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그 말을 듣고 웃음지었다. "그래요 좋아요! 그럼 어딜 가든 날 따라오는 거예요?! 내가 다 준비해 둘게요!”“히히! 좋아요~ 그럼 시후 씨가 준비하길 기다릴게요~!" 유나는 뛸 듯이 기뻐했다."오케이~!"전화를 끊자 윤우선은 급히 당당한 표정을 지으며 "거봐~ 내가 거짓말한 거 아니지?"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로이드 그룹의 임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어?! 은 선생님! 어쩐 일로 제게 또 연락하실 생각이 드셨어요?""대표님, 다름 아니라.. 아내가 텃밭 가꾸기를 좋아해서요... 청년재 별장의 마당을 텃밭으로 만들어 매일 집 마당에서 신선한 야채들과 과일들을 좀 따서 먹고 싶은데.. 혹시 괜찮은 종이 있으면 좀 찾아 주실래요? 그리고 저는 거의 다 자란 모종과 뿌리가 난 것들을 원하는데.. 찾으시면 바로 저희 별장 마당에 심어 주실 수 있을까요?”이 말을 듣자마자 임 대표는 곧바로 답했다. "어휴~ 선생님, 그건 걱정 마십시오. 온실을 원하시더라도 제가 다 설치해드릴 수 있죠~”"그래요? 그럼 오늘부터 준비해서 저녁에 심고, 내일 아침에 아내가 일어나면 이걸 모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하하하하!! 은 선생님, 사모님을 정말 정말 아끼시네요?! 그럼, 제가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윤우선은 정말 놀라웠다! 이 은 서방은 정말 사람을 감쪽같이 잘 속였다! 늘 전화 한 통이면 다른 사람이 일 처리를 도와주는 것이 오늘은 정성껏 채소밭까지 가꾸어 준다고 하다니.. 정말 사기 치는 수법도 굉장히 대단한 녀석이야! 예전에는 늘 시후가 이렇게 사기를 치다가는 벼락을 맞아 죽을 천벌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점점 더 스킬이 늘어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귀에 익은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아이구! 저거 우리 며느리 아니냐??! 왜 목발을 짚었지?? 이거 재밌네~~?”윤우선의 얼굴빛은 금세 일그러졌다. 그녀는 돌아보지 않아도 이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건
윤우선이 또 구치소의 일을 가지고 그들을 조롱하자 김혜준은 분노했다. "어이! 윤우선 씨, 그 못생긴 면상 좀 치워 주실래요? 앞니도 다 빠져서 말도 새고.. 큭큭큭.. 우리에게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윤우선은 김혜준이 감히 자신의 외모를 비꼬는 것을 듣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안 그래도 구치소에서 돌아온 뒤 며칠 동안 그녀는 감히 거울을 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앞니가 빠져서 정말 못 생겨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과에 가는 것은 매우 번거로운 일이었다. 치아 하나를 복원시키기 위해 치과에 여러 차례 가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앞니가 빠져 버린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건 잇몸을 정리하고 임플란트로 이를 심어야 할 상황이었다. 유나는 원래 엄마에게 돈을 주고 이를 먼저 심어 주려고 했지만, 지금 한쪽 다리가 부러져 거동이 불편한 상황이 되자 일단 다리가 다 나은 후에 치과에 가기로 했다. 지금 앞니가 빠지는 바람에, 윤우선은 외출할 생각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미 밖으로 여러 차례 쏘다녔을 그녀였다. 그런데 지금, 김혜준이 감히 자신의 외모로 자신을 조롱하다니.. 이걸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 그러자 윤우선은 바로 소리쳤다. "김혜준! 내가 네 작은 엄마야! 그런데 이렇게 건방지게 굴어? 벌 좀 받아 볼래??”"하!! 당신이 무슨 작은 엄마야? 이런 꼴사나운 모습을 보니 창피해 죽겠네! 당신처럼 못생긴 여자는 본 적이 없어! 앞니가 사라져도 그 더러운 성격은 아직 고쳐지지도 않았네? 그냥 놀림 거리로 남아 있는 게 어때? 그 못생긴 얼굴 가지고!”윤우선은 김혜준의 조롱을 들으니 더욱 분노가 치밀어 올라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이를 악물고 욕설을 퍼부었다. “이것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이번에 들어가면 더 오랫동안 갇혀 있을 줄 알아!”이번에는 신 회장이 싸늘한 얼굴로 윤우선을 비웃었다. "며느라기야, 세상에서 너만 청년재 별장에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그럼 물론이지! 설마 너희 같은 악취 나는
