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ER LOGIN가짜 성녀가 남긴 마지막 미정산 결제 계류(Pending) 저주까지 완전 소각해 버린 직후. 대륙의 하늘을 채웠던 황금빛 차원 함대 ‘8489-WITH’는 일회성 마법 폭격단이 아니라, 전 차원의 물류와 통상을 책임지는 거대한 은하급 직구·역직구 허브로 그 위상을 완전히 탈바꿈하고 있었다. 내 1평 약재상 겸 잡화점 카운터 위에는 더 이상 제국 내부의 소소한 가죽 가방 장부만 올려져 있지 않았다. 드래곤이 지배하는 화산 차원의 희귀 원석, 수인족의 최고급 허브 약재, 그리고 천사계의 순백 미백 크림 재고를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전 차원 실시간 재고 관리 시스템(ERP)’ 스크롤이 찬란하게 빛을 내뿜고 있었다. 카운터 구석에서는 절대자의 권능을 각성하고도 내 눈치를 보며 얌전히 서 있는 무상 경리 알바생 카이엔이 어제 들어온 이계 황실들의 무관세 협정 서류를 정성껏 분류하고 있었다. 그는 다음 주에 있을 ‘위드(WITH) 차원 통합 골프 대회’의 2000mm x 1200mm 대형 현수막을 철저한 규격에 맞춰 접으며 장부에 ‘차원 간 관세율 0%, 영세율(Zero-Tax Rate) 승인 확정’ 도장을 쾅 찍었다. "엘리…… 전 차원의 12개 주요 제국과 수인족 연합, 심지어 마계 상단까지 우리의 ‘8489-WITH’ 물류망에 편입되었소. 단 1실버의 이중 과세나 불법 유통 수수료 없이, 완벽한 무관세 직거래망이 완성되었음을 보고하오." 카이엔이 시퍼렇게 빛나는 눈동자로 자부심 넘치게 말했고, 나는 21세기 크로스보더 셀러들의 꿈이자 궁극의 영역인 ‘전 차원 무관세 통상망’의 완성에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거대한 이권과 유통망이 생겨나면, 어김없이 숟가락을 얹으려 드는 하이에나 같은 관료 놈들이 기어 나오는 법이다. 바로 전 차원의 통상 약관과 관세를 조종하는 상위 기구, ‘상위 차원 시스템 관세통상청(System Tariff Bureau)’의 강제 이중과세 및 역외 부가가치세(VAT) 차압 사기 콤보였다. ‘셀러님! 귀하의 상점이
차원의 틈새에서 쏟아져 나오는 핏빛 아지랑이는 곧 대륙 전역의 마법 전송망과 물류 기지들을 빠르게 오염시켜 갔다. 카운터 위에 놓여 있던 내 장부의 '정산 완료' 도장들이 일제히 핏빛으로 물들며 '결제 대기중(Pending)'이라는 소름 끼치는 문구로 바뀌어 갔다. "경고! 대륙간 마법 송금 및 물류 운송장에 치명적인 오귀속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모든 상점의 정산금이 차원 틈새로 강제 유출됩니다!" 제국 재무청의 경보 마도구가 비명을 질러댔다. 가짜 성녀가 남긴 마지막 저주는 참으로 지독했다. 대륙의 상인들이 물건을 팔아도 돈을 받지 못하고, 물건은 영원히 차원의 미로 속을 헤매게 만드는 ‘시스템 전체 미정산 계류 및 배송 오귀속 사기’를 발동시킨 것이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대륙의 모든 자영업자는 배송비와 물품 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연쇄 파산할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봤느냐, 엘리아나! 내가 소멸하더라도 너희의 그 잘난 '위드(WITH)' 상단은 정산금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영원한 차원 미아 상점으로 남게 될 것이다!" 허공에 잔상으로 남아 있던 가짜 성녀의 붉은 영혼이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나는 당황하기는커녕,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21세기 크로스보더 e커머스 시장에서 오배송과 정산 지연, 플랫폼의 시스템 오류를 수없이 겪어본 나에게 이 정도 시스템 랙은 그저 '고객센터 클레임 1순위 처리 대상'에 불과했다. "카이엔, 무상 경리 알바생으로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뭐지?" "장부의 오류를 바로잡고, 미정산된 모든 0.1실버까지 샅샅이 추적해 내는 것이오!" 카이엔이 황금빛 마력을 폭발시키며 장부를 펼쳐 들었다. 그의 등 뒤에서 나타난 전설의 차원 함대 포문들이 차원의 균열을 향해 일제히 고정되었다. "좋아. 시스템에 랙 걸렸을 때는 강제 리셋이 답이지. 전 함대, '차원 운송장 재발행 및 오배송 강제 회수' 프로토콜 가동! 저 미정산 틈새로 들어간 내 정산금과 물건들, 단 1
