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이화룡이 집 안으로 들어오자 김상곤은 앞장서서 걸어가며 들뜬 목소리로 가족들에게 말했다.“이화룡 씨 오셨어! 얼른 인사드려!”시후는 이화룡이 찾아온 이유를 이미 알고 있었다. 애초에 자신이 그렇게 하라고 시킨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나와 윤우선은 이화룡이 갑자기 집까지 찾아온 이유를 몰라 적잖이 놀랐다.윤우선은 요즘 이화룡의 위상을 잘 알고 있었기에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아부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이고, 대표님 오셨네요. 어서 앉으세요.”이화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사모님, 안녕하십니까.”그러고는 시후와 유나를 향해 예를 갖춰 말했다.“은 선생님, 안녕하세요. 사모님도 안녕하십니까.”유나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시후는 모르는 척 물었다.“대표님께서 직접 찾아오셨는데 무슨 일이십니까?”이화룡은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은 선생님, 정말 급한 일이 있어서 큰 도움을 부탁드리려고 왔습니다. 꼭 좀 도와주셔야 합니다.”김상곤은 그 말을 듣고 이화룡이 시후에게 부탁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자신이 다시 서화협회에 복귀할 수 있었던 것도 시후가 이화룡에게 부탁한 덕분이었고, 앞으로도 이화룡의 도움을 받을 일이 많을 터였다. 그래서 서둘러 시후에게 말했다.“은 서방, 이화룡 씨가 평소 우리 집 많이 도와주셨잖아. 이번에는 절대 거절하면 안 돼.”시후가 말했다.“그래도 어떤 일인지는 먼저 들어봐야죠. 제 능력으로 가능한 일인지도 알아야 하고요.”이화룡이 곧바로 설명했다.“사실 친한 형님 한 분이 강원도 산간 지역에서 탄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투자금만 수천억 원이 들어간 큰 사업인데, 막 생산을 시작하자마자 계속 사고가 터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갱도에 물이 차고, 내일은 갱도가 무너지고, 가스 누출 사고까지 여러 번 있었는데 다행히 큰 사고로 번지기 전에 발견해서 막았습니다.”그러고는 시후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형님 말씀으로는 광산 풍수에 문제
김상곤은 차를 우려 마시고 있었다. TV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남성 앵커가 한 꼭지를 마치자 여성 앵커가 이어 말했다. “오늘 오전 관계 부처 합동 회의에서 서준자동차 슈퍼팩토리의 착공과 조기 가동을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전력·상수도·도시가스·교통 등 관계 기관 책임자들은 서준자동차 슈퍼팩토리를 1년 안에 완공하고 가동하겠다는 목표를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김상곤은 미간을 찌푸리며 못마땅하다는 듯 중얼거렸다.“또 서준자동차야? 맨날 이것만 나오네.”옆에 있던 윤우선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뉴스에서 그러잖아.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라면서. 그 정도면 당분간 계속 뉴스에 나오는 게 당연하지.”윤우선의 말을 들은 김상곤은 더욱 심기가 불편해졌다.“난 정말 이해가 안 돼. 서준자동차 뒤에 있는 Samson 그룹이랑 LCS 그룹은 사람 보는 눈이 없나? CEO를 누구로 세워도 하필 변태섭이라니. 평생 교수만 하던 사람이 그런 큰 회사를 제대로 운영이나 하겠어?”윤우선이 문득 떠올랐다는 듯 물었다.“변태섭이 한미정 남편 맞지?”“맞아.”김상곤은 더욱 울적한 표정으로 말했다.“돈 많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부부를 둘 다 같은 회사에 데려갔잖아. 보통 대기업은 이해관계 때문에 사내 연애도 제한하는데 부부를 한 회사에서 일하게 한다고? 그것만 봐도 전문성이 없어. 난 저 회사 오래 못 갈 것 같아.”바로 그때 TV에서는 다음 뉴스가 이어졌다. 남성 앵커가 차분하게 말했다.“서준자동차와 지역 주요 대학 간의 산학 협력도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오늘 서준자동차 CEO는 먼저 인재 양성 및 첨단 기술 공동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1단계 사업으로 서준자동차는 3천만 달러를 투자해 지역 대학과 함께 탄화규소 전동기 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앵커의 말이 끝나자 화면은 곧바로 한 대학교의 회의실로 전환됐다.회의실 단상 중앙에는 변태섭
식사를 마친 뒤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시후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시후는 주진운을 골동품 거리까지 데려다 준 뒤, 이화룡에게 일대에 은밀한 경계 인력을 배치해 주진운의 선보각을 24시간 지켜보라고 지시했다. 혹시라도 누군가 찾아와 시비를 걸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일을 막기 위해서였다.그 후 시후는 헬레나에게 전화를 걸어 노르웨이로 출발할 일정을 확인했다.헬레나는 AI 개발팀의 예상에 따르면 AI 모델 전체가 다음 날 오전부터 본격적인 통합 테스트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번 모델은 실리콘밸리에서 운용 중인 모델을 그대로 복제한 것이어서 테스트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예정이었다. 이틀 정도면 모든 세부 사항을 점검할 수 있고, 사흘 뒤에는 정식적으로 인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의뢰인인 헬레나는 사흘 뒤 비공개로 진행되는 인수식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고, 하워드 로스차일드 역시 공급사 대표 자격으로 극비리에 참석하게 되어 있었다.