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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1장

Author: 로드 리프
시후는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그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혼자 가겠습니다.”

성도민이 말했다. “그러면 제가 배웅해드리겠습니다!”

시후가 별장을 나서자, 롱아일랜드 전체는 고요에 휩싸여 있었다.

이미 새벽 3시가 넘었기에, 이곳에 사는 부유층들은 밤 일을 마치고 돈과 욕망으로 가득 찬 꿈속에 있을 것이다.

시후는 홀로 거리를 걸으며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그는 이 미스터리 조직의 규모가 얼마나 큰 것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는 547을 한 시간 넘게 심문했지만, 여전히 이 조직의 이름조차 알 지 못했다.

이때, 그의 머릿속에는 부모님이 살아 계셨던 시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의 기억 속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떠한 일로도 찡그리거나 우울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두 사람이 그룹을 떠나 이사를 한 뒤 낡은 주택에 정착했을 때조차, 그들의 얼굴에는 늘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두 사람은 함께 집을 정리하고 가구를 마련하며, 늘 삶에 대한 낙관과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래서 시후는 부모님의 죽음이 이 미스터리 조직의 소행인지 아닌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그렇다면, 부모님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다가오는 위험을 감지하셨을까? 만약 감지했다면, 그들은 이 조직에 대해 구체적으로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오랜 고민 끝에 시후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풀리지 않는 문제를 너무 많이 고민하는 것은 사람을 더욱 피곤하게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시후는 이 문제를 당분간 내려놓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깊이 파헤치기로 결정했다. 지금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이중열의 목숨을 노리는 유가휘였다.

만약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윤우선이 내일 미국으로 출발할 것이고, 모레쯤에는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별 문제가 없다면 모레 저녁에는 아내와 함께 콘서트를 본 뒤, 즉시 홍콩으로 떠나야 할 것이다.

유가휘를 만나려면, 시후는 적합한 신분과 기회를 마련해야 했다.

이 점을 떠올리며 그는 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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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854장

    시후는 말을 이으며 덧붙였다.“그리고 릴리, 손주도 어르신을 한 번 불러 줄래? CCTV 기록 건으로 이야기 좀 해야 할 것 같아서.”릴리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잠시만 기다리세요, 선비님. 제가 손 씨에게 전화할게요.”얼마 지나지 않아, 이전보다 훨씬 젊어진 손주도가 숨을 고르며 별채로 올라왔다.마당에 들어서자 그는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아가씨, 은 선생님. 두 분께서 저를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릴리가 물었다.“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최근 며칠 간 우리가 갔던 지역들의 CCTV 기록을 전부 확보할 수 있겠어요?”손주도는 고개를 끄덕였다.“시에서 관리하는 감시 카메라라면 전부 시스템 안에 있습니다. 제 권한으로는 흔적 없이 열람과 추출이 가능하지요. 어느 지역의 기록이 필요한지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릴리는 잠시 생각하다 오시연이 어제 새벽 무렵 거북등 산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을 떠올린 뒤 말했다.“그럼 우선 악양면 일대 전역의 감시 기록부터 전부 확보해 주세요.”“알겠습니다.” 손주도가 즉시 대답했다.“전담 인력을 투입해서 전용 회선을 통해 모든 영상을 클라우드 서버로 옮기겠습니다. 전송이 끝나면 아가씨께서 서버에서 바로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릴리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서둘러 주세요. 소식 기다릴게요.”손주도는 곧장 허리를 숙였다.“네, 바로 진행하겠습니다.”……한편 같은 시각.지리산 중부 지역, 수많은 산줄기 사이를 용이 몸을 틀 듯 구불구불 관통하는 고속도로 위로, 한 대의 SUV가 산악 지형을 가르며 빠르게 질주하고 있었다.운전석에 앉은 여자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여자는 두 손으로 운전대를 꽉 붙잡은 채, 눈빛에는 분명한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그러나 그 긴장은 운전 미숙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주변 풍경이 주는, 점점 더 강해지는 ‘익숙함’ 때문이었다.운전대를 잡고 있는 여자는 바로 오시연이었다.그녀는 수십 년 동안 지리산을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853장

