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십니까?""아니다."배정무는 태연한 얼굴이었다.마차가 돌을 밟아 흔들리자, 그의 소매 속 얇은 종이가 떨어졌다.주워 보니 오늘 신부를 맞이할 순서가 적혀 있었다.진시 일각, 왕부의 의장 행렬은 거리 밖에서 대기한다.진시 이각, 궁의 내시가 도착한다.진시 삼각, 교지를 내리고 혼인을 청한다.그 아래에는 이런 글도 적혀 있었다.‘구하온이 원치 않으면 강요하지 말 것.’‘구씨 가문이 끝내 기존 혼약을 지키기로 하면 즉시 물러날 것.’‘하객들을 놀라게 하지 말 것.’나는 고개를 들어 배정무를 보았다."처음부터 준비하고 계셨습니까?"배정무는 잠시 침묵하다가 마침내 인정했다."보름 전, 내가 도성에 돌아와 복명하던 때 네가 혼인한다는 말을 들었다.""그래서 폐하께 혼인을 허락하는 교지를 내려 달라 청했다.""폐하께서는 내가 북방에서는 거침없이 적을 베면서, 네 앞에서는 쓸모없는 자가 된다며 꾸짖으셨다."내가 웃음을 터뜨리자 배정무의 귓불이 붉어졌다.그가 말을 이었다."나는 교지로 너를 얽매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그 교지는 두 가문의 혼약이 풀린 뒤에만 내가 네게 혼인을 청하도록 했을 뿐, 네 뜻을 대신 정한 것은 아니다.""네가 임지헌에게 시집가길 바랐다면, 이 교지는 영영 나오지 않았을 테지.""혼약이 깨지고, 네가 원한다면...."그가 나를 보았다."너를 데리러 오려 했다."나는 손에 든 종이를 바라보았다."오늘 저를 데리러 오셨는데, 제가 따라가지 않았다면 어찌하셨겠습니까?"배정무가 마차 벽에 기댄 채 낮게 말했다."처음에는 그저 네 명예가 상할까 염려했다.""하지만 구씨 저택에서 있었던 일과 임지헌이 네게 한 일을 듣고는, 참지 못해 왔다."마차 안이 잠시 고요해졌다.잠시 뒤, 내가 물었다."왕부에 혼례청도 마련했습니까?""그렇다.""하객은요?""궁에서 내린 하사품도 이미 도착했고, 종친부의 수장과 예부시랑, 몇몇 왕실 종친들, 그리고 북방에서 나를 따라 도성에 온 장수들이 와 있다.""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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