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지는 서둘러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다시 물었다. “그런데 할아버지, 아니면.. 제가 그 분을 만나러 잠시 해외로 가면 안 될까요?”"그럴 필요는 없을 거다." 박진하가 말했다. "그 분은 박청운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계시고 엄청난 초자연적 능력을 갖고 계셔. 동의하신다면 그녀에게 네 생일과 생년월일을 알려주고, 묻고 싶은 것을 간략하게 말해 줄 거다. 그러면 돼.”“그렇게 간단하게 된다고요?”라고 소민지가 물었다.박진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괘나 사주 같은 경우에는 우리 조상들이 오랫동안 믿고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까. 지금은 해외라 박청운 선생님과 연락하기가 쉽지 않을 거다. 그러니 조금 기다리도록 해. 시간이 되면 여쭤보고 알려 주마.”“네 할아버지 부탁드려요~”…….이때 시후는 이미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다.윤우선은 다리가 부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목발을 사용하여 부엌에서 그를 도왔다. 음식 준비에 분주하게 움직인 뒤 윤우선은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 아끼는 은 서방.. 내가 요리를 해주어야 하는데.. 다리가 불편해서.. 혼자 요리하느라 고생 많이 했네.. 정말 미안하네..”시후는 살짝 웃었다. "장모님,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셔도 돼요. 어차피 할 일이 없으니 집안일 좀 해야겠어요." 그리고 그는 윤우선에게 이렇게 말했다. "곧 유나 씨와 아버님이 오실 거예요. 제가 국을 좀 끓일게요. 돌아오면 저녁 식사를 하시죠.”윤우선은 서둘러 말했다. "그래 은 서방, 수고해줘서 고마워. 내가 재료 손질은 할게.”시후는 최고의 음식을 준비했고, 아내 유나와 장인 어른 김상곤도 차례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유나는 돌아오자마자 시후에게 흥분해서 말했다. "남편, 오늘 엠그란드 그룹의 이태리 부회장님이 저에게 전화를 해서 엠그란드 그룹에서 건설 중인 6성급 호텔이 곧 완공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실내 장식 디자인이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고요!""정말요
이 말을 들은 윤우선은 놀라 소리쳤다. "맙소사! 최소 입찰이 100억은 되는 대형 프로젝트라고..??! 너무 무섭다아~!!”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이게 뭐가 무서워요 엄마? 이 정도로 놀라시면 안 되죠~ 국제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들은 건물 외관 디자인 비용으로 수천 억을 받아요 엄마~”윤우선은 그녀의 가슴을 쓸어내리며 서둘러 물었다. "유나야, 그럼 이 프로젝트를 맡을 계획이니?"유나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물론.. 저도 맡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지금은 제 회사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요.. 그런 프로젝트를 맡아 입찰에 참여 한다면 상대 회사와 경쟁이 될 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만약 입찰에 참여할 생각이라면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도 많고.. 아마 혼신의 힘을 다해 입찰 준비를 해야 할 걸요...?" 그러자 유나는 다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엠그란드 그룹이 규모가 꽤 커서.. 제가 참여하고 싶어도 프로젝트를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이네요..”윤우선은 깜짝 놀랐다. "디자인.. 하는 거 모두 컴퓨터를 써서 하는 거 아니니? 그런데 왜 프로젝트를 소화할 수 없다고 하는 거야?”"엄마, 아무리 컴퓨터로 디자인을 하는 세상이라고 해도 엄마가 생각하는 만큼 간단하지 않다고요~ 이번 프로젝트는 수십 만 ㎡의 면적에다 10여 개 이상의 객실 유형과 여러 종류의 레스토랑을 디자인 해야 하고, 거기다 레저 및 엔터테인먼트 공간에다 관리 사무실 및 보안 관리실까지 모두 디자인 해야 해요.. 그리고 화재 예방을 위한 소방 시설 계획까지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 적으로 디자인 볼륨이 굉장히 커요.. 이렇게 큰 규모의 건축 디자인은 마치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드는 것과 같죠.. 보통 사람들은 그림을 그릴 사람들을 모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1초짜리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20장의 그림이 필요하대요.. 그러니까, 1시간 30분짜리 애니메이션 영화의 경우 최소 수만 장, 심지어 수십만 장의 그림이
