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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Author: 호안난어
‘좋아요!’

윤태호는 속으로 거의 절규하는 수준이었다.

솔직히 말해 이 세상에 정상적인 남자라면 누가 임다은 같은 여신과 함께 샤워하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윤태호는 생각보다 소심한 편이라 망설이는 사이에 임다은이 먼저 욕실 문을 닫아버렸다.

곧이어 욕실 안에서는 샤워기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윤태호는 속이 타들어 갈 듯 후회했다.

‘누나가 먼저 신호를 줬는데 괜히 머뭇거리다가 이 기회를 놓쳐버리다니...’

그는 방 안에 혼자 남아 초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시간이 조금씩 흘러갔다.

윤태호는 가시방석에 앉은 사람처럼 안절부절못했다.

몇 번이나 욕실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그때마다 억지로 참고 말았다. 혹시라도 자신이 무작정 들어갔다가 임다은이 진짜로 화내기라도 할지 걱정이 됐다.

몇 분이 지나도 임다은은 나오지 않았고 윤태호는 자연스럽게 오늘 밤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오늘... 정말 누나랑 그런 사이가 되는 걸까?’

그는 점점 더 긴장해졌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기에 얼굴은 점점 더 빨개지고 심장 소리까지 귀에 쿵쾅거렸다.

‘만약 누나가 정말 나랑 하자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지? 받아들여야 하나? 아니... 무조건 받아들여야지.’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데 욕실 안의 물소리가 딱 멈췄다.

그리고 딱 2분쯤 뒤, 임다은이 벽을 짚으며 천천히 욕실에서 나왔다.

그 순간, 윤태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임다은은 새하얀 수건 한 장으로만 몸을 감쌌고 피부는 도자기처럼 희고 고와서 은은하게 빛이 날 정도였다.

뺨에는 은은한 홍조가 감돌았고 촉촉이 젖은 머리칼이 부드러운 어깨를 타고 흘렀다.

마치 물에서 갓 나온 연꽃처럼 눈부시고 고혹적이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그녀의 완벽한 몸매였다.

임다은은 잘록한 허리와 곧게 뻗은 긴 다리, 게다가 전체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매력을 가진 여자였다.

윤태호는 입에 침이 고였고 그 모습을 본 임다은이 눈을 굴리며 말했다.

“왜 멍해 있는 거예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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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51화

    윤태호는 아무 말 없이 용왕의 맥을 잡고 몇 초간 살피더니 침착하게 말했다.“고독이 발작한 것 같아요.”“한 달 안에는 고독이 발작하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요.”“정상적인 경우, 저의 치료를 받은 후에는 고독이 한 달 안에는 절대 발작하지 않아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발작한 것은 저자와 관련 있을 겁니다.”윤태호는 최남진을 가리키며 조은성에게 말했다.“저자가 댓잎으로 부는 소리가 어르신 체내의 고충을 조종하는 것 같습니다.”쏴아!조은성은 허리춤에서 권총을 뽑아 최남진의 머리를 겨누며 외쳤다.“당장 멈추지 않으면 네 머리를 날려 버리겠다!”최남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댓잎을 불었다.바로 그 순간, 조은성은 귓가에 스치는 매서운 바람을 느끼고 몸을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택배 기사로 위장했던 자가 발로 걷어차려 달려들고 있었다.“죽고 싶은 거구나.”조은성은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탕!총알은 한 번에 명중했다.그와 동시에 최남진 주변의 네 명 중 두 명이 빠르게 뛰쳐나가 조은성에게 들러붙었다.최남진은 죽은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용왕을 바라보며 경멸스럽게 말했다.“맹호 랭킹 12위의 고수? 미주 지하 세력의 왕? 큭, 별거 아니군. 죽여라!”그러자 남은 무신교 제자 두 명이 용왕에게 달려들었다.“태호야, 나 신경 쓰지 말고 어서 가.”용왕은 고통을 참으며 다급하게 말했다.윤태호는 아무 말 없이 내공을 손가락 끝에 모아 빠르게 용왕의 등덜미 혈도를 눌렀다.순간, 용왕은 고통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며 다시 말했다.“태호야, 지체 말고 구천을 찾아가. 늦으면 모든 게 끝장이야.”“이미 늦었어요.”윤태호는 최남진이 함정을 파놓고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것이기에 도망칠 기회는 없을 거라 직감했다.과연, 그는 곁눈질로 마당 입구에 칼을 든 두 녀석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칼날에는 핏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밖에 있던 동료들은 모두 죽은 모양이다.윤태호는 마음이 무거워진 채 용왕의 주요 혈도를 재빨리 짚으며 말했다.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50화

