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의 입에서 흘러나온 명령은 지극히 평온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이었다. 환자에게 탈의를 요구하는 의사의 직업적 권위. 하지만 그 말을 뱉어낸 자가 과거 자신이 발아래 두고 짓밟던 소년이고, 벗어야 하는 대상이 자신이라는 사실이 서린의 사고를 일시적으로 마비시켰다. 서린은 차마 그 자리에 선 채 발을 뗄 수조차 없었다. "안 들립니까, 차서린 씨." 우진이 손목시계를 내려다보며 재촉했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책상 위의 인터폰 호출 버튼을 눌렀다. "윤 간호사, 진료실로 들어와요." 짧은 호출음이 끊어지기 무섭게 육중한 원목 문이 열리고, 조금 전 서린을 안내했던 간호사 윤해린이 안으로 들어섰다. 그녀의 무표정한 얼굴과 단정하게 정돈된 유니폼은 진료실의 차가운 정적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환자분 탈의 돕고, 진료대 세팅해 드려." "네, 원장님." 우진의 건조한 지시에 해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숙였다. 해린이 서린의 곁으로 다가왔다. 타인의 손에 의해 발가벗겨져야 한다는 사실이 서린의 숨통을 한층 더 조여왔다. 게다가 다가온 간호사는 평범한 유니폼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이질적인 아름다움을 품고 있었다. 단정한 옷감 아래로 유려하게 흐르는 허리의 곡선과 풍만한 굴곡은 지나치게 농염했고, 화장기 없는 창백한 얼굴과 붉은 입술은 차가운 진료실과 어울리지 않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저토록 완벽한 여자가 왜 이곳에서 무표정한 시종처럼 서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서린의 시선 끝에 위태롭게 맺혔다. "차서린 님, 이쪽으로 오세요." 해린은 기계적인 손길로 서린을 탈의 커튼 안으로 이끌었다. 서린이 굳은 채 서 있자, 해린은 주저 없이 서린의 코트 단추를 풀고 양 어깨에서 옷을 벗겨냈다. 이어 서린의 허리춤으로 손을 뻗어 슬랙스의 버클을 풀고 지퍼를 내렸다. 지퍼가 맞물려 내려가는 얇은 금속성 마찰음이 서린의 귓가를 날카롭게 찔렀다. "팔 들어주시겠어요. 바지도 내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8-24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