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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6장

Author: 로드 리프
하성호는 딸의 손을 꼭 잡은 채 소수도를 바라보며 엄숙하게 말했다.

“수도야, 너와 영수가 어디서 살든, 얼마나 자주 이 집을 찾아오든 나는 불평하지 않겠다. 1년이든, 3 년이든, 혹은 10년이 지나도 괜찮다. 다만, 반드시 내 딸 영수를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혹여 세월이 지나 마음이 변해도, 절대 딸을 원망하거나 힘들게 하지 말아라.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그저 딸을 무사히 친정으로 돌려보내면 나는 널 원망하지 않겠다. 만약 내가 세상에 없을 때라면, 이연이를 데리고 영수가 진주 하씨 가문에서 노후를 보내게 해주거라. 그러면 우리 가족 누구도 너를 원망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지킬 수 있겠느냐?”

그 말에 하영수와 소이연의 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소수도 역시 깊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는 크게 숨을 들이마신 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굳게 다짐했다. “아버님, 안심하십시오. 결혼 후에는 서울에 자리 잡을 것이지만,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영수와 평생을 함께하며, 한평생 지켜주고 사랑하겠습니다. 혹여 약속을 어긴다면, 아버님과 가족분들이 저를 용서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성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딸의 손을 소수도의 손 위에 얹어주었다. “그렇다면 다른 말은 필요 없네. 이제 영수를 데리고 가거라.”

소수도는 깊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아버님. 영수가 평생 웃으며 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맞추고 자리에서 일어나 집을 나섰다.

하영수는 소수도의 부축을 받으며 웨딩카 맨 앞자리에 올랐다.

소이연과 엘에이치 그룹의 다른 친척들도 함께 차량에 나눠 타고 예식장으로 향했다.

시후는 일부러 오늘 소수도가 엘에이치 그룹 장남으로서 치르는 결혼식이라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고, 소수도를 위해 시후는 미리 호텔에 대형 스위트룸을 예약해 두고, 그곳을 신랑 대기실이자 혼인 예식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러한 방식은 보통 신부 쪽의 고향이 멀리 있을 때 호텔에 머물며 본식을 준비하는 경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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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357장

    “이럴 수가...” 시후는 속으로 큰 혼란을 느꼈다. “분명히 부모님은 늘 사업에만 전념하셨는데... 고고학이나 도굴에 관심이 있었던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어릴 때 그런 활동을 하신 기억도 없고요.”박재도는 말했다. “그분들은 천재였고, 본심을 숨기는 데도 능했지. 나만 관련된 일들을 조금 알았을 뿐이야.” 그런 뒤 그는 말을 이었다. “사실 귀국도 원래 계획에 없었어. 그런데 어느 날 네 아버지가 미국에서 중대한 발견을 했다고 하더구나. 한국에 돌아가 확인해야 한다면서. 내가 그 발견이 대체 뭔지 물었지만 내 아버지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지는 않았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그동안 고민해왔던 질문들과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을 거라고만 말씀하셨지...”시후는 세상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 결혼식 연설에서 부모님을 잘 안다고 했던 자신이, 지금 전혀 새로운 사실을 듣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몇 시간 뒤 박재도가 슈가 이전에 본 적 없는 부모님의 다른 면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잠시 침묵하다 시후는 물었다. “아버지께서 사고를 당하기 전에, 다른 말씀도 하셨습니까?”박재도의 표정이 굳어졌다. “네 아버지는 네 어머니가 아주 오래되고 강력한 비밀 조직을 건드렸다고 했어. 그 조직은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무시무시한 곳이었지. 그들이 가진 힘과 배경은 사람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다.”시후는 곧바로 물었다. “혹시 그 조직, 폴른 오더입니까?”박재도는 시후의 충격 받은 표정을 바라보았다. “너도 폴른 오더를 아는구나?!”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들과 약간 얽힌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깊숙하게 얽히진 않았고요.”박재도는 경악했다. “폴른 오더와 대체 어떻게 접촉한 거니...?”시후는 솔직하게 말했다. “폴른 오더와 접촉하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들이 미국에서 제 외할아버지를 노리고 있었고, 저는 그들의 포로 중 한 명을 붙잡았습니다. 그 포로를 통해 폴른 오더와 관련된 단서를 얻었지요.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356장

