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가 모든 문제를 해결했을 즈음에는 시간이 준비 많이 늦어졌다. 밝게 빛나는 불빛들이 켜지는 구름산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빽빽하게 무릎을 꿇고 있었다.시후는 돌아서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부모님의 묘를 바라보며 오랫동안 바라보다가 조용히 한숨을 쉬며 은충환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문제가 거의 해결되었으니 내일 저는 돌아가겠습니다."은충환이 서둘러 말했다. "시후야, 너는 이제 그룹의 회장이다. 나는 네게 이곳에 머물면서 정착하라고 조언하지는 않겠지만, 이번에는 적어도 며칠만 더 머물도록 해. 나는 너와 함께 그룹의 모든 일들을 정리하고, 그룹의 여러 관리자들을 너에게 소개하고 싶다. 그들은 앞으로 너와 함께 업무를 책임질 사람들이야..”시후는 "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이 많잖아요. 그러니 모든 관리자들을 데리고 인사를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준비가 되어 있어도 갑자기 정보와 자료를 준비하라고 하면 대응을 쉽게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니 내일부터 그들에게 정보와 자료들을 준비하라고 지시하시고 제가 며칠 뒤에 다시 오겠습니다.” 은충환은 시후가 말한 것이 합리적이라고 느꼈다. LCS 그룹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음을 말할 것도 없고, 큰 금액의 자산을 가진 회사이니 하루나 이틀 안에 모든 종류의 경영 자료를 준비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알겠다. 그렇다면 준비를 시작하라고 언급해 두 마. 나중에 내가 돌아와서 그들을 만나면 된다.”시후는 "나중에 버킹엄 호텔에 가서 엘에이치 그룹의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내일 아침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라고 답했다.은충환은 계속 시후를 붙잡지 않았다. "시후야, 이번에 돌아갈 때는 선우가 준 전용기는 두고 가도록 해라. 이제부터 콩코드가 너의 개인 비행기가 될 거다. 그렇다면 어디를 가든 비행이 더 빠르고 편리해질 거야.”시후는 손을 저으며 침착하게 말했다. "필요 없습니다. 그다지 멀지도 않은 거리인데요. 콩코드는 빠르
소성봉이 서명하려고 하는 서류는 바로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통제, 의사 결정 및 이익을 모두 소민지에게 이양한다는 내용이었다.반면 소수도는 박혜정과 이혼 계약 서류에 공식적으로 사인을 하는 것으로 박혜정과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시후가 버킹엄 호텔에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관련 문서에 서명을 완료했고, 전문 변호사들이 서류에 오류가 없는지 최종 점검을 하고 있었다.소수도는 서명을 한 뒤 조금 상실감에 빠져 있었다. 그는 오랫동안 박혜정을 사랑해왔는데, 이제 부부 관계가 정말 끝난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마음이 아팠던 것이다.박혜정은 딱히 행복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안도감을 느끼는 표정이었다. 예전에 박혜정은 늘 표정에 약간의 슬픔이 묻어 있는 것 같았고, 때로는 조금 아픈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이전에 보이던 병약한 분위기는 사라졌고, 그녀의 표정은 전례 없는 이완감으로 가득했다.소성봉은 엘에이치 그룹의 회장직을 넘겨준 것을 아까워하면서도 소민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민지야... 마다가스카르에서 나를 위해 토지를 조금 더 많이 매입해 줄 것을 잊지 말아 다오.. 그리고 해자를 만들어서 지역 주민들과 조금 격리해주는 것이 가장 좋고..” 이렇게 말한 뒤 그는 다시 중얼거렸다. "아, 그런데 저택에서 일할 도우미들과 경호원들은 모두 한국에서 보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구나.. 아무래도 마다가스카르에 가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내 말을 알아들을 수도 없을 것이고, 내가 원하는 요구 사항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할 거다..” 몰디브에서 은퇴할 기회를 잃은 소성봉은 이제 마다가스카르에서 자신의 안전과 생활 여건을 최대한 확보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는 마다가스카르에 가면 더운 날씨 때문에 많은 질병에 걸릴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현지인들과 직접적인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소민지는 당연히 이의가 없었다. 비록 할아버지에 대한 불만은 있었지만, 결국 피는 물보다 진했다. 게다가 이번에 할아버지는 떠난 뒤에 한
