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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화. 퇴근길의 와인

Author: 6ja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5 09:00:41

“오늘 회식은 여기까지요. 내일 쉬는 사람한테 업무 전화 걸지 마세요.”

지수가 잔을 내려놓자 은채가 두 손을 들었다.

“저한테 하시는 말씀이죠?”

“어제도 퇴근하고 조명 사진 보냈잖아요.”

“그건 진짜 예뻐서 보낸 건데요.”

서연이 웃으며 메뉴판을 접었다. 토요일 저녁 8시부터 모인 자리였다. 소민의 예식 정산과 장비 반환까지 마친 직원들의 말이 평소보다 빨랐다.

라온 가든 직원은 먼저 일어나 정동현에게 현장 사진을 보내겠다고 했다. 서연은 납품 확인을 끝냈고 정산 일정도 다시 안내했다. 직원은 정 대표님께도 지급일을 전하겠다며 메모를 챙겼다.

9시가 조금 넘어 도진에게 메시지가 왔다.

[앞에 도착했어. 급하게 나오지 마.]

서연이 코트를 챙기자 은채가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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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일 오전 10시, 지수는 대표실에 들어와 서연 맞은편에 앉았다. 운현당 정산표와 영입 제안서를 서로 다른 파일에 넣어 가져왔다.“아펠가모 쪽에는 거절한다고 답했습니다.”서연이 보던 종이를 내려놓았다.“납품 문제 때문이야?”“그 일도 있지만, 조건을 확인할수록 실제 권한이 처음 들었던 것과 달랐어요. 지역 총괄이라고 해도 사람을 뽑거나 예산을 바꾸려면 본사 승인을 받아야 하더라고요.”“남는 쪽을 고른 게 후회될 수도 있어.”“그럴 수도 있죠. 그래서 여기 조건도 끝까지 확인하려고요.”지수가 웃었다. 서연도 웃으며 준비한 문서를 내밀었다. 표지에는 부대표 직무와 보수 조정안, 지분 15% 양도에 관한 검토 항목이 나뉘어 있었다.지수는 지분 숫자에서 잠깐 멈췄다.“이걸 오늘 바로 결정하자는 건 아니죠?”“아니. 취득 방식과 부담하는 비용, 나중에 퇴사할 때 처리도 자문받아야 해. 보고서처럼 읽고 질문해줘.”지수는 다음 장을 넘겼다. 서연은 설명하려다가 기다렸다. 그녀가 먼저 물은 것은 지분이 아니라 인사권이었다.“2본부 인력을 뽑을 때 제가 면접에 참여하고 최종안을 올리는 건가요?”“응. 인건비 한도도 같이 정하고.”“제가 현장을 맡으면서 채용과 정산까지 전부 직접 보면 지금보다 더 밀릴 수 있어요. 공통 지원 담당은 필요합니다.”서연이 메모했다. 이름만 부대표가 되고 기존 업무 위에 책임을 더 얹는 자리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두 사람은 서연이 맡는 1본부와 지수의 2본부를 나누되, 회계와 자재를 따로 쌓아두지 않기로 했다. 고객 배정이 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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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우리 집안 손님을 화면 앞으로 보내겠다는 거예요?”박 이사장이 두 배치도 사이에 손을 짚었다. 금요일 오후, 운현당 관리실에서 신랑 신부와 혼주가 함께 우천안을 확인하고 있었다. 오전에 전화로 설명을 들은 이사장은, 결정하기 전에 공간부터 직접 보겠다고 했다.지수가 고택 대청 쪽 사진을 돌려놓았다.“대청은 50명까지입니다. 가까운 가족만 들어가고 나머지 분들은 재단 연회실에서 보는 방법도 있어요. 다만 신랑 신부님은 하객을 나누지 않고 싶다고 하셨습니다.”신랑이 어머니를 봤다.“저희 둘만 고택에서 사진 찍고, 식은 다 같이 보면 안 될까요?”“여기까지 준비했는데 아깝잖아요.”지수는 바깥 설치를 맡은 담당자에게 확인한 내용을 설명했다. 마당에 매단 장식을 남겨두고 비를 피할 천만 덧대는 안은 쓰지 않기로 했다. 이미 반출한 장비와 실내로 옮길 물품을 사진으로 나눠 보여줬다.“하객석을 비바람에 노출시켜놓고 예정대로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장소가 바뀌는 건 아쉽지만, 옷을 입고 편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남길 수 있어요.”신부가 연회실 사진을 당겨봤다.“여기 창문으로 고택이 보여요?”“네. 앉는 방향을 바꾸면 뒤로 보입니다.”“그럼 저는 이쪽이 좋아요. 어른들 자리를 따로 나누지 않았으면 해요.”박 이사장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지수는 재촉하는 대신 바뀐 출입구와 주차 안내를 옆에 놓았다. 이사장이 마침내 펜을 들었다.“모르는 분들은 고택 정문으로 올 거예요. 거기 사람을 꼭 세워줘요.”“네. 이미 도착하신 분들도 바로 안내하겠습니다.”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67화. 연주의 실크, 지수의 결단