    조은성은 지금 마당 입구에 서서 그를 보고 웃는 사람이 오전에 만난 택배기사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당신 대체 누구야?!”조은성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아직 이런 멍청한 질문을 하다니. 정말 바본가 봐.”택배기사는 비아냥거리면서 말했다.“무신교의 사람이에요.”윤태호가 조은성의 질문에 답하였다.“무신교의 사람이라고요?”조은성은 깜짝 놀라서 계속 질문하였다.“무신교의 사람이 왜 택배기사로 위장했어요?”“우리를 여기로 유인하기 위해서죠.”윤태호는 조은성에게 말하고 나서 최남진을 바라보았다.“하지만 당신의 계획은 별로 완벽하지 않은데요.”“완벽하지 않더라도 당신들이 함정에 빠졌잖아. 안 그래?”최남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우리가 당했죠.”윤태호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그들이 범인을 찾고 싶은 마음이 너무 앞서지 않았다면, 함정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우리가 함정에 빠졌지만 당신의 계략에 가장 큰 허점이 있어요.”윤태호의 말에 최남진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무슨 허점?”“당신들의 진정한 목적은 구천이잖아요. 지금 구천은 여기에 나타나지 않았어요.”최남진은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누가 우리의 목적이 구천이래?”‘구천이 아니라면 용왕인가?’윤태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이때 최남진이 말했다.“구천을 암살하기 위해 내가 미주 지부를 이끌고 충분한 준비를 했지만 결국 실패했어. 이 사실이 본부에 전해지면 난 엄벌을 받을 거야. 그래서 용왕을 죽이고 속죄하려는 방법이 떠올랐지. 용왕은 미주 지하 세력의 왕이니까 그를 죽이면 아마 처벌을 면할 수 있을지 몰라.”최남진은 용왕을 향해 거만한 미소를 지었다.“오늘 바로 영감의 제삿날입니다!”용왕은 태연자약한 표정으로 물었다.“날 죽이려면 조사도 좀 했겠지?”“당연하죠.”“그럼 내가 맹호 랭킹에서 12위를 하는 걸 아는가?”“물론이죠.”“알면서 감히 이런 수작을 부려? 내가 네놈들을 모두 죽이는 것이 두렵지 않은가?”“용왕님이 건강하시면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49화

    “들어가 봅시다.”세 사람이 마당으로 들어섰지만 여전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한 줄로 배치된 열 몇 개의 방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어디에 있어요?”윤태호는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다.“이중의 어느 방에 있을 거예요.”휘이익.갑자기 밖에서 찬 바람이 불어오며 윤태호의 등을 스쳤다.그는 몸을 부르르 떨었고 불안한 감정이 들었다.“은성 형님, 최남진이 여기에 있는 걸 어떻게 아셨죠?”“부하들이 조사해서 알려 준 거예요. 감시 카메라를 통해 오늘 아침 6시에 최남진이 고덕사에 숨는 것을 보았대요. 그래서 참배자로 위장해서 향을 올리러 왔는데 최남진이 주지 스님에게 여기서 며칠 묵겠다고 말했고 주지 스님도 허락했다는 말을 들었대요.”“믿을 만한 부하이세요?”“당연하죠.”“참, 그렇다면 최남진에게 현금을 부친 사람은 어디에 있어요?”“그 발송인도 이곳에 있어요. 택배를 보낸 주소가 바로 고덕사이더라고요.”최남진과 발송인이 모두 고덕사에 숨었다니. 이런 우연이 있는가?윤태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계속 물었다.“은성 형님, 그 발송인은 언제 고덕사에 숨었대요?”“어젯밤이요.”“어젯밤이요? 확실해요?”“확실해요.”윤태호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진 것을 본 조은성은 물었다.“왜 이러세요?”“너무 이상하잖아요. 최남진에게 보낸 택배는 오늘 아침 8시에 발송된 거예요. 근데 최남진은 아침 6시에 고덕사에 들어왔어요. 발송인이 어젯밤에 고덕사에 있었다면 택배를 보내기 전에 고덕사에 숨어 있는 최남진과 만나지 않았을까요? 만난 후에 또 택배를 보냈다는 게 말이 되나요?”이에 조은성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하였다.“발송인은 최남진이 고덕사에 숨었다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죠.”“글쎄요. 최남진이 이렇게 작은 사찰에 들어왔을 때, 발송인이 모를 수 있을까요? 그들이 이미 만났다면 왜 여전히 최남진에게 택배를 보냈죠?”조은성도 윤태호의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해졌다.윤태호는 이미 뭔가를 눈치챘다. 그래도 미심쩍은 표정으로 용왕을 바라보았다.이때, 용왕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4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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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47화