시후의 등장으로 소민지의 눈이 갑자기 커지며 그녀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친애하는 은인이시여, 오셨군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소성봉은 신이 나서 말했다. "은시후 씨... 당신의 관대함에 감사드립니다..."시후는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시후는 소성봉에게 관대한 것이 아니라, 그저 소성봉이 엘에이치 그룹의 우두머리로서 지위를 정직하게 넘겨주었고, 소민지가 엘에이치 그룹을 물려 받았으니 소성봉은 시후에게 어떠한 위협도 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손민지가 엘에이치 그룹을 이끌게 된다면 엘에이치 그룹의 오랜 원한과 증오는 사라지게 될 것이기에 이 문제로 계속해서 소성봉을 당황하게 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입을 열어 소성봉에게 말했다. “소성봉 씨가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한 후에는 당신이 그곳에서 하는 일을 간섭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당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한 나는 당신이 곳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방해하지 않을 겁니다.”소성봉은 마치 사면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재빨리 허리를 숙여 감사 표시를 했다. "감사합니다, 은시후 씨! 감사합니다!"시후는 소민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소민지 씨, 며칠 동안 시간을 내어 소성봉 씨를 따라 마다가스카르로 갈 사람을 정해야 합니다. 동시에 부동산 중개인 두 명을 마다가스카르로 보내십시오. 일단 그의 요구에 맞는 토지와 저택을 구매하고 그 후의 소성봉 씨가 그곳으로 가도록 하죠.”소민지는 주저 없이 말했다. "네, 은인이시여.. 오늘 밤부터 이 두 가지 일을 처리하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소성봉에게 말했다. "소성봉 씨, 주변에 친척도 없이 이렇게 먼 곳으로 혼자 가면 괴로울 겁니다. 당신의 둘째 아들 소수덕은 아직도 내 손에 억류되어 있죠. 모든 것이 준비되면 둘째 아들도 당신이 데려가도록 하세요. 나는 소수덕 씨에게도 당신과 같은 요구를 합니다. 내 허락 없이 마다가스카르
그렇게 말한 후 그는 소성봉에게 "소성봉 씨, 가시지요."라고 손짓을 했다. 소성봉은 시후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고 박상철 집사를 따라 호텔 객실에서 나갔다.이제 객실에는 박혜정과 소민지만이 남아 있었다.시후는 소민지에게 TS Shipping의 자본금 증액 건, 그리고 향후 유럽에서의 사업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박혜정이 시후에게 물었다. "시후, 내일 아침에 서울로 돌아갈 거니..?”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이모님.. 아침 일찍 돌아갈 생각입니다.”박혜정은 조금 미안한 기색으로 물었다. "그럼.. 정말 미안한데, 나도 같이 갈 수 있을까..?" 이때 박혜정은 이미 서울을 앞으로 생활할 장소로 여기고 있었다. 한때 시후의 부모님이 살았던 작은 안뜰이 있는 저택이 그녀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장소였던 것이다.시후는 아버지에 대한 박혜정의 감정을 알게 되면서, 그녀의 오랜 사랑과 미움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는 용기를 존경했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네 그러시죠.. 오늘 밤 소민지 씨와 함께 호텔에 머무시면 됩니다. 내일 아침에 제가 사람을 보내 모셔다 드리죠.”박혜정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나는 이제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지 않을 생각이니, 부모님 댁에 가서 좀 쉬고 싶어.. 그럼 시후야 내일 출발할 장소로는 내가 혼자 갈게.”소민지는 서둘러 물었다. "엄마, 외할아버지 댁에 가시는 거예요? 그럼 나도 갈래요."박혜정은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됐어. 네 할아버지가 내일 가족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하셨잖아. 신임 회장으로써 너는 반드시 그 자리에 참석해야 할 거다. 그러니 시후가 조금 수고해야겠지만, 창원으로 데려다 줄 거야..” 그녀는 그렇게 말한 뒤 다시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후, 미안하지만 민지를 좀 부탁할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괜찮습니다 이모님.. 민지 씨와 아직 논의할 것이 남아 있어서요. 논의한 후에 그녀를 엘에이치 그룹의 본가로 안전하게 돌려