"호호!! 장난해? 내가 그걸 무서워할 것 같아??? 내 사위가 전화 한 통만 하면 다시 공사장으로 돌려보낼 수 있어!?" 어쨌든 지금 남편 김상곤과 딸 유나는 여기에 없었기에 윤우선은 공사장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그러자 홍라연은 사람을 잡아먹을 듯 윤우선을 노려보며 한 바탕 말싸움을 하려는 그 때, 신 회장이 별장의 문을 열고 윤우선에게 열쇠를 흔들며 소리쳤다. "윤우선!! 방금 뭐라고 했지? 장을 지진다고? 지져 줄 테니 어서 와라!”윤우선은 신 회장이 별장의 문을 열자 깜짝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WS 그룹은 이미 파산했고 그 바람에 가난해서 살 곳도 없잖아? 그런데 어떻게 이 별장에서 살아?? 빚을 다 갚았나? 그리고 나와 이웃이 되겠다고? 이건 너무 기분 잡치는 일 같은데..? 그러자 그녀는 즉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은 서방!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자네 친구는 저것들을 모두 막노동판으로 보내지 않았어? 앞으로 못 나오게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왜 홍라연이 나왔지?"시후도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들고는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 이화룡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난 번에 제가 막노동 판으로 보낸 사람들이 왜 지금 돌아왔죠? 거기 무슨 일이 있나요?”이화룡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이런!! 은 선생님,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잠시 후 이화룡은 "은 선생님, 누군가 제 부하가 운영하는 건설 부지를 시중가의 세 배나 비싸게 주고 샀다고 합니다!”라고 소식을 전했다.시후는 이제서야 문득 깨달았다. "오송 그룹의 짓이죠?""예, 맞습니다! 오송 그룹입니다. 선생님, 그럼 오송 그룹이 선생님을 노리는 건가요? 함께 방법을 생각해 보시겠습니까?""아뇨, 오송 그룹은 아직 정식으로 나서지 않았어요. 지금은 그저 졸개들이 설칠 뿐.. 그러니 지금은 그냥 두세요.”이화룡은 이때 미안한 듯 말했다. "제가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입니다. 벌을 내려
이학수만큼 그의 아버지와 그의 형이 돌아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다. 만약 오송 그룹이 정말 그의 아버지와 형을 지리산에서 데려온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분명 그들을 도와 화신 제약을 되찾는 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오송 그룹은 분명 시후가 힘이 강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고, 자신의 동맹이 더 강한 힘을 가지기를 더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화신 제약은 아무리 그래도 시총이 꽤 큰 제약회사이기 때문에 만약 그들이 오송 그룹과 협력한다면 더 큰 발전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장명 부자를 데려다가 그들이 권력을 되찾는 것을 도와주면, 가치 있는 동맹이 하나 더 생긴 셈이고, 충실한 개가 될 수 있을 것이다!시후는 이학수가 이 일을 알고 나면, 반드시 오송 그룹의 행동을 막기 위한 방법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장명 부자가 정말 돌아온다고 해도 시후는 크게 상관이 없었다. 그는 그들을 한순간에 정리해버릴 수 만 가지 방법이 있으니까.. 그가 원한다면 최우식 대표를 그냥 죽여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재미가 없지 않는가? 세상이 아무런 적이 없다면, 인생에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이왕 오송 그룹에서 놀고 싶어 하는 것 같으니 잘 놀아줘야지.. 어쨌든 자신은 최종적으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 재벌가에 입성해야 하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 날을 위해서 자신이 샌드백을 치며 연습할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다. 결국 마지막에 잘 모르는 LCS 그룹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이런 기업들과의 전쟁을 미리 이겨내야만 앞으로 무슨 위험이 닥치더라도 처리하기 쉬울 것이다. 즉, 지금이 바로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시후가 전화를 끊고 텃밭으로 돌아오자 윤우선은 곧바로 다가와 물었다. "물어봤어? 도대체 무슨 일이야? 홍라연 저 망할 년은 도대체 어떻게 돌아온 거래??" "아까 전화로 물어봤는데.. 그 친구가 그쪽 건설 업체가 파산해서 마침 새 사장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노동자들이 모두
