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천명의 사심 없는 태도는 모든 주주들로 하여금 그를 경외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주식시장은 늘 급변하기 때문에 내부정보만 파악하면 누구나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제거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내부자 거래이다. 예를 들어, 상장 기업이 규모가 더 큰 다국적 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원한다는 뉴스가 발표되면 상장 기업의 주가는 의심할 여지없이 급등할 것이다! 일반인들은 해당 회사의 내막을 모르기 때문에, 내부자 거래의 기회를 잡을 수 없지만 상장사 임원들은 심도 있는 협력 협상 과정에서 관련된 내막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회사 주식을 주가가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고의로 대량 사들였다가, 소식이 알려지고 주가가 오른 뒤에 고가에 팔면 큰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사람들은 매우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이것은 명백한 금융감독원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내부자 거래이기 때문에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엄청난 이익 앞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선택하기도 했다. 사실, 상장된 그룹이 이와 같은 내부의 비정상적 추세를 억제할 수 있는지 여부는 그룹이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는지 여부의 핵심이기도 했다.그런데 송천명은 모든 사람이 내부 거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이룸 그룹에서 누구도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표했다. 따라서 그는 모든 사람이 정당한 방식으로 돈을 벌게 할 것임을 발표한 것이다. 이 말을 통해 그는 사람들에게서 그의 위엄을 높일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이룸 그룹의 취재 현장은 이미 각계각층의 초청 언론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룸 그룹 회장인 송민정이 일본에서 실종된 사실을 알게 된 후, 이룸 그룹의 최근 상황에 대해 모두가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모두가 그녀의 수색 및 구조 진행 상황과 이룸 그룹의 앞으로의 대응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언론은 이 상황에 대해 워낙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
헬기에는 소이연과 엘에이치 그룹의 여러 승무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후는 헬기가 먼저 그들을 버킹엄 호텔로 데려가도록 했다.안세진은 이미 소이연과 다른 엘에이치 그룹 승무원이 머물 수 있도록 최상층에 객실을 몇 개 준비해 두었다.시후는 아직 그들을 100% 신뢰하지는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안세진에게 이들을 계속해서 감시할 것을 요청했다.소이연을 포함하여 버킹엄 호텔에서 지내게 될 모든 사람들은 식사와 숙박을 포함한 포괄적이고 세심한 체크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시후가 당분간 외부와의 연락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 안의 모든 전화 등 통신 수단이 모두 차단되었다.소이연은 시후가 여전히 자신을 경계할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딱히 이견이 없었다. 소이연과 다른 사람들이 호텔로 옮겨간 후 시후는 송민정과 하시모토 쿠사토를 헬기에 태워 이룸 그룹으로 데려갔다.이때 이룸 그룹에 있던 송천명은 막 이사회를 마쳤고, 회의가 마무리되자 모두에게 말했다. “그럼 모두 사무실로 돌아가서 10분 정도 쉬고 계세요. 10분 후에 우리는 기자회견을 열 겁니다."그러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고, 송천명도 부회장 사무실로 돌아갔다.송영예는 자연스럽게 그의 뒤를 따랐다.아버지와 아들은 송민정의 회장실을 지나치다가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멈췄다.송천명은 문에 기재되어 있는 이라는 세 글자를 보고 기대감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기자 회견 촬영을 마치면 바로 이 회장실로 이사해야겠다..! 송민정의 사무실은 크기가 클 뿐만 아니라 한강이 바로 보인단 말이지.. 그 거대한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한강 전망이 얼마나 멋진지.. 내 사무실에서 보는 것 보다 몇 배나 좋은 지 몰라..!’ 이렇게 생각한 송천명은 송영예에게 말했다. "영예야, 잠시 내 사무실로 와라.”“네 아버지.”부자는 송천명의 부회장 사무실로 들어갔고, 송천명은 이렇게 말했다. "아 참, 안세진 부장이 연락 왔던데.. 은시후가 우리 기자 회견에 올 거라
