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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화. 세상에서 가장 단아한 신부

Penulis: 6jay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0-14 09:01:31

소민은 대기실 거울 앞에서 마지막으로 드레스 허리선을 만졌다. 숨을 크게 들이쉬어도 목이 조이지 않았다. 서연이 부케를 건네자 소민이 웃었다.

“어제보다 손이 차네요. 안 떨릴 줄 알았는데.”

“떨려도 걸으실 수 있어요. 너무 빨리만 가지 마세요.”

문밖에서 친구들이 이름을 불렀다. 소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문을 열었다. 꽃을 들고 온 친구가 드레스를 보고 잠시 말을 잃더니 휴대전화를 꺼냈다.

“너한테 진짜 잘 어울린다.”

소민이 카메라를 향해 웃었다. 서연은 의자를 조금 옆으로 옮겨 친구들이 함께 앉을 공간을 만들었다. 지하 식당에서 기다릴 뻔했던 사람들이 신부 곁에 모였다.

홀에는 양쪽 100석씩 자리가 준비돼 있었다. 친척과 친구가 섞여 앉았지만 이름과 관계가 적힌 안내 덕분에 길게 헤매는 손님은 없었다. 은채는 늦게 도착한 하객을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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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40화. 베일원의 습격

    월요일 오전, 루미에르 로비에 먼저 도착한 사람은 예비 신부였다. 안내 직원이 예약 이름을 묻자 그녀가 계약서부터 내밀었다.“여기로 오라던데요. 이번 주말 예식이요.”보랏빛 로고가 찍힌 베일원 계약서였다. 뒤이어 온 남자는 입금 내역을 보여줬고, 협력업체 직원은 미지급 명세서를 들고 있었다.서연이 내려왔을 때는 안내 데스크 앞에 사람이 겹쳐 서 있었다.“우리 8,000만 원 냈어요. 이제 와서 예약이 없다는데, 여기서 해주는 거 맞죠?”“저희는 꽃 대금도 못 받았어요. 누구한테 청구해야 합니까?”지수가 서연 옆으로 왔다. 손에는 베일원이 발송했다는 안내문이 들려 있었다.[루미에르와의 영업 승계 합의에 따라 남은 예식 진행 및 정산 업무는 루미에르에서 담당할 예정입니다.]서연은 안내문을 끝까지 읽었다. 자신이 서명한 적 없는 합의였다. 제안서만 보내달라고 했던 대화가 어느새 계약을 넘겨받았다는 공지로 바뀌어 있었다.“베일원 쪽 전화는요?”“상담 사무실은 닫혀 있고 대표 번호도 안 받아요. 업체 직원들 말로는 연락을 끊은 것 같대요. 아직 폐업 여부까지 확인된 건 아니고요.”서연은 자동문 앞에 서 있는 사람부터 안쪽 빈 공간으로 안내했다. 출입문을 막고 다투면 밖에서 들어오는 사람과 부딪칠 수 있었다.“저는 한서연 대표입니다. 먼저 말씀드릴 게 있어요. 루미에르는 베일원의 영업이나 채무를 넘겨받는 계약을 맺지 않았습니다.”앞줄 신부의 얼굴이 굳었다.“그럼 여기도 아니에요? 또 잘못 찾아온 거예요?”그녀가 휴대전화를 내려다봤다. 같은 번호로 건 전화 기록이 화면을 채우고 있었다. 서연은 그 손에서 휴대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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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민은 대기실 거울 앞에서 마지막으로 드레스 허리선을 만졌다. 