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서를 본 시후는 유난히 기분이 좋았다. 그는 재빨리 그녀에게 다가가며 웃으며 물었다. "여기 온 지 얼마나 됐어?" 고은서는 앞으로 나아와 팔을 잡고 가볍게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얼마 안 됐어. 다운 받은 영화는 절반만 봤지." 그녀는 재빨리 시후를 차 쪽으로 끌고 가며 중얼거렸다. "아빠 엄마는 집에 한 상을 차려 놓고 오빠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어! 얼른 가자~~”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부장님이 아직 안 가셨어. 인사는 하고 가야지.”그제서야 고은서는 방금 차에서 내린 안세진을 보고 조금 당황스러운 듯 말했다. "죄송합니다, 부장님! 제가 눈치를 못 챘어요!”안세진은 서둘러 말했다. "아닙니다 아가씨, 괜찮습니다. 어떻게 아가씨의 눈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겠습니까?"이 말을 들은 고은서의 예쁜 얼굴은 뜨거웠지만, 안세진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그를 칭찬했다. "역시 부장님께서는 말씀을 잘하셔요~” 그 말을 한 후 그녀는 다시 말했다. "부장님, 부모님께서 집에서 시후 오빠를 기다리고 계셔서.. 먼저 출발할게요!"안세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예 아가씨, 조심해서 운전하십시오." 안세진이 말을 마치자마자 검은색 롤스로이스 여러 대가 차례로 세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돌진해왔다. 이 차량 행렬은 나란히 주차되었는데, 각 차량의 전면에는 롤스로이스의 클래식한 모양의 그릴과 순금으로 만든 여신이 있었다. 그 직후, 차량의 문이 차례차례 열렸고, 검은 옷을 입은 LCS 그룹 경호원들 외에도 박상철 집사, 은지환, 은호진, 헬레나도 차에서 내렸다.박상철 집사는 시후를 보다 앞으로 다가와 정중하게 인사했다. "도련님,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박상철 집사가 말을 마치자 은지환이 나서서 그를 두 손으로 막고 미소를 지으며 시후를 바라보았다. “네가 20년 동안 밖에서 지내던 내 불쌍한 사촌 은시후겠지?"시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고는 무표정하게 물었다. "누구지?”은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시후는 오늘 자신을 데리러 온 두 형제가 전혀 좋은 의도로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중 한 사람은 자신이 20년 동안 방황했다고 비웃었고, 다른 한 사람은 가방 끈이 길지 않다고 비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시후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비록 그들의 아버지가 오늘 여기에 함께 서 있다고 해도 시후는 딱히 관심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는 이 두 명의 사촌들의 말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그러나 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손을 들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으며 은지환과 은호진에게 소리쳤다. "은지환 은호진! 두 사람 뭐하는 거야? 시후 오빠가 이제서야 가족들을 보려고 안성에 돌아왔어. 그런데 두 사람은 광대처럼 뭐하는 거야?”그제서야 은지환과 은호진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시후 옆에 서 있던 여자가 사실은 전국적으로, 심지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연예인 ‘혜리’이자 Koreana 그룹의 외동딸 고은서라는 것을 깨달았다.헬레나도 고은서를 보고 조금 놀랐다. 그녀는 고은서의 팬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혜리의 노래를 듣고 그녀를 매우 존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마치 팬이 되어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느껴졌었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그녀를 여기에서 만나게 되자 헬레나는 조금 놀랐다.은호진은 시후를 보호하기 위해 고은서가 나타났고, 그녀가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자 극도의 질투심을 느꼈다. 원래 사촌 형인 은지환이 노르웨이 왕실의 공주와 결혼하게 된 것을 보고 은호진은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이미 엄청난 질투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결국 은지환은 LCS 그룹의 장손이기 때문에 분명히 그룹에서 가장 귀중한 손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은서와 같은 슈퍼스타가 은시후를 직접 데리러 왔을 뿐만 아니라, 은시후를 옹호하는 것을 보자 은호진은 속으로 분개했고, 비록 자신은 은지환과는 비교할 수는 없지만 시후와는 비교할 수 있다고
