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야시 지로가 이학수에게 덫을 놓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 그는 자신에게 거대하면서도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바야시 지로는 일본에서 먼 길을 온 야쿠자 십여 명 정도라면 이학수 대표를 충분히 구워 삶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이 기다리고 있는 이 길목 양쪽에 최소 50여 명이 이미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다는 건 꿈에도 알지 못했다.이때 시후가 탄 버스는 구현제약에서 3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도착했다.이학수 대표는 이 소식을 듣고 구현제약에서 나와 자신의 차에 타고 여느 때처럼 국도를 통해 퇴근하기 시작했다.고바야시 지로는 이학수 대표가 구현제약에서 출발했으며 혼자 운전하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10분 뒤, 이학수 대표가 몰던 벤츠가 고바야시 지로가 있는 커브길로 들어섰다!달빛은 어둡고 바람이 세차게 불며 도로에 지나다니는 차도 거의 없었다. 고바야시 지로의 전술 계획은 매우 단순했는데 이곳에서 이학수 대표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막은 후, 즉시 그를 잡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간 뒤 고문을 통해 모든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었다! 고바야시 지로는 이미 부하들에게 수백 가지의 상용 한약재를 미리 사오도록 했는데 이학수 대표가 제조법을 불기만 하면 즉시 그 자리에서 블렌딩 할 예정이었다. 그래야 시중에 판매되는 과 빨리 비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조제된 약이 의 약효와 일치하기만 하면, 그는 즉시 일본으로 돌아가 새로운 처방으로 고바야시 S을 생산할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부른 십여 명의 야쿠자들은 남아서 구현제약을 완전히 불태우고 없애 버릴 것이다.고바야시 지로는 이학수의 차가 커브길에 접어들자 흥분하며 도요타에서 내렸다.그러자 십여 명의 야쿠자들은 이학수 대표가 곧 들어서게 될 길을 막아섰고, 지금 이곳을 마치 교통사고 현장처럼 위장했다. 이후에 이학수 대표가 차에서 내려 앞으로 다가오면 또 다른 차 두 대로 그의 퇴로와 옆
곧 버스 기사는 상향등을 날리면서 경적까지 울려댔다.고바야시 지로는 "아니, 이 밤중에 버스가 이런 길로 가는 거야?”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나서 그는 야쿠자들에게 "빨리 길을 비켜 줘. 계속 이렇게 시끄럽게 만들다가 행인들이 의심하게 되면, 괜히 귀찮아 질 수도 있으니까~”야쿠자가 막 앞으로 다가가려 할 때, 그 버스는 이미 교통사고를 가장한 두 대의 차 앞에서 멈춘 뒤 오래였다.운전자는 창문을 내리고 소리쳤다. "이거 뭔 일이요? 지금 교통사고 났다고 길을 막은 거요?”"죄송..합니다..!! 잠.. 잠깐만요?!” 검은 옷을 입은 사내 한 명이 다급히 소리쳤다.그러자 버스 운전기사는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아니 지금 뭐하는 짓거리야?! 빨리 차 빼! 아니, 왜 길 중간에 차를 막고 지랄이야?!”그러자 야쿠자는 자신에게 소리를 치는 기사를 보고 갑자기 빡친 듯 소리쳤다. "このパガヤでお前何て言ったの?(이 빠가야로!! 너 뭐라고 했어?)”기사는 "아이고, 일본인이야? 이 쪽바리가 어디 빠가야로라고 해?? 지금 여기가 어딘 줄 알아? 이 새끼야?! 여기는 한국이야 임마!! 여기 한국이라고!! K.O.R.E.A!! 한.국.!!”이 야쿠자들은 일본에서 비록 이토 나나코의 사부 야마모토 가즈키와는 비교가 안 되지만, 적어도 일본 내에서는 상당한 무술 고수라고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 때문에 버스 기사가 자신의 코끝을 가리키며 소리치자 갑자기 분노가 끓어올랐다!"어이!! 내가 오늘 너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입이 싸면 어떻게 되는지 내가 보여주겠어!!”그러자 고바야시 지로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거기!! 뭐하는 거야? 지금 전반적인 상황을 잘 봐야지, 사단을 일으키면 안 돼! 어서 차를 치우고 버스가 지나가라고 해!!”야쿠자들은 이 말을 듣자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버스 운전사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운 좋은 줄 알아 이 멍청한 자식!”운전사는 하하 웃으며 창밖으로 침을 퉤퉤 뱉고는 계속 욕을 퍼부었다. "빨리 꺼져
