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마켓에서 유통 및 판매하는 밀가루, 설탕 등 가루 재료는 반드시 우리 제품을 독점적으로 쓸 것! 그리고 마진의 50%를 우리 기업에 넘길 것! 만약 이걸 허락한다면, 그냥 바로 오늘 결혼식을 올려도 돼! 우리 아들은 지금 턱시도도 입고 있으니 그냥 결혼시키면 되는 거야! 그 따님만 오라고 하면 돼!” 그러자 기영숙은 다시 웃으며 말했다. "미화 언니, 그리고 설 대표 딸이 임신을 했으니, 사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잖아? 그리고 언니가 중매를 잘만 해준다면 나중에 개인적으로 2천만 원 쏴 줄게!!”장미화가 이 일에 열정적으로 달려든 것은 바로 설 대표가 딸을 위해 좋은 시댁을 찾는다면 그녀에게 3억의 돈을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설 대표는 딸이 하나라 자신의 딸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래서 돈을 더 쓰더라도 가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그런데, 기영숙까지 2천만 원을 주겠다고 하자, 장미화는 너무나도 설레어 왔다. 이 일이 성사되면 돈이 얼마야?? 돈이 이렇게 쉽게 벌린다고..?! 이렇게 생각한 그녀는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 설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그녀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설 대표님!!! 좋은 소식이 있어서요~~ 우리 영숙 씨가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에 관심이 있다고 하네요?”"정말요? 구체적으로 뭐라고 하던가요? 동의는 했어요? 언제 결혼식을 하겠답니까?"사실 설 대표와 그의 아내는 일찍이 손기정의 아들 손흥진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이 총각은 매우 잘 생겼고 인품도 좋은데, 더욱 얻기 힘든 SKY 졸업생이었다..! 게다가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비록 자신의 딸이 외국인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하지만, 그는 자신의 딸이 재혼한 남자와 결혼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이런 노총각을 찾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손흥진의 집안은 형편도 괜찮기 때문에 딸을 힘들게는 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손기정의 사업은 자
설 대표는 이 말을 듣자마자 타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그의 가장 큰 걱정은 바로 혹시라도 안 좋은 소문이 돌아 딸의 명예가 떨어지고, 그 때문에 평생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마침 굉장히 괜찮은 사위 후보가 생긴 데다, 우연인지 지금 바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고 하니, 그는 잠시 고민 끝에 바로 대답했다. "그래요! 오케이! 그럼 그 손 대표 사모님께 말씀드리세요. 20억! 현금으로 쏘겠습니다! 그럼 내가 딸을 데리고 거기로 가서 먼저 결혼식을 치르고 내일 우리 집안 친인척들을 초대해서 또 따로 결혼식 한 번 하지 뭐! 그럼 제대로 결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장미화는 이 말을 듣고 아부를 해댔다. "역시~ 설 대표님 대단하시네요~ 큰 돈을 벌어 보신 분이라 그런지, 이렇게 빠른 결단을 내리시다니.. 그리고 계획까지 완벽하게 세우시네요~ 제 생각엔 이런 분이 우리 한국에 얼마나 있을까 싶네요~ 호호! 이제 발 뻗고 편안히 주무실 수 있겠어요~”설 대표는 전화로 껄껄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내가 며칠 동안 잠을 못 잤소! 그런데 오늘 이렇게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되었으니.. 장미화 씨, 정말 고마워요! 내 지금 얼른 말해서 아내와 딸에게 식장으로 갈 준비를 시키고 호텔로 가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이 잘만 해결되면 바로 장미화 씨에게 좀 더 얹어 드릴게!”장미화는 이 말을 듣고 흥분해서 손을 덜덜 떨었다. 비록 그녀도 돈이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쉽게 돈을 번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 결혼이 성사되면 2억에 보너스까지 벌 수 있는데.. 게다가 기영숙도 자신에게 수천 만원을 주기로 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녀는 흥분한 나머지 설 대표의 전화를 끊고 급히 기영숙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오호호호! 영숙아~ 이 결혼 말이야~ 내가 참 기분이 좋다아~?!”기영숙은 다급히 물었다. "언니 설 대표 쪽에서 뭐라고 하던가?"장미화는 빙그레 웃었다. "이미 설 대표와 네가 말했던 5억 올
