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현지 언론들은 한국 케이팝 스타가 미국에서 이토록 강력한 팬 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미국 가수들이야 말로 세계 대중음악의 선두주자라고 늘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감에 가득 찬 그들은 한국의 가수가 이렇게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공항에서 그녀를 맞이한 팬들이 혜리의 소속사에서 돈을 주고 고용한 대행 배우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혜리는 자신의 능력으로 이러한 언론의 의심에 답했다. 혜리가 미국에 도착한 지 세 시간 뒤, 뉴욕과 보스턴 공연의 티켓 판매가 시작되었다. 두 공연의 티켓 9만 장은 단 1분 만에 매진되었으며,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공연 시장은 비록 매우 성숙하지만, 스타의 수가 워낙 많아 대부분의 공연이 매진되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매진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매진되는 일은 거의 없다. 이 소식은 곧바로 미국의 모든 연예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심지어 혜리의 북미 투어 협력 파트너조차도 그녀의 티켓 파워가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혜리는 단숨에 미국 연예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미국에 도착한 다음 날, 혜리는 소속사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했으며, 이는 그녀가 미국에 도착한 후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 기자회견을 생중계했으며, TV와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서 수백만 명의 시청자가 동시 시청하며, 미국 사회는 다시 한 번 그녀의 강력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핫토리 카즈오는 이 뉴스를 TV로 보고 아쉬움이 몰려왔다. 그는 자신이 뉴욕에 남아 혜리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녀의 공연은 15일에 시작했지만, 그는 11일 밤에 임무를 완료하고 미국을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이 아쉬움을 안고 핫토리 카즈오는 7명의 부하와 함께, WF 호텔 연회장 총괄 매니저인 크리
그 순간, 크리스는 너무 두려워서 눈물을 흘릴 뻔했다. 그는 안타깝게 죽은 가정부의 죽음에 애도할 틈도 없이, 화면을 향해 미친 듯이 애원했다. “제발! 제 가족을 해치지 말아 주십시오!! 어떤 조건을 걸든 다 따르겠습니다!!”상대방은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 “지금 말한 것처럼 협조하기를 바란다. 우리와 장난치려고 한다면, 네 가족의 시체조차도 못 보게 될 거야!”그러자 크리스는 울먹이며 답했다. “반드시 협조하겠습니다..! 꼭 협조할게요! 그러니 제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려주세요!”상대방은 차분하게 말했다. “문을 열어. 우리 리더가 직접 너에게 얘기할 거다.”크리스는 잠시 당황했고, 곧 현관의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황급히 휴대폰을 들고 말했다. “저... 그럼 지금 당장 나가서 문을 열겠습니다...”상대방은 냉정하게 말했다. “크리스, 내가 한 말을 잊지 마라. 만약 네가 속임수를 쓰려 한다면, 네 가족들은 모두 비참하게 죽을 것이다!” 그 말을 끝으로 상대방은 전화를 끊었다. 온몸이 힘없이 무너진 크리스는 굴러가듯 기어가 문을 열었다.문을 열자, 그곳에는 바로 핫토리 카즈오가 서 있었다.사실 핫토리 카즈오는 계속 크리스의 집 근처에서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크리스가 집에 도착한 즉시 전화를 건 것은, 그가 경찰이나 다른 사람에게 연락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핫토리 카즈오는 이 자리에 오기 전 이미 얼굴을 변장한 뒤였다. 일본 닌자들은 수백 년 전부터 변장술을 연구해 왔고, 현대의 각종 기술과 재료를 사용하여 일반인이 전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변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핫토리 카즈오는 당당하게 크리스를 만나러 올 수 있었다.크리스는 핫토리 카즈오를 보자마자 무릎을 꿇으며 울먹였다. “제발 제 가족을 풀어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핫토리 카즈오는 바로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크리스를 부축하며 문을 닫고 그를 끌어 낸 뒤 소파 앞에 데려갔다. 그는 크리스를 소파에 던지
