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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그리고 애초에 모든 걸 다 알고도 강현수에게 진실을 얘기하지 않은 건 자신이기에 후회할 것도 없었다.

“나 이제 그만 집에 가고 싶어.”

임유진이 강지혁에게 말했다.

“그럴까?”

강지혁은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을 이미 달성한 듯 기분 좋게 웃었다.

오늘 임유진을 굳이 파티에 참석시킨 건, 이 바닥 사람들에게 그녀 옆에는 자신이 있으니 건드릴 생각하지 말라고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또 하나, 강현수에게 임유진은 이미 자기 옆으로 돌아왔으니 행여나 그녀를 어떻게 해보려는 수작 같은 건 부리지 말라고 경고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강지혁은 임유진을 데리고 파티장 출구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두 걸음도 채 떼지 않았는데 강현수가 갑자기 임유진의 손목을 덥석 낚아챘다.

이에 자연스럽게 임유진의 발걸음이 멈췄다.

“사랑하지 않는다면서 왜 지금은 또 같이 있는 거죠?”

강현수는 기어이 답을 들어야겠는 듯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

“대체 그게 강현수 씨와 무슨 상관이 있어서 자꾸 물어보는 건지 모르겠네요.”

임유진은 그에게 잡힌 손을 빼려고 했지만 강현수는 그녀의 손을 꽉 쥔 채 놓아주지 않았다.

강지혁은 고개를 돌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일부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임유진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강현수, 꼴사나우니까 이쯤 하지? 유진이가 지금 나랑 있든 말든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강현수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임유진은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잠깐 움찔했지만 거부는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안긴 채로 강현수를 똑바로 보며 답했다.

“내가 누구랑 함께 있든 그건 내 자유예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강현수의 손이 느슨하게 풀렸다.

임유진은 그걸 놓치지 않고 손을 거두어드린 다음 강지혁과 함께 다시 출구로 걸어갔다.

강현수는 멀어져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뭔가를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에게는 무척이나 소중하고 또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무언가를 말이다...

“현수 씨...”

배여진은 강현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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