송민정을 찾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 질수록 송천명은 더 마음이 놓였다. 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송민정의 생존 가능성이 점점 줄어든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송영예는 그의 아버지만큼 쿨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의 옆에 서서 낮은 목소리로 초조하게 물었다. “아버지.. 그런데 은시후 그 자식이 지난 번에 한 행동들을 보면 쉽게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러니 절대 단서를 찾지 못하게 해야 해요..”송천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우리 두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절대 단서를 찾지 못하게 잘 숨겨두는 거다.”"그런데 아버지, 아무래도 요 며칠 동안 마음이 좀 불안해요.. 송민정은 어디로 간 건지 두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잖아요.. 시체도 확인하지 못했고요..”"내 생각에 송민정은 이미 죽었을 거야~ 그저 아직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다! 하하하!!”“어떻게 그걸 확신하세요 아버지?”송천명은 침착하게 말했다. "왜냐하면 실종이 된 후에 12시간 안에 발견되지 않으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사람을 찾을 가능성은 희박 해진다. 그런데 24시간 이상 걸리면 찾을 확률은 적어도 절반으로 줄어들 거야. 48시간 이상 걸리면 그 사람을 찾을 확률은 아마 25% 미만으로 줄어들 거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람을 찾을 확률은 점점 희박해질 뿐만 아니라, 생존율도 점점 줄어들지." 이에 대해 송천명은 다시 말했다. “그래, 너도 네이버에서 실종자 관련 검색어들을 본 적이 있지 않니? 집 밖에 나갔다가 갑자기 사라지고.. 일부 사람들은 특정 장소로 이동했다가 사라지기도 한다고.”송영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검색어나 기사들이 가끔 있긴 하죠..”송천명은 계속해서 말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사람을 빨리 찾을 수 없다면, 결과는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 곳곳에서 네티즌들이 그들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안타까운 소
따라서 지금은 그가 서울에 있지만 송천명의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시후와 사람들이 탄 헬기는 이미 이룸 그룹의 사옥 근처에 착륙했다..! 시후는 하시모토 쿠사토의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는 것을 듣고 손을 뻗어 휴대폰을 살펴보았고, 액정에 세 개의 한자로 ‘송천명’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일본에서는 사람의 이름을 거의 모두 한자로 기재하기 때문에, 하시모토 쿠사토는 송천명의 이름을 쓸 때도 한자를 사용했다.송천명이 전화를 걸어온 것임을 확인한 시후는 즉시 하시모토 쿠사토에게 말했다. “살아남고 싶다면 내 말을 따라. 그렇지 않으면 널 오늘 개 사육장으로 보내 잘게 썰어 개 밥으로 주겠어. 알겠어?”하시모토 쿠사토는 거듭 고개를 끄덕이며 애원하듯 말했다. “그.. 제발 제 목숨만 살려 주시면 뭐든지 하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차갑게 말했다. “그럼 송천명의 전화를 받아. 근황을 물어보면 아무런 문제 없다고 알려주고. 아직 일본에 있다고 말해! 알겠어?!”하시모토 쿠사토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모습을 본 시후는 그가 자신을 속일 배짱이 없다는 것을 알고 그에게 전화를 건네며 차갑게 말했다. “자, 그럼 전화 받도록 해!”하시모토 쿠사토는 감히 지체하지 않고 전화를 받은 뒤 곧바로 응답 버튼을 눌렀다. 드디어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렸고, 송천명은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감격스럽게 말했다. “어휴~ 부회장님~ 너무 오랫동안 전화를 안 받아서.. 무슨 일 있는 줄 알았지 않습니까?”하시모토 쿠사토는 황급히 시후의 지시에 따랐다. "아휴.. 지금 회의 중이라 전화를 받으러 회의실을 나가느라 좀 늦었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송천명은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별 일 없지요~ 그냥 일본 상황이 좀 어떤 지 궁금해서 전화 걸었던 것이라.. 송민정에 대한 소식은 따로 없습니까? 경찰청에서는 아직도 찾고 있는 겁니까?”하시모토 쿠사토는 먼저 이렇게 답했다. "송민정 회장에 대한 소식은
