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정말 좀 귀찮은 상황이었다. 자신은 이전에 이런 관계가 있었는지 미리 알지 못했다! 최제천이 그저 유명한 한의사 양반인 줄만 알았는데… 그를 직접 때릴 수는 없어서 차라리 그의 한의원을 부수고 압력을 넣은 뒤 자신의 둘째 아들을 진찰하도록 협박했을 뿐인데. 하지만 자신이 택한 이 선택이 이곳에서 말썽을 일으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는 회춘단에 이미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에 두 눈에 불을 켜고 옆에 있던 우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이고! 은 선생님!! 이건 모두 제 부족한 아들 탓입니다.. 늘 일을 할 때 충동적이고 사려 깊지 못해서 그렇지요.. 아직 가르칠 것이 많습니다..!"그러자 우신의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 그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순식간에 자신이 아버지의 희생양이 되다니.. 그는 마음속으로 분개했지만, 그는 감히 드러내지는 못했다. 그저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을 수 밖에.. 아버지가 자신에게 죄를 덮어 씌운 이상, 자신은 이를 악물고 참는 수밖에 없다. 그러자 고개를 숙인 채 우신은 "죄송합니다.. 제가 충동적으로 최 선생님의 가게를 부셨어요.. 사과드립니다!”라고 소리쳤다.최우식 대표도 황급히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제가 최제천 선생의 모든 손실을 10배로 보상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변명했다.시후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어떤 일들은 말이죠..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있죠.""어.. 그럼.. 은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시는 건지요..?”"저요??"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 “제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시후는 일부러 말하는 속도를 조금 늦추며 우신을 보았다. 시후의 매서운 눈빛을 본 우신은 살짝 당황했다. 과연 은시후는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지 생각하던 찰나, 시후의 손이 갑자기 자신의 오른손 손목을 움켜쥐는 걸 느꼈다. 이어서 살짝 비틀어 힘을 주는데.... 우신의 오른쪽 손목은 ‘뚝!’하는 소리와 함께 시후에 의해 부러지고 말았다!"아악!!!!!! 끄으아아악!!" 우
최우식 대표는 시후가 그 회춘단을 씹어 삼키는 것을 보자 아연실색했다. 그는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지금에서야 은시후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놀려 먹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은시후는 아예 회춘단을 자신에게 팔 생각이 없었다. 그저 자신과 우신을 사람들 앞에서 망신 시킬 생각이었을 뿐.. 그런데 자신은 15억 정도를 주면 은시후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그저 사과 정도만 하면 시후가 회춘단을 자신에게 팔 것이라고 너무 순진하게 생각했다. 자신은 지금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우스운 꼴을 당하고, 아들의 손도 망가진 것을 생각하니 최우식 대표는 화가 나서 거의 미쳐버릴 지경이었다!그는 재빨리 바닥에서 일어나 "은시후! 나 최우식이 널 죽이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다!” 그러자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경호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경호원은 모두 격투에 있어서는 고수 중의 고수였으며, 게다가 모두들 특수 부대 출신들로 엄청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평소에는 일반인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싸움을 하게 되면 눈빛이 변하는 무서운 인간들이었다.하지만 시후는 이런 상황에서도 아무런 흔들림 없이 그저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회춘단 한 알이 뱃속에 들어오자, 몸 속에서 한바탕 뜨거운 파도가 용솟음치는 것을 느꼈다. 시후는 이 환약을 이미 대여섯 알이나 먹었지만, 젊어지지는 않았다. 이미 젊었기 때문에 대신 체력을 굉장히 향상시킬 수 있어 온몸에 에너지가 가득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 이 힘을 쓸 곳이 없었는데, 오송 그룹의 보디가드들이 온다는 소식에 손이 근질거렸다. 만약 자신을 건들기만 한다면,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으리라!그러나 시후는 송 회장이 갑자기 일어나 소리를 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최우식 대표! 당신 집안은 꽤 재력도 있고 유명세도 있지만, 우리 이룸 그룹은 하나도 무섭지 않소! 나는 당신 집안이 도대체 얼마나 강하기에 감히 우리 이룸 그룹의 귀빈을 이렇게 대하는 지 이