그 순간, 크리스는 거의 울먹이며 말했다. “당신들이 무슨 나쁜 짓을 하려고 한다면, 제가 당신들을 들여보내는 순간 그들은 저를 가만두지 않을 텐데요..”핫토리 카즈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면 가족의 안전을 위해 네가 희생될지도 모르겠군.”크리스가 카즈오에게 물었다. “그럼 제가 당신들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당신들이 제 가족을 풀어줄 거라고 어떻게 믿을 수 있죠?!”핫토리 카즈오는 웃으며 말했다. “이 일은 그냥 날 믿는 수밖에 없다. 약속 말고는 어떤 보장도 줄 수 없어.” 그러면서 그는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다만, 네가 내 말을 따르지 않는다면, 너의 가족은 틀림없이 죽게 될 거다!” 이어서 핫토리 카즈오는 표정을 부드럽게 바꾸며 진지하게 말했다. “크리스, 난 정신 나간 살인마가 아니야. 그저 내 임무를 완수하고 돈을 받아서 안전하게 미국을 떠나길 원해. 일이 잘 처리되면 네 가족을 죽일 필요가 없지.”크리스는 경계하며 말했다. “당신들이 일을 끝낸 후 저희 가족을 죽여서 입막음 하는 게 아니라고 어떻게 확신하죠? 대부분의 유괴 사건에서 범인들은 노출을 막기 위해 인질을 죽이잖아요!”“입막음?” 핫토리 카즈오는 경멸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생각을 좀 해 봐, 크리스. 내가 오늘 너를 이렇게 직접 만나러 왔고, 11일 저녁에 연회장에서도 이 얼굴로 나타날 거야. 연회장에 있는 모든 CCTV에 잡힐 것이고 이미 내 얼굴이 드러날 게 뻔한데 굳이 네 가족들을 죽여 입막음을 할 필요가 있겠어? 그건 자기 기만일 뿐이지.” 크리스는 이 말을 듣고 핫토리 카즈오의 말에 약간 믿음이 생겼다. 그가 아는 일반적인 범죄 상식대로라면 입막음은 범행을 숨기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고, 핫토리 카즈오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이미 드러날 것이 뻔하다면 입막음은 오히려 무의미한 행동이라는 것이었다. 이 생각에 그는 핫토리 카즈오를 보며 말했다. “좋아! 동의하겠습니다! 제발 제 가족을 다치게 하지 말아주세요!”“걱정 마.” 핫토
어느새 11일이 다가왔다. 뉴욕의 분주한 출근 시간, 도시에는 수상한 분위기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었다.블랙 드래곤의 대원들은 이미 1천 명이 넘게 뉴욕에 도착해 있었고, 도시 구석구석에 숨어 있었다. 제임스와 배호영 두 사람은 모두 들뜬 채로 빨리 만찬 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아침 일찍, 배호영은 제임스를 서재로 불러들여 흥분하면서도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제임스, 요 며칠 언론의 헤드라인은 거의 혜리의 소식뿐이야. 오늘 밤 그녀가 실종되면 즉시 전 세계적으로 큰 소란이 일 것 같은데, 이 일이 우리를 의심하게 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나?”제임스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도련님, 이미 닌자 쪽에서는 크리스를 처리했습니다. 오늘 그들이 크리스의 도움을 받아 임시 서비스 직원으로 미리 호텔 연회장으로 입장할 겁니다. 크리스는 그들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들을 뒤에서 도울 것이고, 다른 사람들을 혜리가 쉬고 있는 라운지 근처에서 물러나게 할 것입니다. 필요한 모든 도구는 어젯밤 크리스의 도움으로 이미 연회장 내부에 모두 옮겼습니다. 오늘 밤 7시 20분경, 정확히 혜리를 납치할 겁니다.” 이어 제임스는 말했다. “우리의 계획에 따르면, 7시 20분 도련님께서는 연회장에서 연설을 하실 것이고, 혜리는 휴게실에서 7시 40분경 무대로 등장할 계획으로 전달했습니다. 이때 모든 사람이 연회장에 있을 것이고, 연회장의 소음이 완벽하게 은폐와 방벽이 되어 닌자들이 행동할 때 아무도 이상을 감지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작업이 끝나면 닌자들은 즉시 뒷문으로 빠져나갈 것이고, 7시 40분에 도련님의 비서가 혜리를 무대로 오를 수 있도록 데려가려고 할 때, 혜리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이미 죽어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겁니다. 그때 현장은 자연스럽게 혼란스러워질 것이고, 도련님께서 할 일은 즉시 경찰에 신고하여 나머지 일들은 경찰에 맡기는 겁니다.” 여기서 제임스는 덧붙였다. “신고 후에는 크리스가 첫 번째 용의자가 될