    시후와 릴리의 귀환은 순조로웠다.비행기는 오전 8시 30분 정각에 이륙했고, 서울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시였다.정오 무렵, 두 사람은 서초화원으로 돌아왔다.그 사이 내내 릴리는 어머니 나무의 어린 묘목을 두 손으로 안고 있었고, 단 한 순간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서초화원에 도착하자마자 릴리는 저택의 사람들을 모두 물린 뒤, 시후와 함께 별채로 올라가 곧바로 어머니 나무를 다시 심을 준비를 했다.마당을 한 바퀴 둘러본 결과, 기존의 나무를 베어내지 않는 이상 온천 연못 옆의 빈 터가 가장 적절해 보였다. 릴리는 그곳을 가리키며 말했다.“일반적인 차나무 성장 속도라면, 이 공간은 대략 십 년 정도는 충분할 거예요. 다만 어머니 나무가 얼마나 빠르게 자랄지는 알 수 없어요. 만약 일정 크기까지 커졌는데 토양이 부족해지면, 그땐 옮겨 심어야 할지도 몰라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지금은 그런 건 신경 쓰지 말자. 우선 여기서 자리를 잡게 해주면 돼. 전생에는 천겁에 맞설 만큼 버텼던 나무야. 몇 번 옮겨 심는다고 쉽게 죽을 리 없지 않겠어? 일단 여기서 키우다가, 네가 지성그룹을 정리하고 지성산을 손본 뒤에 옮겨도 될 거야.”릴리는 고개를 저었다.“이 나무는 선비님의 것이에요. 저는 대신 돌봐 드리는 것뿐이죠. 나중에 이곳이 좁아지면, 선비님이 말씀하시는 곳으로 옮길게요.”시후는 차분하게 말했다.“너는 이 나무와 함께한 시간이 가장 길어. 어디에 심을지는 네가 정해.”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모두 선비님 뜻에 따를게요.”그런 뒤 릴리는 원예용 작은 삽을 가져와 온천 옆의 흙을 파기 시작했다. 농구공 정도 크기의 구덩이를 만든 뒤, 릴리는 어머니 나무의 뿌리를 조심스럽게 넣고 파낸 흙으로 다시 덮었다.뒤이어 나무로 된 물바가지를 들어 온천탕 옆 항아리에서 미지근한 물을 떠, 가장자리를 따라 천천히 부어 주었다.이 때, 한낮의 햇살이 여린 녹색 잎 위로 내려앉자, 잎은 반투명하게 빛났다.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852장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직 오시연에게 기습을 당하고, 죽을 고비를 넘긴 이야기는 자세히 못 들었는데.”릴리는 웃으며 답했다.“선비님께서 듣고 싶으시다면, 돌아가서 천천히 말씀드리면 되죠.”“그래.”시후는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이제 공항으로 갈 시간도 됐네.”그러고는 어머니 나무를 가리키며 덧붙였다.“릴리는 차나무를 다뤄 본 경험이 있으니까, 네가 직접 캐는 게 좋겠어.”릴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맨손으로 어머니 나무를 캐내려다, 손을 뻗은 채 그대로 멈춰 섰다. 그러더니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선비님, 이것 좀 보세요! 어젯밤에 따갔던 잎이 벌써 다시 자랐어요!”“그래?”시후는 의아해하며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과연 어제 자신이 잎을 뜯어낸 두 군데에서, 이슬까지 맺힌 싱싱한 새잎 두 장이 돋아나 있었다.시후는 감탄했다.“회복 속도가 엄청나네. 이렇게 조용히 잎을 다시 키운 줄은 전혀 몰랐어!”릴리 역시 놀란 기색으로 말했다.“잎을 따면 다시 나는 건 이상할 게 없지만, 이렇게 빨리 자라는 건 정말 드문 일이에요. 어머니 나무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네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이 정도 회복력이라면, 잎을 전부 따버려도 금방 원래대로 돌아올 것 같은데?”릴리는 살짝 타박하듯 말했다.“선비님, 당분간은 잎 생각은 접어 두세요. 아무리 그래도 조금 더 자라게 둬야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마. 함부로 씨를 말리는 짓은 안 할게.”릴리는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주변의 흙을 파냈다. 배구공만 한 크기의 뿌리 덩어리가 흙과 함께 드러났고, 그녀는 그 흙덩이를 통째로 들어 올렸다.뿌리를 파낸 뒤 릴리는 가지고 있던 생수로 뿌리 주변의 흙을 적신 뒤 시후에게 말했다.“선비님, 이제 서둘러 가야겠어요.”“좋아!”시후는 이번엔 캠핑 장비를 챙기지 않고, 릴리와 함께 어머니 나무를 들고 주차해 둔 곳으로 돌아갔다.차에 오르자 릴리는 어머니 나무의 뿌리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851장

    릴리의 부탁에 시후는 더는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지리산의 깊은 곳은 릴리 같은 여인에게 분명 험한 곳이었지만, 자신이 함께라면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그럼 그때 같이 가자.”릴리는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선비님. 폐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웃으며 어머니 나무 곁에 그대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여기서 조금만 더 기다리자. 날 밝으면 이 묘목을 캐서 바로 공항으로 가면 돼.”릴리도 고개를 끄덕이며 어머니 나무 반대편에 무릎을 끌어안고 앉았다. 잔잔하게 빛나는 천지의 수면을 바라보다가, 그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선비님께서는 방금 그 폭우가 환영이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실제였다고 보시나요?”시후는 잠시 생각하다 답했다.“환영에 가깝지 않을까? 넌 어떻게 생각해?”릴리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완전히 환영도, 완전히 현실도 아닌 것 같아요. 그 중간 어딘가처럼 느껴집니다.”시후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그런 게 가능해? 이 두 가지는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되는 문제 아닌가?”릴리는 고개를 저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진짜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서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아침이 되면 근처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되겠지. 어젯밤 소동이 그 정도였는데, 실제였다면 아무도 못 느꼈을 리 없잖아.”릴리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그렇게 단순한 일은 아닐 것 같기도 하지만요…….”이내 릴리는 시후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제가 괜히 복잡하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시후는 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차에서 꺼내 둔 야영 장비를 힐끗 보며 물었다.“꽤 오래 움직였잖아. 텐트 칠까? 잠깐이라도 쉬는 게 좋지 않겠어? 내가 텐트 쳐줄게. 좀 잘래?”릴리가 되물었다.“선비님은 피곤하지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850장

