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묵은 원래 송민정이 일본에 협력을 위해서 출장을 간 것이고, 이번에 이 사건을 겪었기 때문에 앞으로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차라리 해외 진출 계획을 포기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는 손녀 민정이 Nippon Steel로부터 이렇게 유리한 계약을 따낼 수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Nippon Steel은 세계 철강산업의 선두주자로, 해당 업계에서는 영향력이 굉장히 큰 회사였으며, 입김이 꽤 큰 회사였기 때문이다. 이룸 그룹 같은 회사가 이와 같은 기업과 협력하려면 늘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했고, 토지 계획을 비롯한 주변 지역 관계까지 정리하고 미리 계획을 짠 다음 Nippon Steel의 직원들을 초대하여 비즈니스 협력에 관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이는 마치 자신의 집안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손님을 초대한 뒤 자신은 남의 집으로 달려가 며칠간 머무는 것과 같다. 이렇게 손님을 대하는 태도는 굉장히 겸손해 보이는 것 같지만, 사실 굉장히 불평등한 태도였다. 이처럼 불평등한 협력이 많으면 많을수록 계약이 불평등하게 체결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일반적인 계약들 중 하나는 바로 많은 돈을 지불하고, 적은 혜택을 받는 반면, 상대방은 적은 금액을 지불하고 큰 이익을 얻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송민정이 실제로 이룸 그룹과 Nippon Steel의 균형을 뒤집어 오히려 상대방이 더 많은 돈을 내고 적은 돈을 가져가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그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이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꿈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들은 감히 송민정에게 직접 질문을 하지 못하고 서로 귓속말만 할 뿐이었다. 이윽고 나이 많은 이사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말했다. “회장님.. 제가 아는 한 Nippon Steel은 지배지분을 한 번도 줄인 적이 없는데요.. 혹시 상대방이 회장님께서 언급한 계약을 이행한다고 한 것인가요..? 혹시 이 계약에 숨겨진 조항이나 도박처럼 베팅을 한 것은 아니신가요..?”실제로 계약에서 일어나는 함정 조항과 같
계약서를 보자 모두들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것은 실제로 정식 계약서이며 조건이 명확하고 모호한 조건이 없으며 숨겨진 비즈니스 위협이 없었다. 마지막에는 Nippon steel의 공식 인장과 와타나베 신카즈의 친필 사인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실제 유효한 계약이었다. 이를 보자 모두가 기뻐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사진 중 한 사람은 흥분하여 말했다. “아이고!! Nippon steel이 이렇게 양보하여 계약을 맺는 건 처음 봤습니다..! 이건 정말 전례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송 회장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회장님이 이렇게 나서셔서 우리 기업의 가치가 더 높아지게 되었습니다!!”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이에 동의하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송민정 회장님께서 이렇게 유리한 계약을 따내셨네요.. Nippon steel이 생겨난 뒤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소식을 대중에 알리면 분명 우리 기업 주가는 엄청나게 급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자 또 다른 이사가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일단 회장님의 무사귀환 소식이 언론에 공개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이것은 굉장히 좋은 소식이고, 이제 Nippon steel과 계약도 맺었으니 이 소식도 대중에게 알려지면 두 가지 호재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우리 그룹의 주식 거래가 재개되면 분명 따따상을 칠 겁니다..! 그룹의 시장 가치는 적어도 3-40% 증가할 수 있어요!""회장님, 이번에 이룸 그룹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셨습니다!"송민정은 이때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이번 Nippon steel과의 계약은 전적으로 은 선생님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Nippon steel의 와타나베 신카즈 회장 역시도 은 선생님 때문에 이렇게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거든요. 따라서 모든 것은 은 선생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진심으로 말했다. “그리고, 은 선생님.. 이 모든 것이 선생님 덕분이에요..
