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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Author: 호안난어
차 안에서 윤태호가 말했다.

“어머니, 죄송해요. 오늘 저 때문에 곤욕을 치르셨잖아요.”

“바보야.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야?”

전혜란이 말했다.

“병원에서 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으면서 왜 아무 얘기도 하지 않은 거야? 오늘 내가 병원에 가지 않았으면 계속 숨길 생각이었던 거야?”

“전 어머니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

“엄마 말 들어. 억지로 버티지 마. 만약 그 병원에서 계속 일하기 힘들다면 다른 병원으로 가면 돼. 장여울도 이젠 변했어. 예전의 그 착한 아이가 아니야. 잘 헤어졌어.”

“네.”

“조은성 씨가 널 찾은 건 중요한 일 때문일 테니 난 먼저 가볼게.”

차가 멈추자 윤태호는 어머니가 차에서 편히 내릴 수 있게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

“조은성 씨, 오늘 도움을 많이 받았네요.”

전혜란이 정중하게 말했다.

“별거 아니니 괘념치 마세요.”

조은성도 매우 공손했다.

전혜란은 윤태호에게 신신당부했다.

“오늘 일찍 돌아와. 저녁은 같이 먹자. 오늘 네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해줄게.”

“네.”

차에 시동이 걸린 뒤 윤태호는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저희 어머니가 잔소리가 좀 많으세요. 죄송해요.”

“오히려 좋네요.”

‘좋다고?’

윤태호는 의아한 얼굴로 조은성을 바라보았고 조은성은 말없이 운전에 전념했다.

그들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차 안의 분위기는 조금 무거웠다.

윤태호는 몇 번이나 말을 건네려다가 말았다.

그렇게 20분이 지난 뒤 조은성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윤 선생님, 지금 궁금한 게 많으시죠?”

“네.”

윤태호는 부인하지 않았다.

“묻고 싶은 게 있으면 물으세요. 제가 대답할 수 있는 거라면 다 대답하겠습니다.”

“용왕님이 누군가요?”

윤태호는 곧바로 물었다.

그는 줄곧 그것이 궁금했다.

“용왕님은 미주 음지의 왕과 같은 분이세요. 예전에 맹호 랭킹에 이름을 올린 적도 있는 고수죠.”

조은성이 계속하여 말했다.

“사실 윤 선생님은 용왕님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어제 조은성 씨와 함께 있던 그 어르신인가요?”

윤태호가 물었다.

“네.”

역시나 그 노인이었다.

윤태호는 어제 노인을 보았을 때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일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그의 추측이 맞았다.

“용왕이 진짜 이름인 건가요?”

윤태호가 또 물었다.

“아뇨. 그저 호칭일 뿐입니다.”

조은성이 말했다.

“용왕님의 진짜 이름은 용천후입니다. 사람들은 그분을 용왕이라고 부르죠.”

‘그랬군.’

“조은성 씨는 용왕님과 어떤 관계죠?”

윤태호는 조은성의 신분이 궁금했다.

“저는 용왕님의 경호원입니다.”

“그러면 실력이 대단하시겠네요?”

조은성은 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

차는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산길로 접어들었고 윤태호는 창밖을 바라보며 물었다.

“여기... 혹시 운무산인가요?”

“맞습니다. 용왕님은 운무산에 거주하고 계십니다.”

윤태호는 깜짝 놀랐다.

미주 도심에는 해발 500미터 정도 되는 운무산이 있었는데 경치가 아주 아름다웠다.

사실 건국 초기에 그곳은 공원이었다가 미주의 고급 주택 단지가 되었고, 그 뒤로 오로지 미주의 대단한 인물들만 운무산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15분 뒤, 갑자기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별장들이 줄줄이 나타났다. 그 별장들은 울창한 나무 뒤에 가려져 있어 아주 고즈넉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차는 가장 높은 곳으로 계속하여 달려갔다. 그리고 마침내 예스러운 별장 앞에 멈춰 섰다.

“윤 선생님, 도착했습니다.”

