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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作者: 호안난어
윤태호는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용천후를 바라보았다.

용천후는 혈색이 좋을 뿐만 아니라 기운도 넘쳐 보여서 곧 죽을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윤태호는 서둘러 말했다.

“농담하시는 거죠? 아주 건강해 보이시는데요.”

“농담이 아니야. 난 곧 죽게 될 거야.”

용천후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전 그저 평범한 의사일 뿐입니다. 심지어 아직 인턴이에요. 정말로 병을 앓고 계신다고 해도 제가 치료해 드릴 수는 없어요.”

윤태호는 매우 후회했다.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더라면 절대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눈앞의 노인은 미주 음지의 왕이었다. 만약 그를 치료하지 못한다면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이다.

“난 네가 날 치료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용천후의 말에 윤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를 믿으신다고요? 저조차도 절 믿지 못하는데요.”

“태호야, 넌 젊은이야. 젊은이는 자신의 실력에 자신감을 가져야 해.”

용천후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왜 널 이곳으로 데려왔는지 알아?”

윤태호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명의는 수도 없이 많은데 용천후는 무엇 때문에 전혀 유명하지 않은 그에게 치료해달라는 것일까?

설마...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용천후는 윤태호의 생각을 눈치채고 웃으며 물었다.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리가요.”

“사실 내가 널 부른 이유는 어제 너와 처음 만났을 때 네가 나한테 어디 아프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기억하니?”

“네.”

윤태호는 자신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어제 괜한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용천후가 말했다.

“지난 9년 동안 난 수많은 명의를 만났었다. 그중에서 내가 아프다는 걸 보아낸 사람은 없어. 오직 너만이 날 보자마자 내가 아프다는 걸 눈치챘지. 그래서 난 네가 내 병을 치료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단다.”

윤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전 어제 아무 생각없이 말한 거라서...”

“생각없이 말했다고? 내 병을 보아냈다는 건 네 의술 실력이 비범하다는 걸 의미해.”

비범하다니.

정말로 비범했다면 간호 스테이션으로 배정됐을 리가 없었다.

윤태호는 절대 그를 치료해서는 안 된다고 마음을 먹었다.

용천후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치료하다가 문제가 생긴다면 그의 목숨이 위험해질지도 몰랐다.

윤태호의 꿈은 이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의사가 되는 것인데 그 꿈을 이루려면 일단 살아있어야 했다.

죽는다면 꿈꿀 수조차 없었다.

윤태호가 말했다.

“절 너무 과대평가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그저 병원에서 일하는 일개 인턴일 뿐이에요. 게다가 오늘부터는 간호 스테이션에서 간병인으로 일하게 됐어요. 어쩌면 며칠 뒤에 병원에서 내쫓길지도 몰라요. 저는 어르신을 치료할 수 없으니 다른 분을 찾아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금... 날 거절한 거니?”

용천후의 얼굴에서 서서히 미소가 사라졌다.

윤태호는 침묵했다. 침묵은 묵인이었다.

“날 거절한 사람들이 어떻게 됐는지 알고 있니?”

“어떻게 됐는데요?”

“조은성, 네가 알려줘.”

조은성은 윤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르신을 거절했던 사람들은 전부 제가 물고기 밥으로 던져주었습니다.”

‘헉.’

윤태호는 헛숨을 들이켰다. 겁을 먹은 그는 두려움 때문에 안색이 창백해진 채로 말했다.

“어르신, 겁주지 마세요. 전 겁이 아주 많아요.”

“겁을 주는 게 아니야. 나도 아주 오랜만에 거절을 당해서 그래.”

용천후는 뒷짐을 지고 윤태호를 등진 채 말했다.

“내가 널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는 너에게 날 치료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서야. 네가 날 치료해 준다면 나는 네가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게 해줄 거야. 앞으로 미주에서 큰소리 떵떵 치며 살게 해줄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날 치료하지 못한다면...”

용천후가 갑자기 말을 멈췄다.

“치료하지 못하면 죽게 되나요?”