순백의 정화 포화가 허공을 꿰뚫고 지나간 자리에는, 가짜 성녀의 흉측한 본체가 잿가루가 되어 부스러져 내리고 있었다. 대륙의 생명력을 갉아먹던 악의적인 섀도우밴(Shadowban)의 마력 거점들도 함대의 포격에 연쇄 폭발을 일으키며 흔적도 없이 소거되었다. 핏빛으로 찢어졌던 하늘의 장막이 걷히고, 잃어버렸던 본래의 맑고 푸른 하늘이 서서히 골프장의 잔디 위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완벽한 승리, 그리고 악성 데이터의 완전한 영구 삭제(Delete)가 이루어진 듯했다. 하지만 서연의 서늘한 눈동자는 아직 경계를 풀지 않았다. 1평 약재상에서 수십만 건의 글로벌 배송을 처리하며 체득한 크로스보더(Cross-Border) 셀러의 본능이 그녀의 등골을 싸늘하게 핥고 지나갔다. 가장 악독한 블랙 컨슈머는 환불이 거절되는 그 마지막 순간에 가장 끔찍한 진상 짓을 벌이는 법이었다. "크… 흐흐흐… 하하하하!" 잿더미로 변해 흩어지던 가짜 성녀의 얼굴 파편에서 기괴하고도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형체를 잃어가는 그녀의 입술이 마지막 저주의 언어를 토해내기 위해 뒤틀렸다. "어리석은 것들…… 하찮은 인간계의 장부 하나를 정리했다고 이 거대한 우주의 거래가 끝난 줄 아느냐? 내가 파멸한다면, 이 세계가 누리던 모든 차원의 물류와 생명력의 흐름 또한 영원한 미아 상태로 만들어주마! 이것이 내가 남기는 가장 완벽한 반품 배송비 폭탄이다!" 그녀의 단말마가 끝나는 순간, 허공에 떠 있던 가짜 성녀의 마지막 남은 칠흑빛 마력 코어가 스스로 맹렬하게 붕괴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폭발이 아니었다.균열 너머에서 휘몰아치는 핏빛 오라는 가짜 성녀가 소멸 직전에 던진 악렬한 '미정산 결제 계류(Pending) 및 강제 차원 배송 오류'의 저주였다."이, 이건…… 단순한 마력 소용돌이가 아니야!"내 곁에 선 카이엔의 시퍼런 눈동자가 거세게 일렁였다. 찢어진 시공간의 틈새 너머로, 대륙의 악덕 가문들이 숨겨두었던 추악한 '막장 혈통 비화'와 억울하게 파산
하늘을 기괴하게 찢어발기며 강림한 것은 단순한 마법의 환영이나 허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서연이 지난 3년간 피땀 흘려 구축했던 정직한 크로스보더(Cross-Border) 물류망과 흔들림 없는 상권의 신뢰가 차원의 경계를 넘어 완벽하게 실체화된, 압도적인 위용의 황금빛 마도 함대였다. 대륙을 뒤덮은 핏빛 폭풍 속에서 뱃머리에 선명하게 각인된 ‘8489-WITH’의 문장이 마치 구원의 태양처럼 찬란하게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서연의 손에 들린 마스터 스크롤이 공명하며 거대한 홀로그램 전술 지도를 허공에 펼쳐냈다. 그 지도에는 가짜 성녀가 대륙 곳곳에 심어두었던 악성 섀도우밴(Shadowban)의 마력 거점들과, 사람들의 생명력을 빨아들이던 불법적인 유령 상단들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붉게 점멸하며 낱낱이 특정되고 있었다. 단 1실버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던 1평 약재상의 깐깐한 장부 관리가, 이제는 차원 전체의 악의적 오류를 색출해 내는 완벽한 신성 레이더로 진화한 것이다. "이, 이따위 장난감 함대로 내 핏빛 유산을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궁지에 몰린 가짜 성녀가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그녀의 등 뒤로 붉은 하늘이 쩍쩍 갈라지더니, 대륙의 수백만 상인들을 파산으로 몰아넣었던 허위 클레임과 악성 반품(SNAD) 데이터들이 시궁창의 오물처럼 뭉쳐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곧 수십 개의 머리를 가진 기괴하고 거대한 마룡(魔龍)의 형상으로 변모하여 골프장의 푸른 잔디를 향해 맹렬하게 강하했다. 닿는 모든 것을 부식시키고 상단의 마진을 갉아먹는, 가장 악의적이고 더러운 탐욕 알고리즘의 결정체였다. "서연아, 저건 평범한 물리 공격이나 일반적인 마법으로는 타격을 입힐 수 없어. 저 마룡의 본질은 끝없는 탐욕과 무논리적인 블랙 컨슈머의 원념 그 자체니까." 과거의 철없던 껍데기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절대적인 빛의 군주로 각성한 남편이 서연의 등 뒤로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든든하게 감싸 안았다. 그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눈부신 황금빛 오라가 서연이 쥔