이 말을 들은 시후는 조금 놀라며 물었다. "예? 왜 9일이 지났는데, 집으로 돌려보내지 않았죠? 제가 7일 동안만 지내게 하라고 말하지 않았던가요..?”이화룡은 다소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그게.. 제가 생각할 때는.. 이 일은 모두 선생님께서 고개를 끄덕여야만 제가 처리할 수 있는 것이라서.. 제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서요..”옆에 있던 안세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화룡!! 아직 왜 고모님을 돌려보내지 않은 거야!! 그 분은 성격이 굉장해서 아마 돌아가면 너에게 복수할 지도 모른다고! 앞으로 몸 사려 알겠어?!”이화룡은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 그게.. 제가 그래서 연락 드리려고 했는데, 은 선생님께서 일본에서 송민정 회장님을 구하러 가셔서 너무 바쁘실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돌아 오시면 이야기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그럼 일단 집으로 돌려보내요.”이화룡은 서둘러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지금 준비하겠습니다."이때 안세진이 시후에게 말했다. “도련님.. 아무래도 제 생각에는 도련님이 한 번 방문하셔서 고모님께 이틀 간 풀어주지 않은 것은 도련님의 의도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고 혹시라도 그룹에 돌아가신다면, 틀림 없이 이화룡에게 복수를 할 겁니다..”이화룡은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복수를 한다고요..? 나에게?! 고모님을 이곳으로 보내주세요! 나 이화룡은 이미 한 번 죽었던 목숨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안세진은 손을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너는 고모님의 스타일을 몰라. 고모님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면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스타일이야! 그리고 다양한 방법을 가지고 있어! 그러니 네가 그녀를 화나게 하면 그녀는 너뿐만 아니라 네 가족과 친구까지 포함하여 복수를 할 거라고!”이 말을 들은 홍우는 조금 긴장했다. 하지만 그는 시후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깨물며 말했다.
"그리고 너희 은시후 졸개들아! 나를 내보내 달라고!! 내가 나가면 너희들과 하나씩 제대로 빚을 갚아 줄 거야!! 진짜 나 은소리가 멍청인 줄 알아? 그러니 빨리 나가게 해줘!!! 문 열라고!!" 은소리는 소리를 너무 많이 질러서 목이 말라 기침을 계속 해댔다. “콜록 콜록!! 야아!! 이 미친 놈들아!! 나를 내보내 달라고!! 안 그러면 너희가 영원히 다시 태어나지 못할 정도로 처참하게 죽여줄 거야! 그 때 가서 내가 히스테리를 부린다고 욕하지 마!!” 물론 은소리가 성격이 좋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렇게 좁은 곳에서 9일 동안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못해 완전히 쓰러질 지경이었다. 게다가 이곳은 환경이 열악했기 때문에, 겨울에도 벽에 곰팡이가 엄청나게 많이 피어 있었고, 냉난방 시설이 따로 없어 매일 축축한 이불에 싸인 침대에 누워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 그녀는 이곳에 갇힌 첫 날부터 7일만 지나면 탈출할 날을 고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7일이 지났음에도 이화룡은 그녀를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은소리에게 이 일은 분노일 뿐 아니라 지독한 공포를 느끼게 만들었다. 그녀는 시후가 갑자기 7일의 기한을 무효화한 다음 자신에게 명확한 날짜를 주지도 않고 계속 가둬 둘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그녀는 이웃과 경찰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시후와 시후의 부하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가능한 한 빨리 풀려날 수 있도록 매일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 욕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화룡이 어제 이웃들을 모두 옮겨 버렸다는 것을 몰랐다.이화룡은 이곳의 주인까지 포함해 총 30가구를 은소리만 빼고 모두 5성급 호텔에서 공짜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래서 은소리의 고함에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은소리의 목소리가 쉴 때까지 아무도 그녀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심지어 이웃이나, 경찰도 마찬가지였다. 극도의 우울에 빠진 은소리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멀리 계신 아버지 은 회장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다. 영상이 연결되자마자 은소리는
