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 마지막 결과는 너무나도 놀라운 상황이었다. 올 때만 해도 그는 회춘단이 자신의 신체 상태를 조금 더 낫게 만들어 주고, 암의 재발 위험을 최대한 낮추는 정도의 효과만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회춘단의 효능이 이렇게나 신비로울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로 감탄했다. "이 회춘단 한 알을 위해 10억 달러를 썼지만, 이건 내가 평생 구매한 것 중 가장 값어치 있는 물건이야......" 다른 사람들은 베르나르 아르노가 순식간에 20살은 젊어지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부러움과 질투, 그리고 원망이 절정에 달했다. 이것이 바로 회춘단의 진정한 효능이었다! 안타깝게도, 다른 사람들은 이를 직접 체험할 기회가 없었다. 다음 회춘단을 기다리려면, 최소 내년에 열릴 2차 경매를 기다려야 한다. 이때 송민정이 입을 열었다. "오늘 밤 경매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경매는 이로써 모두 끝났습니다. 회춘단을 성공적으로 낙찰 받으신 다섯 분은 축하드리며, 이번에 낙찰 받지 못하신 분들도 너무 실망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큰 이변이 없으면, 내년에 다시 회춘단 경매를 열 예정입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더욱 절망감을 느꼈다. 왜냐하면 회춘단의 효과가 상류사회에 퍼지기 시작하면, 내년의 경매에는 더 많은 최상위 부호들이 몰려들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때가 되면, 주최 측이 참가자 수를 늘리지 않는 한, 오늘 경매에 참가한 200명 중 절반은 내년에 경매에 참가할 기회조차 얻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많은 사람들의 기분은 한순간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많은 이들이 슬픔에 잠긴 모습을 본 송민정은 다시 입을 열었다. "게다가 또 하나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좋은 소식이 있다는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송민정을 바라보며 그녀의 다음 말을 기대했다. 송민정이 말했다. "좋은 소식은 바로, 회춘단 경매만이 회춘단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는 것입니
3분 전, 응급 구조 센터에 한 통의 응급 전화가 걸려왔다. 서울에서 평당 1억이 넘는 고급 아파트가 즐비한 강남에 심장병 환자가 발생했다는 제보였다. 이에 응급 구조 센터는 바로 강남과 가장 가까운 중앙 병원에 지시하여 환자를 이송하도록 조치했다. 중앙 병원은 해당 조치를 조금 전 병원에서 출발한 구급차에 배정했다. 구급차가 강남에 도착하자, 차에서 네 명의 의료진이 내렸다. 이들은 모두 하얀 가운을 입고 마스크와 의료용 모자를 쓰고 있었으며,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복장으로 보아 남자 셋과 여자 하나임을 알 수 있었다. 이 네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급 아파트의 최상층에 올라갔고, 응급 전화를 건 집 번호에 따라 2501호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 아파트에는 심장병 환자가 없었다. 거실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건 역시 흰 가운을 입고 마스크와 모자를 쓴 세 남자와 한 명의 여성이었다. 이 네 사람은 구급차에서 내려온 네 사람과 같은 복장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체격도 거의 비슷했다. 그들 외에도 방 안에는 세 사람이 더 있었는데, 이화룡과 그의 든든한 부하 마동선, 그리고 최근 이화룡과 함께 업무를 하고 있는 장 사장이었다. 두 무리의 사람들이 만나자, 이화룡은 곧바로 옆에 있던 네 명의 위장한 의료진에게 말했다. "네 사람은 빨리 들것에 동선이를 실어서 구급차에 태워!" 네 사람 중 리더로 보이는 의사 복장을 한 사람이 즉시 말했다. "알겠습니다, 형님!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장 사장이 그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너희 넷은 지금부터 차에 올라탈 때까지 절대로 머리를 들어 CCTV를 직시하지 마라. 들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 알겠지?” 그러자 나머지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좋아!" 장 사장이 진지하게 말했다. "시간이 없다. 어서 출발해!" 이화룡은 이때 마동선에게 말했다. "동선아, 얼른 들것에 누워. 며칠 동안 병원에서 푹 쉬도록 해라." 마동선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알
