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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Penulis: 다섯
문서현은 순식간에 깨달았다.

이것은 철저히 자신을 노린 함정이라는 것을.

고개를 돌린 순간, 차갑게 얼어붙은 배도진의 시선과 허공에서 얽혔다.

"나리, 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짧은 변명조차 그의 견고한 불신을 뚫지 못했다.

하인들의 거짓 증언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배도진은 이 모든 것이 측실 진씨의 일로 앙심을 품은 문서현의 짓이라 단정했다.

그녀를 내려다보는 두 눈에는 오직 혐오와 분노만이 끓어올랐다.

이윽고 질책 가득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번 일은 이미 충분히 보상하지 않았느냐. 어째서 아직도 희주를 괴롭히는 것이냐!"

'내가, 문희주를 괴롭혔다고?'

기가 막혀 숨이 턱 막혔다.

문서현은 한동안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때였다.

곁에 있던 의원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후작 나리. 해독제에 쓰일 다른 약재들은 이미 사람을 보내 가져오게 하였습니다. 허나 이 마지막 약재가 문제인데... 독을 쓴 자의 피를 약에 섞어야만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배도진은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었다.

곧장 고개를 돌려 문서현을 쏘아보았다.

이윽고 뼛속까지 시린 목소리가 떨어져 내렸다.

"네가 저지른 악행이니, 그 대가도 네가 치러야 마땅하지. 여봐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건장한 하인들이 달려들었다.

그들은 발버둥 치는 그녀의 양팔을 바닥에 거칠게 짓눌렀다.

그 순간, 배은우마저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문서현에게 맹렬히 달려들었다!

"이 나쁜 여자야! 감히 우리 어머니께 독을 써? 지금 겪는 일은 다 네가 자초한 짓이고, 네가 어머니께 진 빚이야!"

짓눌린 팔은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차가운 단도가 가냘픈 손목에 닿더니, 이내 억센 힘이 가해졌다.

끔찍한 고통에 문서현의 두 눈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오르더니 핏빛 선혈이 그녀의 손목을 타고 굽이쳐 흘러내렸다.

뚝, 뚝.

차가운 사발 안으로 그녀의 피가 맺혔다.

뜨거운 눈물이 시야를 흐리게 만들었다.

그녀는 이가 부서질 듯 턱에 힘을 주며 비명을 악착같이 집어삼켰다.

팔을 짓누르는 육중한 압박감을 견디며, 그저 우두커니 선 배도진을 아득히 바라볼 뿐이었다.

상처가 더 아픈 것인지, 가슴이 더 아픈 것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오 년.

꼬박 오 년이었다.

그들의 곁을 지키며 밤낮으로 헌신했다.

하늘을 우러러 단 한 점의 사심도 없이, 심장을 내어줄 만큼 진심을 다했다.

하지만 그들은 어떠했는가?

언제 어느 때건, 그들은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악의로 그녀를 깎아내리고 의심했다.

그 피임탕 한 사발도.

마장에서 벌어졌던 충돌도.

그리고 지금 문희주가 중독된 일마저도.

그들의 눈에, 문서현은 그저 이기적이고 악독하며 남을 질투하는 여인일 뿐이었다.

그녀가 틀린 것이 맞았다.

처음부터 그들에게 털끝만 한 기대조차 품지 말았어야 했다.

선평후부에 시집오지 말았어야 했고, 배도진과 배은우 부자를 오 년이나 성심성의껏 돌보지 말았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배도진, 그를 사랑하지 말았어야 했다.

과다한 출혈로 인한 어지럼증이 파도처럼 덮쳐왔다.

순간, 눈앞이 새까맣게 점멸했다.

결국 눈앞이 캄캄해지며, 그녀는 완전히 의식을 잃고 말았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눈을 떴을 때.

문서현은 자신이 이미 처소로 돌아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곁에서는 초희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붕대를 감아 상처를 지혈하고 있었다.

두 눈이 퉁퉁 부어오른 품이, 한바탕 서럽게 통곡한 것이 분명했다.

문서현은 손을 뻗어 초희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아 끝내 포기하고 말았다.

이윽고 문서현이 깨어난 것을 본 초희가 더욱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

"아가씨... 아가씨께서 선평후부를 위해 이토록 헌신하셨는데, 어찌 이러실 수가 있단 말입니까!"

초희의 목소리가 처절하게 갈라졌다.

"꼬박 오 년을 뼈 빠지게 집안을 돌보셨는데! 어찌 나리와 세자께서는 하인들의 일방적인 말만 믿고 아가씨의 손목을 베어 피를 뽑아내신단 말입니까. 게다가 발까지 묶어두시다니요. 지금 의원을 모셔 오려 해도 문밖으로 한 발짝도 나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문서현은 이미 짐작이라도 했다는 듯, 극심한 피로감 속에 천천히 눈을 감았다.

"난 괜찮아. 조금만 더 버티면... 전부 끝날 테니까."

그래,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

그토록 원하던 휴서를 손에 쥐는 순간.

이 지옥 같은 선평후부와는 영원히 끝이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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