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한미정 아주머니도 계세요?""물론이지!" 상곤은 헤헤 웃으며 속삭였다. "내 옆에 앉아 있는데, 지금 한자로 된 시구를 어떻게 읽는지 배우고 있어!”"네, 그러셨군요! 하하하! 제대로 잘 배우셨어요?”"하하!! 내가 지금 안진경, 왕희지, 황정견, 구양문 등 중국에서 내로라하던 양반들의 글을 쓰고 배우고 있어!”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러세요, 하하!! 그럼 더 열심히 공부하시면 한석봉처럼 되는 것 아닙니까? 하하하!! 아 참, 장인 어른! 원하시는 화장품을 이미 얻어서요.. 제가 지금 갖다 드릴까요? 집에 가져가시다가 만약 장모님께 들키면 곤란하지 않으시겠어요?”시후가 안세진 부장에게 화장품 세 세트를 준비하라고 한 이유는 윤우선에게 주는 것 외에 아내 유나에게도 주어야 하고, 김상곤도 한미정에게 한 세트를 선물하고 싶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세 세트를 모두 집으로 가져가다가 만약 윤우선이 나머지 두 세트를 보게 된다면, 그녀는 반드시 이것들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기를 쓰고 달려들 것이다! 그러니 오히려 장인어른이 먼저 한미정에게 선물을 먼저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침 지금 장인어른이 한미정과 함께 있으니 이 기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아이구, 은 서방! 벌써 화장품을 얻었어?! 아침에 얘기했는데 벌써 처리하다니?? 대단해?!!”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별거 아니에요,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럼 제가 금방 갈게요!"라고 말했다."그래 그래, 그럼 이따가 노인대학 앞에 와서 전화 한 통만 해 줘. 내가 내려 가겠네."“넵 알겠습니다!”10분 후, 시후는 노인대학 입구에 도착했다. 차를 주차하고 그는 장인 상곤에게 전화를 걸었다.곧 상곤은 뛰쳐나와 차 앞으로 다가와 헤헤 웃었다. "우리 은 서방~ 화장품은 어디에 있나? 헤헤헤!!”시후는 차에서 내려 트렁크를 열고 선물 상자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아버님 이거 가져가세요!”상곤은 선물상자를 받아 들
시후도 알고 있었다. 장인 어른은 윤우선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것을 말이다. 노부부가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은 모두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생활하면서 나날이 누적되어 온 것이다. 특히 한미정의 귀국 후 윤우선보다 한미정이 수 만 배 더 낫다는 것을 본 장인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그는 윤우선과 당장이라도 이혼을 하고 싶었지만, 윤우선은 죽어도 이 기회를 주지 않으니 그는 지금 윤우선의 일거수일투족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하지만 시후의 관점에서 고작 화장품 한 세트를 가짜로 만들어 윤우선을 속이는 건 너무 창피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윤우선에게 들켜도 상관은 없지만 만약 아내에게 가짜 화장품을 만들어 어머니에게 줬다는 걸 들키면 아마 아내도 분명 불만이 생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상곤에게 말했다. "장인 어른, 이 일은 걱정하지 마시고 어서 아주머니께 드리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김상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참, 은 서방 저녁은 안 들어 갈 거야. 내가 마침 노인대학 사람들과 회식이 있어서~”“네 그럼 저 먼저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시후는 혼자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가 막 마당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을 때, 아내 유나의 차가 이미 집에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 유나도 이미 퇴근한 것 같다. 시후는 차를 세우고 화장품 두 세트를 들고 집으로 들어갔다. 윤우선은 거실 소파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TV를 보고 있었고, 유나는 방금 채소밭에서 따온 딸기를 씻어서 주방에서 자르고 있었다.시후를 보고 유나는 물었다. "시후 씨, 뭐하고 왔어요? 아침 일찍 나갔다가 늦게 돌아오던데?”시후는 들고 있던 선물상자 두 개를 흔들며 말했다. "장모님이 말씀하신 화장품 때문에 풍수를 좀 봐주고 오는 길이죠~” 사실 시후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자신에게 너무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어서 당분간은 그녀에게 말할 수 없을 뿐이었다. 그래서 두 화장품의 출처를 설명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했다. 이제는 가족 앞