옆에 있던 송영예는 이를 보고 황급히 나서며 두 사람을 말렸다. "할아버지, 우리 이룸 그룹은 오송 그룹과 오랫동안 교류를 해왔는데, 다시 한 번만 더 생각해주세요!" 송영예는 이 상황을 죽어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또한 사촌인 민정을 오송 그룹에 시집보낼 것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만약 두 집안이 완전히 사이가 틀어진다면, 이것 또한 영원히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송 회장은 영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 지 힐끗 쳐다본 뒤에 차갑게 말했다. "재고? 그런 걸 할 필요가 있겠느냐? 이룸 그룹은 이제 오송 그룹과 관계를 끊을 것이다!"송 회장의 말이 끝나자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입을 딱 벌렸다. 많은 사람들은 오늘 잔치가 이룸 그룹과 오송 그룹의 비즈니스 관계 철회로 이어질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보아하니, 아무래도 서울에서 앞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 같아 보였다.최우식 대표는 송 회장과 시후에게 서늘한 눈빛을 드리우며 울분을 금치 못했다. "송 회장님, 은시후! 나는 오늘 일로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 두고 보시죠! 우신아, 가자!!!” 최우식 대표는 우신을 부축하며 소매를 걷어붙였다."음.. 그냥 이렇게 끝낸다고요?" 시후는 갑자기 입을 열었다.최우식 대표는 뒤돌아보며 "뭐? 어떻게 할 건데?"라며 살벌한 기색을 띠며 물었다.시후는 "내가 당신 아들 손을 부러뜨리고 훈계하는 걸로 끝냈는데.. 당신 둘이 최제천 선생의 한의원을 부셨으니 당연히 배상해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당신들에게 3일 내로 10배의 배상을 하며, 최제천 선생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빌도록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는 당신 아들의 다른 손도 부러뜨려 버리죠!!"최우식 대표는 그 말을 듣고 눈빛에서 살기가 넘쳤다. 그는 노발대발하며 소리쳤다. "은시후!!! 이 새끼야!! 정말 태도가 굉장히 당당하구나?! 너는 우리 오송 그룹이 어떤지 듣기라도 했어? 오송 그룹을 건드렸으니, 편안히 죽음을 맞이할 수는 없을 거야!”시후
최우식 대표와 우신 부자는 송 회장의 별장을 나와 계속해서 분노했다. 우신은 자신의 끊어진 손목을 감싸쥐며 눈물을 글썽이고 또 글썽였다. “아버지!! 제가 그 은시후 새끼 믿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아버지는 제 말을 듣지 않으시고! 게다가 제 손도 부러졌는데,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까지 당했어요!!”최우식 대표는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은시후 그 놈이 제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이상 안심해라. 내가 반드시 복수해줄게!""그럼 오늘 밤이라도 당장 은시후를 해치워요!"“안 돼! 아무래도 원래 계획대로 이화룡부터 죽이는 것이 좋을 거다! 이화룡이라는 놈만 빼면 은시후를 죽이든 이룸 그룹을 족치든 양쪽 다 쉬워질 것이다!""아버지,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계획하셨어요?""일단 먼저 네 손목부터 병원에 가서 해결하고, 나머지는 함께 상의해보자."앞서 행사에서 쫓겨나 줄곧 앞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류광호는, 부은 얼굴을 급히 가린 채 빠른 걸음으로 그들을 맞이했다. "대표님, 큰 도련님..?" 류광호는 어떻게 일이 진행되었는지 물어 보려다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우신의 우뚝 솟은 오른손 손목을 본 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뭔가 일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류광호는 황급히 "큰 도련님! 손이 왜 그러십니까?”라고 물었다.우신은 식은땀을 흘리며 짜증을 냈다. "은시후 그 새끼가 감히..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손을 박살 냈어.. 나는 반드시 그 새끼를 죽여 버릴 거야!!!"원래 우신은 송민정이 좋아하는 남자가 은시후라는 것을 알고 난 뒤, 송 회장의 생신 잔치에서 은시후를 밟아 버리고 송민정이 현실을 깨달은 뒤 마음을 돌려 자신과 결혼하는 결말을 꿈꿨다. 하지만 자신은 은시후를 밟아 버리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아버지와 함께 은시후에게 한바탕 희롱을 당했다! 자신과 아버지가 번갈아 은시후에게 머리를 조아렸던 건 그야말로 동생 우진이 미치광이가 된 이후 두 번째로 큰 수치였다! 게다가 이 개 같은 놈