골프장의 푸른 잔디를 태우던 가짜 성녀의 검은 불기둥들이 맹렬한 파열음을 내며 황금빛 장벽에 부딪혀 산산조각 났다. 허공을 찢어발기는 거대한 마력의 충돌 속에서, 서연은 숨을 죽인 채 자신의 앞을 막아선 남자를 바라보았다. 늘 자신의 개인 카드를 탐내며 철없이 굴던 '금쪽이' 남편의 뒷모습은 이제 온데간데없었다. 그의 넓은 어깨 너머로 일렁이는 찬란한 빛의 날개는 대륙의 하늘을 떠받치는 거대한 세계수의 가지처럼 뻗어 나가며, 차원의 붕괴를 맨몸으로 묵묵히 버텨내고 있었다. "이건 말도 안 돼! 내가 지난 3년간 제국의 알고리즘과 상권을 완전히 쥐고 흔들며 대륙의 모든 생명력을 갉아먹었는데! 어떻게 그 하찮은 1평짜리 약재상에서 시작된 힘이 내 거대한 차원 붕괴 마법진을 압도한단 말이냐!" 하늘의 찢어진 틈새 너머로 가짜 성녀의 단말마 같은 비명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핏빛(Crimson) 폭풍 속에서 그녀의 기괴한 본체가 꿈틀거리며 발악했지만, 골프장을 뒤덮은 황금빛 오라는 단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남편, 아니 고대 차원 상단 '위드(WITH)'의 진정한 주인이었던 그가 턱선을 치켜들며 서늘하게 비웃었다. "네가 장악했던 제국의 썩어빠진 유통망과 악의적인 섀도우밴(Shadowban) 알고리즘. 그건 단순한 상업적 독점이 아니라, 사람들의 절망과 탐욕을 흡수하기 위해 네가 심어놓은 저주받은 흑마법의 핏줄이었지. 네년은 온 세상을 너의 악성 재고 처리장으로 만들려 했다. 하지만 넌 가장 중요한 것을 간과했어." 그의 시선이 뒤에 선 서연에게 가닿았다. 세상을 멸망에서 구원할 절대자의 차가웠던 눈동자가, 오직 서연을 담을 때만 과거의 그 다정하고 따뜻한 빛을 머금고 있었다. "서연이가 단 한 번의 편법이나 꼼수 없이, 오직 정직한 대면 거래와 100% 오가닉 입소문만으로 이룩한 상점 '8489with'. 그리고 그녀가 진성그룹의 피 묻은 자본을 완벽히 정화하여 대륙에 세운 거대 재단 '위드'. 그 눈물겨운 모든 과정은, 네가 오염시킨 대
서연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은 그녀가 지난 3년간 치밀하게 쌓아 올린 복수의 논리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있었다. 언제나 해맑은 얼굴로 그녀가 벌어온 정산금에 기대어 "여보, 나 골프채 새로 사면 안 돼?"라며 어리광을 피우던, 세상에서 가장 무해하고 손이 많이 가던 '금쪽이' 남편. 그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황금빛 마력은 대륙 상공을 찢어발기던 가짜 성녀의 핏빛 폭풍을 단숨에 튕겨내고 있었다. "너, 대체 정체가……." 서연이 바닥에 나뒹구는 가방 곁에서 멍하니 중얼거렸다. 남편은 평소의 그 어설픈 걸음걸이가 아닌, 수십만 대군을 호령하던 군주의 서늘하고 완벽한 보폭으로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그의 손끝에서 찬란한 마법진이 전개되며 쏟아지던 검은 불기둥들을 흔적도 없이 소멸시켰다. "속여서 미안해, 서연아. 하지만 회귀 전, 멸망해가는 세계에서 네 목숨을 살리기 위해 차원의 굴레를 역행하려면…… 나 자신의 신성력과 기억을 철저히 봉인한 채, 가장 나약하고 철없는 인간의 껍데기를 뒤집어써야만 했어. 절대적인 차원의 법칙을 속이기 위해서는 그 방법뿐이었거든." 그의 씁쓸한 고백에 서연의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회귀 전, 가짜 성녀의 차원 붕괴에 휘말려 숨을 거두던 순간, 누군가 자신의 피 묻은 손을 부여잡고 오열하며 금지된 시간을 되돌리던 기억의 파편이 뇌리를 스쳤다. 그 절망의 끝에서 서연을 과거로 돌려보낸 구원자. 그것은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라, 서연이 그토록 구박하면서도 온기를 나누며 품고 살았던 철부지 남편이었던 것이다. 하늘을 뒤덮은 차원의 틈새에서 가짜 성녀의 흉측한 얼굴이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이, 이럴 수가! 대륙의 모든 상권과 생명력을 통제하던 빛의 군주, 고대 상단 '위드(WITH)'의 진짜 주인이 어떻게 저런 계집의 치맛자락 밑에 숨어 백수 노릇을 하고 있었단 말이냐! 네놈의 코어는 분명 3년 전에 내가 파괴했을 터!" "네깟 가짜가 훔쳐 간 건 내 껍데기뿐이다. 진짜 코어는 지난 3년 동안 서







