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은찬은 진원호의 집을 나선 뒤, 모든 일이 자신의 계획대로 굴러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는 사실 은시후를 찾아가 복수를 하면서, 은시후가 빼앗은 대왕조개를 빼앗아 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실 이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그였다!그는 이번에 서울에 와서, 자신을 믿는 신도들을 끌어들여 자신의 사업을 더 번창하게 만들고 싶었다.그래서 그는 전략을 짰다. 은시후를 자신의 부하로 만들고, 그 김에 서울 전체에 자신의 신도들을 포진시키기로…!그 시각.. 은시후는 우은찬이 자신을 잡기 위해 작당을 모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저녁 무렵. 시후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장을 보고, 밥을 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송민정이 전화를 걸어왔다.수화기 너머의 송민정은 심각한 목소리로 은시후에게 내용을 알려주었다. “은 선생님.. 우은찬 대표가 골동품과 풍수, 그리고 도술계의 대가들을 모시고 임 대표님 댁에서 모임을 가진다고 하는데.. 혹시 참석할 여유가 있으신지 여쭤보려고요..”“임 대표님?? 그게 누구죠?”“로이드 그룹 대표님인데.. 임현우와 임진우라는 아들이 있어요.”“아들 둘이요? 그런데 왜 그 집에서.. 그런 모임을..?” 은시후는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송민정은 “최근 그 대표님 집안이 좀 안 풀리고 있거든요.. 그 두 아들이 연이어 사고를 당했고, 임 대표님의 사업 또한 거의 망하기 직전이라.. 임 대표님이 이번에 우은찬 대표를 만나 도와 달라고 한 것이죠.” 송민정은 뒤이어 말했다. “그런데 그곳에 여러 대가들을 모두 불렀다고 하니, 분명 로이드 그룹의 돈만 벌고 싶은 게 아니라 다른 속셈이 있는 것 같아요.”“아마 제가 그 대왕조개를 빼앗고 수치스럽게 만들었으니.. 저에게 보복하고 싶은 게 틀림없습니다. 아마 이번에 절 잡기 위한 덫을 놓은 것 같네요.”은시후는 웃음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가서 어떤 수작을 부리는지 한 번 봐야겠습니다.”송민정은 그가 대답하자 그제야 “그럼, 내일 오전에 같
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 그럼 거장들이 얼마나 뛰어 나신지 풍채를 한 번 봅시다!”라며 웃었다.장삼을 입은 한 중년이 “이.. 분은.. 지난 번 경매장에서 대왕조개를 50억 주고 낙찰 받은 분이 아닌가?”라며 놀라 물었다.팀장은 웃으며 “네, 바로 은 선생님이십니다.”라며 그를 소개했다.“뭐? 선생?” 임대운은 은시후를 흘끗 쳐다보고는 “요즘에는 개나 소나 다 선생인가? 저런 쓰레기도 선생이라고 불리다니.. 하지만 우리 우 대표님처럼 정말 재주가 있는 사람들은 그냥 조용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돌아다니시지..”그의 말이 끝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잠시 당황했다.사실.. 임대운이 의도적으로 그를 비하한 것은 아니었지만, 은시후는 나이와 옷차림을 막론하고 선생이라고 불리기는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거의 모두가 골동품 감정, 도술, 풍수 쪽에서 꽤나 이름 있는 유명 인사들이었다. 그러니 은시후라는 듣도 보도 못한 젊은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이 '선생님, 또는 스승님'이라고 불리 자니 많은 사람들이 불쾌했던 것이다.우은찬은 일어서서 “괜찮습니다. 자자~ 제가 로이드 그룹의 이름을 빌려 이렇게 연회를 열게 된 이유는 여러분과 그저 한 자리에 모이고 싶어서 그런 것입니다. 하지만, 누가 진짜 대가이고 가짜인지는 조금 있으면 저절로 판가름 날 것입니다.”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우은찬의 말을 듣자 은시후를 바라보며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런 풋내기가 이런 곳에 오다니.. 감히 명예 때문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자리에 올 수 있었겠는가?송민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우은찬이 은 선생을 겨냥해 이런 자리를 만들었을 거라는 건 일찌감치 파악하고 있었지만, 들어오자마자 분위기가 이렇게 살벌할 줄이야..그러나 은시후는 차가운 표정으로, 곁눈질도 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자리에 앉아 주위의 모든 시선과 말소리를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임 대표는 사람들이 다 모인 뒤에 입
