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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Author: 유진
오늘 밤 연회에는 톱스타들도 참석했지만 강지혁은 그들 못지않게 멋진 아우라를 뿜어냈다.

그는 예쁜 얼굴과 고혹적인 꽃사슴 같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활짝 웃으며 사람을 바라보면서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진 모습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화려하고 남녀를 불문하고 그에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눈동자에 차가운 기운이 돌 때는 사람들로 하여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압박감을 느끼게 한다.

강지혁은 눈을 반쯤 늘어뜨린 채 경호원과 경비원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잘 재단된 검은 슈트는 늘씬하고 긴 몸을 감싸고 있어 비율이 좋아 보였고 온몸에는 우아함이 묻어났다.

강지혁은 기자들이 인정하는 패니스트이다.

그러나 오늘은 예외였다.

다른 건 아무 문제 없지만 강지혁이 두른 연보라색 목도리와 손에 낀 같은 색 계열의 장갑은 아무리 봐도 이상한 것 같았다.

“저 목도리와 장갑은 강지혁 씨의 평소 스타일이 아닌 것 같네요.”

기자들은 속삭이기 시작했다.

“좀 거칠어 보이기도 하고 낡아 보이네요, 혹시 어느 브랜드에서 새로 나온 빈티지 스타일인가?”

“연보라색은 웬만한 남자와 어울리지 않는데, 강지혁 씨가 하니까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그가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한다는 걸 대부분 알고 있었지만 몰래 찍는 기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더 수상한 건, 사진을 찍는 것을 본 경호원이 기자에게 다가가려고 할 때 강지혁이 슬쩍 뭐라고 하니 경호원이 다시 걸음을 멈춘 것이었다.

강지혁이 회의장에 들어서자 몰래 찍던 기자는 숨을 돌렸다.

그는 방금 경호원이 자기 앞으로 다가와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삭제해 달라고 할 줄 알았다.

강지혁이 회의장에 들어서니 자연히 이슈가 되었고, 굉장히 많은 유명 인사들이 그에게 다가가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한은 강지혁의 곁으로 다가와 그의 옷차림을 살폈다.

“옷은 정말 눈에 띄네, 근데 목도리와 장갑은 너의 스타일이 아닌 것 같네?”

강지혁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내 스타일이 어떤 건데?”