고은서는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 나 완전 프리해. 점심 같이 먹고, 오후에는 오빠랑 여기저기 구경할 예정이야. 식당도 이미 예약해 놓았어.” 고은서는 애교를 부리며 덧붙였다. “오빠, 짐 챙기고 있어~ 헬리콥터가 10분 후에 호텔 옥상에 도착할 거야.” 시후는 어쩔 수 없이 약속했다. “알겠어, 옷을 갈아 입을게.” 10분 후, 중형 헬기가 호텔 옥상의 헬리포트에 착륙했다. 시후가 탑승하자, 헬기는 빠르게 이륙하여 뉴욕을 향해 날아갔다. 프로비던스에서 뉴욕까지의 직선 거리는 230km가 조금 넘었고, 헬기는 단 1시간 만에 뉴욕 상공에 도착했다. 이후 헬기는 뉴욕에 있는 한 헬기 착륙장에 착륙했다. 비행기가 막 착륙하자, 검은 선글라스를 쓴 한 여성이 다가와서 막 내린 시후에게 말했다. “은서는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저를 따라가시죠.” 시후는 자신을 마중 나온 사람이 고은서의 매니저인 김지우라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고생 많았어.” 김지우는 푸념하듯 말했다. “오빠, 그렇게 예의 갖춰 말하실 필요 없어요.” 말을 하며 김지우는 시후를 헬기 옆에 세워둔 캐딜락 승용차로 안내했다. 그녀는 자발적으로 시후에게 뒷좌석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오빠 그럼 타세요.”“응 알겠어.” 시후는 몸을 숙여 차에 탔고, 김지우는 조수석에 앉았다. 운전석에는 백인 남성이 앉아 있었고, 그는 근육질의 체격에 무표정한 얼굴로 검은 전술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으며, 한쪽 귀에는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어 전문 보디가드 같은 모습이었다. 김지우가 차에 탑승한 후, 운전사에게 말했다. “출발해 주세요.” 운전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즉시 차를 몰고 한인타운으로 향했다. 최근 들어 뉴욕 한인타운은 매우 분주했고, 도로 양쪽 상점은 사람들이 몰려 장사가 잘 되고 있었으며,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캐딜락은 한눈에 보기에도 평범한 삼겹살 구이 가게 앞에 멈췄다. 김지우는 시후에게 말했다. “오빠,
시후는 눈앞의 중년 남성의 행동에 놀랐다. 그는 즉시 그를 부축하며 본능적으로 물었다. “실례합니다만.. 혹시 누구 십니까?” 중년 남성은 즉시 공손하게 답했다. “도련님, 저는 이중열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이미 고혼이 되어야 했겠지만, 정말 운이 좋게도 도련님의 아버님이신 은서준 상무님의 도움 덕분에 오늘날까지 이렇게 살아남았습니다.” 이중열이 아버지의 지인이라는 말을 들은 시후는 매우 존경스럽게 그에게 손을 모아 인사하며 말했다. “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은시후라고 합니다!” 이중열은 매우 감격하여 눈이 붉어지며 말했다. “알고 있었습니다...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처음 보자마자 당신이 분명히 시후 도련님이라는 것을 알았지요. 처음에는 제가 환각을 보는 줄 알았는데, 고은서 아가씨께서 저에게 놀라운 손님이 올 것이라고 말하셨을 때, 저는 분명히 은시후 도련님일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고은서는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시후 오빠, 내가 아저씨께 오빠가 온다고 말씀드리지 않았거든. 우리가 오빠를 찾았다고도 말하지 않았고.. 아저씨께 놀라움을 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똑똑한 아저씨가 오빠의 정체를 금방 알아챌 줄은 몰랐어!” 이중열은 서둘러 말했다. “아가씨, 이건 제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은시후 도련님과 당년의 상무님이 너무 닮으셔서 그렇습니다...” 시후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어르신, 제 아버지는 어떻게 아십니까?” 이중열은 한숨을 쉬며 진지하게 말했다. “예전에, 제가 젊어서 경솔하게 행동하다가 사람을 잘못 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상대방은 저를 죽이기 위해 추격령을 내렸고, 홍콩의 갱들이 저를 찾기 위해 나섰지요...” 그는 이어서 눈을 붉히며 말했다. “그때 상무님께서 저를 밤새 구출하기 위해 사람을 보내주셨고, 직접 홍콩에 가서 협상까지 하시며 엄청난 대가를 지불한 뒤 제 목숨을 구해주셨습니다...” 시후는 놀라며 말했다. “어르신, 당신이 제 아버지의 오래된 친구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감정이 격해진 가운데, 예전의 얘기를 들은 시후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르신, 이후에 어떻게 뉴욕에 오게 되셨습니까?"이중열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상무님이 세상을 떠나신 뒤, 저는 조용히 애도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홍콩으로 돌아가려고 하니, 예전에 저를 죽이려 했던 놈들이 상무님의 불행한 소식을 듣고 다시 추격령을 내렸다는 걸 알게 되었죠. 저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고, 결국 미국에 오게 되었고 지금까지 미국에 머물게 됐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지금까지 어디에 계셨습니까? 당시 고선우 회장님이 도련님을 찾기 위해 거의 전 세계를 돌아다니신 걸로 알고 있고, 미국에도 여러 번 오셨는데.. 저도 함께 당신을 찾으러 다녔지만 아무 소득이 없었습니다..."옆에 있던 고은서가 재빨리 대답했다. "시후 오빠, 나도 아빠와 함께 예전 뉴욕에 왔었어. 