시후는 이미 속으로 이태리 부회장에게 연락하여 조용히 유나에게 프로젝트를 넘기기로 결심했다..! 엠그랜드 그룹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으니, 아내가 이번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자 자연스럽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유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유나 씨, 이제는 고민에만 쌓여 있지 말고 준비에만 집중해요. 나는 당신이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네 알겠어요!" 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반드시 열심히 노력해서 이 프로젝트를 따내겠어요!” 식사 후 유나는 회사로 돌아갔고, 시후는 방으로 돌아와 이태리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이태리 부회장이 말했다. “회장님, 혹시 입찰 건 때문에 전화하신 겁니까?”“하하.. 네 맞아요.”"회장님, 사실 이번 엠그란드 호텔 건축 디자인을 입찰이 아니라 직접적인 방식으로 사모님의 회사에 맡기고 싶었지만, 직접 작업을 맡기면 아무래도 의심을 하실까 걱정이 되어 입찰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따라서 사모님의 회사가 내부입찰을 통해 이 프로젝트를 맡게 하는 게 좀 더 자연스러워질 것 같아서요.”"부회장님께서 이 문제에 대해 굉장히 깊게 생각하셨네요, 그리고 고민도 많이 하신 것 같고요.. 안 그래도 이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전화했습니다. 제 생각도 부회장님 생각과 동일합니다. 유나 씨가 정상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도록 해주세요. 그러면 아내의 회사가 프로젝트를 따게 될 것이고 그럼 아내가 공평하게 입찰을 따냈다고 알게 만드는 것 만으로도 충분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회장님. 제가 다 준비하겠습니다.”"그룹에서는 언제 공식적으로 입찰을 시작할 계획입니까?”"1주일 정도의 시간을 갖고 대략적인 초안을 작성할 예정이며, 초안이 작성되는 대로 입찰을 시작할 계획입니다.”"네.. 그럼 이 사안은 부회장님에게 맡기겠습니다."이태리 부회장의 전화를 끊은 후 시후는 오후에 별 다른 일이 없었기 때문에 더 이상 외출할 계획이 없었다. 시후는 이번 설 연휴에 자신을 방문
설아는 시후가 다시 약을 정제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 그녀가 기뻤던 것은 바로 시후가 정제하는 약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아버지가 시후에게 약재를 전달하게 하겠다고 했고 자신이 시후를 만날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진설아는 집에서 휴식기를 보내고 있었으며, 일상적인 훈련 외에는 기본적으로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매우 지루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시후를 만나고 싶었고, 시후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기도 했지만 최근에 시후가 많이 바쁘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귀찮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약재 배달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이용하여 시후를 만날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따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할 기회도 생겼다..! 진원호는 시후가 필요하다고 한 모든 약재를 준비하여 모두 상자에 담아 진설아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설아야, 은 선생님께 이 약재를 전달해드려라.”진설아는 즉시 행복하게 말했다. "알았어요 아빠! 당장 가겠습니다!”“아 참! 잠시만 기다려!” 이렇게 말한 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금고에서 아름답게 장식된 나전칠기 상자를 꺼내 설아의 손에 쥐어 주었다. “이것은 최고 수령을 자랑하는 최고급 산삼이다.. 아마도 이전에 은 선생님께서 경매에서 매입하신 최고급 삼보다 더 좋아. 나 대신에 은 선생님에게 드리고 내가 선생님을 늘 존경한다고 전해드려라.”진설아는 상자를 조심스럽게 가져가며 진지하게 말했다. "알겠어요 아빠. 이 약재와 이 최고 품질의 인삼을 제가 직접 은 선생님의 집에 직접 전달해 드릴게요~”"그래!" 진원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격하며 말했다. "지난 번 한의학 박람회에서 은 선생님께서는 이것 보다 질이 좋지는 않지만 그 날 나온 최고 품질의 산삼을 경매에서 구입하기 위해 많은 돈을 들이셨다. 