밤이 깊은 가운데, 배유현, 배원중, 그리고 원서훈은 블랙 드래곤 몇 명의 장군들의 인솔 하에 헬리콥터에 올라타 빠르게 인천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때, 수만 톤의 곡물을 실은 화물선이 인천항에서 이미 출항해 천천히 항구를 떠나고 있었다. 이 배의 선원들은 모두 TS Shipping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승무원들로, 그들은 명령을 받아 밤새 항해를 시작했고 중간에 한 무리의 승객들이 배에 탑승했다. 비록 승무원들이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변지현은 그들에게 승객들과의 접촉을 일절 금지시키며 중간에 탑승하는 승객들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게 하였다. 불빛이 환한 항구를 떠나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로 화물선이 나아가자, 두 대의 헬기가 차례로 도착해 바다 위에서 화물선을 따라잡고, 차례로 화물선의 갑판에 착륙했다. 첫 번째 헬기에서 내린 사람은 바로 소이연과 그녀가 이끄는 여러 명의 블랙 드래곤 장군들이었다. 이번에 소이연이 데려온 사람들은 대부분 블랙 드래곤의 여성 멤버들이었다. 각 팀원은 큰 부피의 작전용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그 안에는 다양한 무기 및 장비들뿐만 아니라 생활 용품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들은 질서 있게 비행기에서 내린 후, 선장의 협조 하에 생활 구역을 분할하여 봉쇄하기 시작했다. 그 후, 소이연은 모든 승무원들에게 갑판을 떠나라고 요청했고, 이어서 두 번째 헬기가 갑판 위에 천천히 착륙했다. 비행기가 멈추자마자, 배유현은 가장 먼저 비행기에서 내렸고, 원서훈이 배원중을 부축하여 그 뒤를 따랐다. 소이연이 앞으로 나와 공손하게 말했다. “배유현 양이시죠? 저는 소이연이라고 합니다. 은 선생님께서 저를 보내 당신과 회장님을 시리아로 호송하라고 하셨습니다.” 배유현은 놀라서 물었다. “소이연 씨..?! 혹시.. 이전에 일본이 온 나라를 들쑤셔가며 찾던 그 소이연 씨가 맞나요?” 소이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맞습니다. 접니다.” 소이연의 이름은 일본 사
소이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은 선생님의 친구이니, 이런 일을 맡게 된 건 제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러면서 소이연은 덧붙였다. “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당신과 회장님의 출국 문제는 반드시 철저히 비밀을 지켜야 하니, 비행기로는 갈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배로 가는 길이 좀 멀어서 적응하셔야 할 텐데, 불편하시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괜찮습니다!” 배유현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한국을 무사히 떠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은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방금 선장과 항로를 확인했는데, 이번 항해 목적지는 시리아 서부의 타르투스 항구입니다. 안전을 위해 타르투스 항구에 도착하기 전까지 어떤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싱가포르에는 5일 정도, 수에즈 운하까지는 약 18일 정도, 운하를 지나기까지 대기 시간을 포함해 총 20일 정도 걸릴 예정입니다.” 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감사합니다.” 소이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과 회장님의 안전을 위해, 배에서 생활하는 구역은 일반 선원들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만약 갑판에 올라가고 싶으시면 미리 저에게 알려주세요. 그럼 제가 선원들에게 일시적으로 자리를 비우라고 하겠습니다.” 배유현은 감동하며 말했다. “정말 세심하게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연한 일인 걸요.” 소이연은 웃으며 말했다. “이제 세 분을 선실로 안내하겠습니다. 방은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변지현이 시리아로 보내는 이 화물선은 10만 톤급으로 매우 크고, 내부 생활 공간도 넉넉하여 세 명에게 각각 방을 하나씩 배정할 수 있었다. 소이연은 블랙 드래곤의 젊은 남성 둘에게 배원중과 원서훈을 그들의 방으로 안내하도록 하고, 배유현은 자신이 직접 객실로 데려갔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소이연은 문을 닫고 방 안에 놓인 세 개의 큰 배낭을 가리키며 말했다. “배유현 양, 은 선생님께서 당신을 위해
