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에서 보내준 피드백에 따르면 판매량이 순식간에 7~8배나 증가했다고 했는데, 이는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이 상태로 간다면 아마 이치로 제약은 곧 엄청난 도약을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지로는 기분이 더욱 좋아졌고, 자신도 모르게 잔의 위스키를 몇 모금 더 마셨다. 조금 뒤, 위스키가 식도로 내려 가면서 목이 타는 듯했고 곧이어 속에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생겨났다. 고바야시 지로는 표정이 일그러지며 즉시 손을 뻗어 고바야시 S를 집어 들었다. 사실 고바야시 지로는 위장병을 앓고 있었다. 그는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 독한 술을 즐겨 마셨기 때문에 위장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기에 여러 군데의 병원을 돌아다녔지만, 의사들은 하나 같이 그에게 술을 끊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고바야시 지로는 오히려 자신의 병을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약학 지식과 함께 한국의 한의학 서적을 읽고 처방들과 재료들을 연구하여 고바야시 S을 만들어 냈다. 누군가 무릎 관절의 연골이 이미 다 닳아서 하루 종일 아플 때, 파스는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고 기껏해야 부기와 염증을 가라앉힐 뿐 손상된 무릎 연골을 다시 회복시킬 수는 없다. 즉 평생 무릎관절 손상을 고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고바야시 S도 마찬가지다.. 고바야시 지로가 제조한 고바야시 S는 위장병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완치할 수 없기 때문에 고바야시 지로는 매일 고바야시 S를 복용하며 통증을 완화하고 있을 뿐이다. 그가 막 약 두 봉지를 복용하려고 할 때, 객실 문을 소리가 들렸다. 술잔과 위산을 내려놓고 현관으로 걸음을 옮긴 그는 자신의 비서의 목소리가 들리자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그는 비서를 쳐다보며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라고 물었다. 그는 즉시 약 한 봉지를 에게 건네 주며 긴장한 목소리로 답했다. "회장님.. 오늘 한국의 한 제약공장에서 갑자기 이라는 위장약이 출시되었는데.. 현재 한국에서 가장
고바야시 지로는 비서의 말을 듣자 자신도 모르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그 혜리라는 배우가 참 예쁘고 연기력도 대단하던데.. 이번에 우리 경쟁사의 모델이 될 줄은 몰랐군..” 그리고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말했다. "흠.. 일단 혜리가 속한 소속사에 연락을 취해서 우리 고바야시 S을 광고하기 위한 계약금이 최소 얼마나 되어야 할 지 확인해봐요.”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럼 제가 내일 아침 일찍 소속사에 연락해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난 바쁜 사람이에요. 내일 아침까지 기다릴 테니, 지금 연락해봐요! 아마도 연예인 매니저라면 24시간 연락될 테니까.” 고바야시 지로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 네, 바로 연락하겠습니다!.."고바야시 지로는 잠시 우울한 기분으로 방으로 돌아왔다. 그는 뭔가 가슴이 답답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요즘에 아이돌 팬덤이 얼마나 구매력이 강한 지 잘 알고 있었다. 많은 팬들은 아이돌이 광고하는 물건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아이돌이 광고하는 것이라면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가격에 상관없이 구매하는 경향이 있었다. 게다가 팬들의 행태는 배타성이 매우 강해서 같은 종류의 제품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나 아이돌이 광고를 찍는 제품은 구매하지만 다른 제품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혜리라는 톱스타에 의해 고바야시 S의 잠재적 소비자들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생각하자 고바야시 지로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원래 고바야시 S는 이번 킥복싱 대회로 인해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하필 이렇게 중간에 이런 장애물이 생길 줄이야.. 짜증과 답답함을 느끼던 고바야시 지로는 이때 다시 위장이 쿡쿡 쑤시며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 만약 비서가 방해하러 오지 않았다면, 그는 조금 전 이미 고바야시 S를 복용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무의식적으로 고바야시 S를 복용하려고 약 봉지를 집어 들었다.