기영숙은 손을 내저으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에휴 언니~ 부모 말 거스르는 자식이 어디 있겠어?? 감히 말을 안 들으면 나는 그냥 호적에서 파 버릴 거야!” 그 말을 뒤로 기영숙은 흥진과 나래에게 다가가 말했다. “흥진아 내가 하나 말할 게 있다. 신부 집안에서 20억 정도 되는 혼수를 못 해오면 이 결혼 무효로 하자 우리.”"네?!! 20억..이요?!!” 흥진와 나래는 잇달아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러자 흥진은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엄마!! 해도해도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조금 전에 말했던 금액이 어떻게 눈 깜짝할 사이에 20억이 되는 거예요?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을 나래 집에 요구하시는 건데요? 그리고 우리 집은 이 정도 돈이 있어요??”그러자 기영숙은 손흥진의 소매를 덥석 잡아 끌며 "아들! 너 따라와, 할 말이 있어!”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남편에게도 "당신도, 이리 오세요."라고 말했다. 손기정은 급히 아내를 따라갔다. 세 식구가 아무도 없는 구석에 가자, 흥진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엄마!! 대체 뭐 하시는 거예요? 제가 행복하게 사는 걸 왜 그렇게 보기 싫으신 건데요?!”기영숙은 짜증 난 얼굴로 소리쳤다. "너는 아들이라는 녀석이 엄마한테 어떻게 이런 말을 해? 엄마가 널 이렇게 키웠는데!! 엄마가 어떻게 아들의 행복을 바라지 않겠어?! 나는 그저 네가 지옥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이 어리석은 녀석아! 그리고 딱 보면 각이 나오지 않니?! 그 나래인가 뭔가 하는 집안을 모르냐 이 말이야! 네가 그 애랑 결혼하면, 그 집안 식구들이 다 너에게 달라붙어서 거머리처럼 네 피를 쪽쪽 빨아먹는다고!! 그리고 너뿐만 아니라, 나와 네 아버지까지 피가 빨려서 죽을 거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이 꼴을 보고만 있어!!”손흥진은 재빨리 말했다. "어휴~ 어머니!! 걱정 마세요. 제가 나래와 결혼하고 나면, 우리 두 사람의 생활은 저희가 알아서 책임 질게요! 그리고 우리 둘 다 부모님께는 한 푼도
20억이라는 숫자를 들은 손기정은 바로 기영숙의 생각에 동의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돌아서서 아들에게 말했다. "흥진아.. 네가 데리고 온 신부보다 얼마나 더 괜찮냐? 그리고 이건 하늘에서 돈까지 떨어지는 거야! 거의 꽁돈이라고! 이런 돈을 감히 누가 쉽게 줄 수 있겠니? 이건 진짜 하늘에서 준 선물이다!”흥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 정말 대단하네요? 이렇게 하면 손자도 바로 생기겠어요. 그것도 피부가 까만 흑인 아이로요.”손기정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말했다. "에이~ 20억이면 흑인 손자라도 난 오케이다! 귀엽지 뭐!”흥진은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일은 말할 필요도 없어요. 난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요.”손기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이런 철 없는 것.. 우리가 너를 너~무 부족함 없이 키워서 네 놈이 철이 없는 것 같아! 네가 어릴 때부터 돈을 벌어 봤냐? 힘들여서 뭘 해본 적이라도 있냐는 말이야?! 네가 어렸을 때 조금이라도 고생을 하도록 했어야 했는데, 그랬다면 네가 돈이라는 걸 버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텐데 말이야..”"맞아요!" 기영숙 역시도 옆에서 맞장구를 처댔다. “이 녀석아! 오늘 이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평생 20억은 쉽게 벌 수 없을 거다!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말고, 내 탓은 하지도 마라?!”그러자 흥진은 "아무리 부모님 두 분이 저에게 뭐라고 하셔도 저는 긍정적인 답변을 드릴 수가 없어요.”라고 고집을 부렸다."뭐?? 그럼 이 결혼을 못하겠다는 거야?!" 기영숙은 다급 해져서, "그래, 만약 네가 수락하지 않는다면, 오늘 나는 박나래 저 기집애가 며느리가 되는 건 절대 못 받아들인다! 그리고 너는 우리 그룹과 그냥 끝이야! 나가!”라고 소리쳤다.하지만 흥진은 강건했다. "그래요, 어머니께서 나가라고 하시면 나가겠습니다.”"너…?!!” 기영숙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만약 네가 밖에서 산다고 하면 은행 카드 전부 정지시켜버릴 거야! 앞으로 우리 그룹에서 한 푼도 받을 생각을 하
