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그런데 그때 탁유미가 급하게 붙잡았다.“유진 씨, 정말 이 아이가 지영 씨랑 아기를 구할 수 있다고 믿어요?”전문가도 손을 못 쓰는 한지영을 이제 겨우 7, 8살 남자아이가 살릴 수 있다니...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그러나 임유진은 숨을 깊게 들이쉬며 말했다.“의사들이 지영이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거라면 이제는 죽은 말도 살려야죠. 게다가...이 아이 전에 지영이 아이 성별도 맞췄었잖아요. 아마 정말 특별한 능력이 있을지도 몰라요.”결국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한 번 걸어보는 것뿐이었다.임유진은 아이를 데리고 분만실 쪽으로 걸어갔고 탁유미도 급히 뒤따랐다.그렇게 두 여자는 분만실 안으로 들어가고 이경빈과 강지혁은 여전히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분만실에 들어서자 백연신의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그는 이미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채 한지영의 이름을 외치며 흐느끼고 있었다.한편 한지영은 의식을 잃은 채 분만용 침대에 누워 있었다.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크게 부풀어 오른 배에서는 생명이 아닌 죽음의 정적만 느껴졌다.의사와 간호사들은 세 사람이 들어오자 막으려 했지만 임유진이 먼저 단호하게 말했다.“저는 강지혁의 아내 임유진입니다. 그리고 이 산모 지영이의 친구이기도 해요. 지금 당신들이 구할 수 없다면 제 방식으로 한번 시도해 볼게요.”임유진의 목소리에 절망 속에 있던 백연신은 작은 희망이라도 붙잡은 듯했다.“정말 지영이를 구할 수 있어요?”“이 아이가 말했어요. 자기가 구할 수 있다고요.”임유진은 차분하게 대답했고 백연신은 곧 시선을 그 소년에게 고정했다.‘키가 허리까지 오는 아이가 정말 지영이를 구할 수 있다고?’“장난치는 거죠...?”“괜찮아요. 그냥 한번 시도하게 해주세요.”임유진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그러자 소년은 임유진 곁에서 한지영 쪽으로 걸어갔다.그리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그 순간 아직 사용되지 않은 수술용 칼을 집어 들더니 자신의 손을 깊게 베였다.“아!”순간 간호사 중 한 명이 소리쳤다
“오늘 가게로 너 보러 갔는데 장모님한테 들었어. 지영 씨 양수가 터졌다고. 그래서 너도 같이 병원으로 따라왔다고.”이경빈이 조용히 답했다.그리고 그의 입에 붙은 ‘장모님’이라는 말은 이젠 제법 자연스러웠다.탁유미는 숨을 고르며 힘겹게 대답했다.“지영이 지금 난산이야. 아직 안 나왔고 백연신 씨가 함께 들어가 있어. 의사들도 이미 많이 들어갔고.”그 말에 이경빈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그렇게 분만실 밖 네 사람은 말없이 묵묵히 기다렸고 시간이 흐르면서 공기는 점점 무겁게 눌렀다.얼마 후 갑자기 분만실 안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이 병원의 분만실은 방음이 잘 되어 있지만 밖에서도 들릴 정도였으니 그 크기를 상상할 수 있었다.순간 임유진이 몸을 움찔하며 말했다.“저건... 방금 그 소리... 백연신 씨 목소리 같아요! 설마... 지영이... 아니죠?”탁유미는 숨을 삼키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바로 그때 한 의사가 허둥지둥 뛰어나와 강지혁에게 말했다.“회장님, 산모가 의식을 잃었습니다. 아이가 산도를 막고 있어 제왕절개가 불가능합니다. 자연분만만 가능한 상황인데... 지금 상태로는 산모와 아이 모두 위험합니다.”임유진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고 탁유미도 충격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어떻게... 이런 일이... 정말 방법이 전혀 없는 건가요?”임유진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이제야 백연신이 그렇게 절규한 이유를 이해했다.그에게는 한순간에 아내와 아이를 모두 잃을 수도 있는 위기였으니까.“방법이 있다면 이미 다 썼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은 이미 동원했어요. 저희 의사도 신이 아니에요. 정말... 손쓸 수 없는 상황입니다.”의사가 냉정하게 말했다.순간 임유진은 충격에 휘청거렸고 강지혁이 받치지 않았다면 아마 그대로 쓰러졌을 터였다.“분명 방법이 있을 거예요... 분명 있어야 해요!”임유진은 울먹이며 눈물을 쏟았다.“우리는 아직... 같이 모여서 보드게임도 하기로 했는데...!”탁