유나는 시후를 옆으로 끌어당기며 살짝 원망스러운 듯 말했다. “시후 씨, 엄마가 그냥 한 소리에 이렇게 비싼 화장품을 가져오면 어떡해요…! 그것도 300만 원이라니..? 우리 형편에 이런 걸 쓰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하하하하.. 나만의 특별한 루트가 있는 것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걱정 말아요.“유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가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될까 봐 걱정이라구요~! 만약 엄마가 알게 되면 항상 당신에게 이렇게 비싼 화장품을 사달라고 할 텐데.. 그럼 어떻게 하려고요?"시후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유나 씨, 장모님께서 지금 많이 자제하고 계신 거 못 봤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잘 지내자는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요.“ 두 사람이 앞으로에 대한 일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 윤우선은 이미 사진을 찍어 자신의 카톡 프사와 스토리에 업로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윤우선은 글을 쓰면서 중얼중얼 글을 따라 읽었다.시후는 이 소리를 듣자마자 말했다. ”장모님, 이 두 세트 모두 어머님이 쓰시는 건 아닙니다. 하나는 어머님, 나머지 하나는 유나 씨 거예요.“"아? 유나 피부 좀 봐~ 얼마나 좋아~~~ 젊음이 아름다움이라니까?? 우리 유나는 피부 하나는 끝내주게 타고 나서 지금 주름 하나 찾을 수 없는 얼굴인데, 이런 안티에이징 화장품은 필요 없어~~ 그냥 보습 제품 하나만 쓰면 돼~”그러자 시후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실 수는 없어요. 원래 계획은 어머님과 유나 씨 각각 한 사람씩 사용하는 거예요. 그러니 장모님께서 무슨 말을 하셔도 혼자 쓰실 수는 없을 거예요.“윤우선은 속으로 너무나도 아쉬웠지만, 지금의 그녀는 감히 시후에게 소리를 지르지 못했다. 소 란을 피우기는커녕 말대꾸도 감히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윤우선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 은 서방 말대로 할게
유나는 어머니의 말을 본능적으로 믿지 않았다. 그녀는 시후가 자신에게 진심인데 어떻게 바람을 피울 수 있겠느냐고 생각했다. 그러자 유나는 윤우선에게 말했다. "엄마, 이상한 생각하지 마세요. 시후 씨가 바람을 피울 리가 없어요!"“무슨 소리야?? 뭐가 말도 안 되는데?!" 윤우선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따져 물었다. "그럼 은 서방이 왜 화장품을 세 세트 샀는지 말해 봐~ 남은 한 세트는 대체 어디 갔냐 이 말이야!“"친구에게 사줬거나, 친구 대신 사줬을 수도 있죠~“"친구???" 윤우선은 철이 안 든 딸이 원망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휴.. 너 같은 멍청이만 그렇게 믿겠지! 이런 건 분명히 여자한테 사주는 건데, 고아라 어머니도 없고, 이 지방에는 친척도 별로 없는데 다른 여우 같은 년 말고 누구한테 사주겠어?"이 말을 들은 유나의 표정이 살짝 어색해졌다. 그녀 역시도 윤우선의 말이 결코 일리가 없지는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시후는 확실히 친척도 없고 여자 친구도 없는데, 나머지 화장품 세트는 대체 누구에게 사준 걸까..? 설마.. 그 이룸 그룹의 송민정 대표인가..? 그녀는 확실히 자기 남편을 좀 다르게 대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유나는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송민정 대표는 이룸 그룹의 딸이며, 위치와 지위가 매우 높은데 한국 내에서 그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지위의 여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결혼한 유부남인데, 상식적으로 송민정 대표와 같은 여자가 자기 남편과 특별한 관계가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엄마가 가지고 있는 영수증에는 총 세 세트를 구매한 것이 분명히 적혀 있는데.. 나머지 화장품은 도대체 누구에게 선물한 것일까..?유나가 깊은 생각에 잠겼을 때, 옆에 있던 윤우선은 급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딸, 엄마한테 말해봐, 너 지금 은 서방이랑 어디까지 진도 나갔어?“유나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진도라뇨? 무슨 말이에요~!!”“무슨 진도기는?! 남녀 간에 그런