부모와 연을 끊는 것이라고, 그리고 호적에서 파버리겠다고 협박을 해서라도 반드시 아들을 자신의 말을 따르도록 만들어야 한다!하지만 흥진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아니.. 부모님께서 저를 이렇게 존중하지 않는데 제가 무슨 말을 하겠어요? 연을 끊으시려거든 끊으시죠.”기영숙은 분노했다. "이 양심 없는 놈아!! 내가 개보다 못한 놈을 아들이라고 키웠어!! 개는 그래도 내가 주인이라고 꼬리라도 흔들지, 너는 지금 이렇게 상스러운 년 때문에 나랑 관계를 끊으려 하는 거야? 널 키운 게 정말.. 헛수고다 헛수고!!”"어머니께는 저도 죄송하지만, 앞으로 제 인생을 어머님께 조종당하고 싶지 않아요.”그러자 손기정도 소리쳤다. "이 새끼가?! 네가 오늘 이렇게 떠난다면 앞으로 우리 그룹의 재산은 한 푼도 없을 거다! 그러니 지금 잘 생각해라?”"괜찮아요. 아버지 돈.. 저는 필요 없으니까요.” 흥진은 말을 마치고 나래를 끌고 나가려고 했다.기영숙은 이 장면을 보자 분노하며 욕을 해대며 친척들과 친구들을 불렀다. "저 양심 없는 아들놈 좀 빨리 막아줘!! 오늘 절대! 저 둘을 같이 내보내면 안 돼!!” 그러자 친척들과 친구들은 흥진과 나래 그리고 시후 부부를 둘러쌌다.기영숙은 나래의 앞에 성큼성큼 다가와 손을 들어 뺨을 한 대 때린 뒤 그녀를 노려보았다. "이 여우 같은 년아!!!!! 대체 내 아들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왜 이렇게 들러붙어서 안 떨어지냐고!!”나래는 흥진의 어머니가 갑자기 자신에게 손을 들어 뺨을 때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너무나도 억울해하며 얼굴을 감싸쥔 채 울먹였다. "어..어.. 어머니.. 흑흑.. 저는 아무것도 안 했어요.. 그냥 흥진 씨와 함께한 지 오래되었으니까.. 그리고 저희 둘은 진심으로 사랑해요.. 그러니 제발 저희가 함께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세요..!”"그냥 뒤져!! 뒤지라고!!" 기영숙은 나래가 자신의 아들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듣자 더욱 분노하여 뺨을 한 대 더 때리려고 했다!
시후는 손기정의 말을 듣고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뭐라고? 날 어떻게 만들겠다고? 이 손기정이란 인간은 정말 사람을 볼 줄 모르는 군. 시후는 LCS 그룹의 도련님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은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따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런 수준 낮은 인간들과 상대하느니 차라리 이화룡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을 데려와 처리해버릴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롤스로이스 한 대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잠시 동안 아무 말없던 장미화는 당황하며 "어머 어머! 설 대표님 오셨나 보다!"라고 호들갑을 떨었다.손기정과 기영숙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래 설 대표가 오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지금 박나래와 그 집안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도 못했는데, 만약 정 안 되면 돈이라도 좀 쥐어 주고 둘을 헤어지게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직 제대로 일이 처리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설 대표가 오다니.. 길가에 둘러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롤스로이스는 사람들과 멀지 않은 곳에서 멈추었다.차가 막 멈추자 기사가 먼저 내려 문을 열었다. 곧이어 뒷좌석에서 세 식구가 차에서 내렸다. 중년 남성은 양복을 차려 입었는데, 얼굴에 오만함이 가득했다. 중년 여성은 고운 분홍 빛깔의 한복을 차려 입었고, 통통한 얼굴이었다. 두 중년 사이에 있는 소녀는 외모는 그럭저럭 보통이었지만 옷차림이 아주 눈에 띄었다. 그녀가 입은 샤넬 롱 스커트는 최소 1800만 원 정도 되어 보였고, 들고 있는 에르메스 악어가죽 한정판 백은 최소 3700만 원은 되는 금액이었다. 세 사람 모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기분이 좋아 보였다.설 대표의 이름은 설종훈이었고, 경기도에서 수십 개의 중소형 마트를 오픈하여 꽤 돈을 많이 긁어모으고 있었다. 그의 딸은 설윤정으로 올해 27살이었다. 설윤정은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왔는데, 해외 유학을 떠나는 아이들은 극과 극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아이는 국내에서도 매우 뛰어난 성적을 받으며 세계 최고 대학의 장학금을 받고 심