그래서 나는 은 선생님께서 회춘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최고급 산삼이 꼭 필요한 약재라는 것을 추측한 거지. 그래서 내가 오늘 주는 이 최고급 산삼을 쓴다면 은 선생님께서는 분명 또 다른 회춘단을 정제할 수 있을 거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설아는 상냥하게 웃으며 급히 약재 상자와 나전칠기 상자를 시후에게 건네며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은 선생님, 약재 상자에는 이번에 필요하다고 하신 약재가 들어 있어요. 아버지께서는 이미 재료들을 다 준비해 두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이 나전칠기 상자에 있는 건 최고 수령이라고 자부하는 최고급 산삼이 들어있다고 하셨어요. 아버지께서는 이 산삼을 우연히 얻었다고 하시며 이 산삼이 선생님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셨어요. 분명 유용할 거라고 꼭 전달해드리라고 하셨죠.”시후는 조금 놀라며 물었다. "최고 수령의 최고급 산삼이라고요? 대표님이 이런 좋은 재료를 어디서 구하셨지..?”설아는 혀를 살짝 내밀었다. "그건 잘 모르겠어요. 아버지는 보통 약재를 수집하는 경로가 굉장히 다양하시고 전 세계의 많은 약재 상인들과 심마니들을 알고 계시죠~ 그들은 재료를 얻으면 아버지에게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결국 최고급 약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최대한 빨리 보여주겠다고 연락이 오죠. 그럼 아버지께 약재가 가는 거예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지난 번에 정제한 회춘단 30알 중 절반 이상을 내가 직접 복용했고 나머지는 팔고 나눠줬으니.. 거의 다 소진됐지.. 안 그래도 조금 더 정제해 두려고 했는데.. 사실 이런 최고급 산삼이 구하기 어려워서 기회가 없었지.. 그런데 진원호 대표가 이렇게 전달해 주다니..’ 사실 시후에게는 지난 번 이학수가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받았던 산삼이 있었다..! 그 산삼의 가치는 지금 진원호가 준 최고급 산삼보다 월등히 높았다. 따라서 그런 약재를 이용하여 약을 정제한다면 너무 과잉이고 낭비일 것이었다. 『구현보감』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이학수 대표가 준 산삼은 진원호의 산삼보다 훨씬 더 쓰임새가 다양하다고 했다. 이것을 생각하자, 시후는 설아가 준 산삼을 자세히 살펴보고 말했다. "이 최고급 산삼은 이전에 경매에서 구입한 것보다 품질이 더 좋아 보이네요. 아무래도 진
시후가 진심으로 자신을 초대하는 것 같자 진설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행복하게 시후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집에 들어간 시후는 설아를 초대해 거실 소파에 앉힌 뒤 다기를 꺼내 차를 한 잔 타주었다.진설아는 시후가 끓인 차를 조심스럽게 들고 물었다. "아! 은 선생님~ 저 이틀 전에 민정 언니 만나러 갔었어요!”"오오 그래요?" 시후가 호기심을 보이며 물었다. "회사에 갔다 온 건가..? 아니면 집에 간 건가..?""집에 갔었어요. 민정 언니가 아무래도 많은 일들을 겪어서 기분이 안 좋을까 봐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방문했죠.”시후는 엘에이치 그룹의 위기가 해결되고, 송민정 회장이 이룸 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되찾았기 때문에 잠시 동안 그녀를 방문하지 못했던 것을 기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좀 괜찮대요?”진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뭔가 한 가지를 기억하고 서둘러 말했다. "그건 그렇고, 민정 언니 집에 강아지가 한 마리 있더라구요? 애가 성격이 진짜 순하고 너무너무 귀여워요~~ 이렇게 귀여운 강아지는 찾을 수 없을 것 같더라고요. 친구가 준 거라고 하던데요..?""맞아요. 일본에 갔을 때 친구 집에 데려가서 잠시 머물라고 했었죠. 그 일본 친구 집에 강아지가 많이 있어서, 송민정 회장이 좋아하길래 한 마리 얻을 수 있다고 해서..”설아의 눈은 부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민정 언니의 반려견은 니쥬라고 이름 붙였던데. 암컷이래요! 그래서 니쥬가 자라서 새끼를 낳으면 한 마리만 저에게 달라고 했어요! 헤헷..”"아마도 최소 1년은 기다려야 할 텐데..? 하하하..”"괜찮아요~~ 1년은 빨리 지나갈 테니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설아는 시후에게 다시 물었다. "그런데 은 선생님, 요즘 여유가 좀 있으세요?”“왜 그러죠?”진설아는 약간 수줍게 말했다. "그게... 지난 번에 이토 나나코 선수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이후로 집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지만, 제 실력이 계속 느리다는