    박재도는 시후의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고, 진지하게 물었다. “시후야, 네 부모님이 왜 귀국했는지 알고 있니?”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버지께서는 LCS 그룹을 다시 일으키고 싶어 귀국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냥 남편을 따라 귀국하신 것이고요.”박재도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래 이것 봐, 이게 바로 네 아버지의 대단한 점이지. 다른 사람들이 본심을 숨기려 한다면, 아무도 꿰뚫지 못하는 거.”시후는 눈살을 찌푸렸다. “재도 삼촌, 삼촌 말씀은 결국 부모님께서 귀국하신 다른 사정이 있었다는 겁니까?”박재도는 의미심장하게 미소 지었다. “세상 사람들이 보기엔 은서준과 안예선은 비즈니스 분야의 천재 부부였지만, 사실 네 아버지는 무술과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심지어 지식인들이 미신이라 치부한 것까지 즐겨 연구했지.” 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이어 말했다. “나는 무도를 잇는 집안에서 자랐어. 물론 무술은 수련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무술과 관련된 지식은 많았지. 그 덕에 네 아버지와 세대 차이를 뛰어넘어 친구처럼 지냈다. 네 아버지는 무도의 본질과 논리를 과학적으로 풀고 싶어 했어. 마치 뉴턴이 중력을 해석하듯 말이지. 무술의 원리를 해독하며 나와 자주 진기의 개념, 그리고 무술가들이 어떻게 경락과 단전을 통해 진기를 순환시켜 체력과 힘을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지.”“과학적으로 무술과 그런 진기에 대한 핵심을 해독할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시후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속으로 물었다. ‘이런 일이 정말 과학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회춘단처럼 죽은 사람을 살리고 수명을 늘리는 걸, 도대체 어떤 과학적 방법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거지? 나도 무술과 영기에 대해서는 꽤나 깊이 있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근본 원리는 여전히 알 수가 없어... 게다가 아버지께서는 무술인도 아니셨는데, 어떻게 그 속의 논리를 연구할 수 있었단 말이야...?’박재도는 또 덧붙였다. “게다가 네 어머니는 네 아버지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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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 유키히코는 한숨을 쉬며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오히려 내가 방해가 됐으면 좋겠구나...”눈치 빠른 나나코는 그 말의 의미를 단번에 알아채고, 얼굴을 붉히며 책상을 두드리며 가느다란 두 손을 꽉 쥐고는 붉어진 얼굴로 속삭였다. “아버지! 왜 이렇게 망언을 하세요!”이토 유키히코는 장난스럽게 웃더니, 시후를 향해 말했다. “은 선생님, 저희들은 당분간 서울에 머무를 것 같군요. 나중에 다시 모이도록 하시죠.”나나코도 태도를 고쳐 앉으며 말했다. “시후 군, 일이 있으면 먼저 다녀오세요. 저와 아버지는 며칠 머무를 생각이에요. 요 며칠은 결혼식 준비로 바빠서, 저도 민정 언니와 설아 씨를 아직 만나지도 못했거든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좋습니다. 일이 끝나면 헤븐 스프링스에서 연회를 열어 모시도록 하죠. 이토 에미 여사님과 다나카 씨도 함께요.”“네! 어차피 서울은 시후 군의 영역이잖아요. 저희는 전부 시후 군께 맡기겠습니다.” 나나코는 달콤하게 웃었다.......잠시 뒤, 시후는 박재도, 소이연과 함께 호텔을 나와 헬기를 탔다.그들이 도착한 곳은 샹젤리 온천 별장이었다. 온천 호텔과 뒤편의 산중 별장은 전부 LCS 그룹의 소유였다. 이곳은 한적하고 외부의 간섭이 없어, 시후는 훗날 무술 고수들을 길러낼 비밀 기지로 삼으려 계획하고 있었다.온천 호텔은 이미 영업을 중단했고, 별장은 일부가 매각된 상태였으나, 안세진이 시세보다 높은 값으로 차례로 매입 중이었다.헬기는 별장 구역의 마당에 내려앉았고, 세 사람은 지하실로 향했다. 이곳은 소이연이 8성 무인으로 돌파했던 장소였다.시후는 박재도를 앉히고 말했다. “삼촌, 여기라면 절대 안전합니다. 마음 놓고 말씀하시지요.”박재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꺼냈다. “내가 아나운서를 택한 이유부터 이야기할까...?”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박재도의 말을 기다렸다.박재도가 다시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내가 아나운서가 된 건 바로 부모님의 행방을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354장

