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이른 아침.시후와 유나는 아침 식사를 하고, 시후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그녀를 구도심의 오래된 저택으로 데려갔다. 그녀는 유나로부터 박혜정이 이 집을 수리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비용에 관계없이 많은 작은 세부 사항까지도 계속 고치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차 안에서 유나는 시후에게 한숨을 쉬었다. "어제 만난 내 고객 박혜정 씨는... 원래도 많은 돈을 들여서 계획들을 세웠어요. 사실 그녀의 집 수리는 이미 충분해요.. 그런데 어제도 계속 계획을 조정해서 예산을 더 늘리신 거예요? 이 일을 하면서 부자들은 비용에 관계없이 일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집의 실제 매매가는 얼마 안 되는 것으로 아는데.. 그런데 사실 아직도 인테리어를 더 하기 위해서는 돈이 너무 많이 들 거예요.. 아무래도 그 골목까지 다 고칠 생각인가 봐요..”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마도 이 오래된 집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으니, 돈을 들여 수리하려는 게 당연하죠.""그런가 봐요. 박혜정 씨는 여기서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녀의 억양으로 보면 경상도 출신인 것처럼 들렸는데.. 그녀가 왜 여기서 서울로 오려고 하시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모님의 딸도 이곳에서 함께 살고 있다고 하는데.. 따님도 경상도 출신인 것 같던데..”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사실 서울이 겨울에는 조금 춥기는 한데.. 하지만 나이 많은 어르신들도 편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도우미들도 많이 배치되어 있고, 요양 시설도 잘 되어 있는 것 같더라고요.”유나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말씀하시는 걸 들어 보니 이미 서울에 대해 아주 잘 아시는 것 같은데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고객들의 풍수를 도우러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잘 알게 된 거랍니다. 하하.”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 말이 맞아요. 서울에서 살면 혜택도 많고 다른 지방에 비해서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죠. 그런데 박혜정 이모님께서 당신
박혜정은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할 일 있으면 먼저 가요. 유나 씨가 나와 함께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어리둥절한 마음이 들었다. 지난 번 박혜정이 유나를 만났을 때 그를 대표님이라고 불렀으나 이번에는 이름을 불렀다. 두 사람의 관계가 꽤 빠르게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시후는 박혜정의 성격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일부러 유나와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박혜정이 실수로 무슨 말을 하지는 않았는지 걱정하면서 여전히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박혜정에게 직접 상기시키고 싶지 않았고, 박혜정이 여전히 적절하게 행동하고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곧장 버킹엄 호텔로 차를 몰고 가서 고은서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함께 고선우와 임지연을 마중 나가기 위해 공항으로 갔다.시후는 버킹엄 호텔에 도착한 후 곧바로 고은서의 객실로 갔다. 그녀가 고은서의 방 문에 도착하자마자 안쪽에서 방의 문이 열렸다. 문에서 고은서의 매니저 김지우가 소속사 로고가 새겨진 작업복을 입고 큰 상자를 끌고 방에서 나오려는 순간, 안에서 고은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가 준비한 거 탈의실에 제대로 넣어야 돼! 내 허락 없이는 언니 외에는 그 누구도 들어갈 수 없고, 만질 수도 없어, 알겠지?!"김지우는 무기력하게 말했다. "아, 알겠어! 아침 내내 내 귀에 잔소리를 해대네! 진짜 짜증나! 정말 나를 믿지 못하면 직접 데려 가라고!”고은서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아침에 행사장에 갈 시간이 없어! 곧 시후 오빠가 호텔로 나를 데리러 올 거라고 했어! 그런 다음 우리는 부모님을 모시러 공항에 갈 거야. 그럼 우리는 정오에 함께 호텔에 가서 시후 오빠 생일을 축하하면서 선물할 거야. 안전하게 보관해 줘! 오후에 간 뒤에는 보관할 필요 없어!”김지우는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그 놈의 시후 오빠! 하루 종일 말해! 귀가 먹먹해질 정도라니까! 시후 오빠가 뭐 그렇게 좋았는지 모르겠어