숨을 크게 들이쉬어도 목이 조이지 않았다. 서연이 부케를 건네자 소민이 웃었다.“어제보다 손이 차네요. 안 떨릴 줄 알았는데.”“떨려도 걸으실 수 있어요. 너무 빨리만 가지 마세요.”문밖에서 친구들이 이름을 불렀다. 소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문을 열었다. 꽃을 들고 온 친구가 드레스를 보고 잠시 말을 잃더니 휴대전화를 꺼냈다.“너한테 진짜 잘 어울린다.”소민이 카메라를 향해 웃었다. 서연은 의자를 조금 옆으로 옮겨 친구들이 함께 앉을 공간을 만들었다. 지하 식당에서 기다릴 뻔했던 사람들이 신부 곁에 모였다.홀에는 양쪽 100석씩 자리가 준비돼 있었다. 친척과 친구가 섞여 앉았지만 이름과 관계가 적힌 안내 덕분에 길게 헤매는 손님은 없었다. 은채는 늦게 도착한 하객을 빈 통로로 안내하고 문을 닫았다.배정숙은 앞줄에서 장갑 끝을 펴고 있었다. 옆자리 지인이 입구 쪽을 돌아봤다.“꽃이 답답하지 않아서 좋네요. 신부 얼굴도 잘 보이겠어요.”배정숙은 대꾸 대신 의자에 놓인 작은 안내 카드를 들었다. 소민이 직접 쓴 감사 문장이 있었다. 카드를 버리지 않고 가방에 넣었다.오전 11시 30분, 사회자가 신부 입장을 알렸다.소민은 아버지의 팔을 잡았다. 문이 열리기 직전 아버지가 물었다.“천천히 가도 되지?”“네. 저도 빨리 못 가요.”두 사람이 웃었다. 음악이 흐르자 소민이 한 걸음을 뗐다. 실크 치맛자락이 발을 따라 움직였다.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걸을 수 있어서 하객석이 보였다.회사 동료가 손을 작게 흔들었다. 대학 친구는 이미 눈가를 닦고 있었다. 소민은 그쪽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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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일 오후, 소민의 예식장 로비에 축하 화환이 들어왔다. 한두 개가 아니었다. 출입문 앞에서부터 줄을 세워놓고도 남았다.“안으로 넣어요. 버진로드 양쪽으로 세우면 되잖아.”배정숙이 인부들을 재촉했다. 은채가 짐을 실은 카트를 멈췄다.“어머님, 큰 화환은 안에 놓지 않기로 하셨어요. 여기 놓으면 하객 동선이 막혀요.”“우리 손님들이 보낸 걸 밖에 두라고?”배정숙은 화환 리본을 들췄다. 상가 모임과 거래처 이름이 길게 적혀 있었다. 30여 개를 모두 넣으면 접수대까지 가는 길도 좁아질 판이었다.“버리라는 게 아니에요. 우선 바깥 보관 공간으로 옮기고, 보내주신 분들 이름은 따로 정리하겠습니다.”“어린 사람이 뭘 안다고 나서? 책임자 불러와.”배정숙이 은채를 지나가려다 어깨를 밀었다. 은채가 뒤로 물러나 카트를 잡는 순간 민재가 로비로 들어왔다.“엄마, 손으로 밀지 마세요.”“민재야. 네 결혼식 화환을 전부 밖으로 빼라잖니.”민재는 은채의 상태부터 확인했다. 괜찮다는 답을 듣고 나서 어머니를 봤다.“제가 못 보내게 연락했어야 했는데 빠뜨렸어요. 우선 옮겨주세요.”인부 한 사람이 배정숙의 눈치를 봤다. 민재가 자기 이름과 연락처를 건넸다.“제가 책임지고 정리하겠습니다. 이쪽 통로는 비워주세요.”배정숙의 얼굴이 붉어졌다.“엄마를 직원들 앞에서 무시하니?”“직원분한테 약속 안 지키라고 하는 게 더 곤란해요. 제가 사인한 내용이잖아요.”민재는 휴대전화에서 화환을 보내지 말아달라고 했던 안내를 보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36화. 어둠 속의 응급실