“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탁유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숨을 삼켰고 옆에서 듣고 있던 임유진도 다리가 풀린 듯 흔들렸다.그녀는 급하게 숨을 고르며 떨리는 손끝으로 휴대폰을 꺼냈다.전화를 걸기까지 몇 번이나 손가락이 미끄러졌고 통화음이 연결되자 목소리가 터지듯 흘러나왔다.“혁아... 혁아. 제발... 방법 좀 찾아봐. 지영이... 지금 난산이래. 벌써 의사들이 몇 번이나 들어갔대. 우리 지영이... 절대... 절대 잘못되면 안 돼... 안 돼...”임유진은 이미 울음을 삼키고 있었다.“알았어. 울지 마. 지금 당장 움직일게.”강지혁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낮고 차분했다.“지금 어디야?”임유진이 겨우 말하자 병원 이름을 그는 단호하게 답했다.“거기서 기다려. 금방 갈게.”짧은 답이 끝나자마자 통화가 끊겼다.그리고 회의실에서 여러 임원들이 서로 쳐다보는 사이 강지혁은 의자를 밀치듯 일어나 회의실을 뛰쳐나갔다.고이준도 급히 강지혁의 뒤를 따랐다.“회장님! 회의는...!”“회의 미뤄. 그리고 지금 당장 S 시 산부인과 최고 전문의들한테 전부 연락해. 최상급으로. 바로 여기로 보내.”강지혁은 한지영이 알려준 병원을 알려주었고 곧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더니 목소리가 끊겼다.그 자리에 남겨진 고이준은 어리둥절했다.‘산부인과? 누구 집에 출산이...?’하지만 고민할 틈 없이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잠시 후 강지혁이 급하게 병원에 도착했다.그리고 임유진을 보자마자 한걸음에 다가와 품에 안았다.“혁아... 의사들... 왔어? 지영이...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아...”눈물은 이미 멈출 줄 몰랐다.“왔어. 금방 도착할 거야. 진정해. 나 있잖아.”강지혁은 등을 토닥이며 그녀를 붙잡았다.“지영이는 절대 무사해야 해. 너도 알잖아. 지영이가 너한테 어떤 사람인지.”임유진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물은 계속 흘렀다.“지영이... 산전 검사도 다 괜찮았는데... 왜... 왜 이런 일이...”“백연신
한지영이 차에 오르자 탁유미는 곧장 어머니를 불러 가게를 잠시 맡아 달라 부탁했다.그러고는 임유진의 차에 함께 올라탔다.운전대를 잡은 임유진은 속도를 올렸고 탁유미는 서둘러 백연신에게 전화를 걸었다.“백연신 씨죠? 지영 씨 지금 양수가 터졌어요. 저희가 병원으로 데려가는 중이에요...”“지영이 지금 상태가 어때요?!”휴대폰 너머의 백연신 목소리는 이미 떨리고 있었다.“지금은... 최대한 침착하려고 하고 있어요. 잠깐만요.”탁유미는 휴대폰을 한지영에게 넘겼고 한지영은 배를 부여잡은 채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말했다.“연신 씨... 나... 나랑 아기... 둘 다 괜찮을 거예요. 걱정하지 말고... 나중에 병원 올 때 제발... 제발 직접 운전하지는 마요. 혹시라도... 당황하면 위험하니까...”양수가 터진 와중에도 남편 걱정을 하는 말투였다.“알았어. 알았으니까... 지영아 너는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 괜찮을 거야. 내가 있을 거니까.”하지만 그의 떨리는 음성은 오히려 그가 더 무서워하고 있다는 걸 그대로 드러냈다.전화를 끊고 한지영은 다시 심호흡을 시작했고 탁유미는 계속 말을 걸며 불안감을 덜어주었다.운전하는 임유진은 이를 악물었다.‘제발... 제발 차 좀만 더 빨리 가라...’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중얼거리며 가능한 속도를 끌어올렸다.다행히도 한지영이 다니던 병원은 거리상 멀지 않았고 20분쯤 후 마침내 병원에 도착했다.백연신이 미리 연락을 해두었기에 도착하자마자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이동 침대를 끌고 나와 한지영을 옮기더니 그대로 분만실로 들어갔다.그제야 탁유미는 다리가 풀린 듯 털썩 벽에 기대앉았다.“지영 씨... 무사히 아이 낳겠죠...?”탁유미의 목소리는 떨렸고 임유진은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그럼요. 백연신 씨가 얼마나 철두철미한 사람인데요. 병원도 최고로 맞춰놨을 테고 의사들도 전부 대기하고 있을 거예요. 무조건 잘될 거예요.”두 사람은 분만실 앞에서 걱정스러운 마음을 졸이며 한지영이 나오기를 기다렸다.잠
