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분만실 천장에 매달린 무영등의 백색광 아래, 살을 찢는 비명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의료진의 다급한 지시와 짓누르는 압박이 골반을 부술 듯 조여왔다. “산모님, 힘 더 주세요. 조금 만 더요!”“하윽!!”해령은 이를 악물고 아랫배에 힘을 주었지만 찢어지는 고통만 차오를 뿐 아이가 나올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해령은 민석을 향한 원망으로 가득 찼고,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아무리 회사 일이 긴급하다 하더라도 어떻게 그렇게 종용하던 아이가 태어나는 날 병원에 와보지도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게다가 남편 민석은 바빠서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시부모까지 아무런 연락도 없고 얼굴 한 번 비치지 않는 다는 것이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해령이 아는 시부모는 아이를 낳아 준다고만 하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올 사람들이었다. 그런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무렵 뼛속까지 타들어 가던 산통의 극점에서 마침내 핏덩이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사내아이입니다. 산모님, 건강한 아들이에요.”탈진하여 땀에 젖은 시트 위로 무너져 내린 해령의 메마른 입술 사이로 거친 숨이 새어 나왔다.‘아들…… 내가 아들을 낳았어.’차서린이 피를 쏟아내며 끝내 지키지 못했던 것. 강민석의 부모가 가문의 대를 잇겠다며 그토록 갈구하던 핏줄. 그 모든 것을 제 몸으로 완벽하게 완성해 냈다는 짜릿한 승리감이 온몸의 신경을 타고 전율처럼 번져나갔다.자신이 겪었던 산통과 민석이 오든 안오든 아무래도 좋았다. 강민석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를 품에 안은 이상, 그 거대한 부와 시댁의 전폭적인 지원은 오롯이 자신의 차지가 될 터였다. 차서린을 완벽하게 짓밟고 재벌가의 당당한 안주인으로 군림하리라는 오만한 확신이 피로에 찌든 해령의 눈동자를 번들거리게 만들었다.VIP 입원실로 옮겨진 뒤 몇 시간이 지나서야, 굳게 닫혀 있던 병실 문이 열렸다.기대에 찬 눈으로 고개를 든 해령의 시야에 들어온 남편 민석의 몰골은 끔찍할 만큼 처참했다. 정돈되지 않
윤해린이 온라인의 어둠 속에 살포한 독은 하룻밤 사이에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정교한 의학 용어와 날조된 내부 고발 형식으로 포장된 글은 단순한 루머를 넘어 대중의 호기심과 관음증을 단숨에 자극했다. 주요 언론사 연예부와 사회부의 레이더망에 걸려들며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단 기사들이 포털 사이트 메인을 도배하기 시작했다.[단독 의혹] 톱스타 C양의 극적인 회복, 그 배후에 숨겨진 불법 약물 카르텔?[이슈] C양 광고계 퇴출 위기? 주요 브랜드들, 사실관계 파악 전격 착수서린의 소속사 사무실은 아침부터 빗발치는 광고주들의 항의 전화로 마비될 지경이었다. 수십억 원대 계약을 맺었던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은 당장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며 위약금 청구와 광고 송출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 동탄에 위치한 우진의 산부인과 클리닉 로비 앞에는 사실 확인을 핑계로 카메라와 마이크를 든 기자들과 자극적인 떡밥을 노리는 유튜버들이 장사진을 쳤다.소속사 법무팀이 즉각 전담팀을 꾸려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강경 대응과 형사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해린은 교묘했다. VPN을 사용해 거듭 우회하고 수십 개의 대포 계정으로 꼬리를 철저히 감춘 탓에 최초 유포자의 신원을 특정하기란 쉽지 않았다. 온 세상이 두 사람의 완벽했던 결혼과 기적 같은 소생을 향해 잔인한 돌팔매질을 퍼붓고 있었다.그러나 세상이 추악한 소음으로 뒤흔들리는 것과 달리, 서울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우진의 펜트하우스 안은 기이할 정도로 고요했다.외부의 시선과 카메라 플래시를 완벽하게 차단한 침실 안, 서린은 소파에 앉아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대신 우진의 가슴팍에 가만히 뺨을 묻고 있었다.“무섭지 않아, 우진아.”서린의 가늘고 매끄러운 손가락이 우진의 근육으로 각진 가슴으로 천천히 파고들었다. 악의에 찬 소문이나 대중의 맹목적인 비난 따위는 그녀에게 티끌만 한 위협도 되지 못했다. 남편 민석의 위선과 해령의 배신, 그리고 피를 쏟아내며 아이를 잃었던 지옥을 통과하며 이미 세상의 밑