을 복용하고 난 고바야시 지로는 약효에 대해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왜냐하면 그는 이 약이 분명히 고바야시 S보다 훨씬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얼마나 더 효능이 부족할지는 바로 이 약을 복용한 후에 어떤 느낌을 받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잠시 후, 고바야시 지로는 눈살을 찌푸렸다. 을 복용한 뒤 분명히 배에 따뜻한 기운이 흐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난류는 마치 소리 없이 촉촉한 봄비처럼 빠르게 자신의 위를 감싸주었고, 매우 강력한 효과와 함께 확실하게 통증 또한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위의 불편함도 이 따뜻한 기운으로 인해 즉시 연기처럼 사라졌고, 온몸은 매우 편안해졌다.사실 그는 매번 통증이 있을 때마다 고바야시 S을 복용해왔지만 효과로 따지자면 이 훨씬 더 뛰어났다. "뭐야?! 이거?! 이라는 이 약.. 대체 어떻게 이렇게 약효가 좋을 수 있지..?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야..! 사실 고바야시 S 2 봉지를 복용할 때도 이렇게 편안한 느낌은 없는데 말이야..! 이런 신기한 효과를 주다니..? 이 자식들 대체 어떤 조제법을 가져다 쓴 거야?!" 고바야시 지로는 의 효과를 직접 체험해본 뒤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심지어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고바야시 S는 바로 이치로 제약의 글로벌 진출에 있어, 비장의 카드라고 할 수 있었는데, 그는 이 비장의 카드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처럼 강력한 경쟁자에 의해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아무래도 최단 시간 내에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고바야시 S는 이 의 강력한 약효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바야시 지로는 당황하고 초조해하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위로했다. “아니야.. 이렇게 좋은 약효가 오래갈 리 없어.. 이렇게 약효가 강하다면 분명 얼마 안 가 약효가 사라질 거야..!”의 약효가 고바야시 지로가 생각
이때 고바야시 지로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의 약효는 고바야시 S과 완전히 동일한데 그렇기 때문에 이건 바로 자신들의 제품을 벤치마킹한 제품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의 약효가 고바야시 S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바로 한 봉지의 순 함량은 고바야시 S와 비슷하지만, 판매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불편한 사실이었다. 고바야시 S 보다 훨씬 더 효과가 좋지만 가격이 더 저렴하다니.. 이건 고바야시 S를 묻으려는 계획 아닌가..?! 게다가 은 혜리를 모델로 앞세워 단숨에 한국 내수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제품을 런칭했다. 즉, 이런 상황은 바로 고바야시 S의 목을 천천히 조르며, 한국을 넘어 중국 등지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는 고바야시 지로의 꿈을 무참히 짓밟는 것과 같았다.하지만, 지금 이렇게 한국의 내수 시장에서 에 패배하는 것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아마 이렇게 생각할 필요도 없을 테지만, 이 이렇게 효과가 좋다면, 구현 제약은 결코 한국 시장에만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틀림없이 빠른 시간 내에 중국, 일본, 심지어 유럽과 미국에도 이 약을 수출할 계획을 세울 것이고, 이 일본 시장에 상륙한다면 고바야시 S의 본거지를 모두 빼앗기게 될 것이다..!! 만약 고바야시 S가 해외 시장을 잃고 일본 국내 시장까지 잃는다면 이치로 제약의 미래를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즉, 최악의 경우에는 이치로 제약이 다시는 살아나지 못할 수도 있다..!더 중요한 것은, 고바야시 지로의 모든 희망은 고바야시 S의 판매 실적에 달려 있다는 것이었다. 현재 일본 전역에서는 고바야시 S의 평가가 긍정적인데, 고바야시 S의 약효와 이치로 제약의 미래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토 그룹의 회장이자 이토 나나코의 아버지인 이토 유키히코도 이 찬사를 보내는 인물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토 유키