조은성의 말에 윤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차에서 내리자 별장 앞에 건장한 체구에 매서운 눈빛을 한 경호원 네 명이 서 있는 게 보였다.

네 사람은 조은성과 분위기가 매우 비슷했는데 조은성보다는 훨씬 약해 보였다.

“형님!”

조은성을 보자마자 네 경비원이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이분은 윤태호 선생님이셔. 어르신께서 모셔 오라고 한 손님이다.”

조은성이 윤태호를 가리키자 네 경비원은 윤태호를 힐끗 보더니 서둘러 옆으로 물러났다.

“선생님, 절 따라오세요.”

조은성이 앞에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마당이 시야에 들어왔다. 마당에는 정자, 연못, 인공폭포, 보기 드문 식물들이 있어 운치가 있었고, 마당 중앙에는 아주 오래된 오동나무가 잘 자라고 있었다.

나무 아래엔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었고 책상 위에는 종이가 놓여 있었다.

용왕은 그곳에서 글씨를 연습하고 있었다.

“어르신께서는 글을 쓸 때 방해받는 걸 싫어하시니 조용히 걸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조은성이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고 윤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용왕의 곁에 도착했을 때, 윤태호는 고개를 내밀고 종이 위에 적힌 글을 보았다.

[대업을 이루고 공을 세우고 싶었지만 결국 세월을 이기지 못했구나.]

힘이 넘치면서도 날카로운 글씨체였다. 그가 쓴 글에서 살벌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아름다운 글이지만 아쉽네요...”

윤태호가 갑자기 말했다.

“뭐가 아쉽다는 거지?”

용천후가 덤덤히 물었다.

“살기가 너무 많이 담겼습니다.”

탁.

용천후는 들고 있던 붓을 던지고 고개를 들어 윤태호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윤태호는 맹수에게 노려진 기분이 들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상황을 지켜보던 조은성이 황급히 말했다.

“윤태호 씨, 어서 어르신께 사과하세요.”

“서예를 알아?”

용왕은 윤구주가 사과하기도 전에 물었다.

“조금 알고 있습니다.”

윤씨 가문 조상은 서예에 관한 지식도 많이 가르쳐 주었다.

“조금 전에 살기가 너무 많이 담겼다고 했지. 글을 쓸 때의 내 마음에 문제가 있었던 거냐?”

용왕의 질문에 윤태호는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이 시를 쓴 사람은 유명한 장군이었죠. 그 장군은 한평생 조국의 땅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많은 이들에게 압박을 받았고 오랫동안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20년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했죠. 이 시는 그 장군이 깊은 좌절에 빠져 있을 때 쓴 것입니다.”

“이 시에서 그 장군은 적을 죽여 나라를 구하고 공을 세워 명성을 얻고 싶어 하는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결국 세월을 이기지 못했다는 말로 꿈을 이루지 못한 우울함과 괴로움, 분노를 표현했죠. 그러나 어르신께서 쓴 글에서는 이 시를 썼던 장군의 마음과 달리 살기가 넘칩니다. 그리고 엄청난 기개가 느껴지죠. 그래서 오히려 세월을 이겨내고 큰 포부를 이루고 싶다는 야망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용천후는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윤태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는 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남다른 기세는 여전히 느껴졌다.

윤태호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진땀을 흘렸다.

그러다 한참 뒤 용천후가 갑자기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

“윤태호, 아주 훌륭해.”

그의 말에 윤태호는 그제야 안도했다.

곧이어 용천후가 자애로운 얼굴로 물었다.

“내가 조은성에게 너를 데리러 오라고 했는데 혹시 일하는데 방해가 된 건 아니지?”

“네.”

“다행이네.”

용천후는 다시금 미소를 거두고 정중하게 말했다.

“윤태호, 내가 널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는 네게 부탁을 하나 하기 위해서야.”

“무슨 부탁이죠?”

윤태호가 물었다.

“날 치료해 줬으면 좋겠어.”

용천후가 말했다.

“난 죽음을 앞두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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