"은 서방, 언젠가 기회를 봐서 먼저 치는 게 낫지!! 저 다섯 명의 다리를 모두 부러뜨려 매일 휠체어를 타게 하자 어때!”"그럼.. 전 감옥에 갈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전 상관없지만.. 만약 내가 감옥에 가면, 저들이 장모님을 공격할 텐데.. 그럼 어떻게 하시려고요??”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 갑자기 찌질해졌다. 그녀는 시후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저들은 이미 사람이 많고 세력이 커졌기에, 지금은 은 서방이 있으니 감히 와서 자신을 건드릴 수 없을 것 같은데.. 만약 은 서방이 없다면 누가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겠는가? 김상곤? 남편은 지금 자기와 이혼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으니 오히려 자신이 괴롭힘을 당하길 바랄 것 같았다. 게다가, 이 멍청이는 자신의 어머니만 보면 두 다리에 힘이 빠지는 인간이니, 그가 도와주기를 기대하는 건 완전히 헛된 망상이다. 그래서 그녀는 한숨만 길게 내쉬며 말했다. "휴우.. 앞으로 저것들과 이웃이라니.. 정말 너무 괴로워..."......이때 WS 그룹은 별장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고 있었다. 이 별장은 그동안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매우 호화로웠다. 신 회장이 문을 열고 들어간 후, 가족들은 이미 놀라 입을 떡하니 벌리고 있었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화려한 장식들로 인해 궁전처럼 보였고, 은시후가 살던 내부보다 훨씬 화려해 보였다. 사실 시후는 처음에 별장을 꾸밀 때 일부러 과장되지 않은 인테리어를 사용했던 것인데, 이곳은 과장된 럭셔리함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하지만 WS 그룹 가족들은 허영심이 강했고, 더 중요한 것은 가족 모두가 이걸 더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거실에 도착한 후 신 회장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마치 지금 이 상황이 꿈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른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는데, 다들 사실 이런 세상을 본 적이 없었다. 은시후의 별장을 보고 질투만 하며 살 것 같았는데, 이곳에서 자신들도 살 수 있다니! 게다가 더 중요한 건 오히려 은시후의 별장
시후는 WS 그룹을 정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어쨌든 이들은 시후의 눈에는 그저 깡충깡충 뛰고 있는 광대일 뿐이니까. 그리고 그는 이들이 감히 자신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홍라연은 분명 윤우선을 뼈에 사무치게 싫어할 테니, WS 그룹이 공격을 시작하는 것은 모두 자신의 장모님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이렇게 일이 돌아간다면, 사실 좋은 일이었다. 왜냐하면 악인은 악인이 괴롭히기 마련이니까.. 그러자 시후는 아내를 위해 채소밭을 만드는 데만 몰두했다.임 대표는 이때 전력을 다해 채소 재배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좋은 모종들을 구하고 있었다. 오후가 되자 그는 이미 많은 유기농 종자들을 가지고 왔다. 시후는 아내가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채소밭을 볼 수 있기를 원했기에 임 대표에게 밤늦게 식물들을 가져와 텃밭을 만들도록 했다.이 때, 신 회장은 별장의 호화로운 주방을 구경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 별장은 어딜 가도 좋고, 길도 좋고, 가전제품도 좋고, 가구들도 좋지만 문제는 부엌에 기름 한 방울, 쌀 한 톨도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 아무것도 없으니 밥을 먹을 수가 없다! 모두들 아침부터 출발하여 차를 타고 이곳까지 왔고, 지금은 오후 6시라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다. 그들은 모두 배가 고파서 엄청난 소리들이 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 5명 앞에는 난제가 놓여졌다. 바로 밥 먹을 돈이 없다는 것.모두들 구치소에 들어가기 전부터 너무나 가난했고, 구치소에서 지내다 보니 당연히 수입이 한 푼도 없어서 돈이 없던 것이다. 홍라연도 지난 번 잡혀가기 전에 시후에게 모든 돈을 기부하도록 강요 받아 무일푼이었기에 온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물론 오송 그룹의 최우식 대표가 WS 그룹에 수십억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돈은 아직 입금되지 않았다. 즉, 지금은 다들 저녁 먹을 돈도 없다는 얘기였다."할머니, 최우식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먼저 밥 먹을 돈만 좀 보내 달라고 하면 어때요? 적어도 밥 먹을 생활비는 있어야죠!"신