시후와 김지우는 서로 부딪혔고, 김지우는 또 다시 놀란 듯 두어 번 헛기침을 했다. "흠흠..! 안녕하세요, 시후 씨?"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김지우는 오랫동안 시후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고 있던 걸 들킬까 봐 갑자기 부끄러워하며 초조하게 물었다. “어머, 무슨 일로 여기에..?”"은서를 데리러 왔어요." 그녀가 당황하는 모습을 본 시후는 질문할 수밖에 없었다. "하하.. 뭐가 그렇게 무서워요? 내가 당신을 잡아 먹는 것도 아닌데..?”김지우는 가슴을 부여잡고 진정하고는 의도적으로 시후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어머, 저를 잡아 먹는다니요? 당연히 아니겠죠~ 내가 뭔가 잘못 말했다가 당신이 들으면 이 객실에 있는 호랑이가 저를 잡아먹을 까봐 무서워서 그래요!"고은서는 김지우의 말을 듣고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언니, 지금 누구랑 이야기하는 거야? 누가 호랑이라는 거야? 언니 좀 맞을래?" 이 말을 한 후 그녀는 재빨리 달려갔고, 시후를 보자 갑자기 눈이 빛나며 신이 나서 말했다. "시후 오빠!! 왜 왔다고 말을 안 했어~?" 그리고는 시후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김지우에게 말했다. “아.. 언니 얼른 가면 될 것 같아~ 일은 미루지 말고 빨리 처리해 줘~ 어서 잘 가! 조심하고~” 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재빨리 시후의 팔을 잡고 말했다. "시후 오빠, 들어와서 잠시 앉아 기다려 줘. 화장만 하고 출발할게!"고은서가 시후를 방으로 끌어들이고, 객실 문이 닫히는 것을 본 김지우는 화를 내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는 늘 그 놈의 시후 오빠에 밀려서 뒷전이지.. 나는 늘 뒷전이라고!!" 그녀는 그렇게 말한 뒤 화가 나서 캐리어를 끌고 혼자 나가 버렸다.객실 안에서 고은서는 시후를 끌어당겨 소파로 밀며 말했다. "시후 오빠, 조금만 기다려 줘~ 곧 출발할 거야.”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이미 화장실로 뛰어들어간 뒤였다. 시후는 휴대폰을 꺼내 안세진에게 연락했고, 차량이 준비되었음을 확인한 뒤 고은서가 화장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녀와
부부가 가까이 다가오자 고은서는 시후의 손을 잡고 서둘러 두 사람을 마중 나갔다."삼촌, 이모, 오시느라 고생하셨죠? 제가 댁까지 모시러 갔어야 하는데..”"시후야, 네가 내 목숨을 구해줬는데, 그런 사소한 일로 널 부르면 되겠니?”옆에 있던 임지연도 웃으며 말했다. "그래, 시후야.. 삼촌이 올해 네 생일을 축하하기를 얼마나 기다리고 있었던지.. 지금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겠니? 그래서 이 사람이 굉장히 들떠 있었단다..”고은서는 서둘러 물었다. "아빠, 제가 가져오라고 부탁한 생일 케이크는 어디에 있나요? 가져오셨나요?"고선우는 웃으며 말했다. "물론 가져왔지! 소중한 딸이 나에게 말한 것을 잊을 수 있겠어? 케이크는 직원이 가지고 있어. 케이크는 셰프에게 요구 사항을 엄격하게 맞춰달라고 요청했지.. 온도는 0도로 관리되고, 포장 상자도 모두 보강되어 있으니 문제없을 거다. 잠시 후 직원들이 호텔로 보내줄 거야!”"좋아요!" 고은서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시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시후 오빠, 이번에 주문한 케이크가 정말 맛있어. 보면 분명 좋아할 거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미리 감사할게.”고은서는 수줍게 말했다. "왜 나에게 그렇게 예의를 차려..”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선우와 그의 아내에게 말했다. “삼촌, 이모! 이제 호텔로 가시죠. 이미 예약을 해 두었습니다.""그래 알겠다!" 고선우는 고개를 끄덕인 후 주변 직원들에게 말했다. "케이크를 호텔로 가져가세요. 조심하시고 실수하지 말고요.”"예 걱정하지 마십시오 회장님. 케이크는 꼭 그대로 배달해 드리겠습니다!”고선우는 만족스러운 듯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시후와 고은서에게 "그럼 가자!"라고 말했다.고은서는 "아빠! 시후 오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생일 선물을 준비하지 않으셨나요?"라고 물었다."당연히 준비했지! 이 아빠가 시후 생일 선물도 안 챙겼을까 봐?”고은서는 깜짝 놀랐다. "응? 나는 왜 선물 준비하는 걸