헬레나는 시후가 반드시 노르웨이에 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일정을 설명한 뒤 조심스럽게 물었다.“은시후 씨도 직접 인수식에 참석하실 건가요?”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인수식에는 참석하지 않겠습니다. 헬레나가 하워드 회장과 직접 진행하면 됩니다. 앞으로 로스차일드 부자는 한 사람씩 나눠 맡죠. 헬레나는 하워드 회장을 맡고, 저는 스티브 로스차일드 씨를 맡겠습니다.”그러고는 덧붙였다.“대신 하워드 회장에게 줄 약은 제가 직접 가져가겠습니다.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인수 측 기술팀에 섞여 현장을 둘러볼 생각입니다.”헬레나가 다시 물었다.“은시후 씨 쪽 기술팀은 언제 도착하나요?”시후가 답했다.“저와 친구 한 명이 모레 아침 한국에서 출발합니다. 함께 가는 분의 신분이 조금 특수해서 입국할 때 세관 쪽에 미리 협조를 부탁드려야 합니다. 기술팀은 미국에서 출발할 예정이고, 저는 노르웨이에서 그들과 합류하겠습니다.”헬레나는 들뜬 목소리로 말
이화룡은 웃으며 말했다.“그러죠, 스티브 씨. 이제 다 같은 식구인데 연락처도 있으니까, 다음에 한국에 오실 땐 미리 저한테 연락 주십시오.”“그럼요! 이제 다 같은 식구인데, 꼭 미리 이 대표님께 연락드리겠습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생각해 보면 참 이상했다. 이화룡은 분명 시후 곁을 지키는 측근에 불과했고, 재산이나 실력, 사회적 지위 어느 하나 따져 봐도 자신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사람이었다.그런데도 이화룡이 '같은 식구'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했고, 한편으로는 과분한 대접을 받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곧바로 술잔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이화룡을 향해 말했다.“대표님 말씀대로입니다. 이제 다 같은 식구니까,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이번에는 오히려 이화룡이 당황했다.'와, 내가 도련님을 모신 덕에 이런 대접을 다 받는구나!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로스차일드 가문의 2인자가 나한테 술을 권하다니. 다음 주가 우리 단명한 아버지 제삿날인데, 산소에 가서 이 얘기를 했다간 아버지가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내 허풍 떤다고 욕하실지도 모르겠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이화룡이 자리에 앉은 채 입만 벌리고 웃고만 있는 것을 보고 작은 목소리로 불렀다.“이 대표님? 이 대표님?”그제야 정신을 차린 이화룡이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아이고, 스티브 로스차일드 씨. 며칠만 더 계셨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직 충분한 시간을 덜 보냈는데 말입니다!”그러고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높이 들어 스티브 로스차일드 앞으로 내밀었다.“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사람 좋게 웃으며 말했다.“누가 누구한테 술을 올립니까. 우리도 이따 한잔 더 하면서 진솔한 대화 나누시죠.”“좋습니다.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시죠!”이화룡이 호쾌하게 웃으며 말했다.“다음에 한국에 오시면 공항에서 바로 해븐 스프링스로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질문에 시후는 그저 옅게 미소만 지을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헬레나가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아버지 하워드 로스차일드에게 AI 모델 구축 기간을 1~2년에서 단 한 달로 단축하게 만든 이유는 바로 거풍환 반 알의 구매 자격 때문이었다.하워드 로스차일드는 정해진 기한 안에 AI 모델 구축을 완료하기만 하면 500억 달러를 내고 거풍환 반 알을 살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그에게 가장 매력적인 조건이었다.그래서 그는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원래는 불가능했던 일을 현실로 만들어 낸 것이다.거풍환에 대한 그의 집착을 생각하면, AI 모델이 완성되는 날 직접 북유럽으로 가서 헬레나에게 모델을 인도하고 곧바로 거풍환 반 알을 사 갈 것이 분명했다.시후는 심지어 그가 거풍환을 손에 넣는 즉시 단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복용할 것이라고 확신했다.하지만 스티브 로스차일드에게는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었다. 아버지가 거풍환을 많이 얻을수록 수명은 길어지고, 자신이 가문을 물려받을 기회는 그만큼 멀어지기 때문이었다.그 때, 시후는 스티브 로스차일드를 바라보며 술잔을 들어 올리고 웃으며 말했다.“자, 스티브 로스차일드. 오늘 떠난다고 했죠. 한잔합시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시후가 화제를 돌리는 것을 보고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면서도 공손히 자리에서 일어나 잔을 들고 말했다.“은 선생님께서 과분한 말씀을 하십니다. 제가 먼저 올리겠습니다.”그러고는 잔에 담긴 술을 단숨에 비웠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화룡에게 잔을 다시 채워 달라고 한 뒤, 다시 잔을 들어 웃으며 말했다.“자, 한잔 더해서 우정을 더 깊이 다져 봅시다!”“더 깊이 다진다고요?”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시후는 웃으며 설명했다.“술잔을 기울이며 정을 쌓는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한잔 더한