버스에 갇힌 일본 야쿠자들은 무수한 총구들이 자신들을 향해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다들 저 멍청한 버스 기사들과 싸움을 하려고 이 버스에 올라타지 않았던가..? 왜 갑자기 늑대 굴에 들어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그러자 행동대장은 "젠장!! 안 돼! 매복에 빠진 것 같아! 어서 나가!!”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말이 끝나자마자 고개를 돌려보니 절망을 금치 못했다. 왜냐하면 차 문이 닫혀 있었기 때문이다..!!행동대장이 당황하며 두 눈의 동공이 흔들리고 있을 때 시후는 냉소하며 물었다. "왜? 내 차에 탔는데도 감히 살아나갈 생각을 해?”행동대장은 황급히 두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무슨 오해가 있습니다! 기사님께 죄송하다고 인사하려고 왔습니다. 조금 전에 잘못해서 길도 막고..”시후는 ‘흥’하고 코웃음을 쳤다. "아이고 개소리.. 당장 쪼그리고 앉지 않으면 네 머리통을 날려버리겠어.”그러자 행동대장은 놀라서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저..! 제..제가 쪼그려 앉을게요!” 그렇게 말하고는 급히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른 야쿠자들도 그가 쪼그리고 앉는 것을 보자마자 곧 하나 하나씩 자리에 주저 앉았다. 이때 밖에 있던 고바야시 지로는 버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버스 내부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사람을 시켜 서둘러 이학수 대표를 차에 밀어 넣으라고 명령했다. 그때 커브 양쪽에서 검은색 승용차가 쏟아져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이 차들은 버스와 함께 그들을 에워쌌다.고바야시 지로는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지금 이 상황을 보면 아마도 상대방이 확실히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던 것이다. 그러자 그는 급히 곁에 있던 아쿠자들에게 소리쳤다. "늦으면 안 돼! 어서 퇴로를 만들어요!" 고바야시 지로는 자신이 이미 독 안에 든 쥐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어서 포위를 뚫고 나갈 방법을 찾지
고바야시 지로의 외침이 끝나자마자 주위에서 총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총성이 멎을 무렵, 고바야시 지로는 자신의 주위에 서 있을 수 있는 부하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경악했다!시후는 오늘 밤 고바야시 지로 외에는 아무도 남기지 않겠다고 이미 말한 바 있었다... 그래서 안세진 부장의 부하들 역시 시후의 명에 따라 행동했고 고바야시 지로 외에는 아무도 남기지 않고 처리하는 중이었다.고바야시 지로는 자신의 비서, 자신의 운전기사, 자신이 일본에서 데려온 야쿠자들이 하나둘씩 쓰러져 주변에 피바다를 이루고 있자 소스라치게 놀란 표정으로 소리쳤다. "으악!!! 제.. 제발..!!! 날 죽이지 말아줘! 나는 일본의 이치로 제약 회장이요!! 나를 죽이지 않는다면 당신들이 원하는 만큼 돈을 다!!! 다 줄게!!!”그때 멀리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바야시 지로!!! 아무래도 말이야.. 이치로 제약 인간들은 정말 돌 대가리가 아닌가 싶어..?! 늘 이렇게 날 귀찮게 만들고 문제를 일으키니까 말이야.. 안 그래?”고바야시 지로는 이 목소리를 듣자 몸서리를 쳤다..! 곧이어 그의 눈 앞에 시후의 도도하고 수려한 얼굴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은..... 은 시후.. 선생..?! 어떻게 여기에..?” 그는 이렇게 말하며 멘붕한 상태였기에 제대로 서 있지 못할 정도였다.시후는 그에게 물었다. "이학수 대표는 나와 관련된 사람이고, 구현제약은 내 회사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그를 납치하고, 의 제조법을 빼앗고 싶다고 하니.. 내가 당연히 당신을 만나 담판 지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날 멍청이라고 생각한다면 죽은 네 아버지와 형을 만날 수 있도록 해주지!”"예에???!" 고바야시 지로는 무릎을 꿇고 말했다. "은 선생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정말 이학수 대표가 당신의 사람인 줄도 몰랐고, 구현제약이 당신의 것인 줄도 몰랐습니다!! 만약 제가 알았다면 때려 죽여도 절대 이런 짓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감히 당신을
