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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Author: 유진
‘뭐지? 강현수가 여자 때문에 이토록 초조해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방금 뛰쳐나간 것 좀 봐! 임유진이 대체 어떤 여자길래!’

처음엔 여자 문제로 둘이 가볍게 실랑이를 벌인 줄 알았는데... 이한은 문득 걱정에 휩싸였다. 두 사람이 만약 진짜 한 여자를 놓고 다툰다면 S 시가 발칵 뒤집힐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니지! 아니야! 강현수는 줄곧 팔찌 주인만 찾아 헤맸다!

그렇다면 설마... 이한은 감히 더는 생각해나갈 수 없었다.

말도 안 되는 가설로 어떤 후과를 초래할지 그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그건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공포였으니!

...

강현수는 차를 몰고 곧게 식당으로 질주했다.

결혼? 그녀가 정말 지혁이와 결혼하는 걸까?

진실을 알아내기 전까진 절대 두 사람의 결혼을 용납할 수가 없다!

수년간 그녀만 찾아 헤맸고 그녀의 목소리, 외모까지 머릿속에, 뼛속에, 혈액 속에 깊이 침투됐는데 결과가 고작 이런 거라니?!

강현수는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잡고 미친 듯이 질주했다.

그 시각 윤이 식당에서 임유진은 조금 미안한 얼굴로 탁유미에게 사직 얘기를 꺼냈다.

결혼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고 강씨 일가 사모님이 된 이후엔 더이상 본인만 고려해선 안 된다. 그녀가 대표하는 건 강씨 일가의 체면이니 여기서 계속 일할 수가 없다.

“유미 언니, 죄송해요. 나도 이렇게 빨리 그만둘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금방 내 자리를 메꿀 사람을 찾아올게요. 그러고 나서 사직할게요.”

임유진이 말했다.

탁유미는 이 상황을 진작 예상한 듯싶었다. 임유진의 남자친구가 강지혁이란 걸 안 순간부터 그녀가 이곳에 오래 머물 거란 생각을 접었다.

다만 이렇게 빨리 결혼할 줄은 몰랐다. 그게 조금 의외일 뿐이다.

“나중에 시간 될 때 자주 놀러와요. 윤이가 유진 씨 엄청 좋아하잖아요. 유진 씨 대타는 내가 알아서 찾을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랑 얘기해요. 금방 보내줄 테니. 결혼이야말로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잖아요.”

탁유미가 감개무량하게 말했다.