시후는 고선우와 남남도 아닌데 갑자기 개인용 항공기를 제공받는 건 약간 과한 것 같다고 느꼈다. 그리고 이것은 1억, 2억 상당의 평범한 소형 전용기가 아니다. 이것은 보잉 737 여객기를 개조한 개인용 전용기였기 때문이다. 보잉 737이 일반 여객기로 출고되는 가격은 약 1000억 정도이지만, 개인 전용기로 변경하는 경우에 개조하고 디자인하는 비용은 고급 저택 한 채의 금액과 맞먹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비행기의 가치는 1000억이 훌쩍 넘게 될 것이다. 시후는 자신의 생일이라고 해서 이렇게 값비싼 선물을 받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웠다.고선우는 시후가 망설이는 것을 보고 앞으로 나아와 어깨를 다독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야, 내 생각에 넌 내 아들과 같아.. 이제 너도 네 사업을 이끌게 되었고, 아마도 국내 여러 지역 또는 세계를 왕복해야 하기 때문에 전용기를 갖는 것이 훨씬 더 편리할 거다.”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삼촌, LCS 그룹도 전용기를 가지고 있기는 하니까 제가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삼촌께서 너무 많은 돈을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그러자 고선우는 확고한 표정으로 말했다. "LCS 그룹의 전용기는 그룹에 속해 있지 않느냐.. 내가 너에게 준 전용기는 오로지 너의 거다. 그러니 자신의 것을 쓰는 것과 다른 사람의 것을 빌려 쓰는 것은 느낌이 다르지.? 게다가 지금은 네 할아버지와 관계가 그리 좋지는 않은데, 만약 할아버지와 사이가 나빠지게 된다면 그 때 전용기를 써야 할 때 난감하지 않겠어?" 고선우는 그렇게 말한 뒤 다시 말했다. "게다가 나에게 왜 이렇게 격식을 차리니? 기껏 전용기일 뿐인데 말이다.. 기껏해야 몇 억 쓰는 건데.. 나는 죽을 뻔 한 사람이다. 사람이 돈은 많은데 쓸 곳이 없는 것도 꽤나 골치 아픈 일이란다.”옆에 있던 임지연도 서둘러 동의했다. "그래 시후야, 그냥 기쁘게 받아들이고 걱정하지 말아.. 이 사람은 이제 나이도 많이 들어서 생일 선물을 줄 수 있을 때 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생하셨죠?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안세진은 이때 차에서 내려 시후에게 말했다. "도련님, 저는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필요한 것이 있으면 곧 바로 저에게 지시를 내리시면 됩니다.”시후는 서둘러 말했다. "왜 문 앞에서 기다리려고요? 이화룡 씨가 준비하게 하세요. 부장님은 별실에서 식사 좀 하세요. 나중에 함께 한 잔 하시죠.”이화룡은 재빨리 말했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제가 준비하겠습니다.”안세진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감동했다. 시후는 늘 일반적인 부잣집 자제들 보다 자신과 이화룡처럼 부하들을 훨씬 더 잘 챙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정중하게 말했다. "예, 모든 것은 도련님의 계획에 따르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화룡이 말했다. "도련님, 저와 함께 가시죠!" 네 사람은 이화룡을 따라 헤븐 스프링스의 정문으로 향했다.고은서는 케이크를 떠올리고는 서둘러 이화룡에게 말했다. "이화룡 씨, 우리 쪽 사람들이 잠시 후에 케이크를 가져올 겁니다. 케이크를 이곳까지 가지고 오는 걸 도와주세요. 이 케이크는 매우 소중하거든요.. 맞춤형으로 제작한 거라 케이크가 손상되지 않도록 직원분께 조심해달라고 부탁해주세요.. 감사합니다!”이화룡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아가씨, 걱정은 붙들어 매십시오. 제가 꼭 제대로 준비해오겠습니다!" 그 후 이화룡은 모두를 헤븐 스프링스의 다이아몬드 스테이까지 데려갔다. 이때 다이아몬드 스테이는 굉장히 깔끔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흠집 하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었다. 거대한 식탁 위에는 총 10가지의 요리가 놓여 있었는데, 요리에는 5가지 고기 요리와 5가지 채식 요리가 포함되어 있으며, 각각의 요리는 매우 정교했다. 원탁 중앙에는 소장품인 로마네콩티 레드 와인 2병이 놓여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네 세트의 정교한 식기가 놓여 있었고, 각 식기 옆에는 매우 우아하게 금빛 필기체로 캘리그라피가 쓰여 있는 종이가 있었다.
