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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ผู้เขียน: 운명의결
나리가 돌아서자, 석진과 은후는 그녀가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석진은 몇 걸음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짐 정리는 네가 안 해도 돼. 너무 많아서 힘들잖아. 나중에 내가 집에 기사 불러서 새집으로 같이 옮기자.”

은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아, 혼자 하기엔 힘들 거야. 우리와 같이하면 돼.”

둘의 배려 넘치는 말에, 나리는 순간 두 사람의 얼굴에서 어릴 적 자신만 바라보던 그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땐 모든 게 참 단순했는데.’

그 시절, 서로 웃고 떠들던 장면들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쳤다.

‘어린 시절의 약속은, 결국 다 헛된 말뿐이었나.’

나리는 이내 시선을 돌려 호연을 바라보며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괜찮아. 짐은 내가 직접 정리할게. 내가 할 일이니까.”

그녀는 단호하게 말한 뒤, 두 사람의 반응을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뒤돌아 걸어 나갔다.

...

집에 돌아온 나리는 남은 짐을 정리하며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정리를 끝낸 뒤 샤워하고 침대에 누웠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화면에 뜬 이름은 호연이었다.

통화를 받자마자, 호연의 달콤하고 가벼운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흘러나왔다.

[언니, 오늘 밤에 나 석진 오빠랑 은후 오빠 집에 다녀왔어요. 오빠들의 부모님이 저한테 정말 잘해 주시더라고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우쭐함이 섞여 있었다.

[근데 있잖아요, 오빠들 부모님이 오늘 저한테 각각 집안의 가보를 꺼내 주셨어요. 이게 무슨 뜻인지... 혹시 제가 이제 그 집안의 며느리가 된다는 걸 의미하는 거 아닐까요?]

호연의 말을 듣는 순간, 나리는 그녀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았다.

나리는 조용히 숨을 고르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호연아, 너랑 그 두 사람 사이의 일에는 나는 관심 없어. 굳이 내게 이런 말 전하지 않아도 돼.”

나리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

떠나기 전날, 나리는 오랜만에 집 밖으로 나갔다.

오늘은 특별히 고설아와 만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H 시에 오래 살았지만, 나리의 친구는 많지 않았다.

‘이것도 그럴 수밖에 없지. 어릴 때부터 석진이랑 은후가 내 주변 사람들을 하나하나 다 막아버렸으니까.’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남자 친구는 물론, 여사친조차도 쉽게 사귈 수 없었다.

석진과 은후는 늘 나리의 곁을 맴돌며 말했다.

“나리야, 우리가 있잖아. 너한테 우리만 있으면 충분하지 않아? 너는 너무 좋은 애라서 여자애들도 널 좋아할까 봐 걱정돼.”

석진과 은후의 지나친 집착은 때로는 나리를 답답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집착 속에서 자신을 향한 진심을 느낀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두 사람이 먼저 나리를 멀리 밀어내고 있었다.

...

새로 오픈한 서양 레스토랑.

고설아는 이미 자리에 앉아 나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리가 도착하자마자, 설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나리가 곧 S 시로 떠난다는 사실에 설아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나리야, 네가 이렇게 갑자기 S 시로 돌아가서 결혼한다니... 정말 아쉽고 섭섭해.”

설아는 한숨을 내쉬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난 솔직히 네가 석진이나 은후 중 한 명이랑 결혼해서 H 시에 계속 남을 줄 알았는데. 그랬다면 우리 자주 만날 수 있을 텐데.”

나리는 설아의 말을 듣고 살짝 미소 지었다.

“둘에겐 다른 선택이 있고, 나도 다른 길이 있는 거지.”

그녀의 담담한 대답에 설아는 기운이 빠진 듯 표정이 굳어졌다.

그러다 호연을 떠올린 설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너, 그 서호연한테 그렇게 잘해줬잖아. 근데 그 애가 결국엔...”

하지만 설아의 말을 끝까지 듣기도 전에 나리가 미소를 지으며 가로막았다.

“됐어. 그런 하찮은 애 얘기하면서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어차피 내가 결혼하면 그 애를 다시 볼 일도 없겠지. 이제 그 애가 뭘 하든 나랑은 상관없어.”

나리의 단호한 말에 설아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그 순간, 레스토랑 입구에서 호연이 들어왔다.

나리와 설아의 테이블은 입구 바로 옆에 있었기에, 호연은 두 사람이 나누던 대화를 어렴풋이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호연은 대화의 전부를 듣지 못했기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나리 언니, 누가 결혼한다고요? 저도 초대받을 수 있어요? 사실 전 아직 결혼식에 한 번도 못 가봤거든요!”

나리는 살면서 호연처럼 이렇게까지 다른 사람과의 경계선을 무시하는 사람은 보기 드물었다.

하지만 호연의 이런 행동도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게다가 곧 떠날 예정이라 그런지, 전혀 화가 나지 않고 그저 평온하게 상황을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옆자리의 설아는 참지 못했다.

그녀는 손에 쥔 나이프와 포크를 탁자 위에 소리 나게 내려놓더니, 매서운 눈길로 호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내 결혼식이야! 네가 왜 거기 올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이 정도면 답이 됐지?”

이어진 설아의 말은 더 직설적이었다.

“야, 너 진짜 예의라는 걸 모르냐? 우리와 네가 무슨 사이라도 돼? 뭘 그렇게 매사가 다 궁금해? 너 혹시 길 가는 음식물 쓰레기차 지나가면 그 냄새 맡고 간 보고 싶어지는 거 아니야?”

설아의 목소리는 다소 컸고, 말투는 너무나도 날카로웠다.

그 말에 호연은 몸을 움츠리더니, 금세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

그녀는 울먹이며 뒤돌아서서 방금 막 레스토랑에 들어선 석진과 은후를 향해 눈길을 보냈다.

그 눈빛에는 ‘구해주세요’라고 적혀 있는 듯했다.

석진은 상황의 전말을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들어서자마자 눈물 흘리는 호연의 모습을 보자 얼굴이 단숨에 굳어졌다.

그는 한걸음에 다가와 호연을 품에 안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오빠가 있는데 네가 가고 싶은 결혼식이라면, 누구 결혼식이든 갈 자격이 있어.”

은후는 한 발 더 나가 말했다.

“맞아. 울지 마. 결혼식이든 뭐든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네가 별이라도 원하면, 오빠가 하늘 끝까지 올라가서 따 줄게. 그런 말에 신경 쓰지 마.”

두 사람은 호연을 감싸며 그녀를 위로했다.

석진과 은후의 따뜻한 말과 행동 덕분에 호연은 결국 환하게 웃었다. 그 웃음 속에는 여전히 자신이 두 사람에게 특별한 존재라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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