배유현은 자신의 객실을 간단히 정리하고 배에서 잠시 적응한 뒤에, 할아버지 배원중의 객실로 갔다. 이때 원서훈은 객실 안에서 배원중의 침대를 간단히 정리하고 있었고, 배원중은 객실 안의 1인용 소파에 앉아 천장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다. 배유현이 들어오자, 원서훈은 서둘러 공손하게 말했다. "아가씨." 배유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원 선생님, 이번 일로 선생님까지 연루되게 해서 죄송합니다. 당분간 돌아가시기 어려울 겁니다..." 원서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가씨께서 그렇게 말씀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 임무는 회장님을 보호하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말한 뒤 원서훈은 말을 이어갔다. "제가 돌아가는 것은 급한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해왕이도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입니다.. 이번에 저희 문파에서 로이가 제 임무를 인계 받아 페이셔스 그룹에서 계속 일하도록 하려 했는데, 그가 실종되었으니 저도 면목이 없어 그냥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배유현은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왕 씨가 은시후 도련님의 손에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클 것 같아요.." 원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블랙 드래곤의 리더 성도민이 계속해서 LCS 그룹을 자신의 부모를 죽게 만든 원수로 여겼다는 소문이 있었고, 성도민이 수많은 관을 들고 LCS 그룹에 찾아갔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그가 그렇게 큰 소동을 일으키고도 결국 은시후 씨의 부하가 되었으니.. 성도민은 은시후 씨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는 말을 덧붙였다. "소문에 따르면 성도민은 저보다 강력한 무술인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은시후 씨는 분명히 그 이상의 힘을 가진 무술 고수임에 틀림없습니다." 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 선생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보기엔 은시후 도련님은 판단이 분명한 사람인 것 같아요. 이해왕 씨가 도련님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다면 그도 이해왕 씨를 다치게 하지
배유현이 말했다. "내부에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은시후 도련님은 아내에게 자신의 진짜 신분을 밝히지 않았고, 그의 아내 가족도 그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더라고요.. 그들은 은시후 도련님을 고아 출신의 데릴 사위라고 알고 있어요." 배원중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부부 사이에 이렇게 큰 비밀을 숨긴다는 건.. 두 사람의 감정적 기반이 그리 튼튼하지 않다는 뜻일 거다.. 결국엔 이혼하게 될 거야.." 배유현은 당황스러운 듯 말했다. "그건 잘 모르겠어요......" 배원중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배유현에게 말했다. "유현아, 지금 페이셔스 그룹에 큰 변동이 생겼고, 강력한 외부의 개입이 없다면 너의 큰아버지의 지위를 엎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내가 죽으면 그 놈은 너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거야. 은시후 도련님이 바로 네가 복귀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그 순간, 배원중은 속에서 아직 내뱉지 않은 한 가지 생각이 있었다. 그의 생각에, 시후는 단지 배유현에게만 기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마지막 반전의 기회라는 사실이었다. 시후가 가지고 있는 '회춘단'의 효과는 뛰어나서, 반쪽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자신은 더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배유현이 시후와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자신과 손녀 모두 인생의 반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배원중이 지나치게 계산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렇게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면 당연히 운명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게 한 가닥의 목숨이 붙어 있는 한, 그는 반전을 인생의 최대 목표로 삼을 것이다.배유현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똑똑한 사람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기 연민에 빠지거나 좌절하지 않고 위기 속에서 탈출구를 찾으려 할 것이다. 배유현도 자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찬탈한 이후, 자신의 처지는 진퇴양난과 같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만약 오늘 할아버지와 함께 중동으로 떠나지 않는다면, 큰아