고바야시 지로는 시후가 자신의 형을 살려 두었다고 하는 것을 들었을 때 멘탈이 나가 버렸다.. 그래서 그는 분노에 찬 얼굴로 소리쳤다. "아니.. 그럼 나에게 돈을 100억이나 받고 형을 죽이겠다고 약속했으면서!!! 날 지금껏 속이고 있었다는 건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고바야시 지로, 이렇게 바보같이 굴지 마?! 내가 짜놓은 판에 네가 속아 넘어갔을 뿐이잖아? 이런 거 이해를 못하는 건가..?”고바야시 지로는 분통을 터뜨렸다."너!!! 너!! 약속을 안 지켰어!! 넌!! 신용을 잃었다고!!”"내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네가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다고? 네가 감히?? 지금 넌 일본에서 한국으로 와서 내 약의 제조법을 뺏기 위해 내 부하들을 납치하려고 했어!! 그리고 네 형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달려와 내 신약의 조제법을 빼앗으려고 온갖 방법을 썼지.. 그런 인간들이 감히 내 앞에서 약속을 지킨다 안 지킨다 논할 자격이 되나?? 아니면.. 이치로 그룹의 사람들은 남의 것을 훔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해서 그런 건가..?”고바야시 지로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내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자, 그럼 내가 약속을 지켜줄까? 신용을 회복할 수 있도록 말이야! 그럼 내가 네 형을 당장 죽이라고 명령해볼까?” 그리고 그는 고바야시 지로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그럼 내가 한 말을 지켜주지. 너를 네 형과 만나게 해준다는 약속 말이야..? 네가 네 형을 죽이고 싶다면.. 나는 먼저 네 형을 죽이고, 그 다음에 너를 죽여서 황천길의 동무로 만들어 줄게. 어때? 이 정도면 신용을 회복할 수 있겠나?”고바야시 지로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몸을 부르르 떨더니, 즉시 무릎을 꿇고 시후에게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조금 전 미쳐 날뛴 것 같아요!! 그러니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그럼 평생 감사하며 살겠습니다!”시후는 냉소했다. "에이, 진작에 이렇게 했었어야지~ 그럼 함께 가지. 형을 만나게
잠시 후 푸른색 보호복을 입고 장갑과 토시를 낀 남자가 흥분한 표정으로 뛰어 들어왔다. 들어서자마자 그는 시후를 보고 황급히 흥분하여 입을 열었다. “아! 은 선생님!! 오랜만입니다!!" 고바야시 이치로는 이미 이곳에 오래 머물렀고, 매일 이화룡의 부하 몇 명과 함께 개들을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 시후가 와서 자신을 찾는다는 말을 듣자 그는 자신도 모르게 설레는 감정이 들었다.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이 오랫동안 지인들이나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지만, 시후는 자신의 친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인이기는 하기 때문이었다.이런 곳에서 지인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흔치 않은 일일 것이다.시후는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고바야시 이치로 씨, 이제 한국어가 꽤 늘었네요? 이전에는 좀 한국어가 어눌하더니..? 이제 곧 잘 말하는 걸?”고바야시는 쑥스러운 듯 웃음지었다. "요즘에는 매일 개를 키우는 것 빼고는 할 일이 없으니까.. 그래서 남는 시간에 사람들이랑 이야기도 하면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직원들도 계속 발음을 연습해줘서 꽤 많이 늘었는데.. 아직 멀었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무릎을 꿇고 이치로를 등지고 벌벌 떨고 있는 고바야시 지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치로 씨, 내가 오늘 아는 사람을 데리고 왔는데, 누군지 한 번 보시죠?”고바야시 지로는 이때 놀라서 온몸을 심하게 떨고 있었다. 그가 형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가장 두려운 것은 자신이 이치에 어긋나는 짓을 했기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처음에 큰 돈을 써서 한국에 있는 친형을 죽이려고 했으니.. 심지어 결국 시후에게 100억이라는 돈을 주고 형의 목숨을 끊어 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을 속였고, 자신의 형이 살아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서 그는 아마도 형이 자기를 만나면 자신을 죽여 버릴까 봐 두려웠다.고바야시 이치로는 시후 앞에
