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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4장

작가: 로드 리프
송민정은 저 유부남에게는 이렇게 다정하고 따뜻한데 정작 자신에게는 차갑고 무뚝뚝하니, 이것은 자신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신은 진심으로 굴욕감을 느꼈다. 그는 이를 악물고 류광호를 바라보며 "류광호 씨, 내가 임무를 하나 드리죠. 이 일을 잘해내면, 난 절대 당신을 푸대접하지 않겠습니다. 만약에 해결하지 못하면, 날 만나러 오지도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류광호의 얼굴이 긴장으로 인해 살짝 굳어졌다. “예, 말씀만 하십시오! 제가 온 힘을 다해 해결하고 오겠습니다!”

우신은 마당에 있는 시후를 죽일듯이 빤히 쳐다보더니 말했다. "송민정 앞에서 저 은시후라는 놈을 모욕하고 굴욕을 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은시후가, 송민정 앞에서 망신당하도록 만들고 싶다는 거예요! 제일 좋은 건 저 자식이 사람들 앞에서 꼬리를 내리고, 땅바닥에서 기어 다니게 만드는 거죠! 류광호 씨가 조금 뒤 내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생각을 좀 해줬으면 합니다.”

류광호는 극도로 흥분했다. 이것은 사적인 원한을 갚을 가장 좋은 기회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들자, 그는 흥분하여 말했다. "도련님, 걱정 마십시오. 제가 나중에 내려가서 한 번 만나 보겠습니다!" 류광호는 지금 너무나 설레어 미칠 지경이었다. 그가 이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은시후는 풍수지리라는 속임수를 써서 서울의 거물들을 휘젓고 다니며,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은 선생님이라는 존칭으로 불리고 있다고 했다.