은소리는 이런 힘든 나날을 계속 겪고 싶지 않았다. 혹시라도 정말 몇 개월 뒤에 그룹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것은 그녀를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은 회장은 딸을 위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알았다.. 일단 화를 내지 말고 며칠만 더 기다려봐. 시후가 그래도 여전히 너를 놓지 않으면 내가 직접 전화해서 너를 돌려보내라고 하겠다.”은소리는 당연히 속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기에 감히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버지의 눈에 은시후가 현재 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결국 은시후가 고선우의 딸 고은서와 정말 결혼하면.. 그들의 재산은 은시후가 상속하게 되겠지.. 그럼 우리 그룹에 큰 도움이 될 거야..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의 눈에 나는 그렇게 중요한 인물이 아니겠지.. 은시후와 어떻게 비교대상이 되겠냐고..? 하아.. 그러니 그저 이를 갈고 속으로 화를 삼킬 수 밖에 없어 지금은..’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알았어요 아빠, 알았다고요... 그럼 며칠만 더 참고 기다릴 게요. 만약 은시후가 3~5일이 지나도 날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해주세요...!!" 그녀는 말하면서 코가 막히며 다시 흐느껴 울었다.은 회장은 다음과 같이 위로했다. “소리야, 걱정 마라.. 3일만 더 기다려 봐! 3일 뒤에도 널 그룹에 돌려보내지 않으면 이 아빠가 직접 전화해 주마!”은소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 그럼 끊어요...""알았어, 끊자."영상통화가 종료되자 은소리의 눈에서 눈물이 더 이상 멈추지 않고 뚝뚝 떨어졌다.그 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은소리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후다닥 문을 열었다..! 문 밖에 있는 사람들을 똑똑히 보기도 전에 그녀는 소리를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멍청한 새끼들아!!! 나 언제 풀어줄 거냐고!!”시후는 칙칙한 피부와 부은 눈을 한 은소리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고모, 날씨가
이화룡은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은 선생님, 시키실 것이 무엇입니까?"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 고모가 아직 이곳에서 며칠 더 머물러야겠어요.. 그러니 이 기간동안 계속 고모를 엄격하게 감독하도록 하세요. 모든 제한 사항은 지난 번과 같아요.”이화룡은 서둘러 물었다. "은 선생님, 그럼 며칠을 말씀하시는 건가요?”시후는 잠시 생각하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일단.. 또 일주일로 하시죠. 일주일 후에 또 다시 보고 고모가 화가 나 있으면, 치료를 좀 해야 할 것 같아요.”이화룡은 미소를 지었다. “예 알겠습니다!”시후는 이렇게 생각했다. ‘고모는 자신이 LCS 그룹의 자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이런 곳에 오면 마치 왕후가 지방 소도시에 행차한 것처럼 행동하고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어. 그리고 여전히 고집불통이니까 내가 이렇게 무자비하다고 비난할 수 없어.. 내가 더 강하게 당신을 대하지 않는 걸 고마워 하라고!’시후의 말을 들은 은소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 해졌다! 그러자 그녀의 말투는 순식간에 부드러워졌고, 그녀는 숨이 막혀 애원했다. “시후야! 이러면 안 돼! 나는 지난 9일 동안 고문을 당했어.. 내가 지난 9일동안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아니? 나는 밥도 제대로 못 먹었어?! 그리고 폼클렌징도, 마스크도, 아이크림도 아무 것도 못 했다고...! 지금 피부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돌아가면 회복하는데 적어도 한 달은 걸릴 것 같아. 그런데 여기서 7일을 더 가두면 내 피부가 어떻게 되겠어?!”시후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고모.. 고모는 내가 왜 고모를 이곳에 머물게 했는지 아직도 제대로 알지 못하신 것 같아요.. 고모를 이곳에 머물게 한 것은 고모가 그 안 좋은 성격을 좀 내려 놓고 화를 다스리는 법을 배우도록 한 거예요. 그러니 이 일을 할 수 있으면 제가 고모를 그룹으로 돌려보내 드릴 게요. 하지만, 변화가 없으면 변화할 때까지 머물게 해드리죠. 그리고 그게 다예요! 그러니 나