시후는 소민지의 마음과 정신이 온통 시후에 대한 사랑과 수줍음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사실 현재 그녀의 상태는 시후와 사업 협력을 논의할 수준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시후가 엘에이치 그룹 전체를 포기하라고 요청하더라도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동의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이때 그녀는 시후가 의견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따를 것이었다.시후는 이 사실을 모르고 어쩔 수 없겠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민지 씨, 잘 들어요.. 우리는 두 사람이 함께 사업을 하고 있으니 아이디어를 같이 생각해 내야해요. 그러니 내 말만 듣고 있으면 안 된다는 거죠. 왜냐하면 나는 경영학을 전공으로 한 것도 아니고, 특정 사업에 대해 잘 모르니 단지 아이디어만 제안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당신과 변지현 씨가 타당성과 구현 방법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거예요.”소민지는 수줍게 말했다. "상관없어요... 저는 은인의 능력을 믿으니까요. 저는 은인이 정한 방향이 결코 틀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시후는 잠시 어지러움을 느끼며 말했다. "당신은 의견이 없어요? 결국 이 회사의 주식 49%를 갖고 있으니, 내가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 않냐고요?”소민지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글쎄요... 은인이 말씀하시는 것은 뭐든지..."시후는 오랫동안 말문이 막혀 말을 하지 못하다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아니면.. 돌아가서 생각을 좀 더 해보세요. 정말로 이의가 없다면 나중에 변지현 씨와 함께 논의하고요.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면 이렇게 진행하는 걸로 해요.”소민지는 큰 눈을 밝게 빛내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은인의 뜻대로 하겠습니다..”시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지금은 논의할 내용은 이게 다라서.. 먼저 엘에이치 그룹 본가로 다시 데려다 줄게요. 며칠 동안 당신은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일을 정리하고 할아버지께 원활한 인수
이 말을 들은 시후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하아.. 스케줄이 너무 빡빡한데.."라며 한숨을 쉬었다."괜찮아요." 소민지는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은 제 체력이 매우 좋으니까요. 그런 건 별 일 아니에요." 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시후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애원하는 어조로 부드럽게 말했다. "친애하는 은인, 제 어머니 외에 서울에서 제 유일한 지인은 당신 뿐이라고요.. 그러니 제가 당신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그렇다면 당신은 나를 거절할 수 없어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무렇지도 않게 동의하며 미소를 지었다. "시간만 된다면 가능하죠.”"정말요?!" 자신이 가장 원했던 답을 얻은 후, 소민지는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시후는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자, 이제 시간이 늦었으니 먼저 엘에이치 그룹까지 보내 줄게요.”소민지는 서둘러 물었다. "그럼 당신은 오늘 밤 어디로 가시나요? LCS 그룹 본가로 가세요?”"아니요." 시후는 침착하게 말했다. "Koreana 그룹 본가에서 자주 지내다 보니, 이제 나에게는 그곳이 더 편해진 것 같아요."소민지는 고은서와 시후가 약혼을 했었다는 사실을 갑자기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안세진에게 차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한 다음, 소민지를 창원으로 보내기 위해 터미널까지 차를 몰고 갔다.가는 길에 소민지는 시후의 옆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며 몇 번이나 말을 꺼내고 싶었지만 결국 말을 속으로 삼켰다. 시후가 차를 정차한 후에 소민지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은인... 제 부모님 사이의 문제를 해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내 아버지는 엄마와 이혼하는데 절대 동의하지 않으셨을 거예요..."시후는 그녀에게 물었다. "소민지 씨는 부모님이 이혼하기를 원하나요?""네." 소민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 모두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았으니까요.. 그런 이름뿐인 결혼은 계속해서 질질 끌기 보다는 빨리 끝내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한숨을 쉬지 않