강지혁은 한 생이 모자라 다음 생까지 이어지고 그다음 생이 와도 더 사랑하고 더 조심스레 보듬고 싶을 만큼 임유진을 사랑했다.그러니 그녀가 어떤 상처도 입지 않도록 평생 품에 안아 지키고 싶은 마음이었다....다음 날.임유진은 탁유미의 가게에 들렀다.그런데 안에 들어서니 한지영도 와 있었다.한지영은 요즘 출산 준비 때문에 회사도 쉬고 하루 종일 집에서 먹고 자고 드라마만 보며 시간을 보냈다.그러다 보니 정말 지루한 나날의 연속이었고 마침 심심해서 수다 떨러 온 참이었다.임유진이 들어서자 한지영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오늘 타이밍 완전... 우연도 이런 우연이 있네. 우리 셋이 이렇게 다 모인 게 얼마 만이야? 사람 한 명만 더 오면 바로 보드게임 한 판이겠는데? 아니 우리 애들만 모여도 한 테이블 가능한데 나중에 애들이 다 연애라도 하면... 세 테이블도 가능하겠다?”듣고 있던 탁유미는 그 말에 피식 웃었다.“지영 씨는 왜 맨날 게임 타령이에요? 설마... 지금 게임하고 싶어요?”“조금요? 애 낳고 몸 좀 회복되면 우리 제대로 한 판 붙어요!”한지영은 눈을 반짝이며 답했고 그러고는 이내 시선을 탁유미의 배로 옮겼다.“유미 언니는 어디서 산전 검사 받을 생각이에요? 저 다니는 병원 괜찮아요. 의사 선생님도 되게 세심하거든요.”그러자 탁유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니에요... 지금은 여성병원 쪽으로 예약 잡아놨어요. 거기서 전문가 협진 받기로 했어요.”그 말에 한지영은 별다른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임유진은 문득 표정이 굳었다.“유미 언니.”임유진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어제... 이경빈 씨가 저한테 왔었어요.”순간 탁유미는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더니 곧 천천히 임유진을 바라봤다.“경빈 씨가 그러더라고요. 저보고... 언니 설득하라고. 아이 갖는 게... 언니한테 위험하다고요.”임유진의 목소리는 흔들림 없이 단호했다.“언니 몸에 부담이 너무 크고 위험할 수 있다고요. 그래서... 언니한테 직접 듣
“지금 상황이 어떻든 간에... 저는 유미가 그 어떤 위험을 겪는 건 정말 바라지 않아요. 그러니까... 제발 설득해 주실 수 있을까요?”이경빈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그 모습에 임유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설득이라니요... 유미 언니를요?”“네.”이경빈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제가 뭐라고 해도 말을 안 들어요. 그런데... 유진 씨 말은 들을 수도 있잖아요. 제발... 제발 좀 이야기해 주세요. 이 상태로 계속 임신을 유지하면... 정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순간 임유진의 미간이 단단히 일그러졌다.‘위험...?’그 한 단어가 머릿속을 파고들었다.“정확히... 얼마나 위험한 거죠?”임유진이 조심스레 물었다.그러자 이경빈은 병원에서 들은 진단 내용을 침착하게 설명했고 설명이 끝났을 때 임유진의 표정은 완전히 굳어져 있었다.“그렇군요...”잠시 침묵이 흐르고 임유진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알겠어요. 시간 내서 유미 언니 만나볼게요. 그런데... 노력은 해보겠지만... 언니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보장은 못 드려요.”“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이경빈은 진심이 담긴 시선으로 고개를 숙였다.“유진 씨가 나서 준다면... 그걸로 됐어요. 부탁드립니다.”...그날 밤.임유진은 집에 돌아와 강지혁에게 그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았다.“혁아... 나 내일 유미 언니 만나볼까 해. 이 얘기... 그냥 넘길 수가 없어서.”강지혁은 조용히 임유진을 바라봤다.“유미 씨한테 아이 포기하라고 말할 생각인 거야?”그는 충분히 이경빈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임유진이 삼둥이를 임신했을 때 의사는 ‘감태하지 않으면 아이와 산모 모두 위험하다’라고 말했었다.하지만 임유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었고 그 일로 두 사람은 한동안 팽팽하게 부딪히기도 했다.임유진은 긴 숨을 내쉬었다.“나도... 유미 언니가 무사했으면 좋겠지. 그런데... 엄마가 배 속 아기를 포기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너무 잘 알아. 나도 그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