우신은 그 말을 듣고 물었다. "아버지, 저랑 같이 병원을 가지 않으시고요?"최우식 대표는 "내가 오늘 할 일이 많아. 이룸 그룹과 앞으로 연을 끊게 되었으니 우리가 묵을 괜찮은 곳들도 찾아야지. 버킹엄 호텔의 안세진 부장님을 좀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겠어.. 너는 류광호 대표와 손을 치료한 뒤에 바로 내가 있는 곳으로 아. 그럼 내가 계획했던 것을 너에게 자세히 말해줄 테니!"“안세진 부장님에게 인사를 하러 간다고요?? 아버지, 그 사람은 왜 만나세요, 그 사람은 LCS 그룹의 충견일 뿐이잖아요? 지금 제 손이 부러진 것보다 더 중요해요?""무슨 소리야? 우리 그룹이 잘 나가기는 하지만, 그쪽 집안에 비하면 아직 아무 것도 아니야! 그 안세진 부장을 LCS 그룹의 개라고만 보지 마라! 그는 LCS 그룹의 대변인으로 거의 LCS 그룹을 대표하는 중요 인물이야! 그러니 우리가 꼭 찾아뵙고, LCS 그룹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돌파구도 마련해야 한다!"오송 그룹은 강남 쪽에서 강한 세력을 믿고 갑질을 해댔지만, 진정한 최고 세력은 바로 LCS 그룹이었다. 그러니 그들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라고 할 수 있었음을 최 대표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LCS 그룹과 협력이 성사되기만 한다면 오송 그룹은 엄청난 빽을 얻게 되는 것이다.우신은 이 말을 듣자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아버지. 그럼 저는 치료 뒤에 아버지께 갈게요.”최우식 대표는 우신에게 "그래, 먼저 병원에 가거라. 내가 준비가 되면 알려줄게.."라고 말했다."네, 알겠어요.” 우신은 기대 섞인 눈빛을 보내며 류광호를 따라 차에 올라타서는 병원으로 향했다.......우신과 류광호가 떠난 뒤 최우식 대표도 경호원과 비서를 대동한 후 버킹엄 호텔로 향했다. 가는 내내 그는 도대체 어떻게 은시후를 해치워야 자신의 마음을 풀 수 있을지 고민하며 분노했다. 그리고 세상 물정을 모르고 자신과 손절한 송 회장. 감히 은시후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고 1
안세진은 최우식 대표와 시후 사이에 갈등이 있었음을 몰랐다. 그래서 최우식 대표가 방문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예의를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는 황급히 프런트 데스크에 "최우식 대표님을 직접 제 사무실로 모셔오세요."라고 말했다.그러자 프런트 데스크에서도 감히 무시하지 못하고 최우식 대표를 안내했다. "최우식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희 안세진 부장님의 사무실은 이쪽 방향입니다.”프런트 직원 따라 회장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우식 대표는 안세진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최우식 대표에게 있어서, 그는 오송 그룹의 장남이며 대표이기에, 서울에서는 가장 고급 호텔에 묵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이 서울에서 가장 좋은 호텔이 버킹엄 호텔이기에 이렇게 직접 안세진을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직접 만나 서로의 관계를 좀 더 친밀하게 만들면 일석이조일 것이다. 안세진은 최우식 대표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웃으며 일어서서, 자진해서 손을 뻗어 최우식 대표와 악수하였다. "하하하.. 최우식 대표님께서는 고향이 이쪽이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서울에는 어떻게 오셨습니까?”“아, 부장님.. 말하자면 좀 길어요.. 제 막내 아들 우진이.. 아시죠? 아마 영상에서 한 번쯤은 보셨을 텐데.. 대체 누구에게 미움을 산 건지.. 그 원인도 찾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당분간은 계속 서울 쪽 지사에 있을 예정입니다.."안세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둘째 아들 최우진의 일은 당연히 들은 바 있었는데, 심지어 그 영상을 본 적도 있었다. 갑자기 틱톡, 유튜브에서 떠도는 동영상이 생각나 안세진은 헛구역질을 했다. 안세진이 헛구역질을 하자 최우식 대표의 표정이 살짝 당황한 듯했다. 최 대표도 안세진이 헛구역질을 한 이유가 뭔지 잘 알고 있었다. 솔직히 막내 아들을 생각하면, 자신도 속이 메스꺼워 견딜 수 없었기에..최우식 대표는 재빨리 대화 주제를 바꿨다. "아휴.. 앞서 말씀드린 건 잊으시고.. 아, 오늘은 인사차 온 겁니다. 그래서 부장님께 드릴