해령은 주변 매장 직원들의 숨죽인 시선과 수군거림을 피해, 들고 있던 핸드백을 낚아채듯 쥐고 매장 구석으로 돌아섰다.직원들이 카드를 단말기에 넣었다 빼며 주고받는 은밀한 눈빛 하나하나가 해령의 자존심을 사정없이 짓밟았다. 단 한 번도 한도가 막혀본 적 없던 대한민국 VVIP 블랙카드였다. 세상 그 어떤 문도 막힘없이 열어주던 절대적인 권력의 상징이 고작 유아용품 매장에서 ‘승인 거절’이라는 코드를 띄우며 거부당했다는 사실이 해령의 얼굴을 시뻘겋게 달구었다.치밀어 오르는 수치심에 만삭에 가까워진 아랫배가 뻐근하게 뭉쳐왔다. 아이가 무거워질수록 허리를 끊어낼 듯한 통증이 이어졌지만, 지금 해령을 괴롭히는 것은 육체적 고통이 아니었다. 남편의 재력이야말로 자신이 차서린을 이겼다는 유일한 증거이자 방패막이였는데, 그 방패에 금이 간 것 같은 불길함이 목덜미를 서늘하게 훑고 지나갔다.해령은 떨리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두드려 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한참을 울린 끝에야 민석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건너왔다.[왜. 나 지금 중요한 미팅 중이야.]“민석 씨! 지금 카드가 한도 초과라면서 결제가 안 된대요! 내가 저 어린 직원들 앞에서 무슨 망신을 당했는지 알기나 해요?”해령의 목소리가 앙칼지게 치솟았다.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며 목소리를 낮추려 했지만 끓어오르는 히스테리는 쉽게 억눌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의 민석은 미안해하기는커녕, 대수롭지 않다는 듯 헛기침을 하며 말을 잘랐다.[아, 그거? 별일 아니야. 이번에 회사 회계 감사 때문에 법인 연결 카드 한도가 일시적으로 묶여서 그래. 내가 재무팀에 바로 풀어두라고 말해둘 테니까 조금 있다가 다시 해봐.]“정말 별일 아닌 거 맞죠? 나 이런 챙피는 두 번 다시 당하기 싫어요!”[그래, 내일 오전에 다시 결제해 봐. 아무 문제 없으니까. 끊는다.]뚝. 통화는 일방적으로 끊어졌다.해령은 이를 악물며 매장을 빠져나왔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 문을 닫는 순간까지도 목구멍을
두 사람의 결혼식은 남산의 울창한 숲이 내려다보이는 초호화 호텔의 최상층, 프라이빗 베뉴에서 전격적으로 거행되었다.외부의 시선과 언론의 취재를 차단한 채 극비리에 준비된 자리였다. 수천 송이의 백합과 은방울꽃이 뿜어내는 농밀한 생화 향기 사이로 은은한 크리스털 샹들리에 불빛이 쏟아져 내렸다.그들의 모습은 얼핏 결혼식이라기 보다 마치 영혼의 구원을 봉인하는 신전의 의식처럼 보일 정도였다. 버진 로드 위에 선 서린은 세상의 모든 빛을 오롯이 머금은 듯 눈부셨다. 단아한 곡선을 따라 흐르는 순백의 실크 드레스 위로, 죽음의 문턱을 넘어선 그녀의 피부가 투명한 백옥빛 광채를 뿜어냈다. 베일 너머로 비치는 서린의 붉은 입술과 촉촉한 눈망울은 범접할 수 없는 관능과 청초함을 동시에 품고 있었다.그 맞은편에서 서린을 맞이하는 우진은 완벽한 핏의 블랙 턱시도를 차려입고 있었다. 얼음장처럼 차갑고 냉철하던 의사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서린이 한 걸음씩 다가올 때마다, 우진의 깊고 짙은 눈동자에는 오직 제 심장과 생명을 온전히 바친 자만이 품을 수 있는 애정과 신뢰가 일렁였다.맞잡은 두 사람의 손끝을 타고 익숙하고 뜨거운 맥박이 찌릿하게 맞물렸다. 눈부신 스포트라이트 아래,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생명의 숨결이자 영원한 안식처임을 맹세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한 폭의 성화처럼 완벽했다.그리고 두 사람의 결혼식이 끝난 바로 그날, 서린의 소속사를 통해 결혼식 사진 몇 장과 함께 보도 자료가 배포되었다. [뉴스] ‘글로벌 뮤즈’ 차서린 전격 결혼! 상대는 유명 산부인과 서우진 원장[속보] 생방송 실신 위기 딛고 기적의 부활…… 톱스타 차서린, 세기의 로맨스 결실[이슈] ‘뷰티의 정점’ 차서린과 ‘의료계 황태자’ 서우진, 영화 같은 웨딩 전격 공개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는 온통 두 사람의 이름으로 도배되었고, 글로벌 SNS 피드는 초 단위로 쏟아지는 축하와 격려의 게시물로 마비되었다.위기를 딛고 최정상의 자리에서 맺어진 결실에 대중은 열