"회장님, 그런 자세한 사항은 저도 알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매니저 측에서 자세히 물어보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거든요..”"이런 빌어먹을!" 고바야시 지로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다면 구현제약과 담판을 짓든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어.. 그들의 제약과 관련된 특허를 사버리는 수 밖에..!"비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회장님.. 그런데.. 이 약이 효과가 있었습니까??”"너무 좋아요.. 최소한 10배 이상은 좋은 것 같은데요?”비서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네? 열 배요?!?? 그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난다고요??!"고바야시 지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이 일은 절대 외부에 알려서는 안 됩니다. 만약 우리가 의 제조법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역전시킬 수 있고 심지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수도 있겠지만, 만약 이 제조법을 손에 넣지 못하면 우리 이치로 제약에게는 큰 위기가 닥칠 것으로 보입니다.”이 말을 듣자 비서는 "회장님, 이런 좋은 제조법을 가진다면 누구에게나 돈줄이 될 텐데.. 과연 구현제약이 우리에게 판다는 것에 동의할까요..?”라고 물었다."우리 이치로 제약의 사활이 걸려 있는데 그들이 동의하든 말든, 상대방이 승낙하도록 만들어야죠!!”고바야시 지로는, 자신이 그의 형 고바야시 이치로와 같은 광기에 빠져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고바야시 이치로는 한 때 시후가 최제천 선생에게 준 신약을 노렸는데, 그것은 바로 아버지 고바야시 마사오의 하반신 마비를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고바야시 이치로는 자신의 그룹이 글로벌 제약 회사에서 정상에 서는 것을 바랐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행동을 했고 결국 이화룡의 개 농장에서 개에게 먹이를 주는 위치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런데 고바야시 지로는 어느새 형과 같은 운명으로 향하는 문을 열려고 하는 것 같아 보였다.비서는 빠르게 구현 제약의 정보를 입수해왔다. "회장님, 구현제약의 정보를 알
다음 날.고바야시 지로는 아침 일찍 구현 제약으로 출발했다.그 때, 시후는 장모 윤우선이 차려준 아침을 먹은 뒤 장인의 차를 빌려 잠실 체육관으로 향했다.윤우선이 시후에게 굴복한 이후로 시후는 집에서 생활하기가 훨씬 더 편해졌다고 할 수 있었다. 윤우선은 유나가 아이를 낳으면 자신에게 수고비로 용돈을 주겠다는 말을 듣고 시후의 비위를 맞추기로 결심했다. 동시에 유나에게 아이를 빨리 가지라고 계속 설득하기 시작했다. 윤우선은 김상곤과 결혼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의 요리 솜씨는 한 번도 발전한 적이 없었다. 어쨌든 남편과 딸은 어떤 식으로든 속이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휴대폰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보면서 레시피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은 서방을 잘 보살펴야 자신도 앞으로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미 윤우선은 시후가 비록 배경 없는 고아이지만, 다행히도 풍수 보는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앞으로 돈이 부족하지 않을 만큼 부유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걸 알아차린 셈이었다. 게다가 윤우선은 지금 시후 덕분에 수십 억이 넘는 청년재 별장에 살고 있으니, 최근 말할 것도 없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윤우선은 그저 시후에게 잘 보이고 싶었으며 다른 것은 생각하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이렇게 바뀐 윤우선은 유나와 김상곤을 놀라게 만들었다. 집에서 좀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던 윤우선이 시후에게 고개를 숙이기 시작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두 사람은 윤우선이 돈을 벌기 위해 이렇게 행동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어쨌든 두 사람 보다 윤우선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해도 나쁠 건 없었다. 적어도 집에서는 더 이상 날뛰는 일은 없을 테니까..시후는 차를 몰고 경기장에 도착했고, 경기장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오늘 결승전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온 국민이 다크호스 진설아 선수가 과연 끝까지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지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그녀는, 마치 가장 화려하고 그윽한 향기를 뿜어내는 꽃처럼, 보살펴 주고 관심을 가져 줘야 할 존재라고 느낄 것이다. 