사실 유나 역시 이 상황에 대해 고민을 안 해본 건 아니었지만, 성격이 워낙 겁이 많고 수줍음이 많다 보니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엄마의 말을 들으니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윤우선은 옆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하이고.. 예전에는 은 서방을 무시하고 늘 쓸데없는 놈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 보니 좀 재주가 있었어~ 지금 얼마나 많은 거물들이 주변을 멤도냐고~ 이게 바로 능력이야! 이 수십 억대 별장을 좀 봐~ 나는 여기 살면 정말 마음이 상쾌하고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앞으로 그가 능력이 조금만 더 좋아지면 몰디브의 섬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그건……." 유나는 어색하게 말했다. "엄마, 하루 종일 헛된 꿈만 꾸지 마세요..!"그러자 윤우선은 정색을 했다. "꿈이란 건 있어야 해야지~! 언제 어디서 갑자기 실현될지 모르잖아!“ 이렇게 말하고 윤우선은 또 다시 급히 낮은 목소리로 당부했다. "너, 최대한 빨리 은 서방이랑 확실히 잠자리를 가지도록 해. 또 기회를 봐서 그 나머지 세트는 대체 누구에게 준 거냐고 물어봐야 하는 거야! 알겠어?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만약 은 서방이 정말 바람을 피울 생각이 있다면 그 생각을 없애 버리고, 혹시라도 이미 바람을 피웠다면, 마음을 다시 되돌릴 생각을 해야 해!“유나는 비록 긴장이 되었지만 여전히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엄마, 이상한 생각하지 마세요! 저는 시후 씨가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닐 것이라고 믿고 있으니까요.“"아이구, 정말! 이 엄마 말 들어! 조심하는 건 언제나 좋은 거야!!"유나는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아이구, 말 안 할래요. 그럼 저 먼저 내려갈게요!“윤우선은 황급히 유나를 붙잡고, 영수증을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증거 잘 잡아라~ 기회를 봐서 반드시 물어봐!!“유나는 영수증을 움켜쥐고 돌아서서 뛰어나갔다. 시후는 1층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TV에는 킥복싱 경기에 대한 보도들로 가득 차 있었다. 설아는 당연
시후가 TV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유나가 시후에게 다가왔다. 시후가 TV를 보고 있는 것을 보고 유나는 그의 옆에 앉았다. 그러자 유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낮은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시후 씨, 한 가지 물어볼 게 있는데.. 반드시 사실대로 대답해야 해요. 날 속이지 말고!“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뭔데요? 물어봐요~”유나는 손에 든 쇼핑 영수증을 시후에게 내밀며 물었다. "왜, 여기 영수증에 화장품이 세 세트라고 써 있는 거예요? 내가 시후 씨를 못 믿는 게 아니라, 상황을 좀 설명해줬으면 좋겠어요.“시후는 쇼핑 영수증을 보고 어리둥절했지만, 곧 이것이 안세진 부장이 제품을 산 후 바로 상자에 넣은 것이 틀림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윤우선이 오지 않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음.. 유나 씨, 그 화장품 세트는 사실 장인 어른이 구해 달라고 한 거예요.”"우리 아빠요?" 유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물었다. "아빠는 이제 나이도 많은데, 왜 이런 최고급 화장품 세트를 원하는 거죠??“시후는 어색하게 웃음지었다. “하아.. 원래 이거 말하면 안 되는데.. 어쨌든 내 아내니까, 당신을 속일 수는 없겠네요. 하지만 내가 유나 씨에게 사실을 말해주면 절대 장인 어른을 만나서 따지지 않기로 약속해요.“유나는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아빠한테 따지지 말라고 했는데.. 시후 씨가 나를 속인다면 어떡하죠? 만약 당신이 우리 아빠를 방패막이로 삼는다면 어떻게 할 거예요?“시후는 서둘러 말했다. “남편인 내가 그런 사람 같아요? 나는 늘 대담하게 행동하는데, 어떻게 아버지께 책임을 지라고 할 수 있겠어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약속할게요. 말해 줘요. 대체 이게 무슨 일이에요??""오전에 장모님께서 화장품을 갖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그리고 내가 아버님과 함께 차를 타고 갈 때 아버님께서 한미정 아주머니한테 선물하고 싶다고 한 세트 더 만들어 줄 수 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야마모토 가즈키가 입원해 있는 병원.