아침 9시...이룸 그룹의 주식 거래가 갑자기 중단됐다.주식 거래 정지는 거래 정지를 의미했다. 이 순간부터 이룸 그룹의 주식은 봉인되고 거래가 재개될 때까지 오르거나 내리지 않을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거래 정지를 하려면 이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이룸 그룹이 거래 정지를 신청한 이유는 그룹에 곧 발표할 주요 문제가 있기 때문이었다. 금융위에서는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를 도입하여 임원 및 주식의 10%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 등이 일정 규모 이상의 주식을 매매하려면 30일 전에 공시해야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내부자 거래 및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예전에 카카오는 국내 A주 상장을 완료할 때 소위 말하는 우회상장을 통해 주식시장에 발을 딛었다. 더 간단하게 말하자면, 금융감독원 또는 일반 상장 채널의 상장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상장하는 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우회 상장을 하는 것이다.카카오가 우회를 통해 상장을 선택한 이유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카카오는 비상장 기업이었고 시장에서 빠르게 기업 가치를 상승시킬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당시 카카오가 우회 상장을 통해 상장할 것을 결정했을 때 모든 주주들은 카카오가 기업공개를 위해 어떤 상장사를 사용할지 추측하고 있었다. 우회의 대상 기업을 미리 알 수 있다면 그 회사의 주식을 미리 사서 우회 상장이 성공하면 주가 상승을 이용해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일반적으로 회사 내에서 일급 비밀 정보이며, 절대적인 대표만이 알 수 있으며 절대 외부에 사실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회사 주식을 일시적으로 거래 중단한다고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카카오가 은밀하게 상장될 것임을 알았다..! 이룸 그룹의 현재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리더가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회장이 인수하는 회사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으며, 이는 회사에 확실히 호재이므로 이러한 사실은 발표하기 전에
결국 시후는 국내에서 강림신으로 알려지는 유명인이기 때문에 송영예는 감히 그를 조금도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 시후가 혼자 오는 것을 보고 송영예는 서둘러 그에게 정중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오셨습니까??!”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의 사과와 함께 말했다. "영예 씨, 죄송합니다.. 송민정 회장을 찾는 일에 최선을 다했지만..." 시후는 일부러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을 했을 뿐 결과는 확실하게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송영예는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아무래도 은시후는 송민정의 행방을 전혀 찾지 못한 것 같군.. 하하핫! 이제 귀국 했으니, 포기하고 계속 찾아 헤맸겠지.. 이로써 아버지와 난 비로소 안심할 수 있게 되었어!!’ 송영예는 속으로는 은밀히 행복했지만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매우 고통스러운 척하며 감사한 듯이 말했다. “은 선생님.. 민정이의 일로 일본에서 특별히 시간을 보내시고 많은 노력도 하셨는데 저희 이룸 그룹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정이가 정말 떠난 거라면.. 아마 하늘에 있는 민정이의 영혼도 은 선생님의 진심에 감동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시후는 송영예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영예 씨.. 아직도 난 마음 속으로 작은 환상을 품고 있어요.. 때로 사람들은 언젠가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할 때가 있죠.. 만약에 어느 시점에서 갑자기 송민정 회장이 우리 앞에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모두에게 행복한 상황이지 않을까요..??"시후의 말을 들은 송영예는 꿀 먹은 벙어리 같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고, 불편함을 느꼈다. 그는 마음속으로 욕을 참을 수 없었다. ‘뭐?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하라고?? 그런 기적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아야지..! 송민정은 내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게 나을 거야. 나는 송민정의 시체를 보고 싶지도 않으니까. 그렇지 않으면 내가 송민정의 시체도 확인해야 하고, 장례식까지 준비해야 하지 않겠어..? 이건 돈 낭비일 뿐만 아니라, 내가 모든 사람들 앞에서 슬픈 척해