하지만 시후는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얄팍한 술수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 일부러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뒤에서 그런 잔꾀를 부리다니. 당신 아버지한테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겁니다. 며칠 뒤 노르웨이에 가면 괜히 잔머리를 굴리다 일을 그르치는 게 어떤 건지 제대로 알려 주죠.”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러면서도 얼른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하지만 은 선생님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일은 외부인 중에서는 저만 알고 있지만, 저는 절대 입을 열지 않겠습니다. 호그비츠 부자의 일에 은 선생님이 관련됐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이화룡이 문을 두드리며 들어와 말했다.“은 선생님, 이제 음식을 올려도 되겠습니까?”시후는 손짓하며 말했다.“이화룡 씨, 이리 와서 먼저 앉으세요. 마침 할 말이 있습니다.”이화룡은 시후의 반대편 자리에 앉으며 공손하게 말했다.“은 선생님,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스티브 로스차일드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러고 보니 예전에 당신이 개 농장에서 이화룡 씨에게 달러를 기부해서 시설을 확장하고 개선하는 데 쓰라고 했던 거 기억나죠?”이화룡이 입을 열기도 전에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먼저 대답했다.“물론입니다! 맞습니다! 이화룡 대표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미국에 돌아가는 즉시 사람을 시켜 송금하겠습니다. 받기 불편하시면 암호화폐로 바꿔 드려도 됩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었다.“좋아요. 그 약속만 기억하고 있으면 됩니다. 스티브도 잊지 말고, 이화룡 씨도 기억해 두세요. 스티브드가 미국에 돌아가면 바로 연락해서 이 일부터 처리하는 걸로.”이화룡은 공손하게 말했다.“은 선생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스티브 씨와 바로 연락해서 진행하겠습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시후가 자신을 인색한 사람으로 볼까 봐 서둘러 말했다.“은 선생님, 앞으로도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만 하십시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시후가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소이연은 가장 먼저 자신의 부모님과 외조부 하성호에게 알렸다.진주 하 씨 사람들은 몹시 흥분하여, 온 가족들을 정원에 불러내 시후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시후가 진주 하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 진주 하씨 집안 사람들은 이미 양옆에 줄을 맞추어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한층 더 생기 있는 모습의 소수도 역시 환영 대열에 있었다.시후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하성호의 지휘 아래 진주 하 씨 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외쳤다. “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소수도 역시 진주 하씨 사람들이 모
“좋습니다.”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물었다. “타고 갈 쾌속정은 준비됐습니까?”“준비됐습니다.” 성도민이 대답했다. “선생님의 요청대로, 머큐리 선외기 여섯 대가 장착된 쾌속정을 준비했습니다. 최고 속도는 시속 120킬로미터까지 낼 수 있습니다.”“좋습니다. 그럼 지금 당장 데려다 주시죠!”성도민은 시후를 데리고 무인 해안으로 향했다. 그곳의 모래사장에는 개조된 대형 픽업트럭이 세워져 있었고, 트럭의 뒤에는 바다 방향으로 후진 주차된 채, 검은색 방수천으로 감싼 6~7미터 길이의 무언가가 트레일러에 실려 있
이때 이중열이 요리 두 접시를 들고 올라왔다. 하나는 간판 메뉴인 삼겹살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의 특기인 양념 목살 구이였다. 그는 음식을 시후와 고은서 앞에 놓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은서 아가씨, 가게에 단골손님이 한 분 오셨는데, 유명한 경감 제이크 한도 함께 왔더군요. 두 분은 당분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시후가 급히 물었다. "삼촌, 제이크 한이 아저씨를 알아보지는 않았나요?""아니요." 이중열이 말했다. "그날 제 모습은 평소와 달라서 기억하기 어려울 겁니다. 게다가 그 날은 딱 한 번 스쳐
시후의 한마디에 안드레와 황석례 일당은 모두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황석례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기 저 성도민이란 놈이 미쳤다고 해도.. 은시후 저 놈도 같이 미친 건가?’ 모두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성도민은 시후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인 후, 황석례와 안드레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자기소개를 하자면, 나는 성도민이라고 한다." "성도민?!" 황석례는 이 이름을 듣자마자 순간 멍해졌다. 어디선가 이 이름을 들어본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때 안드레가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