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원아 왜 그래?”그때 현이의 맑고 어린 목소리가 진해원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진해원이 고개를 들어 현이를 바라봤다.“아까 내가 한 말 들었어?”“무슨 말?”“일주일 뒤면 내 생일이야. 절대 선물 잊으면 안 돼!”작은 아이가 두 손을 모아 눈을 반짝이며 귀엽게 말했다.“선물...?”그는 멍하니 되물었다.“없어?”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이 깜박거리며 금세 실망으로 물들었다.그 순간 진해원의 마음에는 진한 죄책감이 밀려왔다.마치 생일 선물을 주지 않는 게 세상에서 가장 큰 잘못이라도 되는 듯이.“그... 그럼 어떤 선물이 갖고 싶어?”그가 더듬거리며 물었다.“선물은 내가 몰라야지~ 그래야 나중에 받을 때 깜짝 놀라잖아.”현이는 어른스러운 표정을 하며 의젓하게 말했다.“그리고 말이야. 나중에 꼭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줘야 해!”현이는 말끝에 깔깔 웃음을 터뜨렸고 진해원은 그 웃음에 멍하니 시선을 빼앗겼다.하지만...그는 알고 있었다.자신은 사람들 앞에서 선물을 건넬 수 없다는걸.현이의 생일 파티에는 참석할 수 없다는걸.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본능적으로 한마디를 내뱉었다.“그래.” 그 순간만큼은 현이의 환한 미소가 실망으로 바뀌는 걸 도저히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현이는 이불을 끌어안고 그의 옆으로 파고들었다.그리고 금세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하지만 진해원은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그의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또렷했고 시선은 오로지 그녀의 평화로운 얼굴에 머물렀다.그는 간절히 바랐다.자신이 그 생일파티에 갈 수 있기를.그리고 그녀가 바라던 대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직접 선물을 건넬 수 있기를.선물...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하지만 진해원은 자신이 무엇을 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그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으니까.먹는 것도 입는 것도 쓰는 것도 모두 강씨 저택에서 주는 것뿐이었다.심지어 종이학 하나 접어서 선물하려 해도... 그 종이조차도 이 집에
탁유미는 눈을 살짝 내리깔고 한숨을 내쉬었다.“그래요. 그 사람이 아이를 원하면 건강한 아이는 얼마든지 가질 수 있겠죠.”“그러니까 이제는 윤이를 이경빈에게 맡길 생각은 접자. 우리 둘이 잘 키우면 되지. 지금 학교에서 교장 선생님도 윤이에게 의연한 ‘임유진 이모’가 있다는 걸 다 알잖아. 아무도 더 이상 괴롭히지 못할 거야.”탁유미의 어머니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게다가 윤이는 네 목숨과도 같잖아. 만약 네가 이경빈에게 맡기면 넌 어떻게 할 거야? 정말 그걸 견딜 수 있겠어?”“엄마, 됐어요. 이제 늦었으니까 엄마도 일찍 쉬세요.”탁유미가 말했다.어머니가 방을 나간 뒤 탁유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들의 다친 얼굴, 아직 붉게 부어 있는 뺨에 머물렀다.아들은 그녀의 목숨과도 같았다. 그래서 탁유미는 윤이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조차 아끼지 않을 수 있었다.윤이가 좋은 미래를 갖는다면... 자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밤이 되자 임유진과 강지혁은 낮에 학교에서 있었던 일과 탁윤의 보청기 재제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오늘 윤이 모습 보니까 마음이 아프더라고. 유미 언니야 오죽하겠어.”임유진이 말했다.탁윤 같은 착한 아이가 극한의 상황이 아니면 그렇게까지 나서지 않았을 터였으니까.강지혁은 걱정하는 그녀를 다독였다.“오늘 이후로는 아마 그 학교에서 아무도 함부로 괴롭히지 못할 거야.”“그랬으면 좋겠는데... 교장 선생님이 다른 선생님들에게 다 얘기했다고 해도 혹시 윤이가 장애 때문에 외톨이가 되면 어떡하지. 아직 초등학생인데 나중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그런 건 결국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줄 수 없어. 윤이가 스스로 하나씩 배워가야 하는 거야.”강지혁이 단호히 말했다.“남자아이는 더 강해야 해. 그래야 나중에 보호하고 싶은 사람을 지킬 수 있거든.”“그렇다면 윤이도 좀 더 강해지길 바라는 수밖에.”임유진이 한숨을 내쉬었다.그 후 화제는 자연스럽게 세쌍둥이의 생일 이야기로 옮겨졌다.세