은소리는 정말 확신했다. 그녀는 여전히 마음 속으로 시후를 증오하고 있었지만, 시후가 말하는 것을 듣고 감히 시후와 흥정을 계속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녀는 이미 시후의 성격과 행동 스타일을 자신이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이곳은 시후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영역이고, 자신의 아버지는 이제 만날 것을 기대하고 있기에 이것을 견딜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자신이 그것을 감당할 수 없다면, 이곳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마음속의 분노와 불만을 억누르며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 그럼 난 첫번째를 택하겠어..”시후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 이화룡을 향하여 말했다. “이화룡 씨, 들으셨죠? 그럼 일주일 동안 앞으로 부하들에게 엄격하게 감시하라고 하세요. 그리고 더 이상 고함, 욕설 등을 하지 않는지 파악하라고 하세요. 만약 이런 일이 있으면 최대한 빨리 나에게 알려 주시고요!"이화룡은 서둘러 똑바로 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 “예 걱정 마십시오! 제가 잘 감시하겠습니다!”시후는 짧게 답하고 다시 말했다. “만약 행동을 잘 하면 일주일 뒤에 바로 보낼 것이며 저에게 묻지 않아도 됩니다.”"알겠습니다..!”시후는 다시 은소리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럼 고모가 알아서 잘 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고모를 이곳에 둔 건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은소리의 말을 듣지도 않고 돌아서서 나갔다.은소리는 속으로 몹시 화가 났지만 감히 불만을 표출하지 못했다. 그녀는 시후의 부하들이 그녀를 다시 힘들게 할까 봐 감히 소리를 지르지도 못했다.장소를 떠나면서 이화룡은 시후에게 고마워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잘 처리했어야 하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이화룡은 마음 속으로 정말 당황스러웠다. 시후는 원래 은소리를 7일 후에 풀어주라고 했지만, 7일이 지난 후 자신이 직접 풀어주지 못해 시후가 돌아오면 보고하기만을 기다렸다 고모를 풀
결국 소이연과 같은 핵심 죄수의 탈출은 아마도 일본 경찰청, 일본 자위대 및 전체 일본 국민에게 용납되지 않을 것이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이토 나나코의 목소리가 들렸다. "시후 군, 서울에 도착하셨나요?"시후는 "네, 어떻게 알았죠?"라고 웃으며 말했다.나나코는 미소를 지으며 "저는 한국의 뉴스를 팔로우하고 있는데, 일부 언론이 민정 언니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거든요~ 민정 언니가 이미 한국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시후 군이 도착한 것이 틀림없죠!"시후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아침에 막 도착해서 바로 그룹으로 달려가느라.. 미안하게도 연락을 못 했어요..”나나코는 미소를 지었다. "시후 군은 저에게 이렇게 예의 바르게 대하지 않으셔도 돼요. 할 일이 있으니 바로 연락하실 필요가 없죠. 끝나고 알려주셔도 돼요."시후는 마음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나나코는 정말 부드럽고 사려 깊은 여자야.. 앞으로 이런 여자와 결혼하면 평생 축복이 될 텐데..’ 그는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몰아냈다. "나나코, 도쿄 별 일 없죠?”“있어요.”이토 나나코는 이렇게 말했다. "어제 밤 도쿄에서 큰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이전에 마츠모토 그룹을 다 몰살시킨 범죄자 소이연이 감옥에서 탈출했다고 하더라고요..! 이 사건은 어제 오후에 발생했어요.. 그녀는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하네요.. 경찰청과 자위대가 미쳐 날뛰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그녀의 행방을 쫓고 있어요.. 이 사건은 일본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도쿄 경찰청장은 오늘 아침 이미 책임을 지고 사임했고.. 도쿄 국토안보국 고위 간부인 아버지의 친구가 개입하여 도쿄 경찰청을 맡게 되었다고 했어요.”이 말을 들은 시후는 남몰래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아무래도 이 도쿄 경찰청은 정말 운이 없는 것 같아 보였다. 이 사건으로 엘에이치 그룹과 자위대 최고경영진이 은밀히 거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소이연이 지난 번에 탔던 배의 선장의 진술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