이화룡은 시후가 물을 준비하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즉시 말했다. "도련님, 차를 준비해드릴까요? 이틀 전에 영국에서 들어온 고급 홍차가 있습니다.” 이화룡은 시후가 자신에게 물을 준비하라고 한 이유를 당연히 몰랐기 때문에 이렇게 물은 것이었다. 그러자 시후는 살짝 웃으며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니요, 그냥 물만 준비해주세요." 그렇게 말한 뒤 시후는 "아, 그리고 작은 과도도 하나 준비해주세요."라고 말했다.이화룡은 이유를 몰랐지만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지금 당장 준비해드리겠습니다.”고선우, 임지연, 고은서는 시후가 왜 물과 과도를 원하는지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자세히 묻지는 않았다.그러자 시후가 즉시 웃으며 말했다. "삼촌, 이모, 그리고 은서야, 먼저 자리에 앉으시죠!""그래!" 고선우는 웃으며 말했다. "시후야, 오늘이 네 생일이라 내가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우리는 무슨 말을 하든 술 한 잔으로는 안 될 것 같다..!”시후는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요 삼촌!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후 그는 주도적으로 와인 한 병을 따서 자신과 고선우를 위해 한 잔씩을 부었다.고은서도 재빨리 로마네콩티 레드 와인을 따서 디캔터에 천천히 붓고는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 오빠, 오늘 밤에 공연이 있어서 많이 못 마셔. 오빠와 부모님과 함께 건배하고 더 이상은 못 마셔. 공연이 끝나고 기회가 되면 오빠랑 좀 더 할 수 있을지도 몰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 괜찮아! 술을 많이 마시면 오히려 공연을 더 잘할지도?”고은서는 혀를 내밀었다. "오늘 밤 공연은 진짜 중요해서 감히 실수할 수가 없단 말이야!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무대에 올라가서 미친 짓을 하다가 공연을 망쳐버리면 끝이야!”시후는 가슴을 두드리며 약속했다. "은서야, 날 믿고 마음껏 마셔. 내가 여기 있는 한 절대 넌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없어.”그러자 고은서는 잠시 머뭇거렸다가 시후가 무책임한 말을 한 적이 없
쟁반 위에는 물이 담긴 잔 세 개와 긴 과도가 놓여 있었다. 이화룡은 시후 앞에 쟁반을 조심스럽게 놓고 정중하게 말했다. "도련님, 원하시던 물과 칼이 여기 있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이화룡은 서둘러 말했다. "아닙니다 도련님, 그럼 다른 일 없으시면 먼저 나가보겠습니다.”"네."이화룡이 떠난 후, 고은서는 시후에게 물었다. "시후 오빠, 물과 칼이 왜 필요해?"시후는 "곧 알게 될 거야."라며 웃었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나무 상자를 하나 꺼냈다.시후가 상자를 열었을 때, 고선우는 한눈에 상자 안에 알약이 들어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는 이것이 자신의 생명을 구하고, 심지어 자신을 10살, 20살 정도 더 젊게 만들어준 마법의 약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임지연과 고은서는 이 기적을 직접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회춘약에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그러나 시후가 왜 갑자기 그렇게 귀중한 보물을 꺼냈는지 세 사람 중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시후는 직접 회춘단을 꺼낸 뒤 이화룡이 준 과도를 들고 회춘단을 3등분했다.세 식구는 마침내 시후의 목적을 깨달았다. 고선우와 그의 아내 임지연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설명할 수 없는 긴장과 설렘, 막연한 기대를 느꼈다. 늘 회춘단을 탐해 온 것은 아니지만,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운명을 알 수 있는 나이에 가까워졌고, 나이가 들수록 잃어버린 청춘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평소에 회춘단을 복용할 기회가 다시 있을 거라곤 꿈도 꾸지 않았는데, 시후가 하나를 꺼내서 3등분으로 나누는 것을 보고 시후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즉시 깨달았다. 그래서 그들은 자연스럽게 매우 흥분했다. 그 직후 그들은 시후가 물 세 컵에 세 개의 회춘단을 넣는 것을 보았다. 이 회춘단은 물에 들어가자마자 즉시 녹아서 물에 완전히 용해되었다. 회춘단이 녹은 물은 마치 회춘단이 물 속으로 사라진 것처럼 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