얼마 지나지 않아 고바야시 지로는 형에게 맞아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었고, 몇 번이나 기절했다가 고바야시 이치로의 분노한 주먹에 깨어나기를 반복했다.고바야시 이치로는 지금 굉장히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한 때는 주색에 빠져 몸도 약하고 힘 없는 재벌 2세였지만, 그동안 이화룡의 개 농장에서 하루하루 고생하며 일을 하다 보니 체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물론 싸움의 고수가 되었다고는 감히 할 수 없었지만, 반면 술에 찌들어 위장병을 달고 사는 고바야시 지로는 약해 빠진 몸뚱이를 가지고 있었다.고바야시 지로는 그제서야 자신의 몸이 얼마나 나약한지 깨달았고, 주먹 몇 대를 맞자 거의 반쯤 죽어 있었다. 그는 힘없이 외쳤다. "으윽.. 혀엉.. 제발.. 나 좀.. 나 좀 살려줘.. 우리 형제잖아.. 그러니 나를 좀.. 살려 줘..” 이렇게 말한 지로는 울음을 터뜨렸다.하지만 이치로는 그의 말에 현혹되지 않았다. "개뿔! 형제라고? 형제 같은 소리 하네!! 넌 아직도 우리가 형제라고 생각하냐?! 지로, 넌 어렸을 때부터 내가 얼마나 너를 좋아했는지 잊었어! 우리가 좀 컸을 때, 늘 다투기는 했지만 한 번도 너를 해칠 마음을 품은 적이 없었어! 그런데 너는??? 넌 내가 친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아버지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아버지를 죽인 죄명을 내게 뒤집어씌우고, 심지어 돈을 들여 나를 죽이려 했어!!! 이런 썩을!! 난 너처럼 짐승만도 못한 동생이 없으니, 오늘 내가 이치로 그룹을 위해 널 내 손으로 죽여 버릴 거야 이 개자식아!!”고바야시 지로는 놀라 울부짖다가 목이 쉴 정도였다. 그러나 이치로는 그런 지로를 동정하지 않았다. 그저 증오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시후는 고바야시 지로를 때려죽이려는 이치로를 보고 앞으로 나아가 그를 붙잡고 냉담하게 말했다. "이치로 씨, 당신 동생을 살려 둬요. 지금까지 당신이 했던 일을 대신하게 될 거니까요.”고바야시 이치로는 멍해져서 말했다. "은 선생님, 왜 이런 배신자를
"네?!" 고바야시 이치로와 고바야시 지로 모두 시후의 말을 듣고 눈 앞이 캄캄해졌다..은시후가 이치로 제약의 지분 80%를 원하다니..?! 미친 거 아니야??! 이건 너무 과한 것이다!! 이건 상어가 먹이 먹자고 입을 벌린 게 아니라, 고래가 입을 크게 벌리고 바다에 있는 모든 걸 삼켜버리려고 하는 게 아닌가??!!! 고바야시 이치로는 굉장히 당황스럽고 어찌할 줄 모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은시후가 기껏해야 돈을 요구할 줄 알았는데.. 그렇다면 이를 악물고서라도 주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치로 제약은 돈을 버는 속도가 빠르니까.. 하지만 은시후가 80%의 지분을 요구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하지만 옆에 있던 고바야시 지로는 이 말을 듣고 바로 머리를 굴려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은시후가 왜 이치로 제약의 주식을 원하는 걸까? 틀림없이 그는 전력을 다해 을 생산하려고 하는 것이 틀림없다..! 예를 들어 이치로 제약이 현재 시가총액이 100억 정도라면.. 은시후에게 80%를 줄 때, 80억을 주는 것과 같다..! 하지만 형은 개를 사육하면서 지냈기 때문에 얼마 전 출시된 을 모를 것이다. 이 신제품의 약효는 굉장하다고!! 결국 구현제약이 계속 발전하면 이치로 제약의 수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소득이 줄어들면 시가총액도 폭락하게 되겠지... 얼마 안 가 이치로 제약의 시가총액은 반토막이 날지도 모르는 일... 그러면 지분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에 따라 손실도 엄청날 것이다. 만약 이치로 제약이 구현제약과의 경쟁에서 밀려 내리막길을 걷게 되면, 자칫 파산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하지만 은시후의 협력을 받아들인다면??? 일단 협력을 하게 된다면 이치로 제약이 맞을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은시후에게 회사를 팔게 되는 셈이 되고, 은시후는 이치로 제약의 생산라인으로 을 생산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의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겠지. 그렇게 되면 비록 이치로 그룹에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