이때 임 대표는 “다들 안심하십시오. 우 대표님께서도 우리 도술 쪽의 발전을 위해서 몇 날 며칠을 고민하신 겁니다. 예전에는 모두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져 있었지만, 이제 우리 모두가 모여 연맹을 만들고 수장을 선출하는 거예요!!! 이제 그렇게 되면, 앞으로 일하기도 편하고 좋은 일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디든 늘 리더를 뽑으려면, 반드시 여러 방면에서 정통한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습니까?”그의 이야기와 동시에 어떤 이는 완강하게 반대했지만, 어떤 이들은 속으로 계산기를 두들겨 댔다.사실, 승자는 패자의 물건까지 차지할 수 있는 것이고.. 만약 운이 좋아 1등이라도 한다면 여기서 리더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사실 도술 쪽은 연구와 학술만이 다가 아니다. 이 학계의 뒤에는 거대한 산업사슬이 있으니, 만약 리더라도 된다면 거물들이 모두 자신의 발 아래 놓이는 것일 테니!돈과 권력의 유혹을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우리 임 대표님의 말이 정말 맞습니다..” 우은찬은 뒤이어 “저도 여러분들을 그저 압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앗 참!! 혹시 두렵다면 지금 바로 자리에서 떠나시면 됩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 조직에 합류할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다들 망설였지만, 생각해보면 자신들에게 주어진 기회도 많아 보였다.모든 사람들은 속으로 자신이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큰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다. 누구도 자신의 실력이 열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시후는 의자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우은찬의 야심은 생각보다 매우 큰 것 같았다. 그는 이 자리에 모인 모두를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오게 만들기 위한 길을 닦으려는 것 같았다.하지만 은시후는 이런 것들에 별 관심이 없었기에 그저 앉아서 이들의 대결을 지켜볼 생각이었다.곧 짧은 수염을 가진 중년 사내가 몸을 일으켰다.그는 손바닥 만한 옥패를 손에서 만지작거렸다. “저는 장혁수라고 합니다. 우 대표님!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장혁수의 가문
“아마 기다려 보시면, 그 인위적인 것으로 인해 당신은 재앙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은찬은 미소만 지을 뿐 더 이상 대답을 하지 않았다.사람들은 모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궁금하여 참을 수 없었다.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장혁수는 긴장한 듯 허공을 쳐다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콰광!!”하는 굉음이 들려오더니, 곧이어 “쿵!”하는 소리가 났다. 광풍이 휘몰아쳐 주변의 산이 약간 흔들렸다. 임 대표는 웃으며 휴대폰을 꺼냈다. “조금 전에 푸시 알람이 떴네요,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산에서 누군가 고의로 폭발을 일으켜 규모 2.4의 지진을 일으켜 경찰에 체포됐다고 합니다..”장혁수는 얼굴이 온통 잿빛으로 굳어 졌고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그는 도술을 쓴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은찬은 이런 일을 미리 예견할 정도로 능력이 뛰어나 보였다.떨구었던 고개를 들고 장혁수가 말했다. “우 대표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제가 졌으니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옥패를 집어 들고 돌아섰는데, 임 대표가 그를 붙잡았다. “장 사부님! 규칙은 지키셔야겠지요? 시합에 나가서 겨루었으면 마땅히..?”“규칙은 무슨 규칙?” 장혁수의 얼굴에서 분노가 보였다.“조금 전 제가 설명드릴 때 이긴 자는 진 사람의 물건을 빼앗을 권리가 있다고 말씀 드렸지요.. 어서 사부의 물건을 우 대표님께 드리시죠! 그리고 모두의 앞에서 앞으로 우은찬 대표님을 존경하며 따를 것을 인정하셔야 합니다!”“개소리 하지 마! 이건 그냥 웃고 즐기는 연회일 뿐인데.. 내 법기를 빼앗으려고? 그리고 감히 나 더러 남을 존경 하라니, 지금 행복한 꿈을 꾸고 있군 그래?”장혁수는 노발대발하며 그들을 비웃었다. 그는 성격이 꽤 화통한데 남의 밑에서 굴복하며 살아가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그러자 우은찬은 손을 흔들고, 또 손을 내미는 행동을 했다. 그리고는 한 장의 부적을 꺼내, 손가락으로 허공에다 몇 번 그림을 그린 뒤