“됐어.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지영아.”백연신이 그녀의 손을 꼭 쥐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든 내가 곁에 있을 거야.”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이상하리만큼 힘이 있었다.한지영의 불안했던 마음이 그 한마디에 서서히 풀려갔다.마치... 그가 곁에 있기만 하면 어떤 일도 두렵지 않을 것 같았다.한편, 임유진은 탁유미와 탁윤을 데리고 근처 병원으로 향했다.의사는 탁윤의 상처를 살펴보고 말했다.“다행히 싸움으로 생긴 상처는 전부 가벼운 타박상이네요.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보청기는 새로 주문해야 하니까 아무리 빨라도 일주일은 걸릴 겁니다.”즉 그 일주일 동안은 윤이가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다는 뜻이었다.임유진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탁유미를 바라봤다.“언니, 윤이는 일단 학교에 일주일 정도 병가를 내요. 지금 상태로 학교 가봤자 수업 듣기도 힘들 거예요.”탁유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야겠네요. 보청기 비용은... 내일 돈을 찾아서 드릴게요. 그런데... 조금 모자라서 나머지는 나중에...”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유진이 단호하게 끊었다.“언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건 내가 이모로서 우리 윤이에게 해주는 거예요. 돈 얘기 꺼내지 말아요. 우리 사이에 그런 계산이 어딨어요?”그 한마디에 탁유미의 눈가가 붉어졌다....그날 밤, 좁은 방 안.탁유미는 깊이 잠든 아들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어머니에게 말했다.“엄마... 나 정말 잘못한 걸까?”“무슨 소리야. 오늘 윤이가 다친 건 네 탓이 아니잖니.”어머니가 부드럽게 위로했다.“그래도... 내가 그 애를 세상에 데려온 건 나잖아요. 그런데 난 아이한테 제대로 된 인생 하나 만들어주지 못했어요. 임신했을 때 해열제를 먹은 탓에 결국 아이는 귀를 잃었고... 이제는 사람들에게 차별까지 받아요. 그런데도 난... 아이 곁에 있으면서 단단한 어른이 돼주지도 못했어요.”탁유미의 목소리는 점점 떨려왔다.오늘 학교에서 본 장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백연신은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사과 따위는 필요 없겠군요. 방금 말씀하시길 당신네 아이는 윤이와 같은 반에서 공부할 수 없다 했죠? 그럼 전학 보내세요. 이렇게 하면 굳이 같은 교실에 있을 필요도 없겠군요.”부부와 아이는 멍해졌다.전학이라니... 그들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동안 매년 학교에 기부까지 했는데 전학이라면 지금까지 쓴 기부금이 헛돈이 되는 셈 아닌가.그때 교장의 시선에 임유진이 들어왔다.그는 심장이 철렁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유진 씨...어떻게 저희 학교에...?”“네. 저는 윤이의 이모예요. 제 조카가 문제에 처했으니 당연히 상황을 확인하러 왔죠.”임유진은 담담하게 말했다.교장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이... 이 아이가... 유진 씨와 강 회장님의 조카라고요?”“맞아요. 우리 남편도 이 아이를 굉장히 좋아합니다.”임유진의 말에 맞은편의 부부는 ‘이거 큰일 났다’라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S 시에서 ‘강 회장님’이라고 불리우고 교장이 저렇게 공손하게 대하는 걸 보니 분명 강지혁임이 틀림없었으니까.백연신과 강지혁과 연관된 아이라니...부부는 만약 그들이 탁윤을 좀 잘 챙겼더라면 백연신과 강지혁 양쪽 모두와 연을 맺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하지만... 그건 어림도 없는 일. 이미 그들은 원수를 지었다.그 사이 담인은 그들은 말한 ‘백 회장님’이 누구인지 드디어 알아채고는 몸을 벌벌 떨기 시작했다.‘내가 지금 뭘 한 거지...!’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눈앞이 캄캄해졌다.소동은 그렇게 끝이 났다.임유진과 일행은 학교를 떠났고 그녀는 새로운 보청기를 맞추기 위해 탁유미와 윤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그리고 한지영은 백연신과 함께 학교를 떠났다.차 안에서 한지영은 마음속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무슨 일 있어? 아직도 윤이 일 생각하고 있는 거야?”백연신이 조용히 물었다.“응.”한지영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정말 예상 못 했어요. 요즘 아이