소민지는 이 말을 한 후 시후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차문을 열고 밖으로 달려 나갔다..! 그녀가 조금 전 한 말은 그녀의 용기를 모두 모아 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시후를 끌어안고서 통곡하기라도 할까 봐 걱정이 되어서 시후와 같은 차를 타고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시후에게 왜 그렇게 일찍 결혼했고, 왜 이렇게 자신 앞에 늦게 나타났는지 묻고 싶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에 그녀는 도망치듯 시후의 차를 떠나 작별 인사도 하지 않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곧바로 달려가 버렸다.시후는 소민지의 가녀린 뒷모습을 바라보며 어딘가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 같았다.그리고, 박혜정의 인생이 평생 불행했던 것을 보면 볼수록 시후는 소민지가 그녀의 어머니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랐다. 운명의 장난이 두 사람을 똑같은 굴레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은 때로는 장난을 좋아했다. 그래서 운명은 모녀에게 비슷한 삶의 궤적을 선사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들이 각각 아버지와 아들을 사랑하게 만들기까지 했다.사라지는 소민지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시후는 한숨을 쉬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소민지의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했다. 하지만 시후는 소민지가 혼자 외롭게 늙어가는 것을 정말로 원치 않았다. 왜냐하면 소민지는 가녀린 듯한 모습이었지만, 강한 결단력과 에너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조금 전 내뱉은 말 때문에 그녀는 정말 그렇게 행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시후는 그녀의 결정을 바꿀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소민지가 아직 어리며, 인생을 살면서 경험이 쌓임에 따라 앞으로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 때, 소민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마음 속으로 굳게 결심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자신이 백 살까지 산다 해도 시후보다 더 좋고 더 매력적인 남자를 결코 만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시후는 그녀가 사랑이라는 존재를 처음 깨닫게 만든 당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중하게 말했다. "네 삼촌, 일들은 꽤 잘 처리한 것 같습니다."고선우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그룹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내가 구름산에 가보지 않더라도 네가 친척들을 모두 제압했을 거라는 것도 잘 알 수 있고.. 엘에이치 그룹과 관련된 일들도 이미 잘 처리했겠지..? 그리고 보니, 노르웨이에서 일어난 일들도 다 보았다.. 여왕이 갑자기 위독한 병에서 회복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유럽에서 엄청난 논란거리가 된 것도 알고 있다.. 나는 그걸 보고 싫어 너의 작품임에 틀림없다는 걸 깨달았다. 오직 너만이 죽어가는 사람을 다시 살릴 수 있는 특별한 힘과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니?”시후는 웃으며 답했다. "그냥 회춘단을 조금 썼을 뿐인데요.”고선우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시후 너의 회춘단이 얼마나 기적적인지 알고 있어. 사람은 한번 죽음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죽음에 대해 두려워한다. 그리고 죽음 앞에서는 모든 재산, 권리, 지위, 소유권 모두가 그저 헛된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되지..” 이렇게 말한 뒤 고선우는 급히 물었다. "블랙 드래곤은 어떻게 처리했니 시후야?”이어 시후는 "성도민 씨에게 그의 부모님을 먼저 장사 지내라고 했습니다. 일을 마치면 서울로 저를 찾아올 것이고요.”라고 답했다."그래 잘 했다!" 고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숨을 쉬었다. "블랙 드래곤은 날카로운 검이라고 할 수 있다. 시후 너는 이 날카로운 검을 지휘할 수 있다면 분명 앞으로 금상첨화일 것이며 더욱 강력해지겠지..! " 고선우는 시후에게 다음과 같이 상기시켰다. "그러나 시후야, 블랙 드래곤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는 너에게 달린 큰 숙제라고 할 수 있어.. 왜냐하면 그들은 특별한 지위를 갖고 있고 이제 너의 지휘 하에 수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말이다.. 만약 조금만 부주의하게 그들을 다룬다면 불필요한 트러블이 생기게 될지도 모른다. 혹시 다음 단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둔 것이 있니?"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