이토 나나코는 스승인 야마모토 가즈키를 만나러 갔다가 오늘 경기에서 진설아에게 패한 호주의 빅토리아도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다나카는 특별히 수소문해서 나나코에게 충격적인 정보를 알려주었다. 빅토리아가 경기 중 진설아에게 팔을 걷어차여 깁스를 했고, 3위 결정전을 기권하고 이토 나나코에게 진 미셸에게 3위 타이틀을 내줬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빅토리아는 이번 대회에서만 물러난 게 아니라, 완전히 은퇴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킥복싱 선수에게 양팔은 굉장히 중요하고, 두 팔이 부러지게 되면 재활 치료를 하더라도 원래대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은 프로 운동선수에게 있어 평생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빅토리아는 이제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할 가능성이 컸다.이토 나나코는 이 소식을 접하고 아연실색했다. 그녀는 빅토리아가 경기 중 양팔을 다쳤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심하게 다쳤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빅토리아는 에이스급 킥복싱 선수인데 진설아에게 두 팔을 걷어차였다고 하니, 진설아의 신체 강도와 힘이 정상인과 비교할 수 없다는 증거였다. 이토 나나코는 빅토리아보다 실력이 뛰어나지만 기교와 경험이 강하더라도 체격은 빅토리아보다 조금 떨어졌다. 그런데 빅토리아도 진설아에게 일격을 당하지 못했다면.. 자신이 진설아를 상대하는 것 역시도 위험한 일일 것이다.야마모토 가즈키는 이 말을 듣고 한숨을 쉬었다. "나나코, 내 생각에 모레 시합은 기권하는 게 좋을 것 같다..""사부님, 그 게 무슨 말씀이세요? 왜 이럴 때 기권하라고 하시는 거죠? 진정한 강자는 결코 싸우지 않고 항복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으셨어요?“"그건 일반적인 경우다. 하지만 이제 너도 봤잖아, 이 진설아의 실력이 매우 강해서, 만약 네가 그녀와 싸우게 된다면, 아주 큰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그렇게 되면, 네가 진 것은 한 시합이 아니라, 너의 직업을 잃게 될 수도 있어!”이토 나나코는 나지막하게 읊조
김상곤은 저녁에 집에서 밥을 먹지 않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협회의 몇몇 간부들과 노인대학의 몇몇 핵심 간부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다고 했다. 저녁 9시가 넘어서 상곤이 시후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상곤이 전화를 걸었을 때, 시후는 아내와 함께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장모 윤우선은 안티에이징 팩을 붙이고 2인용 소파에 벌렁 드러누운 채 유유히 유튜브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이고, 격투기 대회에 참가하러 온 그 일본 아가씨는 정말 예쁘게 생겼네..“시후는 윤우선이 말한 것이 이토 나나코라는 것을 알고 말을 할 겨를도 없이 휴대폰의 진동이 울렸다. 그는 장인어른이 전화를 걸어오자 "여보세요, 장인어른~”이라며 전화를 받았다.김상곤은 술에 취한 말투와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끄윽.. 아~~이고.. 우리 은 서바아아앙!! 혹시 나.. 장인 어르은.. 좀.. 데리러 오겠나~~?“시후는 별 생각 없이 대답했다. "네, 아버님 곧 가겠습니다. 말을 마친 시후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장모님, 유나 씨, 장인 어른 좀 모시고 오겠습니다. 협회 사람들과 술을 좀 마셨다고 하셔서요.“유나는 이때 일어나 "시후 씨, 내가 같이 아버지를 모시러 가요.”라고 말했다.시후는 별 생각 없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유나 씨 차를 들고 가면 되겠네요~“윤우선은 김상곤이 밖에서 술을 마셨다는 이야기를 듣자 분노하며 소리쳤다. "이 늙은 망나니 같은 인간이?!! 날이 갈 수록 건방지고 있어?!! 은 서방 그 인간 데리러 가지 말고, 혼자 기어 들어오라고 해! 들어오면 내가 대문을 잠그고,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 다음 정원에서 하룻밤 자라고 할 테니까!!“시후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장모님, 장인 어른과 그렇게 말다툼을 하시면 서로 기분이 언짢지 않으시겠어요? 사실 모두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는데, 아무리 별거 중이라고 하더라도 사이좋게 지내시는 게 좋잖아요~“윤우선은 영리해서 시후가 지금 자신의 행동을 지적하고 싶어 한다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