그 시각, 미국 뉴욕.땅값이 비싼 금융 중심지 맨해튼의 한 고층 빌딩의 최상층 회의실에서, 일흔이 넘은 한 노인이 7~8명의 사람들에게 고함을 치고 있었다.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며 사람들을 질책했다. "지금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되잖아!! 멀쩡한 사람을 병원에 보냈는데 어떻게 증발해 버릴 수가 있냐고! 이런 쓸모없는 놈들! 무능한 놈들!" 이렇게 말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배원중의 장남, 배해산이었다. 몇 시간 전, 그는 막 전화로 아버지에게 자신이 새롭게 그룹의 권력을 차지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의 말 속에는 도발적인 말투가 섞여 있었는데, 그것은 배원중에게 더 큰 충격을 주려는 의도였다. 그는 이런 말투로 인해 이미 위태로운 상태였던 아버지의 몸 상태가 더 빨리 무너지게 하고자 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전화가 아버지에게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심지어 그 전화가 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 그였다. 그래서 배해산은 서울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었다. 심지어 오늘 열린 경매장에도 그의 심복이 잠입해 있었다. 경매가 끝난 후, 그 심복은 곧바로 그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회춘단'이 실제로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을 정도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배해산은 자신이 쿠데타를 일으킨 결정을 매우 다행으로 여겼다. 만약 아버지가 회춘단을 성공적으로 얻었다면, 최소한 10~20년은 더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자신은 또 다시 아버지가 굳건히 버티고 있는 바람에 지쳐 죽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경매장에 있던 관계자에 따르면, 아버지는 마지막에 병세가 악화되어 병원으로 실려 갔다고 했다. 이에 배해산은 즉시 서울에 있던 자신의 심복을 통해 병원에서 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하게 했다. 그는 아버지가 이미 사망했는지, 아니면 여전히 응급치료 중인지 알고 싶었다. 만약 응급 치료 중이라면, 아버지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배해산은 쿠데타를 일으
그러자 마한성이 서둘러 말했다. "회장님, 제 생각에 지금 당장 급한 일은 바로 능력 있는 사람들을 빨리 한국으로 파견하여, 어떻게든 전 회장님과 유현 아가씨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배해산은 음산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 참모, 이 일을 당신에게 맡기지. 직접 사람들을 뽑아 오늘 안에 서울로 날아가. 그리고 반드시 아버지를 찾아내고, 살아 있으면 살아 있는 걸 확인하고 죽었으면 시신을 확인하도록 해!" 마한성은 신중하게 물었다. "회장님, 만약 전 회장님과 유현 아가씨를 찾게 되면, 제가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합니까?" 배해산은 잠시 망설이다가 냉랭하게 말했다. "일단 먼저 사람을 찾는 게 우선이야. 상황이 통제 가능하다면, 모두 가둬두고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한국을 떠나지 못하게 해. 만약 상황이 통제 불능이라면, 사고를 가장해 처리하고." 이때 회의 중인 사람들 중 한 명인 50대 중반의 중년 남자가 질문했다. "아버지, 유현이는 어떻게 할까요? 이 아이를 제거하지 않으면, 장차 큰 골칫거리가 될 겁니다!" 이렇게 말한 인물은 바로 배해산의 장남이자, 배원중의 장손, 그리고 배유현의 가장 나이 많은 사촌인 배한빈이었다. 배한빈은 배유현보다 거의 서른 살이 많았다. 그의 아들은 심지어 배유현보다 세 살 더 많았다. 배한빈 세대에서 막내로 태어난 배유현은, 원래 페이셔스 그룹에서 귀여움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랄 운명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모두 배원중이 그룹을 장악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환상에 불과했다. 배원중이 배유현을 아끼자, 모든 가족들은 그녀에게 잘해주는 척했다. 하지만 사실 배유현의 두드러진 재능은 이미 많은 사람의 불만을 사고 있었다. 배한빈은 늘 배유현이 눈에 거슬렸고, 그녀가 그룹 내에서 지나치게 돋보이며 배원중의 총애를 너무 많이 받고 있기에 자신의 입지를 위협한다고 생각했다. 배유현은 능력이 뛰어났기에, 가족들을 무심코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배유현과 같은 나이 또래의 친척들 역시 배원중에게 비교되며 꾸중을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