시후는 헬레나를 처음 봤을 때 다른 사내들처럼 그녀의 아름답고 이국적인 얼굴에 놀란 게 아니라, 그녀의 지나치게 흰 피부색에 놀랐다.백인들이 피부가 하얀 것은 정상이지만 헬레나는 굉장히 하얀 편이었다. 그녀의 피부색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엘프와 흡사했다. 그녀는 백인이지만, 다른 백인들 보다 훨씬 더 하얀 편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그녀의 건강 상태에 관심이 가게 되었고, 그녀의 건강이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나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일년 내내 기운과 혈액이 심하게 부족한 것 같았다. 따라서 그녀는 전반적으로 위태로운 상태에 있어서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을 것이었다. 그녀와 부드럽게 악수하는 순간, 시후는 자신의 영기를 사용하여 조용히 그녀의 건강을 살펴보는 동시에 그녀가 가지고 있는 질병에 초점을 맞추었다. 시후의 의견으로는 헬레나의 심장, 뇌, 폐의 혈관 모두 매우 명백한 선천적 결함이 있었다. 또한 심장 심실 사이에 있는 막의 결손으로 인해 많은 양의 혈액이 심장으로 다시 유입되어 심장에 가해지는 부하가 증가하고 있었다. 반면 폐동맥은 너무 좁아 전체 심폐 기능은 일반인들 보다 훨씬 나빴다. 그녀에게는 심실 비대 및 대동맥 변위와 같은 문제도 동반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시후는 서양 의학은 잘 알지 못하기에,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그녀의 심장 문제가 어떤 질병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영기로 헬레나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있었다. 그녀는 심장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몸도 너무 허약한 상태였다. 이대로 라면 앞으로 몇 달 밖에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모든 것이 안정된 상황이지만, 다른 외부 요인이 생기거나 너무 피곤하거나 우울하고 삶이 고통스럽다면 곧바로 병에 걸려 죽을 수도 있을 것이다.시후의 갑작스러운 말에 헬레나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았고, 어떻게 시후가 자신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LCS 그룹의
그래서 은지환은 화를 내며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 헬레나를 가로막고 화를 내며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야, 비록 네가 내 사촌 동생이기는 하지만 감히 형수에 대해 부적절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 내가 널 가만히 두지 않을 거다!”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다시 고은서와 박상철 집사를 바라보며 화를 냈다. "고은서 씨, 박 집사님, 방금 시후가 한 일을 보셨을 겁니다. 이런데도 내가 잘못한 것입니까?" 은지환은 무모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고은서와 박 집사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기를 원했기 때문이다.은시후는 조금 전 헬레나의 손가락을 자발적으로 잡았다. 그러니 은지환은 자신의 분노가 마땅히 시후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박상철 집사는 다소 당황했다. 박상철은 시후가 왜 이런 행동을 한 것인지 몰랐지만, 고은서가 중간에 단호하게 말했다. "은지환 오빠! 사람의 호의를 몰라보네요?! 시후 오빠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잖아요. 헬레나 양에게 결정적인 순간에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을 쥐라고 했으니 이유가 있을 거라고요!”"이유는 무슨 이유!" 은지환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내 생각엔 당신이 시후에게 집착하고 있는 것 같네요! 가능한 한 빨리 정신을 차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고은서는 화를 내며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는 그만하세요. 그리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 없어요!"시후는 은지환의 연기에 전혀 분노하지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할 말은 없는데.. 그럼 별 다른 일이 없다면 먼저 떠나겠습니다.”은지환은 엄하게 소리쳤다. "잠깐! 아직 나에게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잖아!"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무시했지만 헬레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헬레나 씨, 제가 자세히 설명해야 할 것이 있나요?"이 말을 들은 헬레나는 초조하게 고개를 저으며 "아니요 아니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한 후 은지환을 돌아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은시후 씨가 좋은 의도를 갖고