이태형은 이번 대결이 아니어도 어쨌든 유명한 사람이었기에, 우은찬의 말을 듣자 격분했다. “그게 무슨 말이요?”“이 대표, 잠시.. 내가 상대하지!”옆에 있던 배강민이 조용히 말하더니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막는 것이 너무하다고 탓하지 마시오.”배강민이 나서자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자리에서 박수 갈채를 보냈다.“배 사부님! 저 더러운 우은찬에게 매운 맛을 한 번 보여주십시오!!”“저 놈이 지금 우리 도술계를 감히 통폐합하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본때를 보여주십시오!! 저 놈이 우리에게 행패를 부리는 것을 용납하지 마십시오!”우은찬은 오히려 그를 차갑게 비웃으며 “하하.. 나에게 복종이 어렵다면 한 번 붙어 보실까요?”라고 비아냥 댔다.화가 치밀어 오른 배강민은 주먹을 쥐어 우은찬을 향해 날렸다. 배강민의 주먹은 마치 임꺽정이 살아난 듯 엄청난 힘이 실려 있었다. 보통 사람의 주먹에서 느낄 수 있는 힘이 아니었다.하지만, 우은찬은 “네까짓 게?”라며 배강민의 앞으로 바싹 다가와서 손을 뻗어 ‘탁!’하고, 노란 부적을 그의 머리에 붙였다.“저렇게 빠른 속도라니..?!” 송민정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마에 부적이 붙은 배강민은 마치 저주에 걸린 사람처럼 몸이 뻣뻣하게 굳어 움직이지 못하고 눈동자만 이리저리 돌리며 당황했다.우은찬은 흥분한 가슴을 가라앉히고 빙긋 웃더니 갑자기 배강민을 향해 큰 목소리로 호령했다.“엎드려!”“쿵!”배강민은 호령이라도 들은 듯 땅에 바짝 엎드렸다.“배 선생님!” 이태형은 숨을 급히 들이쉬며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주위의 군중들도 서로를 쳐다보며 모두 아연실색했다.이런 배강민이 반항할 여지도 없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다니?!배강민은 땅에 엎드린 채, 자신의 화를 주체하지 못했지만, 그의 몸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그 때문에 가까스로 입만 움직여 “이 개자식아! 이게 무슨 상술이야?!”라며 욕을 할 수밖에 없었다.“이 정도 실력으로 감히 나
배강민은 여전히 바닥에 엎드려서 개처럼 짖고 있었다. 수치스러움과 호흡 곤란 때문에 그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기에 죽고 싶은 마음까지 드는 배강민이었다.우은찬이 손을 내젓자 배강민은 갑자기 온몸이 나른 해졌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수치스러움으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허허.. 어떻습니까, 배 사부님? 패배를 인정하십니까?” 임 대표는 너털웃음을 지었다.배강민은 이를 악물었다. 어찌나 세게 물었는지 이빨 사이로 피가 배어 나올 정도였다. 그는 씁쓸하게 웅얼댔다. “인..인정하오..”배강민이 고개를 숙이고 패배를 인정하자,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해졌다.그러자 우은찬은 고개를 돌려 은시후를 바라보았다. “그 날, 네가 나에게서 대왕조개를 빼앗았지? 오늘 나의 도술 실력을 보고도 네가 감히 나에게 반기를 들 수 있느냐?”은시후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냥.. 한두 번 한 것 가지고.. 그걸 술법이라고 합니까??”송민정은 재빨리 은시후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은 선생님.. 자극하지 마시고 어서 그의 말을 따르겠다고 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상대는 우은찬 대표예요. 괜히 자존심을 앞세워 목숨을 잃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우은찬은 은시후의 말을 차갑게 비웃었다. “만약 네가 진다면 대왕조개를 돌려주고, 나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게!”은시후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도술을 겨루자고? 당신이 대체 뭔데 내가 당신과 겨뤄야 하지?”여러 사람의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 저놈은 대체 무슨 배짱으로 우은찬 앞에서 저런 미친 소리를 지껄이는 것인가? 정말 목숨이 아깝지 않은 건가?주위는 아무런 소리도 없이 적막하기만 했다.송민정도 은시후의 도발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은시후가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절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우은찬은 더욱 분노하여 은시후에게로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갔다. “내 평생 정말 많은 인간들을 보았지만