윤태호가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죽음이 두렵니?”

용천후가 갑자기 물었다.

“네.”

윤태호는 사람이라면 다 죽음을 두려워할 거로 생각했다.

“죽는 게 두렵다면 최선을 다해 날 치료해. 나도 죽는 게 두렵거든.”

용천후의 말을 들은 윤태호는 퇴로가 없음을 직감했다. 그는 반드시 용천후를 치료해야 했고 용천후를 치료하지 못한다면 죽음을 각오해야 했다.

“그러면 일단 몸 상태부터 체크해 볼게요.”

윤태호가 말했다.

“날 치료해 주려는 거니?”

용천후가 물었다.

치료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죽을 텐데 어떻게 감히 치료하지 않겠다고 하겠는가?

윤태호는 처음으로 의사가 아주 위험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천후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태호야, 혹시 겁을 먹은 거니?”

“아뇨.”

윤태호가 아닌 척하자 용천후는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

“조은성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 날 거절했던 사람들은 전부 물고기 밥이 되었단다. 하지만 그들 중에 의사는 없었어.”

윤태호는 함정에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천후가 말했다.

“내가 죽인 사람들은 모두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었어. 의사는 아픈 사람들을 구해주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들을 죽이는 건 업보를 쌓는 일이지.”

“어르신, 솔직히 얘기하자면 전 어르신이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 몰라요. 반드시 치료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도 없고요.”

윤태호의 말에 용천후는 웃으며 말했다.

“태호야, 네가 최선을 다해도 날 치료하지 못한다면 나도 널 탓할 생각이 없어. 너조차도 날 구할 수 없다면 그건 내 운명일 테니까 말이야.”

“그러면 지금 바로 진찰해 볼게요.”

“좋아.”

용천후는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되겠니?”

“그냥 제가 시키는 대로 하시면 돼요.”

윤태호는 말을 마친 뒤 용천후의 얼굴을 아주 자세히 살폈다.

어제 용천후를 보았을 때 윤태호는 그가 병을 앓고 있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앓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당시 용천후가 부인해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었다.

용천후를 관찰하던 윤태호는 서서히 미간을 찌푸렸다.

용천후는 얼굴에 혈색이 감돌고 눈빛이 또렷했으며 표정만 봐서는 병을 앓고 있는 사람 같지 않았다. 심지어 보통 사람들보다 더 건강한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상하네.’

윤태호는 속으로 중얼댄 뒤 말했다.

“어르신, 오른손을 내밀어주세요.”

용천후는 오른손을 내밀었다.

용천후의 손목을 잡는 순간, 윤태호는 화들짝 놀랐다. 마치 얼음장을 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용천후의 팔은 섬뜩할 정도로 차가웠다. 마치 냉동고 안에서 꺼낸 것처럼 뼛속 깊은 곳에서부터 한기가 느껴져 윤태호는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윤태호는 문득 눈앞의 노인이 안타까웠다. 그동안 용천후가 어떻게 버텨왔는지 알 수 없었다.

눈을 감고 자세히 맥을 짚어 본 윤태호는 용천후의 맥박이 아주 평온하게 뛰고 있는 걸 보았다. 도무지 아픈 사람 같지 않았다.

윤태호는 다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르신, 왼손을 주세요.”

용천후는 윤태호에게 왼손을 내밀었다.

왼손은 오른손과 정반대였다.

용천후의 왼손은 마치 불타오르는 숯덩이처럼 뜨거워 쥐고 있으면 손바닥까지 뜨끈해졌다.

윤태호는 다시금 맥을 짚어 보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용천후의 맥박은 여전히 안정적이라 이상한 점이 전혀 없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걸까?

“태호야, 뭔가 알아냈니?”

용천후는 웃으면서 물었다.

“잠깐 생각해 볼게요.”

윤태호는 인상을 쓰며 그 자리에서 10분 가까이 고민하다가 말했다.

“알겠어요.”

“뭘?”

용천후가 다급히 물었다.

“어르신에게는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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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29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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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29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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