은지환은 볼보의 뒤를 바라보며 화가 났지만, 은근히 기쁜 마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화가 난 것은 바로 시후가 자신의 체면을 깎아 내렸기 때문이었다. ‘그건 그렇고.. 가장 문제는 이 자식이 내 약혼녀의 손을 만졌다는 거야!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거지!’ 그러나 그가 은근히 기뻐했던 점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은시후는 좀 허세가 심한 것 같아. 돌아가면 딱히 더 불을 붙일 필요가 없겠어. 할아버지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면 되니까. 할아버지께 말씀드리면 분명히 크게 화를 내실 거야. 사실 내가 예전에 가장 두려웠던 것은 할아버지가 은시후를 편애하는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은시후가 부도덕할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를 업신여기고 있다는 걸 들으면 할아버지가 가만히 계시겠어? 할아버지가 은시후에게 불만을 품으면 내가 승리하지 않을까?’그러나 그의 옆에 있는 은호진은 아직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고 화를 내며 말했다. "형, 은시후는 너무 오만해! 형님을 아주 그냥 무시하던데?”은지환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런 시골 촌놈은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했을 테니 저렇게 허세 부리게 놔 둬.”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돌아가자, 할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셔!”은호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침을 뱉으며 욕설을 했다. "젠장, 나한테 왜 저런 친척이 있는 거야? 진짜 운도 지지리 없지!”은지환은 헬레나를 돌아보며 그녀의 표정이 조금 멍한 것을 보고 서둘러 물었다. "헬레나, 괜찮아요?"헬레나는 조금 당황했지만 은지환의 말을 듣고 정신을 차리며 서둘러 손을 흔들었다. "괜찮아요. 그냥 호텔로 데려가 주세요."은지환은 서둘러 물었다. "점심이 다 되었는데.. 호텔로 돌아가면 식사를 할 건가요? 아니면 집에서 식사할래요?”"아니요." 헬레나가 말했다. "정말 미안해요. 제가 몸이 좀 불편해서 먼저 돌아가서 좀 쉬고 싶어요."이를 본 은지환은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신사 답게 말했다. "그럼 호텔까지 데려다 줄 테니 편히 쉬어요. 오후에 몸이 좋으
헬레나가 태어났을 때 그녀의 아버지는 25세, 여왕인 할머니는 60세였다. 당시 아버지가 왕세자이자 1대 상속자였기 때문에 당연히 그녀는 2대 상속자로 지정되었다. 나중에 헬레나의 아버지는 헬레나의 선천적 질병을 발견했지만, 언젠가 헬레나가 왕위를 계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사실을 왕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개인적으로 헬레나를 치료하고, 헬레나가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치료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찾아 다녔다. 헬레나의 아버지는 비록 헬레나가 왕위를 물려받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헬레나의 선천적 결함이 숨겨져 있고 헬레나가 25세까지 살 수 있다면 헬레나가 죽기 전에 왕위를 물려받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자신과 헬레나의 할머니 사이에는 고작 30살의 나이 차이가 있지만, 헬레나의 할머니와는 60살의 나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현재 여왕은 아마도 80세 이상을 살 것이다. 만약 헬레나가 25세까지 살 수 있다면, 여왕은 85세가 될 것이다. 헬레나가 할머니가 죽을 때까지 살아남는다면, 그녀는 성공적으로 왕위에 오를 수 있다. 왕족으로서 인생의 유일한 정점은 왕위를 계승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그녀의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헬레나가 왕위에 오를 수만 있다면, 비록 그녀가 1년, 심지어 한 달 동안만 왕비로 지내더라도 그녀의 삶은 완전한 것으로 간주될 것이었다. 지난 10년간 헬레나의 건강상태는 잘 숨겨졌으나, 헬레나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무렵 너무 슬퍼서 장례식장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켰고, 병원에 후송되어 응급처치를 받게 되었다.현 노르웨이 왕국의 여왕이기도 한 헬레나의 할머니는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과감히 헬레나의 상속권을 박탈하고 헬레나의 삼촌의 딸인 그녀의 사촌을 첫 번째 후계자로 삼았다. 그리고 아버지의 보호와 상속권을 잃은 헬레나는 즉시 왕실 내에서 소외되었다.헬레나는 중병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족을 위해 혜택을 교환해야 하는 운명을 피하지 못하고, 강제로 한국에 있는 은지환과 결혼
그 시각, 고은서가 몰고 있는 볼보.운전하는 동안 고은서는 시후에게 물었다. "오빠, 방금 헬레나 공주가 건강이 좋지 않다고 했잖아. 아픈 거야?"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맞아."고은서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병에 걸린 거야?"시후는 잠시 고민하다가 진지하게 말했다. "설명하기 어렵고, 매우 복잡해. 심장과 관련된 전체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것 같아."고은서는 깜짝 놀랐다. "응? 그렇게 심각한 거야?"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매우 심각해.”"그렇다면 그녀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거야?”"응. 여기서 그녀의 상황은 살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아. 언제든지 물에 빠질 수 있지.”고은서는 눈을 크게 떴다. "설마.. 엄청 어려 보이던데.."시후는 침착하게 말했다. "질병은 사람이 젊든 늙든 상관하지 않아. 그러니까 어렸을 때 죽거나 심지어 미성년자이기 전에 병으로 죽은 사람이 많지.""그건 그래..." 고은서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오빠, 그녀를 구할 수 있어? 분명히 방법이 있는 게 틀림없어. 그치? 