은시후가 끝까지 자신에게 굴하지 않자 우은찬은 냉소를 지으며 임 대표에게 말했다. “정말 살기 싫은 모양입니다.. 그럼 대표님께서는 향나무 가지 3개, 작은 향로 하나, 그리고 복숭아나무로 만든 목검 한 자루를 준비해 주시겠습니까? 그럼 제가 나머지는 알아서 하지요..”임 대표는 그의 말을 듣고 곧바로 재료들을 준비해 왔다.이윽고 우은찬이 향로에 향나무를 꽂자 맑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뒤이어 우은찬은 목검을 든 채로 중얼거렸다.그러자 옆에 있던 진원호는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이것은 마치 총탄 몇 개가 머리를 뚫고 지나가는 듯 고통스러웠는데, 그의 관자놀이는 끊임없이 널뛰기를 하는 중이었다.그는 참다 못해 “우 대표님!!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고통스러워야 하는 겁니까?”라며 신음했다.“선생님 댁의 음기는 굉장히 강합니다. 이것은 그저 시작일 뿐입니다.. 그러니 조금만 참아 보시지요!”우 대표가 그렇게 말하자 진원호는 어쩔 수 없이 엄청난 고통을 억지로 참아야만 했다. 그러나 참으면 참을수록 온몸이 불편했고, 이제는 속이 메스꺼워 구토를 하고 싶을 정도로 머리가 욱신거렸다.그러나 그의 가슴 한곳에서 순간적으로 강하고 따뜻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그의 심장을 감싸주었기에 진원호는 그 자리에서 쓰러지지 않았다.진원호는 ‘이..이것은 은 선생님께서 써주신 부적이 아닌가?’라며 속으로 놀랐다.우은찬은 진원호의 속마음을 알지 못한 채 물을 한 모금 머금은 채 ‘푸!!’ 하고 복숭아 목검에다 뿌렸다. 그리고는 목검을 휘둘러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를 베었다.우은찬의 목검이 연기를 베자, 진원호는 머리에 큰 타격을 맞은 듯했고 갑자기 ‘우욱!’하는 소리와 함께 목구멍에서 피를 토했다.“작은 아버님!!!!”진동오는 깜짝 놀라 후다닥 달려 나와 진원호를 부축했다.그의 얼굴은 잿빛으로 변했고, 말할 기운조차 없었다.“우 대표님!! 저희 작은 아버님께 무슨 일을 하신 겁니까?!!” 진동오는 다급한 목소리로 우은찬에게 소
은시후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은 어르신의 생명선입니다. 어르신 댁의 살기는 하늘을 찌를 듯 강했지요. 그런데 조금 전 우은찬이 쓴 도술은 어르신의 목숨을 사용해 그 살기를 없애는 방법입니다. 만약 이 빨간 줄이 어르신의 팔꿈치까지 뻗어 올라간다면, 그 때 어르신은 죽게 될 것입니다! 평생 선행을 하며 쌓아온 덕행으로 어르신 집안의 생명을 연장시키게 된 셈이지요.”진원호는 이 말을 듣자마자 깜짝 놀라 한 순간에 멍해졌다.진동오도 당황한 눈빛으로 주변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이 모습을 본 여러 선생 및 사부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진동오는 무릎을 털썩 꿇은 뒤 우은찬을 향해 외쳤다. “우 대사님!!! 제발 작은 아버님을 살려주십시오!!!”우은찬은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비웃었다. “이미 도술을 부렸는데, 어떻게 거둬들일 수 있겠나? 어리석기는.. 진원호의 강인한 생명줄로 자네 일가족이 모두 목숨을 구할 수만 있다면 나에게 감사해야 할 일 아니겠는가?”진설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한참 동안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고 있다가 은시후의 앞에 털썩 꿇어앉으며 절규했다. “은 선생님!!! 제발.. 제바..알.... 저희 아버지를 살려주세요!! 제가 부탁드립니다.. 흐윽..!”은시후는 그녀를 힐끗 바라보며 무표정한 얼굴로 답했다. “당신들이 날 믿지 않고, 우은찬의 이야기를 믿기로 했으니.. 이제 나와는 상관없는 일 아닌가? 왜 내가 당신들을 도와줘야 하는 거지?”진설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이를 악물었다. “만약 당신이 우리 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면, 어떤 요구라도 들어드리겠어요...!”은시후는 허허 웃으며 “난 너에게 별 관심이 없는데....?”라고 말했다.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한 진원호도 은시후 앞에 달려와 무릎을 꿇고 말했다. “선생님.. 제가 잠시 눈이 멀어 이렇게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이게 모두 진동오 저 죽일 놈이 절 현혹시키는 바람에 이렇게 된 것입니다!!!”라고 울부짖었다.말을 하면서 진원호는 단숨에 진동오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