그때 바로 아저씨가 우리를 맞아주셨어.. 이 식당에서!" 그녀는 이중열을 바라보며 웃으면서 말했다. "아저씨, 제가 처음 아빠와 여기 온 게 8살 때였는데, 마지막에 온 게 20살이었죠! 지금은 27살이 되었는데, 여기는 정말 하나도 변한 게 없네요."이중열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 원래 익숙하면 바꾸기가 어렵더라고요. 사실 말하자면 게으른 편이죠."고은서는 시후를 바라보며 설명했다. "시후 오빠, 예전 아빠와 함께 미국에 왔을 때 아저씨의 집이 첫 번째 거처였어. 아, 참! 아저씨의 삼겹살 구이는 정말 맛있어!"이중열은 겸손을 잃지 않고 물었다. "아가씨, 그런데 어떻게 도련님을 찾으셨나요? 어디서 찾으셨습니까?"시후가 입을 열었다. "어르신, 사실 저는 계속 한국에 있었어요."이중열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놀라며 외쳤다.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당시 고선우 회장님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당신을 찾으러 돌아다녔는데, 아무도 소득이 없었습니다..."이 질문을 들은 시후는 당사자인 박상철이 자신을 보육원에 배치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이중열은
고선우의 음성 메시지를 듣고 난 후, 시후는 매우 놀라고 말았다. 고선우가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과거에 아버지가 이 이중열이라는 인물을 인정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이중열은 분명히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후는 자신에게 현재 가장 큰 발전 제약이 바로 인재의 부족임을 잘 알고 있었다. 블랙 드래곤은 강하긴 하지만, 결국 외부에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존재이며, 블랙 드래곤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힘과 관련된 문제일 뿐이었다. 그러니 앞으로 LCS 그룹의 힘을 지속적으로 키워 나가려면 무력은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할 것이고, 경영이야 말로 훨씬 더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따라서 시후는 자신이 이 부분에 많은 부족함이 있다고 느꼈다. 그러니 앞으로 LCS 그룹은 방향을 제시할 리더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경험이 풍부한 운영자가 필요했다.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LCS 그룹이라는 큰 선박을 더욱 안정적이고 빠르며 멀리 항해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방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중열은 그런 역할에 적합한 인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시후는 자신이 이중열과 잘 알지 못하는 사이이고, 그의 과거에 대해서도 거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중열 역시도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곧바로 회사로 초대하는 것은 다소 성급해 보일 수 있다. 그래서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이중열을 조금 더 알아가기로 마음먹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중열과 아래층에 있던 직원은 정성껏 준비한 음식들을 들고 2층으로 올라왔다. 이중열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긴 테이블에 음식들을 가득 차려 놓은 후에야 비로소 분주함을 멈추고 앞치마를 벗었다. 그리고 그는 시후와 고은서의 옆에 마주 앉았다. 서로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세 사람은 마주 앉았다. 이중열은 소주를 꺼내며 시후에게 말했다. "도련님, 기분이 내키신다면 함께 한 잔 하시는 것이 어떠십니까." 시후는 망설임 없이 말
배유현이 자신에게 1천만 달러짜리 수표를 주겠다는 말에, 제이크 한은 본능적으로 손사래를 치며 당황한 채로 급히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저를 이렇게까지 도와주신 것도 모자라 돈까지 주신다니, 그건 절대 안 됩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안산 회장은 무릎을 치며 격양된 목소리로 외쳤다. “배유현 회장의 이 방법은 정말 기가 막히는군요! 빈틈이 없어! 완벽해!” 그러고는 제이크 한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말했다. “자네, 돈 걱정은 할 필요 없어. 배유현 회장이 자네에게 이 돈을 주는 이유는, 자네가 가족들 앞에서 이번 일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가 아니겠나. 