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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or: 별일없음
"어찌 우리를 의심하느냐."

임지헌은 미간을 찌푸린 채 나를 타일렀다.

"민주는 어릴 적부터 친오라비가 없었으니, 내게 조금 의지할 뿐이다."

"성정이 곧고 악의도 없으니, 매사 그리 따지지 말거라."

전에는 나도 믿었다.

하지만 혼례복을 입은 오늘, 서민주는 미간의 꽃무늬가 비뚤어졌다는 말 한마디로 온 친척을 붙들어 두었다.

더 우스운 것은 임지헌이 이를 당연하게 여긴다는 것이었다.

조모가 지팡이로 바닥을 두드렸다.

"임 세자, 하온이가 시집가는 일은 우리 집안의 큰일이다."

"온 집안이 인시부터 일어나 채비한 것도 정해진 시각을 맞추고자 함이었지."

"젊은이들이 신명을 공경하지 않는다 해도, 두 가문의 체면은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

임지헌이 입을 열기도 전에 서민주가 먼저 붓을 내려놓았다.

"조모님, 정한 때가 중요한 줄은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일부러 시간을 끌려던 것은 아닙니다."

서민주는 내게 시선을 돌려 부드럽게 말했다.

"하온아, 어서 조모님을 달래 보아라."

"큰 경삿날에 어찌 이리 분위기를 무겁게 만드느냐."

임지헌도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하온아. 민주는 화장을 조금 고칠 뿐이다."

"오늘 이리 많은 손님이 와 계신데, 모두가 난처해지게 하지 말거라."

나는 잠시 멍하니 임지헌을 바라보았다.

"제가 소란을 피운다고 하시는 겁니까?"

그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목소리에는 못마땅함이 묻어났다.

"민주는 그저 단정히 꾸미고자 할 뿐이다."

"네가 하필 이때 나가라며 그 아이를 난처하게 만드는 것이 소란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

나는 헛웃음이 났다.

온 집안을 붙들어 두고 꽃무늬를 고치는 일은 소란이 아니었고, 내가 시집갈 때를 일깨우는 일은 철없는 짓이 되었다.

그때 문밖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집사가 급히 들어섰다.

"대감님, 마님. 신랑 측 행렬이 이미 대문 앞에 늘어서 있습니다."

"악대와 꽃가마, 복돈을 뿌릴 이들까지 모두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 지체하면 거리의 행렬이 어지러워질 것입니다."

방 안의 공기가 팽팽해졌다.

나는 임지헌을 바라보았다.

"세자 저하."

"진시 삼각, 저는 반드시 집을 나서야 합니다."

임지헌은 못마땅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때 서민주가 낮게 탄식했다.

"이런."

그녀는 동경을 들여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아까 쓴 연지 빛이 잘못되었어."

"오늘은 하온이의 큰 경삿날인데, 검붉은 꽃무늬를 그릴 수는 없지."

"진 붉은빛이 더 길해."

서민주는 물에 적신 비단 수건으로 방금 그린 꽃무늬를 조금씩 지워 냈다.

어머니가 더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민주야!"

"네가 참으로 하온이를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함께 나서야 하지, 더는 시각을 어겨서는 아니 된다."

서민주는 납득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들었다.

"아주머님, 저는 하온이를 위해 이러는 것입니다."

"오늘 도성의 귀한 댁 부인들이 모두 잔치에 오실 텐데, 제 차림이 흐트러져 있으면 사람들이 구씨 가문이 예를 모른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큰외숙부가 차갑게 말했다.

"온 집안의 손님을 네 하나 때문에 기다리게 하는 것이야말로 무례한 일이다."

서민주의 얼굴빛이 하얗게 질렸다.

"큰외숙부님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

"큰외숙부님께서도 제가 일부러 하온의 혼사를 망치려 한다고 여기시는 겁니까?"

임지헌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서민주의 앞을 막아섰다.

"그만들 하십시오!"

"민주는 하온과 함께 단정히 시집길에 나서고 싶었을 뿐입니다."

"어찌 그리 악의로만 헤아리십니까?"

큰외숙부는 분을 참지 못하고 주먹을 꽉 쥐었다.

어머니는 임지헌을 바라보며 깊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던 마지막 아픔도 서서히 가라앉았다.

물시계에서는 또 한 방울의 물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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