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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作者:
유성준의 별장은 밤새 불이 켜진 채로 환했다.

신연희는 불안한 기색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손을 꽉 쥐어 피가 흘렀다.

하지만 신연희는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듯 벽에 걸린 시계만 뚫어지게 지켜보았다.

그렇게 벽에 걸려있는 시계가 밤 12시에서 아침 7시가 되도록 신연희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유성준의 눈은 난폭한 기운이 서려 순수한 검정 그 자체였다. 이를 본 신연희는 머리끝이 쭈뼛 서고 한기가 발끝부터 시작해 온 몸으로 퍼지는 듯했다.

유성준은 하인의 손에서 채찍을 건네받고 한 걸음씩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신연희, 조금만 더 늦었으면 나린이도 나린이 뱃속의 아이도 죽을 뻔했어. 알아?”

‘아이?’

‘나린 언니가 임신했다고?’

극도의 충격이 언뜻 스쳐 지나고 신연희는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그렇다, 지난 생에서는 신연희 본인이 이 시기에 임신했었다.

이번 생에선 구나린이 유성준의 해독제가 되었으니 구나린이 임신한 것도 당연했다.

더는 깊이 파고들 겨를이 없었다. 구나린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가법에 따라 벌을 내리려는 유성준에 신연희는 눈시울이 붉어져 급히 해명했다.

“전 웨딩드레스에 손댄 적 없고 언니를 해치려 한 적도 없어요. 납치부터 시작해서 파티장 스크린에 나타난 편지, 거기에 오늘 웨딩드레스까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제가 언니를 해치려 했다고 해도 이렇게 매번 성공할 리가 없잖아요.”

신연희는 늘 신중해 왔던 유성준이 이 말을 듣고 나면 분명 의심스러운 점을 알아챌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유성준은 분노에 휩싸여 차갑게 대답했다.

“네 말은 나린이가 널 모함하려고 벌인 짓이란 뜻이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나와 결혼하려는 사람도 나린이인데 나린이가 왜 이유 없이 널 모함하겠어?”

그건 신연희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신연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입에서 고통 섞인 비명이 새어 나왔다. 유성준이 높게 휘두른 채찍이 그녀의 몸을 힘껏 내려친 탓이었다.

“신연희, 넌 정말 반성이라곤 모르는구나.”

신연희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입가엔 쓸쓸한 미소가 번졌다.

구나린이야말로 유성준이 아끼는 사람인데 제 말을 믿어줄 거라 희망을 품은 본인이 어리석었다.

신연희는 본능적으로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그녀의 뒤에서 보디가드가 달려들어 그녀를 바닥에 짓눌렀다.

“신연희, 잘못했다고 말해!”

유성준이 호통을 치며 다시 채찍을 내리쳤다.

신연희는 고통에 몸을 떨면서도 두 주먹을 꽉 쥐고 신음을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신연희가 대답하지 않자 유성준은 손에 든 채찍으로 다시 그녀의 등을 힘껏 내리쳤다.

“한 번 더 말한다. 잘못했다고 해!”

하지만 신연희는 입을 꾹 다문 채 끝내 말이 없었다.

‘잘못한 게 없는데 내가 왜!’

고집을 부리는 신연희에 유성준은 정말로 화가 났다.

유성준은 손에 든 채찍으로 그녀의 등을 몇 번이고 내리쳤다.

곧 신연희의 등은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연희는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더는 지켜볼 수 없던 집사가 앞으로 나서서 유성준의 채찍을 붙잡았다.

“대표님, 이렇게 때리다가는 아가씨 죽겠어요...”

유성준은 그제야 그만하고 무정하게 채찍을 아무렇게나 던졌다.

“신연희,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거야.”

신연희는 그제야 버티는 걸 포기하고 고개를 숙이더니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그 후 며칠 동안 유성준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신연희는 채찍에 맞아 피투성이가 된 등이 너무 아파 침대에서 내려올 수조차 없었다.

며칠 내내 침대에서 요양한 끝에 신연희는 겨우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상처가 나은 그날,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영주권 수속이 완료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영주권도 손에 넣었으니 신연희는 더 이상 유성준의 집에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

서류를 손에 넣은 신연희는 이 집에 돌아와 남은 짐을 싸고 캐리어를 들고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 나서려는 순간, 마침 돌아오는 유성준과 마주치고 말았다.

신연희가 반응하기도 전에 유성준이 먼저 차갑게 말했다.

“신연희, 네가 애야? 이젠 가출까지 하려고? 내가 여러 번 말했지, 나한테 딴마음 품지 말라고. 근데 넌 대체 왜 고집부리면서 몇 번이고 나린이를 해치려고 드는 거야? 내가 그런 너한테 벌을 준 게 잘못됐다는 거야?”

유성준의 말을 끝까지 들은 신연희는 정말 지친다고 생각했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몇 번을 더 말해야 믿어줄지 답답하기만 했다.

신연희가 대답을 하지 않자 유성준의 표정은 더욱 험악해졌다. 이내 그는 손을 들어 미간을 꾹꾹 눌렀다.

“됐어, 나가서 바람 쐬고 와. 요즘 태아 상태도 불안정하고 난 결혼식 준비로 바빠. 네가 여기 있으면 나린이한테 또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말을 마친 유성준은 신연희의 짐을 끌었다.

“내가 공항까지 데려다줄게.”

신연희는 반박하거나 설명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그의 뒤를 따랐다.

차량은 공항 터미널까지 곧장 달려갔다. 신연희가 캐리어를 들고 차에서 내리려 하자 유성준은 그제야 한마디 물었다.

“어디로 갈 건데?”

신연희의 입술이 달싹였다. 신연희가 말을 하기도 전에 유성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처 도시 몇 군데 돌아다니고 멀리 가진 마. 나랑 나린이 결혼식만 마치면 너 데리러 올 테니까.”

이번만큼은 신연희도 별다른 말 없이 그의 말에 응하기만 했다.

“알겠어요.”

작별 인사를 마친 후 그녀는 캐리어를 끌고 유성준의 시선을 받으며 공항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의 뒷모습이 차량의 행렬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 후에야 신연희는 휴대폰을 꺼내 묵묵히 유성준의 모든 연락처를 차단했다. 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탑승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데리러 온다고요?’

‘그럴 필요 없어요.’

‘다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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