    연주가 가져온 옷은 아직 완성품이 아니었다. 가봉 실밥이 남은 당의와 길이가 긴 치마, 접어 보관한 쪽빛 단령이 작업대에 놓였다. 함께 온 한복 제작자가 먼저 소매를 펼쳐봤다.“신부님 키에는 치마를 이만큼 줄여야겠네요. 오늘 가봉하고 내일 마무리하면 됩니다. 장식까지 새로 넣기는 어려워요.”지수는 시간을 적었다. 은채는 한쪽에서 양가 어머니의 대여 한복 사진을 받아 비교했다. 연주는 사진에 붙은 치수와 준비한 원단을 나란히 놓고, 소매 끝에 댈 색부터 골랐다.“어머님 옷은 협력 숍에서 금요일에 받을 수 있어요. 신랑 신부님 옷하고 색이 겹치는지 봐주세요.”연주가 사진 옆에 원단을 댔다.“이 노란색은 조명 아래에서 더 진해져요. 옅은 쪽이 나을 것 같은데, 입으시는 분께 먼저 보여드려요.”오후 상담에는 신부와 박금선 이사장이 함께 왔다. 지수는 비단채 취소 메일과 기존 주문서를 먼저 보여줬다. 박 이사장이 납품 날짜에 밑줄을 긋고 그녀를 올려다봤다.“예정한 의상을 준비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지금 보여드리는 것은 대체안이에요.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다른 대여 옷도 계속 확인하겠습니다.”박 이사장은 접어놓은 옷을 들춰봤다.“처음 가봉한 옷하고 많이 달라요. 사진도 다 다시 봐야겠네.”“네. 여기서 직접 입어보고 결정해주세요. 바뀌는 비용도 따로 적었습니다.”신부가 산호빛 당의의 깃을 만졌다. 연주는 손에 든 핀을 내려놓고 그녀가 충분히 볼 때까지 기다렸다.“이것도 이번에 새로 염색하신 거예요?”“이 원단은 앞서 염색해둔 걸 썼어요. 쪽빛 단령과 나란히 놓으면 얼굴 쪽이 밝아 보여요. 실제 조명에서도 한번 보실래요?”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66화. 먹구름의 징조

    목요일 오전 10시, 지수가 회의실에 들어서자 은채가 의상 납품표를 펼쳤다. 운현당 혼례는 이틀 뒤였다. 지수는 시설 담당자에게 받은 우천 대안 두 가지를 그 옆에 놓았다.“대청에 들어갈 수 있는 건 50명까지예요. 나머지 분들이 계실 곳은 재단 연회실 쪽으로 확인했어요. 오후에 혼주님과 최종 결정할게요.”“등롱은요?”“120개를 전부 쓰지는 못할 수도 있어요. 실내 배치부터 다시 보고요. 의상은 예정대로 들어와요?”은채가 확인 표시를 했다.“오늘 오후 2시요. 신랑 신부님 2벌, 양가 어머님 2벌. 비단채에서 아침에도 차에 싣는다고 했어요.”그때 지수의 휴대전화에 에드워드 권의 이름이 떴다. 그녀는 잠깐 망설이다 복도로 나갔다.“프로젝트 끝나고 연락드리기로 했는데요.”“그 전에 확인할 게 생겼습니다. 민 실장님이 이직 안 하신다는 소문이 돌아서요.”“아직 어디에도 최종 답을 드리지 않았어요.”“한 대표가 이번 일을 맡겨주니까 생각이 달라지셨나 보군요.”지수는 회의실 유리문 너머로 납품 시간을 적는 은채를 봤다.“제안 조건에 관한 말씀이 아니면 나중에 통화하겠습니다.”“책임만 넘겨받는 건 아닌지 살펴보세요. 의상부터 틀어지면 누가 나서줄지도.”전화가 끊겼다. 지수는 마지막 말을 메모하고 회의실로 돌아왔다. 은채가 수화기를 내려놓지 못한 채 그녀를 보고 있었다.“실장님, 비단채에서 납품을 못 하겠대요.”지수가 전화를 넘겨받았다. 상대는 아펠가모와 새로 맺은 독점 공급 계약 때문에 출고가 막혔다고 했다. 계약금을 더 얹어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65화. 첫 번째 홀로서기

    수요일 회의의 첫 보고자는 지수였다. 협력업체에 보낼 연락 체계와 예산 전결 범위를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서연은 참석했지만 중간에 답을 대신하지 않았다.“업체에서 대표님 확인을 다시 요청하면 저한테 연결해 주세요. 승인 범위 밖의 문제는 제가 대표님과 상의해서 답하겠습니다.”최은채가 담당표에 지수의 이름을 적었다. 현장 문의와 고객 변경 요청이 더는 서로 다른 곳으로 흩어지지 않게 됐다.다음 날 운현당 현장 점검에서 첫 수정 요구가 나왔다. 마당에 세우려던 조명 받침 일부가 뿌리 보호 구역과 겹쳤다. 오래된 목재에 기대 고정하는 방식도 허용되지 않았다.“잔디가 눌리는 것만 문제가 아닙니다. 설치하고 철거할 때 장비가 드나드는 길도 같이 봐야 해요.”관리 담당자의 설명에 지수는 도면을 접지 않고 표시했다. 허용되는 구역부터 다시 확인했다. 은채는 하객 통로를 따라 걸으며 장비 이동 구간을 따로 기록했다.“이 배치면 앞쪽 등롱을 많이 줄여야겠어요.”은채의 말에 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개수부터 지키려고 하면 안 되겠네. 설치할 수 있는 위치를 먼저 잡자.”회사로 돌아온 지수는 서연의 집무실 앞에 잠깐 멈췄다. 예전 같으면 문을 두드리고 어느 방향으로 할지 물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오늘 확인한 제한 사항과 다시 검토할 안을 정리해 공유했다.서연의 답은 길지 않았다.[확인했어. 필요한 외부 검토 비용은 예산 안에서 진행해. 추가되면 알려주고.]지수는 그 메시지를 읽고 조명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지 공방에는 크기가 다른 등롱들이 걸려 있었다. 지수는 종이 두께와 조명 색이 달라질 때 그림자가 어떻게 생기는지 하나씩 봤다. 옆에서는 시공 담당자가 실제 설치할 위치와 장비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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