그녀가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을 때, 의사는 그녀에게 잦은 낙태로 인해 그녀의 자궁과 생식기의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고, 만약 이 아이마저 낙태해버리면 그녀는 앞으로 임신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진료를 받은 설윤정은 자신이 뭔가 복잡한 문제에 얽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사실 그녀는 최종적으로 누군가의 엄마가 되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아직 아이를 낳을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평생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건 그녀에게 정말 큰 타격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 사실을 자신의 부모님께 알렸다. 설종훈은 이 사실을 알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딸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식이라고는 딸 하나뿐인데 아들은 아니지만, 딸이 조금이라도 자신의 핏줄을 이어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런데 딸이 이 뱃속의 아이를 지우면 앞으로 다시는 아이를 낳지 못할 수도 있고 자신의 핏줄이 끊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그는 서둘러 딸 아이의 신랑감을 찾아서 딸이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해줄 사람을 찾고 있던 것이다. 그래서 백당 그룹의 아들 손흥진이 자신의 딸과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는 소식을 듣자 그는 굉장히 기뻤다. 그래서 그는 부랴부랴 아내와 윤정을 데리고 달려왔다. 심지어 웨딩 드레스도 챙겨주지 못할 만큼 급하게.. 하지만 그도 지금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일단 먼저 손흥진과 결혼식을 한 다음, 개인 적으로 돈을 더 써서 딸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한 번 더 해주기로 결정했다! 설 대표가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는 딸이 불임이 될 것을 장미화에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장미화는 그의 딸이 이미 출산 능력이 없다는 것을 몰랐다..! 그녀는 그저 딸 설윤정이 흑인 남친과 사귀었던 시간이 아까워서 그저 이 아이를 낳고 기르고 싶다고 말한 걸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설종훈은 사람들을 속이고 그저 자신의 이익을 거머쥐기 위해 달려온 것이었다. 그는 딸 아이의 배가 나온 뒤에는
기영숙은 이렇게 말하고 얼른 군중 속으로 들어가 흥진의 팔목을 붙잡으며 말했다. "흥진이 너! 빨리 나와!! 네 미래의 장인 어른을 만나야 해! 이걸 망치면, 우리는 널 평생 용서하지 않을 거다!!” 하지만 흥진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 "전 이미 부모님과 연을 끊겠다고 했는데, 무슨 미래의 장인 어른이에요?!!!”그러자 나래는 속으로 의아해하며 흥진을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흥진은 화가 나서 아예 대중 앞에서 부모의 행동을 고발했다. "제 부모님이 돈에 미쳐서 어떤 대표님의 딸과 결혼 하라고 하시네요! 그런데 그 여자가 이미 배에 전 남친의 아이도 임신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 전 남친이 흑인이었다고 하네요? 인종 차별을 하는 건 아니지만.. 제가 그런 여자와 결혼을 지금 해야 할까요?”이 말을 들은 나래, 유나, 시후를 비롯한 다른 가족, 친구들 모두 당황했다..!시후는 그제서야 흥진의 부모가 제멋대로 행동하면서 돈을 밝히는 행태를 보였음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흥진은 그들의 결정에 대해 대담하게 반대하는 걸 보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기영숙은 이때 급하게 소리쳤다. "손흥진!! 내가 멍청한 짓 하지 말라고 했지!! 혼수만 해도 20억을 준다고 했다고!!”친지들은 모두 기영숙이 소리치는 걸 듣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뭐?? 혼수로 20억..? 20억을 준다고?? 이런 좋은 일이 또 있겠어? 그러자 흥진의 사촌 손흥빈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기영숙에게 물었다. "작은 엄마, 그럼.. 흥진이 결혼을 하지 않는다고 하니, 저에게 그 숙녀분을 소개해 주시면 어떨까요?? 전 사실 20억이라고 하면 흑인 아이든 외계인이든 별로 상관없거든요!”기영숙은 눈썹을 치켜들었다. “꿈도 크다~ 그쪽에서 마음에 든다고 한 건 우리 집 흥진이야!” 그리고 그녀는 또 다시 흥진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들었니 아들?! 이건 누가 들어도 덤벼들 만한 그런 조건이라고?! 그런데 너만 이렇게 말이 안 통하니?!! 나 정말 어이가 없어서 도망가고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