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왜 나를 붙잡은 거야?” 바네사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차에 도착할 때까지 자신을 붙잡고 있던 제임스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내가 데이븐과 이야기하지 못하게 일부러 그런 거야?”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바네사 아가씨.” 제임스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자, 일단 차에 타십시오. 안에서 진정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내가 데이븐과 이야기하고 싶은데 어떻게 진정할 수 있겠어!” 바네사가 소리쳤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다친 제임스의 입꼬리를 보자 후회가 밀려왔다. “약 상자부터 가져와. 네 상처는 내가
체이스는 레스토랑을 빠져나와 넓은 보폭으로 걸었다. 조금 다급한 걸음으로 지하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향했다. 그는 계속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알테아와 통화하며, 패닉에 빠진 듯한 그녀를 진정시키려 했다. 체이스는 알테아가 왜 이렇게까지 이성을 잃을 수밖에 없는지 이해했다.그 역시 리디아에 대한 소식을 듣고 무척 놀랐다. 체이스는 그 여자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함께 시간을 보낸 적도 많았다—리디아는 늘 알테아와 조시의 곁을 지켜주었고, 체이스가 알테아에게 다가가는 것을 지지해 준 사람이기도 했다. 리디아의 진심 어린 태도는 체이스 역시 그녀를 신경 쓰게 만들었다.그는 리디아가 무사하기를 바랐다. 리디아에게 무슨 나쁜 일이 생긴다면…… 정말 가슴 아픈 일이 될 것 같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차가 건물 밖으로 빠르게 빠져나갔다. 체이스는 한시라도 빨리 학교에 도착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운전에 집중하려 애썼다. 알테아의 울음소리가 정말 가슴을 찢어지게 했다.“조금만 참아, 자기야. 곧 리디아를 만나러 갈 거야. 알겠지?” 체이스가 말했다.몇 분 뒤, 그는 알테아가 근무하는 학교 앞에 차를 세웠다. 여자는 이미 정문 근처에 서 있었다. 얼굴은 창백했고 손에는 휴대전화를 꽉 쥐고 있었다. 체이스를 보자 알테아는 곧장 그에게 다가갔다.
체이스가 질문을 던질 때 그의 눈빛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마치 그 질문은 그들이 이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부터 이미 준비되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이것이 밀러 측—특히 체이스가 원하는 교환인 듯했다.대븐은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그게 밀러 씨가 원하는 것이라면, 저도 상관없습니다.”“좋습니다.” 체이스가 미소 지었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롭게 대븐을 살피고 있었다. “당시 당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계시겠죠. 그리고 장담하건대, 우리는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줄곧 침묵하고 있던 크리스는 그 말을 들으며 상황을 지켜보고 분석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하나의 결론으로 정리하기 위해서였다.어쩐지 체이스가 오늘 낮의 만남에 굳이 참석하겠다고 조금 고집을 부리더라니. 역시나 다른 목적이 있었고, 그것은 예비 형님과 관련된 일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나중에 체이스에게 좀 더 자세히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보다 먼저, 크리스는 이 만남에서 그저 듣고만 있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입을 열었다.&ld
“해럴드 시장님께서 저녁 식사에 초대하셨습니다, 대븐 도련님.”선시티 중심부에 있는 TnC 그룹 건물로 향하는 길에 아르센이 말했다.“도련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해럴드 시장님께 오늘 오후 선시티에 도착하신다는 사실을 알려드렸습니다.”대븐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아르센이라면 여러 가지 일을 믿고 맡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븐이 선시티에서 프로젝트를 계획하기 시작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아르센은 알고 있었다.TnC 그룹으로 향하는 내내 그들이 지나가는 도로는 많은 활동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한산해 보였다. 미가탄처럼 붐비는 곳과 달리 선시티는 훨씬 더 한적하고 여유로웠다. 적어도 이곳에서는 대븐도 조금은 숨을 돌릴 수 있었다.그의 생각은 한 가지에 꽂혀 있었다.바네사의 메시지.대븐이 그 메시지에 신경 쓰이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었다. 그 교활한 여자는 정말 대단했다.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자신을 협박하다니.분명 잘못을 저지른 쪽은 바네사였고, 어떻게 상황을 바로잡을지, 아니면 적어도 더 많은 소동 없이 이 일을 넘길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
“제시간에 데리러 올게.”체이스는 그렇게 말하며 자동차의 시동을 걸었다. 방금 조시를 스펜서 선생님과 만나게 해주고 오는 길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알테아를 학교까지 데려다줄 차례였다.원래라면 그 역시 사무실로 출근해 자신이 맡고 있는 재단에서 관리하는 교육 커리큘럼과 관련된 서류들을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체이스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크리스와 함께 대븐 칼리스터를 만나 잠시 중단되었던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해야 했다.“너 회사 안 가?”평소 체이스가 사무실 밖에서 볼일을 보는 일이 드물었기에 알테아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아마 하루나 이틀 정도는 출근하지 않을 거야. 그동안 테아나 부인이 대신해 줄 거야.”“네 일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체이스.”“고마워, 자기야.”체이스는 그렇게 대답하며 알테아를 향해 장난스럽게 눈을 흘겼다.알테아는 이제 체이스의 이런 엉뚱한 행동에도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 학교에 도착하기 전까지 남은 시간
대븐은 신뢰하는 비서의 말을 한참 동안 곱씹었다. 푸른 눈동자가 아르센을 집요하게 바라보았다. 아르센은 어색한 마음에 고개를 숙였다.“괜찮으시다면 제가 바로—”“아니.” 대븐이 곧바로 말을 끊었다. “그저 좀 놀라서 그래.”그러고는 대븐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제임스?”목소리는 낮아졌지만, 그 안에는 날카로운 기색이 서려 있었다.“내가 아내의 불륜 상대를 만날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 건가? 정말 뻔뻔한 남자로군.”“원하시면 제가 거절하겠습니다.” 아르센이 조심스럽게 다시 말했다.대븐은 잠시 침묵하더니 다시 걸음을 옮겼다.“그럴 필요 없어. 공항 근처에 있는 커피숍으로 안내해. 할 말이 있다면 들어주지.”아르센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의문이 들었다.
오늘 아침, 대븐은 막 이사진과 짧은 회의를 마쳤다. 오늘 오후 선시티로 향하는 비행 일정이 잡혀 있었기에 다른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다. 크리스 밀러와의 만남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됐다.“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자료가 바로 이메일로 전송될 수 있도록 해.” 대븐이 서류를 정리하며 말했다. 아르센 역시 상사가 어디로 가든 따라갈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하지만 방을 나서려던 순간, 대븐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한 그의 눈썹이 올라갔다.“테오 블레이크의 수행비서?” 그가 작게 중얼거리며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로 나한테 연락한 거지?”“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칼리스터 씨. 블레이크 씨께서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십니다. 가능하시다면 직접 찾아와 주실 수 있겠느냐고 하셨습니다.”격식 있는 말투는 충분히 명확했지만, 그 안에는 대븐으로 하여금 이것이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니라는 걸 알게 하는 압박감이 섞여 있었다.“알겠어.” 대븐이 손목시계를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적어도 공항으로 가기 전까지는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게다가 테오가 입원해 있는 병원의 위치는 공항으로 향하는 길과 같은 방향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