‘아무튼 이런 부드러운 색상의 목도리와 장갑은 절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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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하필이면 딸이었다.그래서 강지혁은 끝내 거절하지 못했다.“알겠어. 대신 딱 하룻밤이다.”그는 결국 한숨을 내쉬며 강선현을 안아 올렸다.“내일 아침엔 바로 S 시로 돌아갈 거야. 더는 안 돼. 아빠랑 엄마도 돌아가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알겠지?”“응. 알겠어!”강선현은 작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그러고는 두 팔로 강지혁의 목을 꼭 끌어안더니 그의 볼에 연달아 “쪽쪽” 소리 나게 입을 맞췄다.그것은 고맙다는 표시였다.그리고 강지혁 정도 되는 남자도 딸의 뽀뽀에는 속수무책이었고 입가에는 저도 모르게 옅은 미소가 번졌다.반면 강선율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강지혁의 이런 노골적인 ‘이중 기준’에는 이제 놀랍지도 않았다.예전에 자기가 아빠한테 뽀뽀했을 때는 “이건 마치 내가 나한테 뽀뽀하는 기분이야.”라며 질색을 하더니 심지어 남자애는 그런 거 자주 하면 안 된다고까지 했었다.그런데 여동생이 아빠한테 뽀뽀하는 건 아주 환영하고 있으니...‘아마 엄마를 닮아서겠지.’게다가 그는 몇 번이나 아빠가 엄마한테 몰래 아니 전혀 몰래도 아니게 열심히 뽀뽀하는 것도 봤다.아빠도 뽀뽀 엄청 하면서 그런데 자기가 엄마한테 뽀뽀하면 또 괜히 표정이 안 좋아진다.결국 결론은 하나였다.아빠의 기준은 늘 바뀐다....그들이 머무는 호텔은 녹원시 최고급 호텔이었다.그리고 강지혁은 특별히 패밀리 스위트룸을 잡았다.70에 가까운 넓은 공간에 여러 개의 방까지 갖춘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도 충분한 곳이었다.아이들이 각자 방에서 놀고 있는 사이 임유진은 일부러 그들을 피해 강지혁과 조용히 이야기를 나눴다.“혁아... 사실은 현이가 해원이 만나는 거... 별로 내키지 않는 거지?”그 말에 강지혁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하지만 그는 숨기지 않았다.“맞아. 솔직히 말하면 별로 내키지 않아.”“그럼 오늘... 신정우가 해원이를 데리고 나오지 않을 거라는 것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던 거야?”“확실히 알았던 건 아니야. 그냥 느낌이 있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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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선현은 크게 충격을 받은 얼굴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임유진은 그런 딸이 안쓰러워 살짝 끌어안은 뒤 신정우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제가 해원이랑 잠깐 통화만 해도 될까요? 제가 직접 이야기하면 혹시라도 만나고 싶어질 수도 있잖아요.”하지만 신정우는 고개를 저었다.“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해원이는 아직 어린아이지만 마음이 무척 예민합니다. 이번 일처럼 억울한 일을 겪었으니 감정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해요. 지금 계속 자극하면 혹시라도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 아이는 제 아들입니다. 제가 보호해야죠.”“하지만... 저희는 정말 악의가 없어요. 그저 진실을 알려주고 사과하고 싶을 뿐이에요.”임유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진실은 제가 전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사과도요.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신정우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녹원 시의 특색 요리를 좀 주문해 두었습니다. 모처럼 오셨으니 맛은 보고 가시죠. 저는 급한 일이 있어서 식사는 함께하지 못하겠군요. 혹시 녹원시 구경하고 싶으시면 매니저에게 말씀하세요. 가이드와 차량도 준비해 줄 겁니다.”그 말을 남긴 채 신정우는 그대로 룸을 나섰다.한편 임유진은 이번 녹원시 방문이 이렇게 끝나 버릴 줄은 정말 몰랐다.옆에 있던 강선현은 울음을 꾹 참은 채 작은 얼굴을 들어 올렸다.“아빠, 엄마... 흑... 해원이 우리 보러 오기 싫다는 거지? 아직도 나한테 화가 난 거지? 진짜로 못 보는 거야?”임유진이 뭐라고 말하려던 순간 강지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그럼 다음에 보면 되지. 신정우 아저씨가 사과 전해 주고 해원이 화가 좀 풀리면 그때 다시 만나자고 물어보는 게 낫지 않겠어?”“그래도...”“네가 전에 해원이 오해하고 화났을 때는 어땠어? 그 애 보기만 해도 고개 돌리고 말도 안 하려고 했잖아.”강지혁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지금은 해원이가 화가 난 거야. 그러면 당연히 너를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지.”강선현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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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아앙... 엄마, 어떡해... 나 해원이 오해했어... 해원이 나 싫어하게 되는 거 싫어... 다시는 못 보는 것도 싫어...”강선현은 말을 잇지 못한 채 울음을 터뜨렸고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며 아이의 작은 얼굴을 가득 적셨다.“나... 나 해원이 너무 보고 싶어... 꼭... 꼭 사과하고 싶어... 흐아앙...”임유진은 그런 딸을 조심스럽게 끌어안았고 작은 등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 현아. 울지 마. 해원이는 그렇게 속 좁은 아이 아니야. 네가 진심으로 사과하면 분명히 용서해 줄 거야.”“응... 응...”아이는 코를 훌쩍이며 고개를 몇 번이고 끄덕였다.“나... 정말 진심으로... 진짜... 진짜로 사과할게...”“그래.”임유진은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그럼 며칠 뒤에 엄마가 너 데리고 녹원시에 갈 테니까 가서 해원이 만나자. 그때 직접 사과하면 되지. 응?”“응!”강선현은 기쁜 마음에 재빨리 대답했다가 곧바로 다시 불안한 얼굴이 되었다.“그런데... 엄마, 며칠 뒤가 언제야? 나 빨리 보고 싶어. 빨리 사과하고 빨리 다시 친구 하고 싶어!”“해원이가 지금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고 해원이 아빠한테도 먼저 연락을 드려야지.”임유진은 차분히 설명했다.“엄마가 최대한 빨리 준비할게.”그런데 그때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강선율이 입을 열었다.“나도 갈래요.”그 말에 임유진이 잠시 멈칫했다.“율이도 같이 갈 거야?”“네.”강선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또렷하게 말했다.“그날 오해한 건 나랑 현이 둘 다였잖아요. 그럼 사과도 같이 해야 해요.”임유진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다 같이 가자.”...그날 밤.임유진은 강지혁에게신해원이 억울하게 오해받았던 일과 아이들을 데리고 녹원시에 가 직접 사과할 생각이라는 걸 이야기했다.“이제야 진실이 밝혀졌어. 해원이가 이미 S 시를 떠났다고 해도 적어도 진실만큼은 그 아이에게 꼭 전해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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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해원은 고작 다섯 살에 불과한 아이였다.너무도 어리고 너무도 작았다.임유진의 얼굴에 짙게 내려앉은 자책을 보며 한지영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유진아, 그만 자책해.”한지영이 부드럽게 말했다.“만약 이번에 해원이의 억울함을 풀 수 있다면 그건 정말 좋은 일이야. 너 그동안 가만히 있었던 것도 아니잖아. 계속 해원이를 위해 증거를 찾고 있었고.”그러고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덧붙였다.“이제 증거가 나온 거야. 기뻐해도 돼. 해원이는 네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어.”“그래... 기뻐해야지. 해원이는 정말로 죄가 없을 가능성이 커. 그 아이는... 윤이를 밀어서 해치려던 게 아니었어.”경찰 측의 실험 결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나왔다.탁윤 역시 실험에 성실히 협조했고 최종 결론은 분명했다.당시 공기총 탄두가 날아왔을 때 탁윤의 위치에서는 소리를 인지하기 어려웠지만청각이 예민한 아이였다면 그 소리를 들을 가능성은 충분했다.또한 탄두가 발견된 위치와 각도를 기준으로 보면 그 탄두의 직접적인 타깃은 탁윤이었다.임유진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작게 중얼거렸다.즉 신해원의 그 ‘밀침’은 탁윤을 위험 지역에서 벗어나게 한 행동이었고 탁윤이 순간적으로 몸을 피하려다 계단 아래로 떨어진 것이었다.그렇게 실험은 신해원의 완전한 무죄를 증명하고 있었다.탁윤은 깊이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죄송해요... 유진 이모. 제가...소리를 못 들어서 다들 해원이를 오해하게 만들었어요.”탁윤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제가 직접 가서 해원이한테 사과할게요. 해원이 아니었으면... 저 지금도 병원에 있었을지도 몰라요.”임유진은 조용히 탁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너무 많은 우연이 겹쳤을 뿐이야.”그 소리와 아이들의 목격 그리고 너무 늦게 발견된 탄두까지.모든 우연이 사람들을 오해로 몰아넣었다.“그리고...”임유진이 말을 이었다.“해원이는 지금 이미 이 집에 없어. 친아빠와 함께 녹원시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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