그 덕분에 자네의 아내와 딸도 자네를 원망하기보다는, 자네가 얼마나 그들을 소중히 여기는지 느낄 수 있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모든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고!” 그는 말을 이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자네의 말도 일리가 있기는 하네. 배유현 회장이 자네 뿐만 아니라 우리 Samson 그룹까지 도와줬으니, 지금 이런 상황에서 배유현 회장에게 돈을 지불하라고 할 수는 없지. 그러니 이 돈은 내가 내도록 하겠네!”제이크 한은 급히 말했다. “회장님... 그건 더더욱 안 됩니다! 저는 회장님의 돈도 받을 수 없어요! 게다가, 제가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가족 생계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제 아내와 딸도 돈을 크게 밝히지 않는 성격이라...”안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누가 자네 아내랑 딸이 돈을 밝힌다고 했나? 이 돈은 그저 자네가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상징일 뿐이야. 그러니 수표를 들고 돌아가서, 아까 배유현 회장이 말한 것처럼 하나하나 다 설명하는 걸로 하게. 그러면 자네가 걱정하던 일은 단번에 해결될 거야. 그리고 이 1천만 달러는 아이의 미래에도 든든한 자산이 될 거다! 자네는 우리를 위해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어. 그러니 고마움을 표현할 기회를 우리한테도 줘야지.”이때 옆에 있던 시후의 외할머니가 얼른 말했다. “여보, 당신이 전에 말했었죠? 제이크 한 저 친구의 사위에
제이크 한은 난처한 듯 말했다. “사모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아이에게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 중이기는 합니다... 딸아이가 얼마 전에 임신 소식을 전했는데, 그 직후에 제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거든요...” 이 말을 하면서 그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안충주에게 물었다. “충주, 내 아내가 자네한테 연락하지 않았어? 뭐라고 말했나?”안충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뭘 어떻게 말하겠어... 나도 그냥 모르겠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지... 은인은 자네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고, 실종됐거나 다른 여자와 도망쳤다고 하라고 했지만, 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제이크 한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어떻게든 잘 생각해 봐야네. 집에 가서 제대로 설명을 못 한다면, 아내와 딸은 날 계속 의심할 테니까...”안충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아니면 그냥 이렇게 말해. 강제 퇴직을 당한 게 마음에 걸려서 기분 전환 겸 여행을 다녀왔다고?”그러자 제이크 한은 민망한 듯 말했다. “그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 딸아이가 임신했다고 연락한 시점인데, 그 기쁜 소식을 듣고도 내가 퇴직을 당해 기분이 나쁘다고 여행을 갔다? 그건 너무 머저리 같잖아...”안충주는 혀를 찼다. “하아... 자네가 이런 중요한 시점에 실종된 후에 아무 소식도 없었으니, 게다가 딸이 임신한 중요한 시기에 말이야...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변명할 방법이 거의 없을 거야...”Samson 그룹의 다른 가족들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도 제이크 한의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이크 한은 아내와 딸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고,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딸이 임신 소식을 알린 그 시기, 제이크 한이 갑자기 사라졌고 제이크 한은 실상을 밝힐 수 없으니 그야말로 처리하기에 매우 곤란한 일이었다. 따라서 제이크 한이 이번에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딸의 원망은 피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안산 회장 역시도 미스터리한 은인의 정체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말한 이상, 아무도 감히 그 뜻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이에 안충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버지, 걱정 마십시오. 꼭 명심하겠습니다. 