최우식 대표는 아들의 손목이 시후 때문에 부러졌다고 말하기가 민망하여 마침 일이 있어 좀 있다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안세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면, 제가 먼저 대표님을 객실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조금 쉬시다가 저녁에 아드님께서 돌아오시면, 함께 저녁을 드시죠. 제가 직접 케어해드리겠습니다.”라고 안내했다.최우식 대표는 뛸 듯이 기뻐하며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는 안세진과는 서로 이름만 아는 사이였는데, 안세진과 서로 선물을 주고받은 뒤 관계가 부쩍 가까워졌다고 느꼈다. 이것은 사실 최우식 대표가 가장 갈망하던 것이었다. LCS 그룹의 대변인인 안세진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훗날 LCS 그룹과 교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해줄 사람이기 때문이다. 최우식 대표는 이 때문에 나름대로 조심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 대표는 둘째 아들 우진을 치료할 사람을 찾지 못하면, LCS 그룹을 찾아가 손을 내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LCS 그룹이라면 한 마디에도 수많은 유능한 직원들이 배치되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안세진은 오늘의 만남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오송 그룹은 강남 쪽에서 잘 나가는 대기업이기에 어느 정도 예의를 차려 대접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안세진은 최우식 대표와 잠시 인사를 나눈 뒤 먼저 그를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으로 안내했다. 경호원 몇 명을 데리고 호화로운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 들어간 최우식 대표는 우신에게 전화를 걸어 호텔로 오라고 이야기했다. 병원에서 깁스를 마친 우신은 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류광호와 함께 호텔로 향했다. 차 안에 앉아 있는 우신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고 우울했다.이를 본 류광호는 "큰 도련님, 의사가 지금 깁스를 했으니 제발 안정을 취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뼈가 쉽게 아물지 않고 후유증도 생길 수 있으니까요."라고 한 마디 했다.하지만 우신은 "난 은시후 그 자식을 절대 가만두지 않
류광호는 최우식 대표가 오늘 밤 이화룡부터 죽여야 한다고 하자 가슴이 뛰었다. 그는 이화룡이 죽기를 일찌감치 바랐지만, 오늘 드디어 그 뜻을 이루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늘 이화룡을 죽이면, 자신의 복수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송 그룹의 힘을 빌려 자신이 정상에 오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은 서울의 뒷골목을 차지 하는 것이다! 이를 생각하자, 그는 흥분해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우신은 옆에서 "아버지, 그런데 이화룡은 서울에 부하들이 많은데 죽이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라고 물었다. 최우식 대표는 담담하게 말했다. "한 가지 잘 알아둘 것이 있다. 이화룡을 죽이기 전에 꼭 부하들을 처리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이화룡이 항상 부하들과 같이 있는 건 아니지! 그냥 이화룡이 어디를 돌아다니는 지 알아보고 우리에게 유리한 때에 죽여버리면 되는 거다!"부자의 대화를 듣고 있던 류광호는 뭔가 생각난 듯 다급하게 소리쳤다. "제가 잘 압니다! 이화룡은 낮에는 행방이 묘연하지만, 밤에는 보통 헤븐 스프링스에 있지요. 헤븐 스프링스는 서울에서 유명해서 많은 연놈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서 그곳을 방문합니다.”최우식 대표는 “그래요? 그럼 헤븐 스프링스에는 보안요원들이 얼마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류광호는 생각을 해보더니 "보안요원이라면.. 딱히 많지는 않을 것이고.. 아마 10명 남짓 되지 않겠습니까? 대부분이 종업원일 겁니다."라고 말했다."10명? 내 경호원들은 모두 특수 부대에서 선발되었는데.. 그러니까 한 명만 있어도 10명은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자, 그는 자신의 경호원 중 가장 우람한 남성을 돌아보며, "장우주 씨? 지금껏 가장 긴 시간 동안 나랑 지냈고 격투 실력도 뛰어나고, 일처리가 가장 깔끔하죠.. 오늘 밤 동료들이랑 헤븐 스프링스에 가서 이화룡을 처리하라고 지시하려고 하는데.. 할 수 있겠어요?”그러자 장우주는 주먹을 불끈 쥐며 "최 대표님 걱정 마십시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