이화룡, 로이드 그룹, 천진 그룹, 심지어 이룸 그룹까지도 시후를 극진히 대접하며 모시는 터라 류광호는 도저히 그를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류광호는 자신은 비록 그를 건드릴 수 없지만, 오송 그룹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 은시후가 오송 그룹의 큰 아들에게 미움을 샀으니, 오송 그룹은 그를 죽여도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 지금 최우신이 자신을 앞에 내세운 것은 자신이 복수를 할 뿐만 아니라, 그에게 아부할 기회이기도 했다! 이게 바로 일석이조야!!! 우신이 자신의 뒤를 받쳐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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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누구도 류광호가 갑자기 사람들 앞에 등장하며 나오자마자 사람들에게 조소를 퍼부을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 특히 시후 뿐 아니라 시후를 존중하는 이들을 조롱하는 말까지..이화룡은 이때 눈에서 불이 날 듯 류광호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어이! 류광호! 네 아들처럼 너도 이마에 글자 한 번 새기고 싶냐?? 어?!!” 시후는 험상궂은 얼굴의 류광호를 보고 문득 깨달았다. ‘아. 이 자가 류진의 아버지구나..?’류진.. 바로 이마에 ‘거러지’라는 글자를 새긴 무늬만 재벌 2세인 그 자식은 자신에게 한 번 대놓고 호기를 부리다 결국 이화룡에 의해 이마에 글자를 새기게 되었다. 그런데 뜻밖에 그의 아버지가 이렇게 이룸 그룹 행사에서 자신을 성가시게 만들 줄은 몰랐다.류광호는 이화룡을 매섭게 노려보며 소리쳤다. "이화룡, 너 나한테 협박할 생각은 하지도 마! 내가 널 정말 무서워하는 줄 알아?!" 그리고 말을 끝내자 그는 시후를 가리키며 표독스럽게 말했다. "정말 이해가 안 되네? 너처럼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냄새나는 놈에게 사람들이 입만 열면 ‘은 선생님’이라고 입에 침을 바르고 아첨해대는 게? 참 나~ 다들 눈이 없나? 이 냄새나는 걸레 같은 놈의 본질이 안 보이나?"사람들은 잠시 분개하여, 잇달아 류광호에게 손을 대려 하였으나 시후는 사람들을 가로막고 담담하게 말했다. "자, 여러분.. 오늘은 송 회장님 생신인데, 야단법석을 떨면서 남의 비웃음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시후는 다시 웃으며 류광호에게 말했다. "음.. 어떤 정신 지체가 ‘류진’이라는 아들을 낳고 저렇게 개망나니로 키울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오늘 당신을 만나니 드디어 그 이유를 찾았네요." 그리고 시후는 다시 입을 떼고 말했다. "당신 아들의 운명이 곧 당신의 귀감이 될 것이니.. 제가 한 마디 할까요? 지금부터 조금 자신을 낮춰 행동하기를 권하는데.. 당신의 이마에는 이미 주름이 많으니, 칼로 글씨를 새기면 아마도 당신 아들의 이마처럼 그렇게 매끄럽지는 않을 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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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신은 시후가 오송 그룹에게 욕설을 퍼붓자 화가 치밀었다. 그러자 그는 이내 시후를 만날 준비를 했다. 그 때 민정은 시후가 때려 뺨이 빨갛게 부어오른 류광호를 역겹게 바라보며, 그룹 소속의 경호원을 불러왔다. 경호원이 도착하자 그녀는 류광호를 가리키며 "이 인간을 밖에 쫓아내고, 다시 들어오면 다리를 부러뜨려요!”라고 소리쳤다."네! 대표님!” 경호원들은 이 말을 듣고 즉시 앞으로 돌진하여, 류광호를 힘으로 누른 뒤 이룸 그룹을 떠나게 만들려 했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옆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감히 그를 내쫓으라고 했죠!?" 우신이 두 손을 등 뒤로 짊어진 채 한 걸음씩 계단을 내려오고 있던 것이다. 싸늘함과 분노를 얼굴에 담고 있는 그의 얼굴은 어두웠다.원래 그는 류광호에게 은시후를 만나 난처하게 만들라고 했는데, 시후가 그의 뺨을 심하게 때리는 바람에 오히려 류광호가 송민정의 앞에서 망신을 당했다. 그런데 이 은시후라는 놈이 감히 이렇게 날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자식은 오송 그룹을 아예 안중에 두지도 않는 것 같았다. 류광호의 뺨을 직접 두 대나 때리며 마치 죽은 개인 것 마냥 그를 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건 이 은시후라는 자식이 오송 그룹을 쓰레기라고 욕했다는 것이다!!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놈이었다!! 그 누가 이런 모욕을 참을 수 있겠는가?!경호원들은 우신이 계단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고 잠시 머뭇거렸다. 오송 그룹 부자가 이룸 그룹에서 며칠 동안 머물렀기에, 경호원들은 그들이 집안의 귀한 손님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류광호는 흥분한 눈빛으로 우신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이렇게 소리쳤다. "도련님!! 저를 위해서 꼭 보여주십시오!!" 우신은 진절머리 난다는 듯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쓸모없는 놈, 이런 일도 제대로 처리 하지도 못하는 놈이 무슨..??’ 민정은 이때 얼굴을 찡그리며 "최우신! 이게 무슨.. 설마 이 일이 너랑 연관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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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 회장 마음속에서는 항상 시후가 이룸 그룹 사위의 적임자였다. 80년 정도의 인생 경험을 통해 송 회장은 일찌감치 시후라는 사람이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 차렸던 것이다. 송 회장이 시후를 만난 뒤 처음으로 느꼈던 것은, 마치 한 마리의 용에 비견될 만큼 젊은 나이임에도 실력이 막강 하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이미 회춘단의 효능을 알고 있었기에 더욱 시후에게 집착하게 되었다. 오송 그룹과의 친분은 이룸 그룹이 돈을 더 벌 수 있게 하는 것밖에 없었다.그러나 이룸 그룹은 오송 그룹보다 재산이 조금 적기는 했지만, 송 회장 자신은 돈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수백억이나 되는 재산들은 사실 그에게 그리 큰 차이가 없었다. 어차피 죽기 전에 다 쓸 수 없게 된 돈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송 회장에게 돈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수명과 건강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일 뿐! 그래서 시후를 이룸 그룹의 사위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던 송 회장에게 도저히 시후를 무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최우식 대표도 그렇고 우신도 그렇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최우식 대표가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을 했음에도, 송 회장은 아직도 시후와 오송 그룹 중에 시후의 편을 들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최우식 대표는 얼굴이 한바탕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속으로 이미 송 회장을 한 번 죽였다. 그리고 최우식 대표는 자신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영감이 늙어서 죽지도 않고, 노망이 난 것이 분명해! 정말 사람을 볼 줄 모르는 것 같군!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난처하게 만들다니! 우리 오송 그룹의 미래가 될 우리 아들까지 욕보여?!’옆에 있던 우신도 화가 나서 눈썹을 찡그리며 "송 회장님, 이 은시후라는 놈은 제가 알기로는 풍수지리만 볼 줄 아는 돌팔이 사기꾼일 뿐입니다!! 그러니 제발 정신 차리고 이 쓸모없는 놈에게 속지 마세요!"라고 소리쳤다.그 말을 들은 송 회장의 표정이 매우 흉했다. 그는 우신을 바라보며 "내가 8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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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50장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49장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48장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47장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46장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45장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44장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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