애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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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영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그날 오전 내내, 백연신과 한지영은 ‘아이돌과는 어디까지 스킨십이 허용되는가’라는 ‘진지한’ 주제로 설전을 이어갔다.오후가 되자, 한지영은 다시 백연신의 사무실 소파에 파묻혀 앉아 간식을 집어 먹고, 따끈한 곰탕을 홀짝이며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했다.이제는 이광경에 익숙해진 고위 임원들과 비서들조차 그녀를 대할 때 조심스럽고 공손했다. 눈치가 조금만 있어도 알 수 있었다. 가까운 미래에 백연신 옆자리는 바로 이 여자의 것이리라는 걸.그러던 중, 사무실이 한동안 조용하던 그때, 한지영의 몸이 문득 굳어버렸다. 그러고는 본능적으로 시선을 배 쪽으로 향했다.“왜 그래?”책상 앞에 앉아 있던 백연신이 곧바로 눈치채고 물었다. 그는 일하면서도 수시로 그녀를 힐끗거리며 살폈었던 것이었다.한지영은 눈을 껌뻑이며 그를 올려다봤다. 백연신이 어느새 펜을 내려놓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나... 나 지금... 태동이 느껴진 것 같아요.”한지영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순간, 백연신도 그대로 얼어버렸고,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치며 잠시 정적이 흘렀다.“태동...?”그의 목소리가 미묘하게 흔들렸다.물론, 아이가 자라면서 이 시기에 태동이 시작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막상 그것이 눈앞의 여자와, 그녀의 뱃속 생명과 연결되자...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정이 몰려왔다.그는 천천히 다가와 그녀 옆에 앉았다. 그리고 시선은 오롯이 그녀의 아직 살짝 볼록해진 배에 고정됐다.“앗, 또 움직였어요! 연신 씨, 손대봐요!”한지영이 흥분된 목소리로 그의 손을 붙잡아 자기 배 위에 얹었다.순간, 얇은 옷자락 너머로 전해지는 아주 미세한 움직임. 가볍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생명의 신호였다.백연신은 그 작은 떨림에 숨이 막히는 듯 가슴이 조여왔다.그녀의 뱃속에... 자신과 그녀의 아이가, 분명히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와... 인터넷에서 봤을 때, 태동이 물속에서 거품이 피어오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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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 괜찮아!”사모님은 코끝이 시큰해지며 애써 말했다.“지금 이렇게만 해도, 나한테는 충분해. 지혁이가 날 용서하지 않더라도, 찾아오지 않더라도, 이제는 지혁이가 날 놓아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한테는 이미 큰 발전이야.”권건우가 아내의 어깨를 살며시 토닥이며 위로했다.“됐어, 이제 슬퍼하지 마. 오늘 유진이가 아이들을 데리고 와 준 게 얼마나 기쁜 일인데!”“맞아... 맞아, 기쁜 일이야!”사모님은 얼른 마음을 다잡고, 얼굴에 웃음을 되찾았다.“며칠 동안 아이들에게 맛있는 것도 해주고, 라온시에서 놀러도 데리고 다녀야겠다.”세 아이는 각기 다른 성격을 지녔다. 현이는 사모님과 가장 가까워, 늘 사모님 주변을 맴돌았고, 반면 율이와 겸이는 거실 한쪽에서 비교적 조용히 있었다.엄밀히 말하면, 율이는 겸이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고, 겸이는 세상 모든 일과 무관한 듯 멍하니 있었다.임유진은 알고 있었다. 겸이는 어린 시절 겪은 경험 때문에 일반 아이들과 달랐고,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극복될 것이라는 걸.밤이 되자, 겸이가 임유진을 향해 손을 내밀며 말했다.“영상 통화.”임유진은 곧바로 이해했다. 겸이가 혈육 관계는 아니지만, 자신에게 특별한 누나인 하유은과 통화하고 싶다는 의미였다.“좋아.”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하유은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하유은의 휴대폰은 임유진이 미리 사준 것이었고, 요금과 데이터도 충분히 충전해 두었다. 그렇기에 통화가 끊길 걱정은 전혀 없었다.화면 속 하유은이 나타나자, 원래 무표정하던 겸이의 얼굴이 순식간에 생기를 띠었다.표정은 여전히 크지 않았지만, 눈빛 속에는 빛이 스며 있었다.임유진은 그런 겸이의 변화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하유은은 겸이의 과거 삶에서 유일하게 진심으로 그를 보호하고, 다정하게 대해 준 존재였다.그리고 겸이는 하유은을 마치 갓 태어난 새끼 새가 어미를 따르듯, 하유은을 의지했다.앞으로 이 두 아이가 어떻게 자랄지는 아무도 모른다.겸이가 하유은을 ‘누나’라고 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976화

    한편, 강씨 저택의 별채.강지혁은 아버지의 신줏단지를 바라보며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아버지, 죄송합니다. 평생 그 여자를 용서하지 않고, 죽음으로 죄를 갚게 할 줄 알았는데... 하지만 제가 유진이를 너무 사랑합니다. 유진이가 아프길 바라지 않아요. 그러니까, 아버지, 부디 용서해 주세요...”그는 향에 불을 붙이고 아버지 앞에서 세 번 깊이 절을 한 뒤, 향을 꽂고 몸을 돌려 별채를 나섰다.본채로 돌아오자, 집사가 보고했다.“회장님, 사모님께서 도련님과 아기씨들을 데리고 잠시 외출하신다고 하십니다.”“그래, 알겠어.”강지혁은 더 묻지 않았다.처음부터 그들은 약속했다. 그녀가 아이들을 데리고 그 여자를 만나러 가더라도, 그는 절대 알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그녀는 정말 그렇게 했다. 단지 ‘여행’이라고만 말했다.어쩌면 이렇게 하는 것이 최선의 결말일지도 모른다고... 강지혁은 속으로 생각했다....한편, 한 유치원.아이들이 야외에서 뛰노는 시간이었다. 몇몇 아이들은 모여서 게임을 하고 있었지만, 유독 진해원만 작은 의자 위에 앉아 악보를 들여다보고 있었다.보아하니, 주변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진해원은 진지하게 악보를 살피고 있었다. 임유진이 현이와 율이를 라온시로 데리고 갔기에, 요 며칠 진해원은 혼자 유치원에 등원해야 했다.이 유치원에서는 누구도 그의 엄마가 전과자였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아무도 그를 차별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해원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았다.그는 오직 현이 곁에 있고 싶었다. 그리고 진해원은 알고 있었다. 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의 피아노라는 사실을.현이는 늘 그와 함께 피아노를 치고 싶어 했고, 어려운 악보가 있으면 함께 연습하곤 했었다.예전에는 피아노가 어렵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그를 가르친 선생님들도 늘 그를 천재라고 칭찬할 정도였으니까.하지만 현이와 함께 피아노를 치는 동안, 이상하게 두려운 감정이 스며들었다.현이의 악보 읽는 실력은 자신보다 나을 때가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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