    소수도가 무대 위에서 신부인 하영수에게 입을 맞추면서, 이 결혼식은 마무리되었다.연회가 시작되자, 시후는 두 집안의 어른들을 비롯하여 박재도와 한 자리에 앉았다. 신랑, 신부는 양가 어른들과 폐백을 올린 뒤, 첫 번째로 술잔을 올렸고 그 대상은 바로 시후였다.그들은 들러리와 함께 와서 겸손하고 감사한 태도로 술잔을 들었다. 소수도는 몸을 살짝 굽히며 정중히 말했다. “은 선생님, 당신은 우리 집안의 큰 은인이십니다. 감사의 마음을 술에 담아, 이 잔을 올리겠습니다.”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소수도 대표, 오늘부로 당신은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세상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나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을 겁니다.”소수도는 감격에 겨워 고개를 숙였다. “은 선생님께서 한 번 봐주신 덕분에 살았습니다. 저와 영수는 서울에 정착하기로 했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울은 좋은 곳이지요. 여기에 자리 잡으면 소이연 씨, 소민지 씨와도 가까이 지낼 수 있을 것이고, 하영수 여사님께서도 안산 어르신과 더 자주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혹시나 서울에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긴다면, 이연 씨, 민지 씨에게 부탁하거나, 저 또는 안세진 부장을 찾아오십시오.”소수도는 다시 한번 감격스럽게 머리를 숙였다. “은 선생님의 아량에 감사드립니다!”그에 화답하듯 시후도 잔을 들어 단숨에 마셨다.곧 하영수도 술을 따르며, 자신도 잔을 들어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말주변이 없어 잘 표현을 못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은혜는 우리 한가족이 평생 기억하며, 어떤 일이든 은 선생님의 명을 따르겠습니다.”시후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하영수 여사님, 앞으로 진주 하씨 집안의 일들은 소이연 씨에게 맡기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제 두 분은 편히 둘만의 삶을 즐기시면 됩니다.”하영수는 눈물이 고인 채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가 늘 소이연을 아껴왔고, 그녀가 그의 도움으로 이미 6성 무인까지 성장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소이연이 이미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353장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시후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은서준이 부인 안예선과 아들 시후를 데리고 LCS 그룹을 떠날 때의 안타까웠던 마음을 잘 알고 있었고, 그들이 그룹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몰랐다. 재벌가의 배경과 후광을 모두 내려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시후의 부모님이 조금도 초라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긍정적으로 삶을 마주했고 작은 가정을 지극히 완벽하게 꾸려갔다는 사실을 말이다.LCS 그룹의 모든 걸 내려놓았어도, 은서준은 여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작은 가정을 지켜냈다. 마치 흙을 일궈 작은 집을 짓고, 땀을 닦으며 서까래를 올려 아담한 보금자리를 완성하듯, 자신의 가족만을 위한 터전을 정성껏 만들어냈다. 그리고 안예선 역시 자신의 모든 빛나는 영광의 경력들을 내려놓고, 남편과 아들 곁을 지키며 가정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가꿨다.시후의 주례를 들은 순간, 사람들은 은서준과 안예선을 새삼 존경하게 되었다.반면 소수도는 마음속 깊이 부끄러움을 느꼈다. 자신이 엘에이치 그룹의 후계자에서 밀려났을 때 느꼈던 분노와 불만을 떠올리며, 자신과 은서준의 차이가 하늘과 땅만큼 크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그제야 그는 깨달았다. 왜 자신의 아들은 그저 학력과 경력만 화려한 허울 뿐인 인물로 자랐지만, 은서준의 아들은 고아원에서 자라고 건설 현장에서 노가다를 하며 컸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존재가 되었는지를 말이다.진정한 차이는 은서준이 삶과 가정에 임하는 태도였다. 그 너그러움, 책임감, 열정과 정성은 자신이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었다.엘에이치 그룹의 전 회장 소성봉 역시 아들과 손자를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이 순간 비로소 깨달았다. 아들과 손자가 못난 것은, 바로 자신이 올바른 교육과 본보기를 보여주지 못한 탓이라는 것을 말이다. 자신과 아들 모두 은서준만큼 위대하지 못했기에, 결국 시후만큼 뛰어난 자식을 두지 못한 것이었다.이토 유키히코는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는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352장

    오늘 하영수는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또래를 훨씬 뛰어넘는 몸매와 기품이 어우러져 단번에 하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이 웨딩드레스는 소수도가 함께 골라 시착까지 했던 것이지만, 결혼식 무대 위에서 직접 마주하니 소수도의 눈에 하영수는 너무나도 눈부셨다.이어서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소수도는 하영수와 하영수 아버지 앞으로 걸어가, 하성호의 손에서 신부의 손을 받아 손을 맞잡고 무대 위로 올랐다.그때 사회자가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특별히 귀빈을 모시겠습니다. 오늘 두 신랑 신부가 직접 요청한 주례 선생님이신데요. 두 분 모두, 이렇게 다시 함께할 수 있었던 건 이 주례 선생님 덕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증인으로 모실 은 선생님을 무대 위로 모시겠습니다!”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말끔한 양복으로 갈아입은 시후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무대에 오르기 전, 버킹엄 호텔 스태프가 마이크를 건넸고, 시후는 그것을 받아 단상 위로 올라 신랑과 신부 옆에 섰다.마이크를 쥔 시후는 잠시 숨을 고르고 입을 열었다. “이렇게 뜻깊은 결혼식에 두 분께 초대받아 주례를 맡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도, 또 한편으로는 조심스럽게도 생각합니다. 긴 이야기는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두 분과 하객 여러분께 제 마음속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그는 몇 초간 말을 멈추더니 이어 말했다. “저희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지만, 제 어린 시절에는 완벽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두 분은 서로를 사랑했고,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이해하고 포용하며 서로를 지탱하셨습니다. 그들의 삶은 저에게 한 가지 진리를 몸소 가르쳐 주셨지요. 인생에서 올바른 사람을 만나고, 올바른 방향을 찾으면 어떤 역경과 어려움이 와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역경을 헤쳐 나간다는 건’ 능력이나 부유함, 혹은 외부의 적과 위험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것은 삶 속에서 마주하는 모든 부정적인 것들과 버거운 순간들을 견뎌내는 마음가짐과 관계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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