    서연은 응급실 출입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정동현 측에 방문해도 되는지 물은 직원이 안쪽을 가리켰다. 정동현은 침대에 누워 있었고, 곁에 선 라온 가든 직원이 구겨진 서류를 들고 있었다.“대표님이 오전부터 은행이랑 거래처를 계속 다니셨어요. 점심도 못 드시고요.”서연은 의료진의 설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정동현이 몸을 일으키려 하자 곁의 직원이 등을 받치며 다시 누워달라고 했다.“한 대표님, 꽃을 못 구하면…….”“상태부터 보셔야죠. 납품 이야기는 직원분과 할게요.”정동현은 직원이 들고 있던 어음 반환 내역을 눈으로 가리켰다. 3장, 합계 3억 2,000만 원. 베일원이 현금으로 바꿔주겠다고 한 날짜는 이미 지나 있었다.지수가 복도로 나가 업체 담당자와 통화했다. 내일 새벽 꽃 구매에 필요한 대금이 막혀 있다고 했다. 서연은 들고 온 발주 목록을 폈다.그때 도매상 2명이 다가와 정동현을 찾았다. 한 사람이 병실 쪽으로 들어가려 하자 서연이 앞을 막았다.“지금 치료 중입니다. 말씀은 밖에서 하시죠.”“우리도 못 받아서 큰일 났어요. 내일 아침까지 1억 5,000만 원이 들어와야 한다니까요.”도매상도 며칠째 대금을 기다렸다며 입금 약속이 담긴 문자를 보여줬다. 서연은 그 말을 들으며 치료실 출입구에서 조금 더 떨어진 곳으로 안내했다.“어느 주문에 대한 금액인지 보여주세요. 루미에르 발주분부터 확인하겠습니다.”“그럼 대표님이 갚아주는 거예요?”“정 대표님 채무 전부를 떠안겠다는 뜻은 아닙니다.”서연은 병실에서 떨어진 휴게 공간에 앉았다. 지수와 라온 가든 직원이 명세서를 맞췄다.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35화. 남편의 자격

    “민재야, 일어나. 여기 아니어도 해줄 데 많아.”배정숙이 아들의 팔을 잡았다. 민재는 일어나지 않았다. 손에 든 명단에서 대학 친구 이름 옆에 표시한 숫자를 봤다. 처음 소민과 맞췄던 인원이었다.“엄마, 잠깐만요.”“이제 뭘 더 이야기해?”민재가 어머니의 손을 떼었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같은 말을 다시 하지도 않았다.“아까 제가 소민이 친구들은 나중에 밥 사주면 된다고 했어요. 엄마 친구분들은 못 그러면서요.”“우리 손님들이랑 같아?”“저한테는 잘 모르는 사람이라 쉽게 말한 거예요. 소민이한테도 안 중요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소민은 그를 보다가 시선을 내렸다. 민재는 이름 옆의 빈칸을 손끝으로 눌렀다.“소민이가 저 승진 시험 준비할 때 주말마다 도시락 가져다줬거든요. 그때 같이 야근 바꿔주고 도와준 사람들도 이 명단에 있어요. 제가 받은 도움인데, 모르는 사람처럼 빼라고 했네요.”배정숙은 불쾌한 듯 의자를 당겼다.“그래서 아버지 손님을 못 오게 하겠다고?”“늘리겠다고 말씀하신 분들은 제가 연락드릴게요. 처음 정한 200명에서 바꾸지 않겠습니다.”“네가 그 전화를 어떻게 다 해?”“해야죠. 소민이가 자기 손님들한테 하는 것보다 제가 하는 게 맞아요.”서연은 지수를 불러 변경 전후 명단을 가져오게 했다. 민재는 원래 명단과 추가 요청 명단을 분리했다. 배정숙이 가져온 380명 명단에서 먼저 확인해야 할 이름을 표시했다.“오늘 연락할 수 있는 분은 제가 하고, 아버지께 직접 말씀드려야 하는 분은 저녁에 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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