    네모반듯하고 꽁꽁 포장한 소포였다. 윤태호가 손에 들고 보니 무겁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테이프를 뜯기 시작했다.“조심해.”용왕이 귀띔을 해주었다.“알겠어요.”윤태호는 조심스레 소포를 뜯기 시작했다. 소포 위의 테이프를 찢는 데 30초 걸렸다.소포를 열어 보니 현금 두 뭉치가 들어 있었다.자세히 보니 진짜 지폐였고 총 400만 원이었다.“이상하네. 요즘도 현금을 보내는 사람이 있나?”윤태호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자 이를 들은 용왕은 웃으며 말했다.“이상하지는 않지. 지금 택배업이 발달해서 여러 가지 물건을 보낼 수 있잖아.”“최남진에게 현금을 보낸 걸 보면 발송인과 최남진은 보통 사이가 아니겠죠?”용왕은 윤태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조금 전에 택배기사가 매주 이곳에 택배를 보낸다고 했잖아. 만일 매주 현금을 보내는 것이라면 최남진은 한 달에 적어도 1,600만의 현금을 받을 수 있다는 거지. 그렇다면 누가 그에게 이렇게 많은 현금을 줄까? 용도는 또 무엇일까?”“활동 경비가 아닐까요?”윤태호의 말에 용왕은 고개를 끄덕였다.“자네 말이 맞는 것 같아. 이곳은 무신교의 미주 지부이니까. 최남진 외에 꼭 다른 사람도 있을 거고, 이 돈은 무신교가 그들에게 준 활동 경비일 거야.”“저는 또 다른 의문이 있어요. 이 돈은 정말 무신교가 미주 지부에게 보낸 활동 경비라면 왜 계좌 이체, 인터넷 뱅킹 등으로 최남진에게 보내지 않고 이런 현금을 보내는 방법을 사용할까요?”“무신교는 우편의 방식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아. 인터넷 뱅킹과 계좌 이체는 쉽게 추적할 수 있으니까.”윤태호는 다시 한번 소포를 보았다. 발송 주소가 흐릿해서 맨 앞에 쓴 ‘미주’ 두 글자만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다시 말하면 이 택배는 미주 지역에서 보낸 것이었다.그리고 택배를 부치는 시간이 오늘 오전 8시였다. 발송인은 아직 최남진이 지부를 떠난 사실을 몰랐다는 것을 의미한다.이에 윤태호는 다급히 물었다.“어르신, 혹시 이 발송인의 주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46화

    “똑똑!”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방에 있는 세 사람은 바로 숨을 죽이고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이후 조은성이 밖을 향해 소리쳤다.“누구세요?”“택배예요!”일촉즉발의 팽팽했던 분위기가 그제야 풀어졌다.조은성이 빠른 걸음으로 나가서 보니 문밖에 한 택배기사가 소포를 들고 서 있었다.택배기사는 조은성을 한번 훑어보고는 물었다.“누구세요?”“여기 사는 사람이에요. 택배 주세요.”그러나 택배기사는 소포를 건네주지 않고 오히려 경계했다.“그쪽은 여기에 사는 분이 아닌데요.”조은성은 이 말에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물었다.“내가 여기에 안 사는지 어떻게 알아요?”“제가 매주 이곳에 택배를 보내러 올 때 그쪽을 본 적이 없거든요. 그동안 줄곧 남진 씨가 나와서 택배를 받았어요.”“무슨 남진 씨?”“최남진이요!”택배기사는 이상한 눈빛으로 조은성을 바라보며 물었다.“최남진 씨 모르세요? 당신 대체 누구죠?”“아하하, 최남진을 모를 리가 있겠어요? 내 사촌 형이에요.”조은성은 웃으며 말했다.“내가 시골에서 살다가 오늘 왔어요.”“어쩐지 처음 본 것 같더라고요. 그럼 남진 씨는요?”택배기사는 경계를 풀며 물었다.“일 보러 나갔어요.”“그럼 대신 사인하고 받으세요.”택배기사는 소포를 조은성에게 넘기며 말했다.조은성은 소포를 받은 후 빠르게 사인하였다. 그러나 택배기사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도 않았고 갈 생각도 없는 것 같았다.“왜 안 가세요?”조은성이 궁금해서 물었다.“남진 씨는 소포를 받았을 때마다 팁을 2만 원 주셨거든요.”“뭐라고요?” 조운은 머리를 굴리더니 물었다.“그렇다면 내 사촌 형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 주세요.”“아니, 자기 사촌 형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요? 남진 씨의 사촌 동생 맞아요?”“무슨 소리예요? 내가 사촌 동생이 아니면 그쪽이에요? 난 그냥 그쪽이 정말 내 사촌 형을 아는지 확인하려고요. 요즘 사기꾼이 너무 많아서 사기당하고 싶지 않거든요.”조은성이 화난 것을 보자 택배기사는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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