시후는 그녀를 좋아할 정도로 감정이 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 마음에 든다면, 자연히 그 상대가 상처받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나코의 상대는 하필이면 설아였다.시후는 설아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여 한국에 그 영광을 안겨줄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토 나나코가 너무 심하게 다치는 건 원치 않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 시후는 설아에게 링에 오른 뒤 이토 나나코를 너무 심하게 다치게는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었다. 그러나.. 잠시 망설이던 시후는 이 생각을 접고 말았다. 자신이 설아의 경기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이런 말을 한다면, 설아는 분명 충격을 받고 실망할 것이다. 어쨌든 자신은 그녀의 눈에 무한히 숭배되는 은 선생님이자, 코치인데 만약 시합 전에 그녀가 이겨야 할 상대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주문한다면, 그녀는 분명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이 걱정을 마음속에 담아둘 수밖에 없었고, 동시에 이토 나나코가 크게 다치지 않는다면 더 이상 간섭하지 않고 그녀를 일본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약 이토 나나코가 중상을 입게 된다면, 자신이 그냥 무시하고만 있을 수는 없고, 그녀를 구할 생각이었다. 그는 나나코가 그녀의 스승처럼 폐인이 되도록 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한편, 다른 대기실에서 경기를 기다리고 있는 이토 나나코의 표정은 다소 긴장돼 있었다.그의 비서인 다나카 코이치는 나나코의 앞에 태블릿을 켜 놓고 나나코가 화상통화를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었다. 한 쪽 화면에 있는 것은 바로 병원에 누워 있는 야마모토 가즈키, 다른 쪽 화면에는 일본에 있는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가 있었다.가즈키는 심각한 얼굴로 자신의 제자를 걱정하고 있었다. "나나코, 지금이라도 물러나도 늦지 않아. 너는 그 진설아와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유행을 쫓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패션, 헤어, 메이크업 등에 관심이 많은데, 헤어스타일, 네일 아트, 메이크업, 패션이 유행처럼 번지는 시기가 있다. 일본 여성들은 패셔너블 하며 도쿄 같은 대도시에서 살면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자신들도 유행의 일부가 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었다.하지만 이토 나나코는 늘 예외였다. 그녀는 유행에서 동 떨어진 젊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녀는 오히려 클래식한 문화를 선호해왔는데, 예를 들어 다도, 고전 시, 심지어 고대 건축 및 의상 등을 연구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교토라는 도시는 항상 그녀의 이상향과 들어맞는 곳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녀도 오늘 자신이 이번 시합에서 불행한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음을 알고 있었다. 비록 목숨을 잃을 가능성은 낮지만, 중상을 입을 운명임은 확실할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부상을 입게 된다면 교토로 돌아가 요양하며 재활 훈련을 할 것을 희망하고 있었다.그녀의 말에 이토 유키히코는 애정 어린 얼굴로 주저 없이 답했다. "그럼~ 내가 우리 살던 곳을 깨끗하게 청소해두라고 연락하마!”“좋아요!! 교토로 돌아가 살려고 했지만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가능하게 되었네요~ 아참, 아빠. 혹시 우리 대학교에 저 대신 안부 전해주실 수 있는지.. 부탁.. 드려도 되는 거죠?”"그래! 그건 나한테 맡기고 아무 걱정 말고 경기에 임하도록 해~”이토 나나코는 다시 한 번 아버지에게 인사를 건넸다.......9시 20분.주최 측에서 선수의 등장을 알려왔다.이번 결승전은 정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고, 전국 방송국에서 생중계되며 수많은 동영상 사이트에서도 동시에 인터넷에 생중계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시후는 설아와 함께 등장하지 않고 일찌감치 경기장 뒤에서 카메라를 등진 좌석에 앉아 있었다. 그는 이제 설아는 자신의 지도가 필요 없기 때문에 묵묵히 경기만 지켜보면 된다고 믿고 있었다.조금 뒤.. 설아와 이토 나나코가 각자의 링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