그 당시 아버지의 상태도 심각했는데 오빠가 치료했지. 그러니 이 헬레나도 문제가 없겠지?""응 확실히 살릴 수는 있어. 내가 네 아버지에게 준 약 반 알만 먹으면 치료할 수 있을 거야.” 시후는 화제를 바꿔 진지하게 말했다. "그런데 이 약은 너무 귀해. 나는 그녀와 딱히 아는 사이도 아니고, 오늘 처음 만난 건데 굳이 도움을 줄 필요는 없었어.”고은서는 잠시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맞아.. 사실 세상에는 죽어가는 사람이 너무 많아.. 그러니 신조차도 그들을 모두 구할 수는 없을 거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게 운명이라고 생각해서.. 내가 조금 도와줬어. 정말 심장마비가 된다면 내가 말한 대로만 하면 생명을 살릴 수는 있을 거야.”고은서는 깜짝 놀랐다. "지금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 끝을 쥐라고 한 걸 말하는 거야?”시후
임지연은 기분이 매우 좋아서 와인을 꺼내서 함께 마시고 싶었다. 임지연은 시후를 정말 좋아했고, 시후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더 이상 시후를 미래의 사위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아들처럼 여겼다.시후도 역시 세 사람과 함께하는 분위기를 좋아했다. 세 사람은 그를 진심으로 대했고, 오랫동안 가족처럼 지내온 두 집안의 우정이 결합되어 시후는 진정으로 이곳을 자신의 집처럼 느끼고 있었다.시후와 고선우의 가족이 와인 잔을 교환하는 동안, 은지환은 헬레나를 호텔로 돌려보내고 그룹 별장으로 돌아왔다.은 회장은 시후가 은지환과 함께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고 즉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시후는 어디에 있어? 왜 너랑 함께 돌아오지 않았냐?"은지환은 불평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은 회장이 그것에 대해 물었을 때 그는 즉시 화를 내며 불평했다. "할아버지, 시후 그 녀석 정물 너무 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 힘을 다해 그를 데리러 갔는데! 물론 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런데 할아버지께 너무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제가 할아버지께서 시후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제게 상관없다며 휙 가버리는 게 아니겠습니까?”은 회장은 약간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래서 시후는 어디로 갔냐?""Koreana로 갔죠." 은지환은 화를 내며 말했다. "고은서가 차를 몰고 왔는데, 함께 가더라고요!"은 회장은 약간 고개를 끄덕이며 침착하게 말했다. "그냥 가라고 해라. 그들이 가까워지는 건 좋은 일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박상철 집사를 바라보며 물었다. "박 집사, 시후에게 내일 무슨 일이 있어도 오라고 말했나?"박상철 집사는 즉시 한 발 나아갔고 정중하게 말했다. "회장님, 제가 이미 말씀드렸는데, 도련님은 내일 아침 제 시간에 오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알겠네." 은 회장의 마음에 있던 걱정은 해결되었고 그는 한숨 돌리며 말했다. "내일 오겠다고 하니 기다리지.”은지환은 자신이 은 회장에게 불순종했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말을 마친 뒤, 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제이크 한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내가 억울해서 그런 것 아니겠어?! 나는 그 때 내 딸이 임신했다는 걸 막 알게 되었다고! 이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족들을 보러 가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고! 네가 나라면, 억울하지 않겠어?”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당신의 몸이 벌집처럼 총알에 뚫렸지만, 다행히도 머리는 맞지 않았다는 거야. 만약 그때 당신의 정수리에 총알이 한 발이라도 박혀서 뇌가 터졌다면, 당신은 진짜 완전히 사망했을 테니까.”제이크 한은 의아한 얼굴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시후는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냉동 캡슐들을 가리키며 평온하게 말했다. “당신 옆에 있는 이 스테인리스 캡슐들 잘 봐. 이건 전부 인체 냉동 보관을 위한 특수 장비들이야. 특히 저기 있는 ‘7번 캡슐’을 잘 보도록 해. 당신이 깨어나기 전까지 당신은 계속 저 탱크의 안에 냉동되어 있었던 거든.”제이크 한은 눈앞에 늘어선 스테인리스 캡슐들에 압도되어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냉동?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당신은 정말 운이 좋았어. 습격을 당할 때, 그렇게 많은 무장 대원들 중 아무도 당신의 머리를 총으로 겨누지 않았거든. 그래서 당신의 뇌는 살아남았지.” 그는 자기 뒤에 있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배유현 회장에게 감사해야 할 거야. 그녀가 당신을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로 옮겨 냉동시키지 않았다면, 당신의 시체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을 거거든.”제이크 한은 그제서야 시후의 뒤에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중의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 회장이었다!“허억......” 제이크 한은 갑자기 숨을 들이켰고, 입을 떡 벌린 채 시
