 빨리 가을이 왔으면 좋겠어요. 제가 진짜로 이곳에서 대학생이 된다는 게 아직도 현실감이 없어서 꿈일까 봐 자꾸 확인하게 돼요.”“나중엔 강의실에 박혀서 지금 이 여유가 좋았다고, 곡소리를 낼지도 몰라.”영국 땅을 밟은 지도 어느덧 수개월. 현신은 오는 10월 초부터 시작될 대학 생활을 확정 지은 상태였다.“하긴, 제가 과연 그 쟁쟁한 학생들 사이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현신의 설렘과 걱정이 묻은 소리에 가계영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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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만의 시선이 리아나의 단정한 목선과 턱선, 그리고 경계심으로 고요하게 빛나는 눈동자 위로 무겁게 떨어졌다.빅토리아 기관과의 피비린내 나는 전면전, 엘에프 내부의 반대 파벌들과의 수 싸움, 그리고 아프리카 군벌들과의 피할 수 없는 혈투까지.앞으로 헤르만이 걸어가야 할 길은 잔혹한 피바다였다.그는 리아나를 이 거대한 판에 앉히며 서열을 다투는 넘버로 지정하지 않았다. 그녀의 위치를 철저하게 제 품 안에 가두고 보호할 여자로 두고 싶었다.하지만 이 매혹적이고 능력이 넘치는 여인의 속내는 인생의 목적이 오로지 돈이라고 밝힌 바가 있었다. 과연 지금은 어떤 마음으로 제 곁에 있고 싶어 하는 걸까.“계약 기간 동안은 대표님을 지킬 겁니다.”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단호한 대답에 헤르만의 가슴 한구석으로 스산한 냉기가 스쳤다.역시 정이나 도덕적 의무, 낭만 따위에 흔들리지 않고, 철저히 계약과 대가로만 움직이는 그녀였기에 이해는 되었다.“그 계약이 끝나면?”헤르만은 낮게 깐 음성으로 물으며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계약이 끝나면 1년 뒤입니다. 그때 제 감정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현재는 목숨을 걸고 대표님을 지킬 겁니다.”흔들림 없는 눈동자였다. 철저하게 솔직한 답이었고 이성적인 벽을 세우는 그녀의 태도에 헤르만의 입안은 씁쓸함이 차올랐다.“만약 더 많은 돈을 주고, 계약 파기를 유도하며 빅토리아에서 그대를 포섭하려 한다면?”그 질문에 리아나의 입꼬리가 피식 솟아올랐다.“정글에서는 힘이 센 쪽에 붙는 게 약자의 룰이죠. 지금 유럽에서 보스와 엘에프 사장님과 등을 돌리는 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배신할 이유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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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대, 내게로 오세요(닥치고 내게로 와! - 외전)   #59. [그대에게 갈증이 느껴져]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 어느덧 8월의 끝자락이 되었다.영국 옥스퍼드셔의 고풍스러운 저택은 깊은 정적에 잠겨 있었다.그러나 고요한 마스터 베드룸 안에서는 새벽부터 애처로운 여인의 숨 막히는 흐느낌이 흘러나왔다.“계영 님······. 죄송해요. 체스에 이겨서······ 키스는 너무······.”가계영은 잠결에 옆자리의 미세한 떨림을 느끼고 지체 없이 현신을 품으로 끌어당겼다. 식은땀을 흘리며 괴로운 듯 뒤척이는 그녀의 가녀린 몸을 안쓰럽게 쓸어내리며, 계영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입술로 거두어냈다.“신, 나 여기 있어. 꿈이야.”현신은 종종 과거의 잔혹한 파편에 갇히곤 했다.누군가를 구하지 못한 부채감이나, 억울하게 내몰렸던 절벽 끝의 순간이라든지, 늘 후회와 자신의 능력을 탓하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되뇌었다.하지만 ‘체스’와 ‘키스’라니. 최근의 악몽은 조금 특이했다.‘요즘은 악몽이 좀 잦아들었다 싶었는데.’계영은 현신의 짧은 금발을 부드럽게 넘겨주었다. 리아나를 만난 이후 현신은 마치 무언가에 쫓기듯 부하들에게 특훈을 받으며 자신을 지독하게 혹사시켰다. 낮 동안의 피로가 짙어질수록 밤의 악몽은 더 선명하게 그녀를 파먹는 모양이었다.최주현과 관련해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도 누군가를 살려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던 그녀의 흐느낌은, 계영의 가슴에 매번 깊은 패임을 남겼다.계영은 현신의 날카로운 어깨뼈를 살포시 감싸 쥐며, 붉어진 귓가에 끊임없이 낮은 음