여비서가 말을 마치자 청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12명이 넘는 이룸 그룹 이사들이 옆문으로 차례로 들어왔다. 시후는 앞에서 걸어 들어오는 사람들은 몰랐지만, 마지막 두 사람은 송영예와 그의 아버지 송천명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송천명은 마지막으로 입장했지만 연단의 가장 중간 자리는 그를 위해 비어 있었다. 무대에 오른 그는 바로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그가 자리에 앉자마자 1열 VIP석에 앉아 있는 시후가 보였다. 시후를 보고 송천명은 송영예와 마찬가지로 약간 긴장했다. 그는 양심의 가책이 있었고, 언젠가는 자신의 행동이 드러날까 매우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시후는 그의 마음 속에 가장 큰 위협이었기 때문에 그는 시후가 두려웠다. 언젠가 그의 비밀이 폭로된다면, 그는 경찰이 그를 찾아오는 것은 두렵지 않았지만 시후가 혹시라도 자신의 죗값을 치르라고 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시후와 눈이 마주쳤을 때 송천명은 아부하는 듯이 고개를 살짝 흔들며 목례를 했다.그러자 그를 보며 시후도 미소를 지었다.시후의 미소는 송천명의 마음 깊은 곳의 긴장을 많이 풀어주었다. 그러자 그는 앞에 놓인 탁상 마이크를 켜고는 인사를 했다. "귀빈 여러분, 주주 여러분, 그리고 참석한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송천명입니다. 저는 이룸 그룹의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송민정 회장이 일본에서 사고를 당했고 임시로 이사회에서 송민정 회장을 대신하여 의장 대행으로 임시 선출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사회에서 의장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잠시 송천명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 아무래도 송민정 회장이 겪은 사고로 저와 이사진들은 모두 비통함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 측에서도 조속히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고 송민정 회장의 행방을 밝혀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하루라도 빨리 행복한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송천명은 잠시 말을 멈추고 표정을 바꾸며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시
이제 송천명이 직접 인정했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사실이 되었으며 공식적으로 뉴스와 기사로 발표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시후가 갑자기 입을 열어 물었다. "송천명 부회장, 송민정 회장은 지금 실종됐을 뿐이고 그녀의 사망에 대한 확인된 소식은 없습니다. 그럼 하나 묻고 싶은데요. 언젠가는 송민정 회장이 무사귀환하기를 바란다고 하는데.. 그럼 그녀에게 회장의 자리를 돌려주실 겁니까..?”송천명은 원래 오늘 매우 간단하게 권력을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더욱이 자신이 이사진을 통째로 장악했으니 나머지는 대외공시일 뿐, 그런 상황에서 또 누가 물의를 일으킬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순간.. 시후가 갑자기 자신을 공격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속으로 매우 화가 났지만 여전히 매우 정중하게 말했다. “아..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 이사회는 오늘 회의와 토론을 통해 이미 기본 원칙을 결정했습니다.. 제가 이사회에서 의결을 거쳐 정식으로 이룸 그룹의 회장직을 잠시 맡게 되었지만.. 사실은 송민정 회장이 저보다 회장 후보로는 훨씬 더 적합할 겁니다.." 그러면서 송천명은 계속해서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니, 여기서 모두에게 엄숙히 선언합니다.. 송민정 회장이 무사히 돌아오게 된다면, 저는 반드시 회장직을 가능한 빨리 송민정 회장에게 넘길 것입니다..! 아무래도 회장으로 가장 적임자는 송민정 회장이 아니겠습니까?!"그러자 모두가 박수를 보냈고, 송천명의 말을 통해 그의 비전, 성품이 모두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송천명이 모두의 박수갈채를 자랑스럽게 받아들일 때, 시후는 이렇게 말했다. "송천명 부회장이 자신의 입으로 직접 그렇게 말했으니, 회장직은 송민정 회장이 돌아오면 반드시 직접 돌려주시길 바랍니다.”시후의 공격적인 모습을 본 송천명은 매우 짜증이 났고, 속으로 욕을 했다. ‘젠장..! 은시후 저 자식 오늘 미친 건가..? 저 거지 같은 자식..! 송민정에게 회장직을 다시 돌려주라니.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