"하아.. 구치소에 들어가기 전에 빌릴 수 있는 돈은 다 빌렸는데, 그래서 친구들이 다 차단했어요..”신 회장은 혜준과 혜빈을 바라보며 "혜빈아, 빈아, 너희 둘은? 돈 좀 빌려줄 친구 없니?"라고 말했다."할머니, 모르시는군요. 우리 집안이 파산했다는 소식이 친구들 사이에 퍼진 지 오래였어요. 지금 카톡으로 누구와 얘기해도 나를 상대하지 않는다고요!” 혜빈도 답답한 표정으로 말했다. "할머니, 저도 돈을 빌릴 수 없어요..”"아니면 김익수에게 카톡을 보내서 어느 정도 후원해 달라고 해! 한동안 사귀었는데 그 정도는 빌릴 수 있잖아?”“휴우.. 벌써 차단 당한 지 오래예요..”김창곤은 신 회장을 바라보며 "어머니는 친구 같은 거 없어요?"라고 말했다."나?" 신 회장은 어색한 표정으로 "내가 돈을 빌릴 수 있는 길이 있었다면 이런 걸 묻고 있겠니?”라고 말했다.혜준은 그때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할머니!! 그럼 여기 있는 가구나 전자제품을 좀 팔아 볼까요? 그럼 적어도 밥은 먹을 수 있지 않겠어요??”"최우식 대표가 우리에게 별장을 빌려줬는데, 우리가 남의 물건을 팔면 너무 말이 안 되지 않니?” 창곤이 말했다.“안 될 게 뭐가 있어요? 10년 정도 되는 기간 동안 살 수 있는데, 그때 가서 TV가 고장 났다고 말하면 되는 것 아니에요? 게다가, 회사 계좌로 송금할 때까지 기다리면 돈이 생기겠죠! 그때 똑같은 걸 하나 더 사서 걸면 되는 거지!”신 회장은 혜준의 말을 듣고 눈앞이 번쩍했다! "그래! 혜준이 말이 맞다!!”"어때요, 할머니? 중요한 순간에 제 아이디어가 대단하죠??”"좋아, 좋아!” 신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먼저 이 TV가 얼마에 팔리는지 알아보고 먼저 당근 마켓인가 뭔가 하는 곳에다 팔아버려!”혜준은 즉시 거실에 있는 큰 TV로 가서 등뒤를 헤집고 모델을 본 후 검색을 해봤다. "아이고, 미쳤네? 이게 400만 원이나 해?”온 가족이 이 액수를 듣고 놀랐다. TV 한 대에 4
최우식 대표는 WS 그룹이 지금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건 알지만, 이 인간들이 이렇게 더럽게 행동할 줄은 몰랐다. 최 대표가 그들의 거주 공간을 마련해 준 것은 다른 뜻이 없었고, 은시후의 눈엣가시가 되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들이 이사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라고는 별장에 있던 가전제품을 파는 것이라니.. 그는 화가 나서 쌍욕을 했다. "이 거지 같은 것들! 수준 떨어져서 정말.. 하! 참..” 비서도 그들과 일을 함께 하기에는 너무 수준이 낮다고 생각했다. "대표님, 그럼 지금 당장 가서 쫓아내는 것이 어떻습니까? 지금 쫓아내지 않으면 얼마 후 이 별장은 텅텅 비어 버릴 것 같은데요..?”최우식 대표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확실히 그들을 경멸하지만, 이미 은시후의 옆 집에 살게 되었는데 지금 쫓아낸다면 은시후에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그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에요, 당분간은 지켜보죠.. 지금 당장은 서두를 필요가 없으니까요.”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사람을 보내 계속해서 감시하도록 하겠습니다.”지금 이 때, WS 그룹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최 대표가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김혜준은 TV를 당근 마켓 어플에 올렸는데,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바로 연락이 왔다. 왜냐하면 TV는 거의 새 제품인데다, 50만 원 정도를 할인한 가격에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몇 가지 세부 사항을 물어본 후, 즉시 물건을 가지러 오겠다고 했다. 김혜준은 즉시 상대방에게 주소를 알려주었고 만나기로 했다.지금 WS 그룹 가족들은 너무나도 배가 고파서 뱃가죽이 마치 등에 붙어 있는 것 같았고, TV가 팔리면 당장 돈을 가지고 배불리 밥을 먹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한 중년 부부가 TV를 확인하러 왔다. 두 사람은 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곧바로 돈을 주고 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은 방문객이었으므로 차를 별장 입구에만 주차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부부는 김혜준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