멈춰 섰던 모래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며 붉은 모래알들을 채워 넣는 환영. 그리고 영혼을 울리던 절대적인 음성. 이것은 나약한 인간들의 우연이나 단순한 육욕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서로를 향하도록 설계된 거대한 운명이자, 서로를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도록 새겨진 신의 계시였다. 오직 서로에게 온전히 귀속될 때에만 완전해지는 구원의 약속.두 사람은 땀에 젖은 서로의 이마를 맞댄 채, 아직 경련이 가시지 않은 몸을 밀착시킨 채로 벅차오르는 숨을 고르며 마침내 모든 의심과 두려움을 내려놓았다. 우진의 것이 아직 서린의 안에 남아 있는 채로, 두 사람은 서로를 놓지 않았다.“하아…… 읏, 우진아……”서린의 가늘게 떨리는 숨결이 우진의 턱 끝을 간질였다.서린의 여린 내벽이 우진을 문 채 천천히 맥동했고, 우진은 그녀의 땀에 젖은 잔머리를 다정하게 쓸어 넘기며 입술에 가볍게 입맞춤을 내렸다.그것은 가학도, 지배욕도 아닌 온전한 안식이었다.우진이 천천히 몸을 물리자, 엉겨 붙어 있던 두 사람의 뜨거운 체액이 시트 위로 흘러내렸다.믿을 수 없는 기적이 두 사람의 몸에서 동시에, 세포 단위에서부터 거센 파도처럼 밀려들기 시작했다.서린의 바짝 메말라 있던 자궁 내벽과 골반 안쪽 깊숙한 곳에서부터, 홧홧한 열기를 머금은 혈류가 세차게 박동했다. 뼈마디를 갉아먹던 얼음장 같은 냉기가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굳어 있던 혈관들이 일제히 열려 맑은 피를 온몸으로 뿜어냈다.파리하게 질려 있던 서린의 얼굴 위로 짙은 혈색이 차올랐고, 생기를 잃고 가라앉았던 살결도 되살아났다. 속에서부터 솟구친 여성 호르몬의 열기에 반응하듯 투명하고 매끄러운 본래의 백옥빛 광채를 되찾은 것이다. 말초신경의 끝자락마다 찌릿한 전율이 소름처럼 돋아나며, 멈춰 있던 생명의 박동이 아랫배와 허벅지 안쪽을 타고 맹렬하게 맥동했다.우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파괴적인 흉통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목구멍을 틀어막던 지독한 질식감이 걷히자, 타들어 가던 허파 속으로 시원하고 맑은 숨결이
빠져나갈 듯 빼었다가 뿌리까지 다시 밀어 넣는 움직임이 반복될수록, 서린의 점막은 더욱 맑고 끈적한 체액으로 차올랐다. 그 체액이 두 사람의 결합부를 적시며 질척, 질척 하는 음란한 소리를 냈다. 우진의 굵은 기둥이 서린의 내벽을 쓸고 지나갈 때마다 섬세한 주름들이 뒤집히듯 반응했고, 서린의 다리가 그의 허리에 힘껏 감겼다. 우진의 가슴을 짓누르던 살인적인 흉통은 서린의 온기에 씻겨 내려갔고, 서린의 메말랐던 몸은 우진의 열기로 되살아나 땀으로 촉촉해졌다.우진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서린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땀에 젖은 그녀의 눈동자가 욕망으로 젖어 반짝였다. 그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여 자신의 것을 완전히 빼낸 뒤, 서린의 골반을 양손으로 감싸 부드럽게 뒤집었다. 서린이 무의식적으로 무릎을 꿇고 상체를 낮추자, 하얀 엉덩이가 우진 앞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미 애액으로 반질거리는 틈새가 미세하게 벌어져 있었고, 그 안으로 쏟아진 체액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우진은 서린의 허리를 단단히 붙잡은 채, 다시 자신의 뜨겁고 단단한 것을 그 입구에 갖다 대었다. 귀두가 미끄러운 주름을 천천히 밀어 열자, 서린의 등이 활처럼 휘며 낮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아…… 우진아…… 아흑…… 아…….”한 번에 뿌리까지 밀어 넣는 순간, 서린의 내벽이 미쳐 버린 듯이 조여들었다. 후배위로 들어간 각도가 아까와는 완전히 달랐다. 더 깊고, 더 예민한 지점을 정통으로 찌르는 감각에 서린의 허벅지가 파르르 떨렸다. 우진은 허리를 천천히 뒤로 뺐다가, 다시 힘껏 밀어 넣었다. 퍽. 살과 살이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서린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그는 리듬을 점점 빠르게 끌어올리며 서린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매번 깊게 박힐 때마다 서린의 안에서 뜨거운 애액이 밀려 나와 두 사람의 결합부를 적셨고, 질척한 소리가 병실 안에 가득 찼다.“하아…… 조여…… 너무 좋아…… 서린아.”우진의 거친 숨결이 서린의 등 위로 쏟아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