    안세진은 시후가 이미 결정을 내린 것을 보고 곧바로 말했다.“도련님, 그렇다면 제가 지금 바로 전용기 업체 쪽과 일정부터 확정하겠습니다. 혹시 지금 당장 제가 더 해야 할 일이 있을까요?”“없습니다.” 시후가 말했다.“일정만 잘 정리해 주시고, 내가 돌아간다는 사실은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마십시오. 돌아가도 하루 이틀 잠깐 머무는 정도일 뿐이고, 곧바로 다시 다른 곳을 갈 테니까. 이번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을 생각이라서요.”안세진은 이유를 묻지 않고 즉시 대답했다.“알겠습니다, 도련님.”사실 시후 역시 이렇게 급하게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원래 계획은 오시연이 먼저 목표 지점으로 향하게 두고, 자신은 릴리와 함께 이곳에 며칠 더 머무는 것이었다.릴리는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지만, 무려 300년 넘게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이런 향수와 그리움은 다른 누구도 쉽게 이해하지 못할 감정이었다.오시연이 지리산에서 어느 정도 움직인 뒤 떠날 때가 되면, 그제야 시후는 릴리와 함께 서울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런 뒤 손주도의 도움을 받아 인맥과 배경을 활용해 오시연이 한국에 입국한 이후의 모든 CCTV 기록을 확보할 계획이었던 것이다.자료를 토대로 이동 경로를 재구성한 뒤, 시후는 곧바로 지리산으로 향해 오시연이 지나간 길을 그대로 다시 밟아볼 계획이었다.하지만 뜻밖에 어머니 나무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후는 나무를 이곳에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우선 어머니 나무를 캐내어 서울로 옮기고, 릴리의 별채에 안전하게 자리를 잡게 할 수밖에 없었다.마침 그 사이 시후 자신도 기존에 확보된 감시 기록을 다시 정리하며, 오시연의 동선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을 터였다.릴리는 어머니 나무를 안정시키고, 오시연의 경로가 정리되면 시후는 곧장 서울에서 지리산으로 출발할 생각이었다.영민한 릴리는 옆에서 시후와 안세진의 통화를 들으며, 이미 그의 다음 행보를 모두 짐작하고 있었다.그래서 릴리는 시후에게 조심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849장

    릴리에게 이번 방문은, 처음 마음에 두었던 목적을 모두 이룬 여정이었다. 부모를 찾아 뵙고, 어머니 나무가 예전에 시련을 겪다 실패했던 연못가까지 돌아왔다.그래서 시후가 갑자기 돌아가자고 했지만, 릴리는 마음에는 별다른 미련이 남지 않았다.그 뿐만이 아니었다. 이번 여정에서는 뜻밖의 수확까지 얻었다. 앞서 오시연의 눈을 피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무사히 해낸 데 이어, 이번에는 새 생명을 얻은 어머니 나무의 어린 묘목까지 손에 넣었으니 말이다.다만, 시후가 어머니 나무를 함께 데려가겠다고 했을 때, 릴리의 마음은 몹시 긴장됐다. 원래 그녀는, 다시 태어난 묘목은 이곳에서 계속 자라게 두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시후의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어떤 분야든, 실패한 길을 바꾸지 않은 채 그대로 다시 걷는다면 결과 역시 달라질 리 없다는 말이었다. 어머니 나무의 지난 시련은, 마치 수십 년을 바쳐 진행된 물리 실험과도 같았다. 과학자가 평생을 바쳐 상온 초전도체를 연구하듯, 모든 수치는 한없이 가까워졌지만, 끝내 마지막 벽은 넘지 못한 상태인 것이다.만약 실패한 연구를 그대로 다시 시작한다 해도, 결과가 달라질 리는 없을 것이다.어쩌면 수천 년, 혹은 수만 년 뒤에 이 어머니 나무는 다시 이곳에서 하늘의 번개를 맞고, 또 한 번 같은 시련에 실패하게 될지도 모른다.그리고 그때는, 시후처럼 그녀를 도와 다시 태어나게 해 줄 사람이 없을지도 모른다.그렇게 생각하자, 릴리는 시후의 결정을 받아들이게 됐다. 그녀는 오랜 세월 어머니 나무 곁을 지키며 살아왔고, 어머니 나무에 대해서도, 차나무 재배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깊이 알고 있었다.그럼에도 막 싹을 틔운 이 어린 묘목을 섣불리 옮기는 일이, 자칫하면 치명적인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릴리가 망설이며 선뜻 손을 대지 못하자, 시후가 옆에서 부드럽게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이미 영기를 품은 나무야. 그렇게 쉽게 죽을 리 없어. 데려가서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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