담임은 얼굴에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며 말했다.“여긴 교무실입니다. 당신들은 학부모가 아니잖아요. 그러니 나가주세요. 이 문제는 학부모들하고만 이야기하겠습니다.”그 말에는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 임유진, 한지영, 백연신을 교무실에서 내쫓고 문제를 얼버무리겠다는 심산이었다.“그래요?”백연신은 피식 웃으며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그는 아무 말 없이 번호를 눌러 전화를 걸었다.“나 백연신이야. 지금 일이 좀 생겼는데 이 학교 교무실로 교장 좀 보내줘.”그가 학교 이름까지 또박또박 말하자 맞은편에 있던 여자 학부모가 비웃듯 말했다.“당신이 뭐라고 교장을 부른다구요? 교장이 당신 말 한마디에 달려오면 그게 학교겠어요?”담임도 마찬가지였다.“이봐요. 이건 방해입니다. 지금 당장 나가지 않으면 경비를 부를 겁니다.”하지만 남자 학부모는 백연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어디선가 본 얼굴이라는 생각에 눈이 점점 커졌다.그리고 아까 전화할 때 자신을 백연신이라고 소개했던 것이 떠올랐다.‘백... 연신?’바로 그때였다.바로 그 순간, 교장이 급히 교무실로 들어왔다.그리고 방 안을 훑어본 후 처음 보는 얼굴인 백연신에게 다가가며 정중히 말했다.“백 대표님이시죠? 제가 이 학교 교장입니다. 죄송한데 무슨 일로 절 부르셨는지요?”교장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공손한 태도에 담임은 깜짝 놀라며 급히 앞으로 다가섰다.“교장 선생님, 저분은...”“백 대표님은 백선 그룹 회장님이십니다. 도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교장이 물었다.교장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묻자 담임은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고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이... 이건 그냥 작은 오해일 뿐입니다...”백선 그룹이라니.담임은 회장의 이름은 몰라도,회사 이름은 알고 있었다.그런데 이렇게 큰 인물이 직접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학생 학부모 부부도 이제야 상황을 이해한 듯 얼굴이 당황과 난처함으로 일그러졌다.‘백선 그룹 대표라고...? 저 귀가 들리지 않는 아이 엄마는 그저 조그
이건 이미 명백한 직접적 위협이었다.하지만 담임은 급히 온갖 아부와 상냥한 말투로 그들을 달래기에 바빴다.지금 눈앞의 이 부부는 학교의 최상급 VIP로 매년 몇십억씩 기부하는 인물이었다.심지어 교장까지도 그들에게 겸손하게 대응할 정도였다.만약 이 부부가 다른 학부모들과 연합해 나중에 수업 거부까지 한다면 온갖 불똥은 담임 자신에게 튈 터였다.그래서 담임은 지금 상황의 옳고 그름을 알면서도 탁유미에게 이렇게 말했다.“어머님, 아직도 사과하지 않으실 겁니까? 이대로라면 제가 교장님께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여기서 학습하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전학 조치를 권고할 수도 있습니다.”탁유미는 아들을 꼭 끌어안은 채 마음속 깊이 처량함을 느끼고 있었다.아이를 정상적인 학교에 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녀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원래 아들은 건강한 몸을 가진 천재 아이여야 했다.그런데 그녀 때문에 아직 어린 나이에 이런 시련을 감내해야 했다.게다가 지금... 사과까지 강요받고 있다니!만약 자신이 사과한다면 곧 아들이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될 터였다.하지만 아들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임유진이 분노에 차 입을 열려는 순간 탁유미가 먼저 단호하게 말을 꺼냈다.“저는 사과 못 합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사과하도록 하지도 않을 겁니다.저는 우리 아이의 말을 믿어요. 이번 일... 제 아들은 아무 잘못 없습니다!”“어머님, 잘 생각해 보셨습니까? 사과하지 않으시면 저도 더 이상 어머님 편을 들어줄 수 없습니다!”그러자 담임이 경고했다.하지만 탁유미는 비웃으며 받아쳤다.“교사라면 진실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지 편파적으로 한쪽만 옹호하면 안 됩니다.모르는 사람들은 오히려 당신이 그들의 변호인인 줄 알겠네요.”“당신...!”그 말에 담임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그리고 탁윤과 싸운 아이의 어머니는 냉소를 지었다.“사과해도 소용없어요. 우리 아이는 이런 가정의 아이와 같은 교실에 있게 할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