절대 선을 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버지, 저도 형님 말대로 절대 선을 넘지 않겠습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제이크 한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시후와의 약속대로 시후의 정체를 절대 누설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Samson 그룹 식구들이 하루라도 빨리 시후의 정체를 알아차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전 그는 안충주 앞에서 의도적으로 회춘단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안충주가 단서를 연결하여 생각하도록 유도하려 했고, 그렇게 하면 언젠가 안충주가 그의 조카 시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정확한 힌트를 줄 수는 없었는데, 그건 시후와의 약속 때문이기도 했고 옆에 배유현이 있어 명확하게 힌트를 준다면 배유현이 그것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과 오래 인연을 맺고 있었기에, 이들이 지난 20년간 얼마나 간절히 시후를 찾아 헤맸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 일에 엄청난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었고, 전 세계를 뒤집다시피 하며 시후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인연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운명의 장난 같은 것이었다. Samson 그룹 일가는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들여 전 세계를 뒤졌지만, 정작 시후는 사건이 벌어졌던 한국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Samson 그룹은 한때 시후가 그 정체불명의 조직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고 의심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기적처럼 어딘가에서 그를 찾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그들은 시후가 이미 오래전부터 곁에 있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기 위해서는 외가 식구들에게 일부 단서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이크 한을 구한 건 본인의 선택이었고, 마침 멕시코에서 중소단의 핵심 약재를 얻은 것은 우연이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는 방향을 택했던 것이다. 사실 시후는 단서가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 그리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결국 외가 식구들은 자신의 적이 아닌 가족이고, 현재까지 드러난 단서는 퍼즐 조각 하나를 더 주는 수준일 뿐,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아직도 외가 식구들은 많은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안충주의 추측은 Samson 그룹 전체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그러자 안태풍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형님, 이렇게 보니 그 은인은 우리와 인연이 꽤나 깊은 것 같은데! 그 때 형님이 한국에서 회춘단 경매에 참여했을 때 쫓겨났지만, 그분은 그 일을 알고도 우리를 도와주신 거니까. 뉴욕에서 우리를 구해준 걸 보면 말이야.”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경매장에서 한국의 송민정 회장은 누가 봐도 꼭두각시와 같은 존재였어. 현장의 중요한 결정들은 누군가가 이어폰으로 지시하고 있었고, 그래서 난 은인이 바로 경매장 무대 뒤 어딘가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고 생각 했어. 그리고 내가 회춘단을 낙찰 받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제시했는데도 내가 경매장에서 쫓겨났다는 건, 송민정 회장 같은 인물이 절대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 했어. 이룸 그룹의 자산 규모는 내가 제시한 금액보다 더 적을 테니까.”그러자 시후의 외할머니는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가족은 정말 운이 좋았어. 그날 그 은인이 옆방에 안 계셨다면, 우리 모두 큰 화를 당했을 거다...”안충주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어머니, 그 은인이... 혜리의 팬인 것 같은데요!”시후의 외할머니는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서는 그래도 케이팝 분야의 톱스타잖니. 은인이 동양인이라면 혜리 정도의 톱스타는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