“뭐라고?! 네가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그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시후의 자기소개를 들은 제이크 한은 즉시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얼마 전 나누었던 안충주와의 대화를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Samson 그룹의 회장 안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안충주는 자신의 누이인 안예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생사불명 상태인 그의 외조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는 Samson 그룹 전체가 그 외조카를 찾기 위해 거의 전 세계를 뒤졌다고 했으며 어떤 방법을 써도 그의 행방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그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단지 시신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은 여전히 외조카가 분명히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었고, 단지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이크 한은 자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인물이,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자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경찰 출신인 제이크 한은 첫 번째로 이 사실에 대해 의심부터 들었다. 그래서 그는 차분히 진정한 후에 이 일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분명히 이미 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당시 엘리베이터 문이 막 열렸고,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고 무장한 조직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에게 총을 쐈어... 그 놈들의 화력은 엄청났고, 거의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총을 쏴댔지. 내가 의식을 잃기 전에, 최소 20~30발 이상은 맞은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난 이미 완전히 죽은 거야... 아무리 대단한 신이라고 해도 날 살릴 순 없을 거야...!” 그래서 제이크 한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런 젠장, 이거 혹시 사후 세계인 건가?!” 그는 생각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이런 상태가 되는 거야... 계속 꿈을 꾸고, 온갖 이상한 곳을 떠도는 거지... 그 다음
바로 이렇게 무한히 늘어난 타임라인 때문에, 제이크 한 경감은 지금 이 순간 눈은 떠 있지만, 여전히 끝없는 꿈속에 있는 듯한 혼미한 경지에 다다랐다. 그러던 중, 제이크 한에게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크 한 경감, 지금 나를 볼 수 있겠습니까?”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이크 한의 마음속은 요동쳤다. 참으로 이상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오랜 꿈속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아내와 딸을 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기도 했지만, 그 장면들은 마치 초창기 무성 영화와 같이 소리 없이 흘러가는 영상 같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처음으로, 실제처럼 생생한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제이크 한에게 매우 낯설었다. 더 이상한 것은, 분명히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낯섦 속에 묘한 익숙함이 섞여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아...’바로 그때, 그의 시각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제이크 한은 눈앞이 새하얗게 밝지만은 않았다. 이제 그의 시야로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스테인리스 강철 탱크들이 들어왔다. 이 풍경은 음산하고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 후로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마치 김이 서린 욕실 유리창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욕조보다 약간 큰 물탱크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물탱크 옆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너무 두려워 그 자리에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기억은 마치 빛의 속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바로 경기장을 나와 아내와 딸을 만나러 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그 때 자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