설아를 배웅하고, 그녀가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 시후는 그녀가 가져온 약재를 자신과 유나의 2층 침실로 가져갔다. 설아가 가져온 약재는 치유단 한 세트와 회춘단 한 세트를 정제하기에 충분했다. 부상을 치료하는 치유단과 회춘단 같은 환약들은 사실 그에게 별로 쓸모가 없었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송민정 회장이 일본에서 사고를 당했을 때 그녀는 시후가 준 환약에 의지하여 생명을 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약을 정제하여 진원호, 임대운, 이태형 및 최제천과 같은 사람들에게 주는 것은 그들이 얼마 전 자신에게 준 선물에 대한 보상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었다. 회춘단의 경우, 시후는 또 다른 세트를 하나 만들어 진원호에게 줄 계획이었으며, 나머지는 긴급 상황에 대비해 보관할 생각이었다. 그 날 오후, 시후는 치유단과 회춘단을 각각 30알씩 정제했다. 새롭게 정제된 환약을 본 시후는 갑자기 문득 시어머니 윤우선이 생각났다. 사실, 다리 골절과 같은 경미한 부상의 경우 적어도 약의 4분의 1만 복용하면 모두 나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손에는 무려 30개의 치유단이 있기에 만약 윤우선의 다리가 120번이나 부러지더라도 충분히 다 나을 수 있었다. 그래서 시후는 장모님이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약으로 보상을 해야 할지 망설였다. 그러나 잠시 생각한 후에 그는 즉시 그 생각을 포기하고 중얼거렸다. "아니야.. 아직 이런 약을 받을 자격은 없어!"…….시후가 회춘단을 정제하고 있을 때, 박진하는 해외에서 지내고 있는 박청운에게 전화를 걸었다.박청운은 거의 백 살이 되었지만, 시후가 준 회춘단을 복용한 덕분에 몸 상태는 여전히 매우 건강해졌다. 그는 보통 아침 5시에 일어나 몸을 강화하기 위해 태권도 한 세트와 수련을 수행했다. 무술과 수련을 모두 마친 뒤, 자신의 방으로 가서 괘를 읽으며 점을 치며 사주 풀이하는 것을 연습했다. 박청운은 점을 칠 때 육효와 팔괘를 사용하여 점을 쳤기 때문에, 그는 이 점괘 이름을 육효팔괘 점
박진하는 이 말을 듣고 놀랐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하하.. 선생님, 제 손녀가 찾고 있는 사람은 혼자서 일본의 많은 일류 닌자들을 죽일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힘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힘든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박청운은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흠... 원래 어려운 운명을 타고 난 사람들이 많습니다. 만약 극부(克夫·과부상)할 운명이라면, 그들의 운명은 마치 철과 같이 단단하고 차갑지요.. 그런데, 진정한 용의 운명을 타고 나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아마 옛날 시대였다면 아마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라면 황제가 될 운명을 가진 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적어도 왕자, 장군, 비범한 사람이 될 사람인 겁니다!”박진하는 잠시 침묵하며 진지하게 말했다. "선생님.. 제 손녀가 정말 그 사람을 찾고 싶어하는데..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박청운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그런데 이 사람의 운명이 나와는 차원이 달라서.. 나도 그것을 간파할 수 없어요..."박진하는 놀라 소리쳤다. "아니 선생님, 선생님께서도 꿰뚫어 보실 수 없는 또 다른 운명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박청운은 쓴웃음을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운명 같은 것은 고대의 관직과 같지요. 옛날에는 관직이 높은 사람은 아래 사람을 제압해 왔지요. 그러니 나보다 등급이 높은 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내 능력 밖의 일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내가 아무리 보려고 해도 꿰뚫어 볼 수가 없어요.."박진하는 놀라서 물었다. "꿰뚫어 볼 수 없다면.. 선생님께서는 그가 진정한 용의 운명을 타고 난 사람인지 어떻게 아셨습니까..?”박청운은 웃으며 말했다. "내 운명은 비단뱀이니까요. 풍수나 사주팔자에 따르면 비단뱀은 용 다음으로 두 번째의 위치에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내 위에 있는 유일한 것은 용이에요. 그러니, 마치 재상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