  • 그대, 내게로 오세요(닥치고 내게로 와! - 외전)   #58. [이레귤러 그녀에게 침몰하다]

    이탈리아의 지하 수로.전투복 차림의 헤르만은 리아나의 손을 그러잡은 채 어둠 속을 내달렸다.“리아나.”“네, 보스.”마스크 위로 드러난 리아나의 눈동자는 멀어져 가는 통로 너머를 향해 복잡하게 일렁이고 있었다.“수고했어. 그런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좁고 캄캄한 지하 통로. 벽을 타고 울리는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가 지독하게 농밀한 무게감을 만들어냈다. 평소 얼음 조각처럼 미동조차 없던 그녀에게 미세한 균열이 생겼음을, 헤르만은 놓치지 않았다.“아닙니다. ······이제 완벽합니다. 전원 무사히 탈출했다고 합니다.”이어지는 메시지와 함께 리아나의 표정이 비로소 맑게 개었다.헤르만의 블루투스 이어폰 너머로도 상황이 완전히 종료되었다는 넘버들의 보고가 들려왔다.“그래, 이제 끝났군.”마스크를 벗은 둘은 여유롭게 지하를 벗어나 노상 주차장으로 향했다.넘버들이 준비한 세단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리아나의 손을 단단히 맞잡고 조수석 문을 열었다.쏟아지는 여름 햇살 아래, 전투복 차림의 리아나는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관능적인 기류를 풍겼다.차에 올라탄 헤르만은 에어컨을 풀가동함과 동시에 리아나의 목덜미를 거세게 끌어당겼다.서늘한 이끼 향과 그녀의 살결에서 뿜어져 나오는 달큰한 체향이 뒤섞여 본능을 사정없이 자극했다. 그는 리아나의 머리카락을 감싸 쥔 채 깊게 입을 맞추었다.차 안에는 차갑게 식어가는 공기와 대비되는 묘한 정적이 감돌았다. 위기를 넘겼다는 쾌감과 누적된 피로가 섞여 몸을 나른하게 마비시켰다.

  • 그대, 내게로 오세요(닥치고 내게로 와! - 외전)   #57. [한 뼘 차이로 덫을 탈출하다]

    탈의실에서 나와 레스토랑 로비에 선 현신은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서늘한 전율에 전신을 떨었다.리아나가 제기했던 정보는 정확했고, 적들은 로마 시민과 관광객이 몰려 있는 도심 속이라 할지라도 대량의 유혈 사태를 서슴지 않을 만큼 지독하게 추격해 오고 있었다.이어 마 실장의 다급한 음성이 수신기를 통해 흘러들었다. H&M 호텔과 본사 건물 외곽 역시 각각 50여 명 규모의 수상한 움직임이 감지되어 전 인원 비상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는 보고였다.또한 가계영과 현신이 타고 온 리무진 인근에서 소형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는 급보까지 터져 나왔다.“일단 시야에서 벗어나는 것이 상책입니다.”헤르만의 지적이 정답이었다. 이 난전 속에서 도심 한복판의 난투극을 벌이는 것은 득보다 실이 훨씬 큰 함정이었다.“헤르만, 예전의 너라면 정면 돌파를 외쳤을 텐데.”“엘에프, 내게는 지켜야 할 것들이 늘었어.”엘에프가 나른하게 비아냥거렸으나, 헤르만의 단단한 음성 속에는 리아나를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강한 집념이 서려 있었다.현신 역시 무고한 관광객을 방패로 삼고 싶지도 않았거니와, 무엇보다 헤르만의 세력이 자리 잡고 있는 이곳에서 가계영이나 엘에프가 피를 흘려서는 안 된다고 확신했다.“원래 알고 보면 헤르만 선배가 꽤 스윗하시다니까요.”엘에프와 현신이 여유롭게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 묵묵히 상황을 주시하던 헤르만과 가계영의 굳은 표정도 조금씩 풀려나갔다.“당연하지. 이게 뭐라고. 엘에프, 너는 B구역 지하로 빠져. 에스와 켄즈 대표는 반대편 서쪽 라인. 나와 리아나는 중앙 통로로 직진하겠어.”“나는 현신을 데리고 미리 대기시켜 둔 헬기 포인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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